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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1318문고

책소개

저자 소개 1

미리암 프레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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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유대 인 어머니의 사생아로 태어나 위탁 가정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미술과 언어를 공부했으며, 1980년에 출간된 첫 작품 『씁쓸한 초콜릿』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기 전에는 세 자녀를 키우기 위해 여러 직업과 글쓰기를 겸했다. 피부로 느껴지는 정확한 묘사로 탁월한 문학적 성취를 일구며 ‘제2의 루이제 린저’로 평가받는 프레슬러는 현실을 꾸밈없이 직시하는 ‘날카로운 관찰자’로서 오늘날 독일어 문학권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씁쓸한 초콜릿』은 프레슬러의 그러한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으로, 뚱뚱한 몸매로 인해 주인공이 겪는 슬픔과 좌
1940년 독일 다름슈타트에서 유대 인 어머니의 사생아로 태어나 위탁 가정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미술과 언어를 공부했으며, 1980년에 출간된 첫 작품 『씁쓸한 초콜릿』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기 전에는 세 자녀를 키우기 위해 여러 직업과 글쓰기를 겸했다. 피부로 느껴지는 정확한 묘사로 탁월한 문학적 성취를 일구며 ‘제2의 루이제 린저’로 평가받는 프레슬러는 현실을 꾸밈없이 직시하는 ‘날카로운 관찰자’로서 오늘날 독일어 문학권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씁쓸한 초콜릿』은 프레슬러의 그러한 특성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으로, 뚱뚱한 몸매로 인해 주인공이 겪는 슬픔과 좌절, 그로 인한 단식과 폭식에 대한 냉혹하리만큼 사실적인 묘사는 독자들을 빨려들게 만든다. 프레슬러는 이 책이 출간된 해에 올덴부르크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4년에는 번역가로서 독일 청소년문학상 특별상을, 2010년에는 지금까지 출간한 전체 작품에 대해 독일어 청소년문학상과 칼 추크마이어 메달 등 수많은 상을 수상했고, 현재도 번역가이자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씁쓸한 초콜릿』,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샤일록의 딸』, 『말카 마이』, 『나단과 그의 아이들』 등 30여 권이 있다.

미리암 프레슬러의 다른 상품

역자 : 유혜자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독일어와 경제학을 공부했다. 번역한 책으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 씨 이야기』, 『비둘기』, 『콘트라베이스』가 있으며, 『마법의 설탕 두 조각』, 『깡통 소년』 과 같은 동화와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오이 대왕』, 『크뤽케』,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와 같은 청소년 도서를 우리말로 옮겼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07쪽 | 316g | 147*225*20mm
ISBN13
9788958283287

출판사 리뷰

안으로만 울음을 삼키던 열다섯 살 소녀가 외로운 마음의 빗장을 열어 가는 이야기
자기 안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깨닫지 못하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에게서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바라볼 계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먼저 다른 이에게 제 마음을 열어 보여야 하는데 자기 앞에 당면한 문제가 너무나 크고 무겁게 느껴져 문제 자체를 인정하지 않거나 마음의 빗장을 꽁꽁 걸어 두고 안에서 병을 키우는 일이 많다.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로 힘겹고 폐쇄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춘기 소녀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 미리암 프레슬러는 이 작품 『어서 말을 해』에서 겉으론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안으로는 돌덩이 같은 부담과 걱정에 짓눌려 있는 열다섯 살 카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마음속 무거운 짐이 몸의 병으로 나타난 카린을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며 카린이 가만히 입을 떼어 제 마음을 열어 보이도록 함으로써 상처 입은 자의식의 치유 과정을 그려냈다.

카린은 혼자서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를 열심히 돕고 여덟 살인데도 침대에 오줌을 싸기 일쑤인 동생도 잘 다독여 학교에 데려가는 ‘착한’ 아이다. 카린네 세 모녀는 지극히 고즈넉하고 궁색하게 살아가고 있을 뿐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 서로를 따스하게 대하지 못한다.
동생 때문에 늘 학교에 늦긴 했어도 별 문제 없이 지내던 카린은 어느 날, 학교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그 전날 카린은 같은 반 여자아이 리케에게 제 마음에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한 복수로 심술궂고 교활한 장난을 벌인 뒤 무언가 알 수 없는 지겨움을 느꼈고, 무엇보다 저녁에는 첫 생리를 시작했다. 다음 날 ‘배에 돌덩이가 차 있고 눈 뒤에는 탁구공 같은 것이 들어 있는’ 듯한 느낌으로 느지막이 학교에 간 카린은 아침에 먹은 코코아를 전부 리케에게 게워 내고 의식을 잃는다.
한동안 집에서 쉬고 학교로 돌아간 카린은 주위의 기류가 이상하기만 하다. 자기한테는 아무 문제도 없는데 선생님이 카린과 카린의 엄마더러 심리상담가를 만나 보라고 권한 것이다. 심리상담가를 만난 카린은 늘 동생 모니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심리상담가를 만나고 나서 정작 엄마는 모니보다 카린을 더 걱정하고 있는 걸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껄끄러워했던 이야기, 다른 사람과는 절대로 나눌 수 없었던 이야기들까지 정면으로 바라보아야만 하게 된다.

“…어머니가 너희를 사랑한다는 느낌은 받고 있어?”
“엄마가 놓여 있던 처지를 고려해서 생각하면 그런 것 같아요..”
내 말에 선생님이 물었다.
“어떤 처지?”
“처음에 엄마가 우리를 원하지 않았던 거 말이에요.”
“왜 어머니가 너희를 원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나는 화가 났다. 그런 질문은 대답하기도 싫고, 지금껏 어느 누구에게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엄마가 미혼모라는 거 아직 모르고 계셨어요? 그런데도 자식을 두 명이나 낳았다는 말 못 들으셨어요?”
난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 p.119

카린은 자기 안에 꽁꽁 가둬 둔 문제를 함부로 짚어내는 심리상담가의 말에 날카로운 방어의 칼날을 세운다. 그러나 곧 카린은 제 마음이 어떻게 생겨 있는지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만히 입을 떼어 제 마음을 드러낸다. 마치 누군가 먼저 얘기해 달라고 조르기를 기다렸던 것처럼.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위협적인 말 꿈을 자주 꾸는, 이제 막 생리를 시작한 사춘기 소녀는 ‘무서운 말’로 대변되는 폭력적인 남성성에 대해서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엄마가 결혼을 하지 않고도 각자 아버지가 다른 아이 둘을 낳아 미혼모로 살아가고 있다는 ‘비밀’을 알게 된 데서 비롯된 것이 크다. 그 문제를 놓고 엄마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한 번도 없었기에 두려움은 증폭되고 마음이 병들어 간 것이다. 그러니 가끔 정성들여 화장하고 남자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는 엄마에게 경멸과 원망의 감정이 움틀 수밖에 없다. 카린은 “생긴 것도 못생겨서 질투하는 거지?”라는 말로 자신에게 용서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른 리케와 ‘하필이면’ 리케가 아니라 카린을 좋아하는 같은 반 남자아이 토미의 존재 사이에서 자기 안에서 용솟음치는 설렘의 감정과 젊은 날 엄마의 불장난 같은 사랑, 그리고 ‘얄미운’ 리케의 사랑이 결국 본질적으로 같은 것임을 깨닫는다.

하얀 스웨터에 장미를 꽂은 채 하염없이 기다리던 리케 생각이 났다. 그 애는 아마 벌써 오래전에 첫 생리를 했을 거다. 나는 늦은 편이다. 리케를 소녀로 생각하자 기분이 이상해졌다. 사실 리케도 나처럼, 옛날에 우리 엄마가 아이 둘을 낳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가녀린 소녀다.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 p.52

사실 카린을 짓누르고 있는 문제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어쩌면 하우스만 선생님의 말대로 카린보다 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카린은 조금 뒷받침을 해 줬더니 처음의 방어적인 태도를 버리고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자 그토록 어려웠던 엄마와의 대화도 거짓말처럼 술술 풀렸다. 카린이 “엄마! 혼자 힘으로 아이 둘을 키운 건 정말 잘한 일이에요. 엄마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세요.” 라는 말을 건넬 수 있게 된 것은 두 모녀 사이에 서로 금기시하고 비밀에 부쳐 온 모든 것들을 전부 깨뜨리고 극복하게 된 것임을 보여준다.

미리암 프레슬러는 이 작품을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대표작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보다 약 십여 년 전에 썼다. 『어서 말을 해』 역시 사춘기 소녀의 섬세한 마음의 움직임을 감탄스러울 만큼 잘 잡아내어 따뜻하게 풀어나가고 있다. 두 작품의 질이나 톤을 놓고 쉽게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을 보면 자신의 작품 속에서 한결같이 가져가려 한 것을 십 년 동안 잘 유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카린이 제 마음을 열어 보이는 것만으로도 서서히 치유되어 건강한 자의식을 갖춰 나가는 과정을 애정을 담아 표현했다. 세상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으니 마음을 짓누르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꺼내 보일 것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품의 제목인 “어서 말을 해”는 “왜 말을 안 하니? 어서 말하지 못해!” 하는 종용의 말이 아니라 “자, 말해 보렴. 세상에는 네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많단다.” 하고 따스하고 미더운 손을 내미는 말이다. 국내 번역본의 표지는 원서와는 전혀 다르게 작업했는데, 제목이 건네는 아늑하고 따스한 온기를 전하기 위해 고심한 것이다. 불빛처럼 반짝이며 쏟아져 내리는 제목 타이포는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멀리서 반짝반짝하면서 그 빛남이 점점 널리 퍼지는 느낌을 전하려 한 것이고, 손으로 입을 가리고 생각에 잠겨 있는 소녀는 망설이며 말을 꺼내놓지 못하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대변한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난 독자라면 그 소녀가 곧 손을 슬며시 치우고 마음의 빗장을 열어 제 이야기를 꺼내 놓을 것이라고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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