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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김영민(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기획의 말: ‘한국의 번안 소설’을 펴내며 일러두기 무쇠탈 하(86~165) 낱말 풀이 《무쇠탈》 연재 예고 《무쇠탈》 단행본 서문: 민태원 《무쇠탈》 단행본 광고 《철가면》 서문: 구로이와 루이코 《철가면》 해제: 포르튀네 뒤 보아고베 《철가면》 발문: 구로이와 루이코 《철가면의 비밀》 머리말: 정비석 해설 역사 속에 묻힌 비밀과 모험의 이국적 상상력: 박진영 |
閔泰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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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낯선 일상적 감각, 새로운 문화적 감수성과 대중적 취향을 집약한 색다른 코드
17세기 후반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정치적 대결과 삼십여 년에 걸친 모험담, 그리고 무쇠탈을 쓴 죄수라는 기발한 착상을 밑바탕으로 삼은 비밀과 추적의 이야기! 일본의 번안 소설을 다시 번안하는 방법을 계승하면서 세계 문학과 소통하는 효율적인 경로를 발굴해 낸 사람이 바로 이상협의 후계자로 등장한 전문 번안 작가 우보(牛步) 민태원(1894~1934)이다. 철가면의 비밀을 둘러싼 기묘한 전설을 왕궁 밖으로 끌어내어 열정과 격동의 시대, 변방의 외사(外史)와 신흥 세력의 풍속도로 무대를 넓힌 것은 프랑스의 대중 소설가 포르튀네 뒤 보아고베(1821~1891)다. 포르튀네 뒤 보아고베의 원작은 일찍이 일본의 번안 소설가 구로이와 루이코(1862~1920)에 의해 《철가면(鐵假面)》(1892~1893)으로 번안되었으며, 한국으로 건너와 ‘순 한글의 한국어 문장’으로 된 《무쇠탈》(1922)로 거듭났다. 한국의 번안 소설 《무쇠탈》은 전문 번안 작가 우보(牛步) 민태원(1894~1934)의 대표작으로, 초창기 〈동아일보〉의 인기 연재소설이자 1920년대 상반기 최고의 베스트셀러다. 식민지 시대부터 지금까지 한국인에게 꾸준히 사랑 받아 온 철가면 이야기의 원천은 오직 이것 하나다. 17세기 후반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정치적 대결과 삼십여 년에 걸친 모험담, 그리고 무쇠로 만든 탈을 쓴 죄수라는 기발한 착상을 밑바탕으로 삼은 비밀과 추적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낯설고 신기한 것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한국의 번안 소설이 대체로 당대 혹은 당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다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무쇠탈》은 상당히 유별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쇠탈》은 독자로 하여금 서양의 낯선 일상적 감각을 낯선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 셈이다. 이러한 태도는 비단 풍속적인 차원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흥미롭게도 《무쇠탈》은 긴장과 흥분을 자아내는 대목, 위기감이 고조되는 장면에서 각별히 이국적인 정서와 자극적인 묘사를 집중한다. 하지만, 《무쇠탈》이 제시한 이국적인 감각이랄까 취향이란 멀리 떨어진 시대와 지역에 대한 관심이나 흥미의 차원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큰 역사와 주제의식 속에서는 그리기 힘든, 작고 외진 곳의 역사 또는 풍습의 일부로 녹아 있다. 민태원의 번안 소설 《무쇠탈》은 그렇게 해서 다양한 갈래, 새로운 영역의 소설 유형으로 소화되는 한편 1920년대의 달라진 지형에 걸맞은 대중적 취향을 창출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