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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7
1. 인생을 살아가는 데에는 가르치고 배우는 두 가지가 똑같이 중요하다. 13 2. 모든 걸 미리 알 수는 없는 법. 경험해 보아야만 할 때가 있다.경험을 통해서만 우리는 영리해진다. 16 3. 행복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윙 소리처럼 울려 퍼진다. 21 4. 누구나 자기 이름으로 불릴 권리가 있다. 24 5. 모든 생명체는 똑같지 않아, 어느 한쪽만 옳지 않고 다른 쪽도 옳다. 32 6. 나와는 행동이 아주 딴판인 고양이들을 관찰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다. 36 7. 우정에는 많은 말이 필요 없다. 그저 서로 같은 부류이기만 하면 된다. 41 8. 밤에 하는 생각이 즐거운 경우는 결코 없으 최대한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45 9. 아무리 아쉬워하더라도 어떤 행복한 시간도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때가 되면 다 지나가게 마련이다. 49 10.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일이 삶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오기도 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53 11. 꿈은 거품이다. 단지 약속, 거의 지켜진 적이 없는 약속일 뿐 61 12. 생존이 걸린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누군가 쓰다듬어 주길 바라는 건 사치일 뿐 64 13. 혼자 지내길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내가 나 자신의 대장이니. 70 14. 살다 보면 운이 나쁜 경우가 많긴 하지만 운이 좋을 때도 있다. 76 15. 많은 생각은 칼날과 같아서 모든 걸 잘게 쪼갠다. 그러니 때로는 머릿속이 텅 비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82 16. 때로는 환한 대낮보다 밤에 더 많은 걸 볼 수 있다. 89 17. 결함이 하나도 없이 완전한 건 지루하다. 적어도 흠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 멋져 보이지. 102 18. 이렇게 쓸쓸한 건 내 오만함 탓이지. 혼자 잘난 줄 알고 살았으니. 109 19. 너한테 닥친 문제를 회피해서는 안 돼. 나쁜 일일수록 오히려 끝까지 파고들어 해결해야지, 하다가 말면 나중에 다시 찾아오게 돼 있어. 120 20. 편안하지만 단조롭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생활은 하나도 부럽지 않아. 128 21. “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야.” 별로 긴 말은 아니지만 아주, 아주 위로가 되는 말이다. 137 22. 가엾은 사람들을 위해 가진 것 가운데 무언가를 내주는 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다. 143 23. 모든 생명체는 살 권리가 있다. 작고 보잘것없는 생명체들조차도 147 24. ‘연대’란 심각한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우리가 가진 무언가를 기꺼이 내주는 거야. 154 25. 변화가 생기면 다들 불안하고 겁이 나거든. 겁이 많거나 재주가 별로 없거나 어리석으면 특히 많이 두려운 법이야. 163 26. 살면서 원하지 않았던 변화가 종종 좋은 일이 되기도 한다. 171 27. 가을은 울긋불긋 단풍의 계절, 참으로 아름답다네. 하지만 아름다움은 결국 사라지고 만다네. 181 28. 삶이 항상 멋진 건 아니다. 힘든 일을 겪어야만 할 때도 있다. 189 29 지나간 일은 종종 그걸 더 이상 바꿀 수 없을 때 돌이켜보고서야 비로소 이해가 된다. 194 30 고양이가 카나리아를 잡아먹었다고 해서 카나리아처럼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는 건 아니다. 204 31 모험을 감행했을 때 기적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나기도 한다. 211 32 우연이든 아니든 무엇이 중요한가, 결국 행복해지는 것이 중요하지. 218 에필로그 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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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의 화창한 날이었다. 사방에 꽃들이 활짝 피어 있고 가까운 숲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끔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나고 다른 개가 응답하는 소리도 들렸다. 벌들이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윙윙거리며 날아가고 하늘하늘 날갯짓하는 나비들이 보였다. 나는 풀밭에 멍하니 누운 채 한 가지 생각만 했다. 이렇게 살아 있다니, 얼마나 좋은가! 이 모든 걸 듣고 보고, 또 따스한 햇볕과 내 살에 닿는 까끌까끌한 고양이 혓바닥을 느낄 수 있다니!
--- p.18~19 연못에 빠져 죽을 뻔했던 사건과 더불어 진짜 삶, 그러니까 내가 분명하게 기억하는 삶이 시작되었다. 나는 혼자 풀밭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어둠이 점점 더 짙어지더니 추위가 몰려왔다. 달이 떴다가 졌다. 아침이 되었을 때 낯선 할머니가 다가와 몸을 숙이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할머니는 나를 안아 올려 주름이 가득한 부드러운 뺨에 갖다 대더니 입맞춤을 해 주었다. 꼭 필요한 순간에 해 주는 사랑이 가득한 입맞춤이었다. 그런 입맞춤은 나처럼 겁에 질린 아기 고양이뿐만 아니라 다른 경우에도 근심과 고통을 덜어 주는 법이다. --- p.21~22 탐색을 마친 그는 앞발을 쭉 뻗었다가 등을 우아하게 구부리더니 내 붉은색 털에 몸을 대고 비볐다. 그리고 “내 이름은 브루노야. 언제라도 도움이 필요하면 내 이름을 불러. 올 수만 있으면 꼭 올게.”라고 말했다. 그때서야 처음으로 들은 브루노의 목소리는 놀랄 만큼 깊고 부드러운 울림을 갖고 있었다. 브루노는 그 말만 남기고 가버렸다. 나는 지붕 너머로 멀어져 가는 브루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약간 다리를 절고 있었는데, 오른쪽 뒷다리가 구부정했다. 다리를 절룩거리는 모습은 보기 흉한 것이 아니라 브루노를 오히려 흥미롭게 만들었다. 나는 행복했다. 브루노도 행복했을 것이다. --- p.44 할머니가 내 귀 뒤쪽을 긁어 주면서 말을 꺼냈다. “키티야, 너도 이제 다 컸으니 언젠가는 돌봐야 할 아기 고양이들도 생길 거란다. 그때가 되면 나는 더 이상 도움이 안 되겠지만 넌 혼자서도 충분히 잘 해낼 거야. 너는 정말 멋진 고양이가 되었어. 너는 영리하고 강하단다. 공연히 잘난 척이나 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마음도 넓지. 넌 네 길을 잘 찾아갈 거야.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지?” 물론 나는 엠마 할머니 말을 알아들었다. 멍청한 고양이가 아니었으니까. 앞으로 언젠가 내가 혼자 남게 될 때를 대비해서 마음의 준비를 시키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날을 상상하기도 싫었다. 그래서 나비들한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고개를 흔들며 이렇게 대답했다. 할머니는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그럴 수는 없단다. 그렇게는 안 돼. 내가 너무 나이가 들었거든. 매일 기력이 약해지는 게 느껴지는걸. 내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를 너한테 나누어 주려면 시간이 많지 않구나.” “삶의 지혜요? 그게 뭔데요?” “그건 오랜 세월을 살면서 얻은 중요한 깨달음인데 너한테 전해주고 싶은 거란다. 그래야 네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테니.” --- p.50~51 제들마이어 부인은 툭 튀어나온 배에 두 손을 얹고는 이렇게 말했다. “저도 키울 수 없어요. 소파나 안락의자가 온통 고양이털 범벅이 될 텐데 그 꼴을 어떻게 봐요. 고양이를 키운다는 건 집이 더러워지고 할 일이 많아진다는 뜻이라고요.” 그 아줌마는 남의 험담이나 하는 수다쟁이였을 뿐만 아니라 무지했다. 아줌마가 고양이에 관해서 말도 안 되는 끔찍한 소리를 늘어놓는 걸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소파와 안락의자에 고양이털이 좀 묻으면 어떤가. 그게 뭐 끔찍한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흥분할 필요가 없다. 깨끗한 걸레에 물기를 묻혀 한 번 쓱 닦으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 p.67 “직조 결함이라는 게 무슨 뜻이야?” 브루노가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엠마 할머니한테 언젠가 들었던 말이야. 손으로 짠 식탁보를 깔면서 툭 튀어나온 부분을 가리키더니 이렇게 말했어. ‘이건 식탁보를 짤 때 생긴 직조 결함이란다. 이 결함들 덕분에 이 식탁보가 멋진 거야. 잘 기억하렴. 결함이 하나도 없이 완전한 건 지루하지 않겠니? 적어도 흠이 하나 정도는 있어야지. 직물만 그런 게 아니야. 사람도 그렇고 고양이도 마찬가지란다.’라고.” --- p.107 브루노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너한테 닥친 문제를 회피해서는 안 돼.” 엠마 할머니라면 브루노의 말투가 단호하다고 지적했을 거다. 그야말로 엄청 단호했다. 비록 브루노 말이 옳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만. 물론 내가 장미를 정말로 무척 좋아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문제는 엠마 할머니였다. “나쁜 일일수록 오히려 끝까지 파고들어 해결해야지, 하다가 말면 나중에 다시 찾아오게 돼 있어. 명심해.” --- p.122~123 할머니는 다시 눈가를 훔치더니 바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코를 세게 풀었다. “나는 싫다고 했어. 그냥 싫다고 대답하고 집으로 돌아왔지. 그후로 다시는 잭을 못 만났어. 그런데 키티야, 내가 청혼을 거절했던 건 학업을 꼭 마치고 싶어서만은 아니었단다. 못생긴 외모 탓이었지. 남편이라고 소개하기엔 잭이 너무 못생겨서 창피하다고 생각했거든. 친구들이 뭐라고 할지 신경이 쓰였던 거야. 그걸 집에 돌아오고 나서 한참이 지나고서야 인정했단다. 나중에 잭한테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 대신 청첩장이 왔어. 나보다 똑똑한 여자를 만난 거야. 그렇게 내 일생의 사랑은 끝이 났단다. 지나간 일은 종종 그걸 더 이상 바꿀 수 없을 때 돌이켜보고서야 비로소 이해가 되는 법이지.” 할머니는 다시 한 번 코를 풀었다. --- p.195~196 “너도 새끼를 낳게 될 거라고.” 나는 플레키의 말에 너무 놀라 어안이 벙벙해진 나머지 말을 더듬었다. “어, 어떻게 아는데?” 플레키가 앞발 하나를 치켜들더니 대답했다. “나는 너보다 훨씬 오래 살았고 경험이 많아. 새끼를 낳아 본 적도 여러 번 있고. 그래서 네 모습을 보고 안 거야. 냄새로도 알아차렸고.” “언제?” 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언제쯤 새끼를 낳게 될 것 같아?” “금방은 아니야. 아마 앞으로 4, 5주 정도 지나서. 너를 돌봐 줄 새로운 가정을 구하는 게 좋을 거야. 길고양이들이 낳는 새끼는 오래 못 사는 경우가 많아. 특히 가을에 길거리에서 태어난 고양이들은 거의 못 버텨. 아누쉬가 낳은 새끼들도 셋 다 살아남기는 힘들 거야.” 나는 한마디 대꾸도 할 수 없었다. --- p.197~1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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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지혜를
하나씩 배우며 성장해가는 고양이 키티의 이야기 다음 생에 환생할 수 있다면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는 작가 미리암 프레슬러는 고양이 키티를 주인공으로 한 멋진 성장소설을 썼다. 작가가 사랑한 고양이들의 가장 아름다운 아이텐티티는 ‘독립성’에 있다. 작가는 ‘고양이의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우리 인간의 이기적인 태도와는 달리 자유로움과 연관되어 있다. 고양이의 자유는 다른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으로 충분한 상태, 육체와 정신의 통일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작가는 어린 고양이 키티가 엠마 할머니를 만나, 인생의 지혜를 하나하나 배우며 어른이 되는 과정을 사랑스럽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엮었다. 이야기 곳곳에 녹아 있는 삶의 지혜는 깊이와 통찰이 있어, 다시 한 번 곱씹게 만드는 힘이 있다. 엠마 할머니를 여사님이라고 부른 키티에게 ‘누구나 자기 이름으로 불릴 권리가 있다.’며 ‘엠마 할머니’로 부르라고 말하는 대목이나, ‘실수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으로 실수를 계속하는 것보다야 피하는 것이 여러 모로 보나 훨씬 낫단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은 실수에 관한 한 맞지 않아.’라는 대목 등을 보면 엠마 할머니로 대변되는 작가의 삶에 대한 당당하고 진실된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어느 날 요양원 신세를 지게 된 할머니와 헤어져 길고양이가 되어 버린 키티에게 브루노와 플레키 등이 새로운 가르침과 도움을 준다. 다치거나 외로움과 굶주림에 떠는 순간에도 키티는 인생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가게 된다. 아무리 아쉬워하더라도 어떤 행복한 시간도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으며, 살다 보면 운이 나쁜 경우가 많긴 하지만 운이 좋을 때도 있다는 사실, 살면서 원하지 않았던 변화가 종종 좋은 일이 되기도 한다는 것 등을 깨달으며, 키티는 어린 고양이에서 엄마 고양이로, 겁 많고 연약한 고양이에서 당당하고 용감한 고양이가 되어 간다. 키티의 이야기는 대목대목 우리 삶과도 닮아 있어 힘들거나 외로울 때, 용기가 필요할 때, 나에게 일어나는 일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을 때,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할 때,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 꺼내 보면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