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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웃음 다이어트 투사 몰두 절규 이력을 헹구며 벼랑 앞에 폭포 앞에 비구니 불국토 초승달 둥글다 꿈 지샐 녘 2부 돌꽃 한 송이 천둥 신호등 방음벽 전갈 산책 한 마디 편지 지난 일 두문불출 팬플루트 봄의 푯대 이슬비 햇귀 3부 슬하다 학춤 입춘 편지 우수 봄까치 냇가에 앉아 돌밭에서 새우깡을 위한 발라드 서해 달밤 11월 생각 가을날 겨울 바다 차를 끓이며 4부 유리잔도 발자국 무심히 사북에서 벌초 바다열차 주전 바다는, 원 달러 천장으로 열린 문 장안 길에서 팽목, 그 바다 평화열차 DMZ 풍악산을 건너다 5부 홍매 난 송이 두엇 돌꽃, 진달래 꽃밤 꽃천지 주상절리 봄 산 아지랑이 자작나무 숲에서 단풍 지는 날 모과 별꽃 둥근 꽃 해설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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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흰 깃털을 살짝 내비치다가,
달리는 말굽으로 한참을 출렁이다가, 갈기를 휘날리다가, 소용돌이치다가, ---「바다 열차」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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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기억의 깊이를 노래하는 ‘순간의 미학’
김민정 시인의 신작 단시조집 『바다 열차』는 단수 형식 안에 가지런히 배열된 언어를 통해 자신만의 ‘순간의 미학’을 매우 인상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렇게 김민정 시인은 운율 자체를 무화하고 산문을 지향해가는 우리 시대에 맞서 가장 함축적이고 음악적인 운율을 구현하고 있는 단수 미학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 김민정 시편들은 끝없이 우리의 현재형을 탈환하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구체적인 일상과 역사를 하염없이 들여다보게 한다. 매우 정제된 미학적 정예주의를 통해 자신만의 아름다운 존재 전환을 꿈꾸면서, 그녀는 예민한 감각과 사유로 불모의 세상과 맞서고 있다. 또한 무의미해 보이는 시간의 마디들을 힘주어 보듬으면서, 깊은 기억을 통한 서정시의 치유 기능을 한껏 증폭하고 있다. 이 모두가 불모와 폐허를 넘어, 어떤 근원적 질서에 대한 열망과 매혹을 그녀만의 시선으로 담아낸 고유한 내면 풍경이 아닐까 한다. 그 점에서 우리는 김민정 시편이 삶의 역설적 생성의 순간을 노래한 실체임을, 그리고 거듭 사랑과 기억의 깊이를 노래한 미학적 고투의 산물임을 알아가게 된다. 김민정 시인이 이번 단시조들을 통해 지향하고자 하는 세계는 「불국토」란 작품에서 엿볼 수 있듯이 차별이 없는 세계, 집착과 아집에서 해방되어 여여(如如)의 진리를 체현하고 있는 세계를 추구하는 시적 지평임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돌에 대한 상상력을 출발점으로 해서 소멸하는 시간에 대한 수용은 결국 청정과 무구의 세계, 혹은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수용하는 여여의 진실에 도달하고 있다. 고고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시원의 시간을 찾아가던 김민정 시인이 이제 지금, 여기의 현실로 내려와 소멸하는 시간에 직면하여 그것과 고투하는 사유를 통해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