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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믿을 수 없는 현실
2. 아내인가 딸인가 3. 두 사람만의 비밀 4. 풀리지 않는 의문 5. 어색한 부부 6. 미래를 위한 선택 7. 흔들리는 마음 8. 육체의 장벽 |
Keigo Higashino,ひがしの けいご,東野 圭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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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예감, 그것만큼 믿을 수 없는 것이 또 어디 있는가. 야간근무를 마친 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침 여덟 시에 집에 돌아온 헤이스케는 두 평 남짓한 거실로 들어가자마자 텔레비전 스위치를 켰다. 어제 있었던 스모 시합의 결과를 알고 싶었던 것이다.
올해 나이 마흔의 고개를 넘은 헤이스케는 지난 39년이 그랬듯이 오늘도 평범하고 평온한 하루가 될 것이라 믿었다. 아니, 믿고 있었다기보다 그것은 이미 기정 사실이었다. 피라미드를 움직이는게 불가능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텔레비전 채널을 돌릴 때도 자신이 놀랄 만한 뉴스가 흘러나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고, 가령 세상을 떠들썩하게 뒤흔드는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도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야간근무가 끝나면 언제나 습관처럼 보는 프로그램에 채널을 고정시켰다. 연예계 소식이나 스포츠 결과, 간밤에 일어난 사건 사고들을 맛보기처럼 두루두루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사회를 맡고 있는 사람은 주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헤이스케도 이웃집 아저씨처럼 푸근하게 생긴 그 사회자가 싫지는 않았다. 그러나 화면을 가득 메운 것은 평소와 같은 사회자의 미소 띤 얼굴이 아니라 눈이 시리도록 새하얀 눈발이 뒤덮인 낯선 산이었다. 헬리콥터에서 촬영하고 있는지, 리포터를 맡고 있는 남자의 목소리에서 프로펠러 소리가 묻어나왔다. 무슨 사건이 있었나. 그는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무슨 사건인지 알고 싶다는 마음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 가장 궁금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역사(力士)가 이겼느냐 졌느냐 하는 것뿐이었다. 그 역사에게는 이번 시합이 한 등급 승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 p. 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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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사고가 일어난 직후 나가노 현 경찰서에서 모나미에게 이야기를 들어볼 수 없겠냐는 제안이 있었다. 경찰서에서는 살아난 사람들의 증언을 수집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딸이 아직 충격으로 인해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똑같은 부탁이 있었다. 모나미가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뉴스를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또다시 거절했다. 아직 정신적으로 불않나 상태이며, 사고 당시 잠에 빠져 있어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사실은 모나미를 함부로 다른 사람들 앞에 내놓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 이유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었다.
--- p.134-1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