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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
잘 먹겠습니다 은혜 갚는 뱀 없는 것만 졸라 대는 까마귀 연못의 왕 훌륭한 수사슴 손님은 달님 |
Mikie Ando,あんどう みきえ,安東 みき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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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자신의 반쪽을 찾아 떠나는 여행!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는 호랑이, 까마귀, 뱀, 올챙이, 수사슴, 곰 등이 엮어내는 우화집으로, 따스함, 블랙유머 그리고 반전이 있는 어른 동화다. 《마이니치 신문》이 주최하는 〈작은동화대상〉을 수상한 「잘 먹겠습니다」를 비롯해 7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은 동화로는 드물게 일본에서 출간 3개월 만에 7만 부가 넘게 팔린 히트작이며, 《마이니치 신문》《아사히 신문》 등 일본 메이저 신문의 대대적인 조명을 받기도 했다. 표제작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는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쳐 멍해 있던 곰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기억만이 남아 있는 ‘레이디 베어’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연이어 만나는 동물들에게 “당신이 레이디 베어인가요?” 하고 묻고 다니는 건 동화책에서 쉽게 발견할 만한 구성이다. 이런 진행은 감각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면 자칫 구태의연해질 수도 있지만, 담백하고 위트 있는 대화들, 만나게 되는 동물들이 뿜어내는 기상천외함은 이야기를 새롭고 풍부하게 만든다. 게다가 마지막에 만난 레이디 베어가 ‘청순한 레이디’가 아니라 그야말로 씩씩하고 무서운 ‘마누라’였다는 점 또한 극의 반전을 이룬다. 이 곰의 어리바리한 태도와 말투가 머리를 부딪쳐서 그런 건지 원래 성격인지 갸우뚱하게 만들면서 슬며시 웃음 짓게 한다.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현대판 이솝우화 기억을 잃은 곰 외에도 여우를 잡아먹고는 이내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호랑이, 가족의 긍지를 확인하는 뱀 가족, 비뚤어진 성품의 까마귀, 남들과 같기를 거부하는 올챙이, 모든 ‘의미’ 있는 것을 부정하는 수사슴, 겨울잠에 들 수 없는 불면증 곰 등이 등장하는데, 동물들의 생활에서 우리 어른들의 위험하고 어리석고 피곤한 인생이 보인다. 작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빌려서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간접적으로 냉소하는 듯하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과거나 미래로 도망가는 사람,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사람, 무엇이든지 의미를 추구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 등 현실 사회에는 이 같은 곰, 뱀, 까마귀, 수사슴 들이 얼마나 많은지,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본인은 진지해도 남이 보면 우스꽝스러울 때가 있듯이, 사람은 자기 자신의 일은 잘 보지 못하는 법이다.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는 마치 거울처럼 그 모습을 비추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동화의 형식을 띠면서도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 재미와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이유다. 아이 방에서부터 훌륭한 서재에까지, 어디에 꽂혀 있든 어떤 사람이 읽든 멋진 한 권의 책이 될 것이다. 조용한 여운을 음미하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 의외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고, 블랙 유머 속에 숨겨진 메시지에 순간 마음이 따스해지는 독특한 작품 분위기는 작가의 특징이기도 하다. 안도 미키에는 이런 냉소·아이러니·반전이 있는 작품을 쓰는 건 “사람들은 당연한 걸 당연하게 말하면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친구나 가족들로부터 냉소적인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편이지만 “냉소만으로는 재미가 없는 법이다. 마음의 교류가 바탕에 깔린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반전을 주는 건 유머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끄럼을 타기 때문이기도 하다.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건 왠지 부끄러워서. 항상 매끄럽지만은 않은 게 바로 인간이고 인생”이라고 덧붙인다. 안도 미키에는 직장생활을 하며 부모를 간호하고 가사를 돌보면서 “어리바리한 면이 없으면 사람의 인생이란 팍팍해지게 마련”이라는 생각으로 조금씩 작품을 써 모았다. 오래도록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한다. 주인공인 동물들이 그저 열심히 그리고 탐욕스레 ‘삶’과 대면하는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게 되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동화로서, 어른들에게는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현대판 이솝우화로서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