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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vier Tall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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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소녀에게 보내는 소년의 수줍은 편지
소년 가에땅은 이제 혼자 창가에 서서 창밖을 내다볼 수 있을 만큼 자랐다. 이제 막 창밖 세상에 눈을 뜨게 된 가에땅이 맨 처음 발견한 것은 맞은편 집 파란 창문. 거기, 한 소녀가 살고 있다. ‘로라 보주르’라는 이름 빼고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지만 가에땅은 어느새 그 소녀를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날 가에땅은 드디어 소녀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한다. 바로 맞은편 창문에 대고 말하면 그만인데도, 가에땅은 행여 자기의 진심이 너무 가볍게 보일까봐 말 대신 편지로 고백하는 쪽을 택한다. 그러나 우체부의 실수로 편지는 땅바닥에 떨어지고, 그때부터 사랑 고백을 담은 편지의 기나긴 여행이 시작된다. 편지는 우체통에서 떨어져 도랑을 따라가다가 개에게 물려 어떤 약사의 손으로, 이딸리아에서 아프리카로, 쓰레기장에서 전쟁터로 옮겨 다닌다. 편지가 세월과 국경을 넘나들며 다양한 이야기를 품게 되는 사이 소년 가에땅은 할아버지가, 맞은편 집 소녀 로라는 할머니가 되어 있다. 그러나 둘은 여전히 칠층 창가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온 가에땅의 편지를 받은 로라는 그날, 답장을 보내기 위해 난생 처음 우체통을 찾아 나선다. 한 장면 한 장면 영화처럼 펼쳐지는 그림 이 책은 마치 영화의 장면이 흘러가듯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시간과 장소가 숨가쁘게 바뀌며 마지막을 향해 달린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 가에땅은 늙어 있지만, 가에땅이 보낸 편지가 로라에게 무사히 도착하는 마지막 부분에서는 인생을 담은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난 것 같은 긴 여운이 느껴진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전체 화면을 이루는 색감도 서서히 바뀌어 간다. 이야기는 편지의 여행을 따라다니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소년에서 청년을 거쳐 노년에 이르는 인생의 흐름을 색감 변화로 자연스럽게 표현해 놓았다. 가에땅이 수줍은 편지를 보내는 첫 부분은 파랑을 주로 썼고, 초록에서 정열의 빨강으로, 빨강에서 안정적인 주황으로 색감이 변화해 간다. 그러다가 이제 늙어 버린 가에땅과 로라가 등장하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둘의 사랑이 변함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색감도 처음과 같은 파랑으로 돌아온다. 이러한 색감의 흐름만으로도 변화하는 인생과 그 속에서도 변함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연필 스케치가 살짝 드러나도록 따듯한 파스텔톤으로 색을 입힌 그림은 자칫 무겁거나 어려워보이는 이야기를 경쾌하고 다정한 분위기로 바꾸어 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