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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Gaval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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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정확히 무얼 약속하셨어요?"
"더 이상 기억이 안 나.. 대단한 건 아니었다고 생각해. 터무니없이 거창한 건 아니었을 거야... 어쨌거나 나는 거짓 약속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어. 그녀가 곤란한 질문을 할 대면 못들은 체하며 넘어갔고, 그래도 그녀가 어떤 대답을 기다릴 때면 대답 대신 키스를 했어. 나이 쉰을 바라보는 내가 무엇을 약속 할 수 있었겠어? 나는 스스로 늙었다고 여겼고, 그게 내 생애에 마지막으로 찾아온 햇빛 찬란한 시간이라고 생각했어... "내가 먼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이 여자는 너무나 젊다. 먼저 떠날 사람은 이 여자다.' 하고 생각했지. 마음을 그렇게 먹고 있었더니, 그녀를 다시 만나는 것이 매번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어. 아니, 이 여자가 아직도 내 곁에 있나? 하고 속으로 놀랐지. 나로서는 그녀를 이해할 수가 없었어. 그녀는 내 안에서 뭔가 사랑할 만한 것을 발견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게 무엇인지 잘 몰랐어. 그래서 '이 여자는 곧 내 곁을 떠날 텐데 무엇 하러 내 쪽에서 판을 깬단 말인가?' 하고 생각했지. 그 여자가 떠나는 건 당연하고 숙명적인 거였어. 헤어질 때마다 나는 그녀가 다음번에는 오지 않을 거라고 믿었어. 내가 보기에는 그녀가 다시 올 이유가 전혀 없었어... 종당에는 그녀가 오지 않기를 바라기까지 했어. 이제껏 삶이 나 대신 모든 것을 결정해 주었는데, 새삼스럽게 내가 나서서 결정할 필요가 없다고 여긴 거야. 그전에도 그랬지만, 나는 그런 종류의 일을 내 손에 틀어쥐고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이 못 되었어... 내 사업에서라면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었지만, 그런 일에는 전혀 소질이 없었지. 나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어. 나는 내가 원래 그것밖에 안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면서 되어 가는 대로 받아들이는 쪽을 선택했어. 나는 무엇을 결정하고 행동하기보다는 꿈을 꾸거나 동경하는 것을 더 좋아했어... 어렸을 때 나의 대고모가 하신 말씀이 생각나는구나. 러시아인이었던 그분은 나한테 종종 이렇게 말씀하셨어. "넌 네 아비를 닮았구나. 산들을 그리워하는 걸 모니 말이야.' '제가 무슨 산들을 그리워한다는 거예요?' 하고 내가 물으면, 그분은 '네가 가보지 않은 산들이지.' 하고 대답하셨어." --- pp 189~1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