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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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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겨울 길을 시작하며

1. 악조건 - 아라곤 지방 하까 주변
시작하기도 전에 / 홀로 남아 / 이제 출발이다 / 인터뷰 / 첫 발 / 나그네 마음 / 관문 하나 / 아, 아레스

2. 꺼지지 않는 희망 - 아라곤 코스 나바라 지방 남부
꺼지지 않는 희망 / 아레스의 선물 / 들판 풍경화 / 신선 흉내 / 혼자 남는 역할 / 이별 / 스페인에 감사 / 다시 만난 천사

3. 본격적인 여정 - 프랑스 코스 중 나바라 지방
바람 쐬려고 / 마음을 열면… / 본격적인 여정 / 엉뚱한 여자 B / 그라뇬에 가면 하모니카를… / 조그만 감동

4. 겨울 나그네 - 라 리오하 지방과 까스띨랴 지방 중 부르고스 주변까지
겨울 베짱이 / 매일 아침 떠나는 내가… / 그라뇬에서의 명과 암 / 눈 내리는 저녁 / 또 다른 ‘베짱이’ / 중간 점검 / 눈 내리는 벌판 / 아픈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 세상의 방해물/ 여수

5. 걸을 일 말고는 - 까스띨랴 이 레온 지방 중 레온까지
이심전심? / 지팡이 / 걸을 일 말고는… / 풍경 / 챔피언?

6. 사람 사는 일 - 레온에서 갈리시아 지방으로
그리움 / 그렇잖습니까? / 나그네 병 / 순례자? / 적응 / 사람 사는 일

7. 사람의 향기 - 갈리시아 지방 산티아고까지
하찮은 일? / 계절의 변화 / 사람의 향기 / 막바지 동행 / 길을 끝내며

저자 소개 1

1956년 군산에서 태어나 군산 동(東)고등학교와 홍익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이후 5년간 서울 동성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를 하면서 홍익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고, 199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미술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5년에는 멕시코 국립조형미술학교에서 벽화 공부를 했고, 『멕시코 벽화운동』시공사, 2000을 저술했다. 1997년 독일 베를린에서 체류하면서 그림작업을 계속했다. 2001년 여름에 처음으로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듬해 책 『아름다운 고행, 산티아고 가는 길』예담, 2002을 냈다. 책이 나오면서 바로
1956년 군산에서 태어나 군산 동(東)고등학교와 홍익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이후 5년간 서울 동성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를 하면서 홍익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고, 199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미술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5년에는 멕시코 국립조형미술학교에서 벽화 공부를 했고, 『멕시코 벽화운동』시공사, 2000을 저술했다. 1997년 독일 베를린에서 체류하면서 그림작업을 계속했다.

2001년 여름에 처음으로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었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듬해 책 『아름다운 고행, 산티아고 가는 길』예담, 2002을 냈다. 책이 나오면서 바로 시골로 내려가 전원 작업생활을 하며 2003년 한 해를 보내다가 그 생활을 끝내면서 2004년 초 겨울, 두 번째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었다.
2005년 일민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어주었고(총 개인전 9회), 그 뒤로 틈틈이 하고 있는 자전거 여행은 전국을 돌기에 이른다.
2007년 봄, 세 번째로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었고, 2008년도에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길 시리즈를 계절별 여름 『인생은 아름다워』조형교육, 2008, 겨울 『겨울 베짱이』조형교육, 2008, 봄 『아마폴라의 유혹』시디안, 2008을 책으로 냈으며, 2010년 6년 동안의 자전거 여행을 모아 이야기를 정리하여 두 권의 책으로 엮었다.

2010년 현재, 그림작업을 하며 또 다른 새로운 길을 걸으려 매일 같이 외출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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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574g | 153*224*20mm
ISBN13
9788987578385

책 속으로

산 넘어 넘어 돌고~ 돌아~
목소리도 끊겼다 이어졌다…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소리 높여 노래도 불렀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이 세상에 살아있다는 게 행복한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술을 마시면서 아름다운 들판 길을 걸어가는 맛을 여기 아니면 어디서 느끼랴? 내 기분이 한껏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행복은 마냥 훈훈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어쩐지 훵하고도 서글픈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건 아마 이 수수께끼 같은 길을 걷기 때문일 것이리라… 하는 생각이 드는가 싶었는데, 문득 평소에도 내가 즐겨 쓰는 말인 ‘베짱이’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이솝 이야기에 나오는 ‘개미와 베짱이’에서 베짱이요.
그러고 보니 나는 지금 ‘겨울 베짱이’로군요, 힘조차 쓸 수 없는…
순간, 콧등이 시큰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얼른, 그건 들판에서 불어오는 찬바람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면서, 나는 아직도 충분히 남아 있던 비노를 한 모금 마시고는 내 앞으로 구부러진 춤추듯 멀기만 한 들길을 구불고불 춤을 추듯 휘청대며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내 모습은 어쩌면 영락없는 힘 빠진 겨울의 베짱이 모습일 터였습니다.
--- 본문 중에서

하늘 저쪽에서 구름이 몰려오더니 벌판에 그림자를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그 얼룩 그림자들은 너른 평원을 소리 없이 돌아다니는데...
멀쩡했던 하늘엔 구름들로 꽉 차는 듯하더니 또 군데군데 파란 여백도 만들어 놓는다. 그렇게 내 눈 앞의 세상은 저절로 유희를 하고 있었다.
아, 신비한 세상. 홀로 아름다운 세상.

이 세상은 정적뿐이다. 그렇지 않다면 바람소리나 흘러가는 구름소리.
그것도 아니라면, 내 숨소리뿐이다.
어? 그러고 보니 내가 있었구나!
그런데 이제는 나도 떠나야 하는데, 내가 일어나 짐을 챙겨서 걸어가다 보면 이 고요하고도 아름다운 풍광을 깨버리는 꼴이 될 텐데, 이를 어쩐다냐?

어째, 나는 쉬 떠날 수도 없었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난 이 세상의 필요 없는 방해물이었다.
--- 본문 중에서

큼직한 눈송이들이 얼굴을 때리거나 이따금 그 중 한둘이 입 속으로 들어오면 그대로 받아먹으면서 걸었습니다.

그 너른 들판이 어느새 또 하얀 색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눈이 내리니, 시야는 좁혀지면서 아늑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런데 내가 걸어가는 세상은 어디가 어딘지 방향 감각도 잊혀지도록 몽롱한 공간으로 바뀌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여기는 어디인가? 이 세상인가, 아니면 내가 알지 못하던 다른 세상인가?
그런데도 나는 지금 어디로 걸어가고 있단 말인가…
하얗고 뽀얀 세상에 내가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걸어도 걸어도 그저 아무 변화도 없는 세상이었습니다. 그 세상 한가운데엔 오직 길 하나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산티아고 가는 길’의 전문가, 화가 남궁문의 겨울 여행
이 책은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에 대한 여행기 시리즈 중 두 번째 권인 ‘겨울’ 편이다. 저자는 몇 년간 스페인에 체류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산티아고 가는 길’에 대한 책을 저술하여 이 길을 대중에게 소개했고, 1,000km에 가까운 전체 코스를 세 차례나 각각 다른 계절에 걸은 바 있는 이 길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일반 관광여행이 아닌 순례와 내적 사색의 여정이라는 이 여행지의 성격에 걸맞게, 저자는 산티아고 길에 대한 보편적인 정보를 떠나 한 개인으로서의 생생한 체험과 감상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책 속에는 저자가 직접 제작한 그림과 사진들이 190여 점의 원색 도판으로 수록되어 있다. 겨울의 시원한 풍경 사진들에는 이국의 다양한 기후와 풍토, 자연의 묘미가 배어 있고, 여행 중 현지에서 그린 그림들에는 글로써 다하지 못한 화가의 내면적 경험이 암시적으로 숨어 있어 보는 이의 흥미를 더해준다.

춥고 험난하지만 호젓하고 아름다운 겨울 길
저자는 추운 날씨에 지갑까지 털리는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홀로 ‘산티아고 가는 길’을 다시 걷기 시작한다. 때로는 눈 속에 빠지고 얼음에 미끄러지며, 때로는 차디찬 냇물을 맨발로 건너면서 황량하고 험난한 길을 걸어간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어도 버스 같은 탈것을 이용하거나 몇 과정을 건너뛰는 등의 편안한 여행은 단호히 거부한다. 두 달이라는 긴 여행기간 동안 오로지 자신의 두 다리에만 의존하여 꿋꿋이 걸어나간다. 계속되는 고행의 길이지만 그가 이 길을 걷는 목적은 단지 ‘바람 한번 쐬려는’ 것이다. 여행길이 쓸쓸하고 고생스러운 만큼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마침내 산티아고 대성당에 이르렀을 때 저자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며, 모든 과정을 끝낸 뿌듯함과 성취감은 다른 계절에 비할 수 없이 크기만 하다.

순례와 방랑과 사색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 가는 길’은 본래 서양 중세 때 시작된 기독교의 유서 깊은 성지순례길이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사람인 성 야고보의 유해를 참배하고자 유럽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기나긴 순례여행을 했던 데서 유래한다. 오늘날 이 길은 스페인과 프랑스의 국경지역에서 시작해 스페인 북부를 동에서 서로 가로지르는 여정으로 축소되었지만, 여전히 해마다 수십만 명이 이 길을 걷고 있고 점차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제 이 길은 특정 종교를 위한 ‘순례의 길’이라는 의미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의 모든 이를 위한 보편적인 여행지가 되었다. 즉 자유로운 여행자를 위한 ‘방랑의 길’이자 개인의 명상과 사색을 위한 ‘내면의 길’일 뿐 아니라 육체적 고행을 통한 ‘건강의 길’로서,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자연과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여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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