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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이 돋고 바윗돌을 삼킨 듯이 마음이 무거워졌다. 태어나서 그런 무시무시한 죄책감을 가져 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런 저런 생각들을 다 털어 내고 싶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함부로 빌어 버린 소원 때문에 걔들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자꾸만 나를 괴롭혔다. --- p.74
“조심해. 이번이 마지막이야. 소원을 빌기 전에 잘 생각해 봐. 나는 네가 나한테 베풀어 준 친절에 보답하고 싶었을 뿐이야. 네가 소원을 잘못 빌어서 불행해지는 걸 원치 않아.” 클래리사가 자주색 가방에서 새빨간 수정공을 꺼내면서 말했다. 나는 목구멍까지 나왔던 말들을 도로 삼켰다. --- p.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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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날 속였어! 속였다고!”
“아니, 난 그저 네 소원을 들어주었을 뿐이란다.” 주룩주룩 비가 내리는 날, 어둑한 동네 외곽의 공원, 우거진 나무들 사이, 사만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여자를 만난다. 흐트러진 검은 머리에 웃는 듯 우는 듯 기묘한 표정을 짓는 검은 망토의 여자. 사만타는 어쩐지 지나칠 수가 없어 도와준다. 그 여자는 보답으로 사만타의 소원을 들어주겠다며 새빨간 수정공을 꺼낸다. 수정공에서 새빨간 섬광이 번뜩이고 여자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다음부터 엉뚱한 일들이 사만타에게 벌어진다. 사만타는 결국 농구 팀 최고의 스타 선수가 되고, 얄미운 친구 주디스를 눈앞에서 사라지게 한다. 하지만 사만타의 간절한 소원은 마치 저주처럼 사만타를 더욱 조롱거리로 만들고, 더 쓸쓸하고 더 고독한 아이로 바꾸어 놓는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넘겨다보듯 “난 네 소원을 들어주었을 뿐이야.”라고 읊조리는 검은 망토 여자.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간절한 소원을 싸늘한 공포로 바꾸어 놓는 충격적인 이야기다. 이 모든 상황을 되돌리고 싶은 사만타의 마지막 소원이 이 책의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