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오늘의책
둘도 없는 사이
베스트
소설/시/희곡 top100 1주
구매혜택

유리컵 증정(포인트 차감)

가격
19,000
10 17,100
크레마머니 최대혜택가?
15,600원
YES포인트?
95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변경
배송비?
무료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분야의 이벤트

이 상품의 태그

MD 한마디

사랑과 우정 사이를 자유롭게 출렁이는 감정의 모험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시몬 드 보부아르의 미발표 유작. 사랑과 동경의 대상이었던 친구 ‘자자‘의 이야기를 다룬 자전 소설로 백수린 소설가의 국내 첫 완역을 통해 마침내 출간되었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 우정과 사랑의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희귀 화보와 친필 편지까지 수록한 작품. -
2024.05.28. 소설/시 PD 김유리

상세 이미지

책소개

저자 소개 2

시몬 드 보부아르

관심작가 알림신청
 

Simone de Beauvoir

1908년 1월 9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1913년 엄격한 가톨릭 학교인 데지르 학원에 입학해 수학하고, 1926년 소르본 대학 철학과에 입학했다. 3년 후에는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2등으로 합격하고, 1등으로 합격한 장폴 사르트르를 처음으로 만나 그와의 계약 연애를 시작했다. 이 만남은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일이 되었다. 두 사람은 평생을 연인이자 사상을 공유하는 지적 동반자로 살아갔다. 이후 1931년 마르세유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 루앙과 파리를 거쳐 1943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소
1908년 1월 9일 파리에서 태어났다. 1913년 엄격한 가톨릭 학교인 데지르 학원에 입학해 수학하고, 1926년 소르본 대학 철학과에 입학했다. 3년 후에는 철학 교수 자격시험에 2등으로 합격하고, 1등으로 합격한 장폴 사르트르를 처음으로 만나 그와의 계약 연애를 시작했다. 이 만남은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인 일이 되었다. 두 사람은 평생을 연인이자 사상을 공유하는 지적 동반자로 살아갔다. 이후 1931년 마르세유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시작, 루앙과 파리를 거쳐 1943년까지 학생들을 가르쳤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 절친한 친구의 죽음을 소재로 한 소설 『정신적인 것의 우위(Primaute du Spirituel)』를 완성하지만 1979년이 될 때까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다. 1943년 『초대받은 여자(L’Invitee)』로 본격적인 작가 생활을 시작해, 1945년 사르트르가 잡지 [현대(Les Temps Moderns)]를 창간하자 그 일에 협력하며 실존주의 문학운동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 독일에 대한 레지스탕스의 저항을 그린 『타인의 피(Le Sang des Autres)』(1945), 죽음과 개인의 문제를 취급한 『인간은 모두 죽는다(Tous les Hommes sont Mortels)』(1946)를 연달아 발표하고, 1954년에 출간한 『레 망다랭(Les Mandarins)』으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한다.

이 밖에도 소설 『아주 편안한 죽음(Une Mort Tres Douce)』(1964), 『아름다운 영상(Les Belles Images)』(1966), 『위기의 여자(La Femme Rompue)』(1967) 등을 발표하며 문학 활동을 이어 간다. 또한 평론 · 기행문 등을 꾸준히 발표하여 프랑스에서 가장 뛰어난 문학가 중 한 사람이 되었으며 철학적 글쓰기의 대표작인 1949년에 발표한 『제2의 성』은 역사적 · 철학적 · 사회적 · 생리적 분석을 통해 여성문제를 고찰한 작품으로, 전 세계 페미니즘 운동의 참고 도서가 되었고, 이후 『특권(Privileges)』(1955), 『노년(La Vieillesse)』(1970) 등 다수의 철학적이고 논쟁적인 에세이를 집필했다.

사르트르 사후 그의 말년을 기록한 『작별 의식(La Ceremonie des Adieux)』(1981)과 생전 그에게서 받은 수많은 편지를 엮은 책 『비버에게 보내는 편지(Lettres au Castor)』(1983)를 출간했다. 1986년 4월 14일 생을 마감할 때까지 사르트르와 함께 [현대(Les Temps Moderns)]지의 편집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편, 알제리 독립이나 낙태 합법화 등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시위에 참여하며 행동하는 지성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었다.

주요 저서로 『얌전한 처녀의 회상』, 『나이의 힘』, 『사물의 힘』, 『결국』 등 자서전과 소설 『초대받은 여자』, 『제2의 성』, 『레 망다랭』, 『대장정 : 중국에 관한 에세이』, 『인간은 모두 죽는다』, 『실존주의와 국가의 지혜』, 『거물들』, 『노년』 등이 있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다른 상품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여름의 빌라』, 장편소설 『눈부신 안부』, 중편소설 『친애하고, 친애하는』, 짧은소설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산문집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등이 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해조소설문학상, 문지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는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여름비』, 아니 에르노의 『여자아이 기억』, 프랑수아즈 사강의 『해독 일기』, 시몬 드 보부아르의 『둘도 없는 사이』 등이 있다.

백수린의 다른 상품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268g | 120*195*14mm
ISBN13
9788925575179

책 속으로

내가 아는 모든 아이들은 나를 지겹게 했다. 그렇지만 교실 사이에 있는 운동장을 거닐 때 앙드레는 나를 웃게 만들었다. 한번은 내가 평소 행동이 모범적이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교실 밖으로 쫓겨났을 정도로 웃음이 터진 적도 있었다.
--- p.18

그해 여름 나는 산책을 아주 많이 했다. 수풀에 손가락을 베어 가며 밤나무 숲 속을 걸었고, 움푹 파인 길을 따라 거닐면서 인동덩굴과 참빗살나무 다발을 꺾거나 오디와 소귀나무 열매, 산수유 열매, 매자나무의 새콤한 열매를 맛보았다. 꽃이 핀 메밀의 넘실거리는 향을 들이마셨고, 히드의 친숙한 향기를 느끼기 위해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러고 나서는 너른 초원의 은빛 포플러나무 아래 앉아 페니모어 쿠퍼의 소설을 펼치곤 했다. 바람이 불면 포플러나무가 웅성거렸다. 바람이 나를 흥분시켰다. 지상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나무들이 서로에게, 신에게 말을 거는 게 느껴졌다. 그건 하늘로 오르기 전 내 가슴을 파고드는 음악이고 기도였다.

내게 기쁨을 주는 것은 셀 수 없이 많았지만, 말로 하기는 어려웠다. 나는 앙드레에게 짤막한 엽서들만 보냈고, 앙드레도 내게 편지를 거의 하지 않았다. 앙드레는 랑드 지방의 외할머니 댁에 머물며 말을 타면서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10월 중순에나 파리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나는 앙드레를 자주 생각하지 않았다. 방학 동안에는 파리에서의 내 삶에 대해서 생각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포플러나무에게 작별을 고할 때는 눈물이 조금 났다. 나는 나이를 먹었고, 감상적으로 변해 있었다. 하지만 기차를 타자 내가 새 학기를 얼마나 좋아했는지가 떠올랐다. 아빠는 청회색 유니폼을 입은 채 기차역 플랫폼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에게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서는 다른 해보다 훨씬 더 새것처럼 보였다. 크기가 더 컸고 모양도 더 근사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손끝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고 좋은 냄새가 났다. 뤽상부르 공원의 풀과 낙엽을 태운 향은 감동적이었다. 선생님들은 나를 꼭 껴안아 주었고 방학 숙제를 잘해 왔다고 칭찬을 퍼부어 주었다. 그런데도 나는 왜 불행한 기분을 느꼈을까?
--- p.25

“어린애들은 자기가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게 아니야.”
앙드레는 대답하지 않고 다시 웃었다. 나는 난처해하며 앙드레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내가 이해하는 사랑은 하나밖에 없었다. 앙드레를 향해 내가 품고 있던 사랑.
--- p.46

“나 좀 밀어 줘.”
앙드레를 밀었다. 속도가 붙자, 앙드레는 일어나서 거침없이 다리를 굴렀고, 곧 그네가 나무 꼭대기를 향해 날아올랐다.
“그렇게 높게는 타지 마!” 내가 소리를 질렀다.
앙드레는 대답하지 않았다. 날아오르고 떨어졌다가 더 높이 날아올랐다. 개집 옆에서 장작 창고에 떨어진 톱밥을 가지고 놀던 쌍둥이들이 관심을 보이며 고개를 들었다. 멀리서 테니스 채가 공을 때리는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앙드레는 단풍나무의 잎을 스쳤고, 나는 겁이 나기 시작했다. 쇠로 된 고리가 신음하는 소리가 들렸다.
“앙드레!”

온 집이 고요했다. 채광 환기창을 타고 부엌에서 희미하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벽을 수놓은 참제비고깔과 루나리아가 아주 살짝 흔들렸다. 나는 두려웠다. 그네의 널빤지를 붙잡거나 큰 소리로 애원할 엄두가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네가 뒤집어지거나, 아니면 앙드레가 어지러워서 밧줄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 이편에서 저편으로 미쳐 버린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앙드레를 보는 것만으로 구토증이 일었다. 앙드레는 왜 이렇게 오랫동안 그네를 탈까? 흰 원피스 차림으로 똑바로 선 채 내 곁을 지나갈 때 앙드레는 앞을 뚫어지게 보며 입술을 꽉 다물고 있었다. 어쩌면 머릿속 어딘가가 잘못돼 더 이상 멈추지 못하는 걸지도 몰랐다. 저녁 식사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미르자가 짖기 시작했다. 앙드레는 계속 나무 쪽으로 날아올랐다. ‘앙드레는 죽으려는 거야.’ 나는 생각했다.
--- p.67

앙드레는 집에 들어갔고, 나는 책을 들고 잔디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조금 후, 나는 앙드레가 사트네 자매들과 함께 장미를 꺾고 있는 걸 보았다. 그런 후 앙드레는 장작 창고에 장작을 패러 갔고, 둔탁한 도끼질 소리가 들려왔다. 해는 하늘 높이 솟았고, 책을 읽는 게 조금도 즐겁지 않았다. 갈라르 부인이 호의적으로 결정할 거라는 확신이 내게는 더 이상 없었다. 지참금이 많지 않은 건 말루 언니와 마찬가지였지만 앙드레는 언니보다 훨씬 더 예뻤고 훨씬 더 똑똑했으니 그녀의 어머니는 앙드레에 대해 아마도 더 큰 야망을 키워 나가고 있었을 것이다. 갑자기 커다란 비명이 들렸다. 앙드레였다. 나는 장작 창고 쪽으로 달려갔다. 갈라르 부인이 앙드레 쪽으로 몸을 숙이고 있었고, 앙드레는 톱밥 위에서 눈을 감은 채 발에 피를 흘리며 신음하고 있었으며, 도끼의 날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 p.141

‘앙드레가 임신을 하면 꼭 저렇겠지.’ 나는 생각했다. 처음으로 결혼을 하고 한 가정의 어머니가 되는 앙드레의 모습을 근심 없이 상상할 수 있었다. 앙드레는 이 집처럼 윤이 나는 아름다운 가구들에 둘러싸여 있겠지. 앙드레의 집에서 사람들은 편안함을 느낄 거였다. 하지만 앙드레는 주석 그릇을 윤내거나 잼병을 양피지로 싸느라 몇 시간씩 보내지는 않을 거였다. 바이올린을 켤 테고, 나는 앙드레가 책을 쓸 것이라고 남몰래 확신하고 있었다. 앙드레는 언제나 책을, 글 쓰는 것을 무척 좋아했으니까.

‘행복은 앙드레에게 얼마나 잘 어울릴까!’ 앙드레가 곧 태어날 아기와 치아가 나고 있는 아기에 대해 젊은 여자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나는 생각했다.
“근사한 날이었어!” 한 시간 후 자동차가 백일초가 핀 화단 앞에 멈춰 섰을 때 내가 말했다.
“정말 그래.” 앙드레가 말했다.
나는 앙드레 역시, 미래에 대해서 생각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 p.151

앙드레는 선조들의 유해가 있는 베타리의 아주 작은 묘지에 묻혔다. 갈라르 부인은 흐느껴 울었다. “우리는 하느님 손안에 있는 도구들이었을 뿐이야.” 갈라르 씨가 부인에게 말했다. 무덤은 새하얀 꽃으로 뒤덮였다. 나는 어렴풋이, 앙드레가 죽은 건 이 순백색에 의해 질식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했다. 기차를 타러 가기 전, 나는 얼룩 하나 없이 순결한 꽃 더미 위에 새빨간 장미 세 송이를 올려놓았다.

--- p.182

출판사 리뷰

백수린 소설가의 문장으로 부활한
시몬 드 보부아르의 미발표 유작 국내 첫 완역 출간!
보부아르가 오랜 세월 쓰고 싶어 했던 영혼의 단짝 ‘자자’ 이야기

“오늘 밤, 내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은, 네가 죽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살아 있기 때문일까? 이 이야기를 너에게 바치고 싶지만 나는 네가 더 이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나는 여기서 네게 문학적 기교를 통해 말을 걸고 있는 거지. 게다가 이것은 너의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에게서 영감을 받아 쓴 이야기일 뿐이야.” (본문 중에서)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실존주의 철학자, 사회운동가, 작가로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던 시몬 드 보부아르. 그녀가 소르본 대학 재학 시절 만난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와 계약 결혼 관계를 맺고,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 연인이자 지적 동반자로 평생을 함께한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그런데 사르트르를 만나기 전, 보부아르의 둘도 없는 한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름은 엘리자베스 라쿠앵. 보부아르보다 며칠 먼저 태어난 그녀는 일명 ‘자자’라고 불렸다. 『둘도 없는 사이』를 세상에 펴낸 보부아르의 입양 딸 실비 르 봉 드 보부아르가 원서의 서문에서 이들의 관계를 “열 살짜리 작은 여자아이가 처음 경험하는 사랑의 모험”이라고 소개했듯, 꾸밈없고 익살스럽고 재기발랄한 성격과 다양한 재능을 지닌 자자는 단숨에 어린 보부아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소설 속 ‘앙드레’라는 인물로 그려진 자자는 엄격한 가톨릭 명문으로 꼽히는 데지르 학교에서 처음 만나 1929년 스물한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갑작스럽게 사망할 때까지 보부아르의 단짝 친구였다.

가톨릭 부르주아 계급의 완고한 전통을 따르던 가족 안에서 “자기 자신으로 있고자 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러려는 게 나쁜 것이라고 설득당했기 때문에” 스러져 간 친구는 보부아르에게 평생의 화두였다. 미발표된 젊은 시절의 소설들과 단편집 『영성이 우위를 차지할 때』, 보부아르에게 공쿠르 문학상을 안겨 준 『레 망다랭』의 삭제된 페이지까지, 총 네 번에 걸쳐서 보부아르는 자자를 부활시키려 했지만 실패했다. 마지막으로 짧은 소설의 형태로 자자에 관한 이야기를 되풀이하는데 보부아르가 제목을 붙이지 않은 채 남겨 두었던, 그녀의 입양 딸에 의해 2020년에야 비로소 세상에 공개된 자전 소설 『둘도 없는 사이』가 바로 그 원고다.

보부아르가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부활시킨 자자의 말과 제스처, 당대 여성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사건들의 기록은 실로 자유롭고 우아한 작가의 사유로 빛을 발한다. 이 소설의 중심에 놓인 것은 앙드레(자자의 작중 이름)와 실비(보부아르의 작중 이름) 사이의 사랑에 가까운 우정, 혹은 우정에 가까운 사랑의 마음이다. 두 사람은 아홉 살에 학교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로 한 몸처럼 붙어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되고, 완전히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만족스럽지 않은 원고는 없애기도 했던 보부아르가 이 소설만큼은 죽을 때까지 버리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옮긴이 백수린은 보부아르가 자신의 친구인 자자의 죽음을 반복적으로 문학적 글쓰기 형태로 써 온 사실에 주목하며 이렇게 전한다.

“『둘도 없는 사이』 속 앙드레라는 인물로 그려진 자자는 데지르 학교에서 처음 만나 1929년 스물한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갑작스럽게 사망할 때까지 보부아르의 단짝 친구였다. 친한 친구의 느닷없는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고통스러운 것이고, 작가로서 그런 일에 대해서 쓰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욕망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보부아르가 자자의 죽음에 대해 계속 쓰려고 시도했던 것은 단순히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만은 아니다. (…)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의 말에 동의한 것처럼 썼지만 죽을 때까지 이 소설을 버리지 않았다. 만족스럽지 않은 원고는 없애기도 했던 보부아르가 이 소설의 원고를 계속 간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이 소설이 궁금해졌다. 작가에게는 무엇을 쓰더라도 결국엔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있게 마련이고, 어떤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 아무리 형편없다 하더라도 끝내 버릴 수 없는 법이니까. 그리고 그 덕분에 우리는 오늘날 우리에게 매우 필요하고, 흥미로운 새로운 소설과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추천평

“그들은 ○○ 사이야.” 어떤 관계는 두 글자로도 넉넉히 표현되고, 어떤 관계에는 책 한 권이 필요하다. 그것도 썼다 지웠다 하며 평생을 지니고 가는 책 한 권이. 우리는 관계를 통해 우리 자신으로 빚어진다. 누군가와 둘도 없는 사이일 때, 그들은 정말로 둘이 아니며 둘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가 된다. 그 존재는 한 사람이 사라져도 다른 한 사람 속에서 살아간다. 진실한 관계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인생의 신비다. 또한 그 신비는 진실한 독자들에게로 퍼져 나간다. 씨앗이 스스로가 자라날 땅을 찾고 때를 기다려 싹을 틔우듯, 20세기의 껍질에 싸여 봉인되었던 한 관계의 신비가 때를 기다려 우리 앞에 나타났다. 쉽사리 명명되지 않는 사이들이 이 책 주변으로 제자리를 찾아간다. 21세기 독자들의 행운이다. - 김하나 (작가)
멀리서 보면 이 책은 오래전 여성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 통념에 저항하다 사라진 자의 ‘옛날’을 그린 이야기다. 가까이에서 보면 이 책은 어느 하루, 한나절, 잠시라도 온전한 나로 살고 싶어 하다 스러진 자의 ‘현재’를 그린 이야기다. 작가의 분신이자 화자인 ‘실비’는 ‘앙드레’를 둘러싼 상황을 목도하는 자, 관찰하고 발설하는 자다. 사회의 편견, 종교와 성, 계급 아래에서 자신으로 사는 게 불가능한 여성 존재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주시하는 자다. 앙드레는 보부아르에게 평생의 화두이자 ‘자신을 대신해 죽은 여성’이었을 것이다. 눈부시게 빛나던 여자아이가 사회의 통념과 가부장제에 눌려 서서히 빛을 잃어 가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는 자라면, 누구라도 이 소설 앞에서 묵은 통증을 느낄 것이다. - 박연준 (시인)
모든 소설이 그러하듯 『둘도 없는 사이』는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 관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이 책은 그 시대와 장소를 초월한다. - 마거릿 애트우드 (작가)
보부아르 문학이 시작한 기나긴 대화의 귀중한 부분. - 데버라 리비 (극작가,소설가,시인)

리뷰/한줄평26

리뷰

9.6 리뷰 총점

한줄평

9.8 한줄평 총점

클린봇이 부적절한 글을 감지 중입니다.

설정

채널예스 기사1

17,100
1 17,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