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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김영민(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기획의 말:I‘한국의 번안 소설’을 펴내며 일러두기 애사(1~152) 낱말 풀이 《애사(哀史)》 연재 예고 《애사(哀史)》를 읽고: 연재소설 애독자 《아아, 무정(噫無情)》 머리말: 구로이와 루이코 〈ABC 계(契)〉 머리말과 목차: 육당 최남선 〈너 참 불쌍타〉 머리말: 육당최남선 단행본 번역 소설의 머리말: 난파 홍영후 해설 살아 있는 역사에 바치는 영혼의 노래: 박진영 |
閔泰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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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의 한국인, 《애사》와 자유로운 영혼 장팔찬을 통해 《레미제라블》과 장 발장, 그리고 세계 문학과 소통하다
인간의 내면에 대한 섬세한 묘파와 사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두루 아우르는, 말 그대로 천태만변의 인간상과 세태의 만화경! 일본의 번안 소설을 다시 번안하는 방법을 계승하면서 세계 문학과 소통하는 효율적인 경로를 발굴해 낸 사람이 바로 이상협의 후계자로 등장한 전문 번안 작가 우보(牛步) 민태원(1894~1934)이다. 민태원의 붓을 타고 19세기 프랑스가 낳은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이자 곧 세계 문학의 대명사인 《레미제라블》(1862)은 한국 문학이 되었으며, 한국 문학은 비로소 ‘순 한글의 한국어 문장’으로 된 세계 문학을 품게 되었다. 물론 《애사》는 위고의 원작을 고스란히 옮긴 것은 아니다. 일본의 전문 번안 작가 구로이와 루이코의 신문 연재소설 《아아, 무정(噫無情)》(1902~1903)을 바탕으로 삼아 〈청춘 예찬〉의 작가 민태원이 다시 번안했을 뿐이다. 구로이와 루이코의 번안 소설은 이상협이 발굴해 낸 득의의 영역이기도 하면서 한국의 번안 소설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세계 문학의 통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의 번안 소설을 충실하게 완역했다는 점만 하더라도 결코 소소한 문제는 아니다. 1910년대의 〈매일신보〉 연재 번안 소설이 아니고서는 아직 필적할 만한 전례도 없었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러했기 때문이다. 또한 원작 《레미제라블》에 대한 완역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어서 아주 최근인 2002년에야 비로소 가능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만큼 민태원의 번안 소설 《애사》는 적어도 식민지 시대 내내 가장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레미제라블》이다. 번안 소설의 새로운 막을 열기 위해서는 다른 힘이 더 필요한 시기에, 민태원은 ‘무엇을’ 번안할 것인가, ‘왜’ 번안해아 하는가에 눈을 돌렸다. 본격적인 세계 문학의 기치를 들어야 한다는 것. 이제 한국의 번안 소설은 한국인의 교양과 문예의 지표가 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세계의 고전 명작을 당당히 한국어로 선보여야 한다는 것. 그것은 고급 문학의 격조와 대중적인 지향을 나란히 좇을 수 있는 시의 적절하고도 요령을 짚은 정석이었다. 요컨대 민태원의 번안 소설에 힘입어 새로운 연대의 세계 문학 열기가 근대 한국에 지펴졌으며, 장편 소설의 언어로서 ‘순 한글의 한국어 문장’이 획득한 힘과 정통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이 점에서도 민태원의 《애사》는 세계 문학과 소통하는 데에서 ‘순 한글의 한국어 문장’으로 된 번안 소설이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최적의 통로라는 점을 입증했다. 《애사》는 한국의 번안 소설이 서양의 고전 명작으로 시야를 넓히면서 고급 문학이자 대중 문학으로서 신문 연재소설의 위상을 다지는 데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했다. 특히 ‘순 한글의 한국어 문장’으로 된 번안 소설의 권위와 역사적 정통성을 공공연하게 인증했다는 점에서 《애사》는 1910년대의 〈매일신보〉 연재소설이 거둔 문학사적 승리의 결실이라 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