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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쓰메 소세키 장편소설 개정판
향연 200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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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나쓰메 소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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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sume Soseki,なつめ そうせき,夏目 漱石,나츠메 긴노스케 夏目 金之助

나쓰메 긴노스케는 원치 않은 아이로 태어났다. 갓난아기 적에 시오바라 가문으로 입양되었다가 양부모의 이혼으로 다시 나쓰메 집안으로 돌아왔다. 부모한테서 인정받지 못한 불안한 환경 속에서도 면학에 전념하여 동경제국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친구에게서 ‘돌로 이를 닦는다’는 뜻의 소세키라는 호를 물려받았다. 그는 거의 평생 어디 한곳에 정착하지 못했다. 이곳저곳에서 영어교사 생활을 전전하다가 일본 정부의 명령으로 영국 국비유학을 떠났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신경쇠약에 시달리면서 자기의 본령을 찾느라 유학생활도 실패했다. 소세키는 뒤늦게 하늘이 내린 자기 재능과 자신이 가야 할
나쓰메 긴노스케는 원치 않은 아이로 태어났다. 갓난아기 적에 시오바라 가문으로 입양되었다가 양부모의 이혼으로 다시 나쓰메 집안으로 돌아왔다. 부모한테서 인정받지 못한 불안한 환경 속에서도 면학에 전념하여 동경제국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친구에게서 ‘돌로 이를 닦는다’는 뜻의 소세키라는 호를 물려받았다. 그는 거의 평생 어디 한곳에 정착하지 못했다. 이곳저곳에서 영어교사 생활을 전전하다가 일본 정부의 명령으로 영국 국비유학을 떠났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신경쇠약에 시달리면서 자기의 본령을 찾느라 유학생활도 실패했다. 소세키는 뒤늦게 하늘이 내린 자기 재능과 자신이 가야 할 인생을 깨달았다. 도쿄로 돌아온 후 서른일곱 살이 돼서야 기분 전환 삼아 소설 한번 써보지 않겠냐는 친구의 권유로 단편을 하나 쓴 것이 소세키의 인생을 바꾸었다. 그것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였다. 그는 내면에 가득했던 세계를 한꺼번에 폭발시켰다. 『도련님』, 『풀배게』, 『우미인초』, 『산시로』, 『그 후』, 『문』, 『마음』, 『열흘 밤의 꿈』, 『봄날의 소나티네』, 『현대 일본의 개화』, 『나의 개인주의』 등 소설, 하이쿠, 수필, 평론, 한시, 강연, 여러 장르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일본인이 사랑하는 국민작가 중 한 사람이 되었지만 정작 본인은 국가와 권력을 멀리하였다. 문부성이 박사학위를 선사하자 그것을 거부하였다.

“박사가 아니면 학자가 아닌 것 같이 세상 사람들이 생각한다면 학문은 소수 박사들의 전유물이 되어 학자적인 귀족이 학문권력을 장악하는 폐해가 속출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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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유은경
상명여자사범대학교 일어교육과를 졸업. 도쿄외국어대학 외국어학 연구과 석사, (일본)중앙대학 문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본의 근대문학에 관한 여러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저서로는『유머로 배우는 일본어』, 『유래로 배우는 일본어 관용구』, 『나쓰메 소세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까지』(공저), 『21세기 문학 연구』(공저)가 있고, 번역서로는 『일본문학의 이해』, 『일본의 근대소설』, 『일본의 현대소설』, 『일본인의 성』(공역), 『일본 사소설의 이해』, 『취한 배』, 『소설의 비밀을 벗긴 12장』(공역), 『일본 근대 독자의 성립』(공역),『고바야시 히데오 평론집』, 『하구치 이치요 작품선집』(공역), 『돌에 짓눌린 잡초』, 『문』,『어떤 여자』, 『브라질 할아버지의 술』, 『이런 꿈을 보았다』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79g | 153*224*20mm
ISBN13
9788991094321

책 속으로

소스케와 오요네는 확실히 금실이 좋은 부부였다. 함께 살기 시작한 후로 지금까지 육 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 번도 반나절 이상 어색한 기분으로 지내본 적이 없었다. 말다툼으로 얼굴을 붉힌 적은 더욱 없었다. 두 사람은 포목점에서 옷감을 사오고, 쌀집에서 쌀을 사다 밥을 지어 먹었다. 그러나 그런 곳 외에는 일반 사회에서 기대하는 데가 극히 적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사회의 존재성을 일상생활의 필수품을 공급해 주는 곳 이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서로뿐이었고, 또 그것으로 그들은 충분했다. 그들은 산속에 살고 있는 듯한 심정으로 도시에서 살고 있었다. --- pp.175~176

세상은 가차 없이 그들에게 도의상의 죄를 물었다. 그러나 그들 자신은 도의상 양심의 가책을 받기 전에 먼저 망연자실하여 자신들이 제정신인가를 의심했다. 그들은 그들의 눈에 부도덕한 남녀로서 부끄럽게 비치기 전에, 이미 이해할 수 없는 남녀로서 불가사의하게 비쳤던 것이다. 여기에 변명다운 변명이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므로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뒤따랐다. 그들은 잔혹한 운명이 변덕을 부려 아무 죄도 없는 자기들을 불시에 덮침으로써 장난치듯 함정 속에 빠뜨린 것을 원통하게 생각하였다.
불륜의 발각이 정통으로 그들의 미간에 꽂혔을 때, 그들은 이미 도의적인 경련의 고통을 극복하고 있었다. 그들은 창백한 이마를 솔직하게 앞으로 내밀고 불꽃과 비슷한 낙인을 받았다. 그리고 무형의 쇠사슬에 묶인 채 서로 손을 잡고 어디까지라도 함께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부모를 버렸다. 친척을 버렸다. 크게 보면 일반 사회를 버렸다. 어쩌면 그들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쪽이 옳았다. 물론 학교로부터도 버림받았다. 다만 표면적으로는 스스로 퇴학한 것으로 하여 형식상 인간다운 흔적을 남겼다. --- p.198

그는 오래도록 문밖에서 서성이는 운명으로 태어난 듯했다. 거기에는 옳고 그름도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통과할 수 없는 문이라면, 일부러 거기까지 찾아가는 건 모순이었다.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갈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그는 앞을 바라보았다. 눈앞에는 견고한 문이 언제까지나 전망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는 그 문을 통과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문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아니었다. 요컨대 그는 문 앞에 우두커니 서서 날이 저물기를 기다려야 하는 불행한 사람이었다.

--- p.264

줄거리

소스케와 오요네는 사랑을 선택한 대가로 다른 모든 권리를 반납한 채 가난히 살아간다. “6년이라는 세월을 들여 서로의 가슴속으로 파고들어”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유기체”로 똘똘 뭉쳐진 이 부부의 당면한 고민은 대학 진학을 원하는 소스케의 동생 고로쿠의 학비와 거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스케는 적극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미적거리기만 한다.
사실 소스케는 선친이 유산으로 남긴 집과 골동품 처리 문제를 숙부에게 맡기면서 동생을 돌봐주는 대가로 학자금과 생활비를 떼어주었으나, 숙부는 사업에 큰 돈을 투자했다가 다 잃은 뒤 죽어버리고 말았다. 더 이상 고로쿠를 돌봐줄 수 없다는 숙모의 통보에 소스케가 당당히 맞서지 못하는 이유에는 오요네와의 과거 문제가 개입되어 있다. 교토대학 재학 시절 소스케는 앞날이 전도유망한 쾌활한 청년이었으나, 가장 친한 친구 야스이의 애인인 오요네와 사랑에 빠지게 되자 세상 밖으로 내쫓기게 되었다. 사랑을 얻었으나, 친구는 떠나고 가족과 친척의 외면 속에서 학교와 사회로부터도 고립되어버린 것이다. 오요네 역시 세 번에 걸친 임신이 실패로 돌아가자 심한 죄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
절벽 아래 작은 집에 세를 살고 있는 소스케는 주인집 남자와 친해지면서 우연히 옛 친구 야스이의 소식을 듣게 되고 곧 대면할 상황에 처한다. “과거의 통한을 새로이 느끼기 위해, 보통 사람들이 좀처럼 만나지 못하는 이 우연을 만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뽑혀야만 될 인물이었던가 생각”하면서 소스케는 극심한 고독에 빠져든다. 결국 산사로 찾아들어가 화두를 잡고 참선을 시도해 보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 결국 따뜻한 새봄이 왔다고 좋아하는 오요네에게 “하지만 다시 또 겨울이 올 거야”라고 말하는 마지막 장면이 암시하듯, 소스케는 지금까지의 자기 삶을 주어진 운명으로 덤덤히 받아들이기로 한다.

출판사 리뷰

일본 근대문학의 선구자이며 국민작가라는 찬사를 받는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그의 사랑을 주제로 한 3부작 소설 《산시로三四郞》 《그후それから》 《문門》 중 완결편이라 할 수 있다. 《문》은 1910년 3월부터 6월까지 〈도쿄 아사히신문〉과 〈오사카 아사히신문〉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불륜을 선택한 자들의 고독과 죄의식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면서도 도피하게 되는 나약한 인간의 고뇌가 묘사된 작품이다.

1. 부도덕한 사랑과 죄의식의 삶에 관한 관조
사랑을 주제로 한 나쓰메 소세키의 3부작 중 《산시로》와 《그후》가 부르주아 지식인을 중심으로 한 방황과 성장 그리고 비도덕적인 사랑을 선택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라면, 《문》은 그로부터 얼마간 세월이 지난 뒤 ‘도리에 어긋난 사랑’을 선택한 데 대한 죄의식을 안고서 세상으로부터 유리된 채 그림자처럼 살아가는 부부의 고뇌를 담고 있다. 즉, 그들은 내부적으로는 각각 친구와 애인을 배신했다는 자의식과 싸우는 동시에 외부적으로는 사회의 냉대를 견뎌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젊은 시절의 열정과 패기를 잃고서 미래를 꿈꾸지 않는 소스케는 관청 직원으로 만족하는 소시민이다. 그리고 세 번의 유산이라는 불행을 간직한 오요네는 남편 곁에서 그림자처럼 조용히 살아갈 뿐이다. 이처럼 “한 덩어리로 똘똘 뭉쳐져 떨어질 수 없”는 물방울처럼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버린 부부의 내면을 중심으로 한 일상적 풍경이 나쓰메 소세키 특유의 관조적인 어법으로 전개된다. 특히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이 아닌, 절묘한 암시와 복선 그리고 섬세한 심리 묘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을 깊이 음미하면서 읽을 수 있게 해준다.

2. 시간의 거리를 넘어 만나는 문학적 공감
주인공 소스케는 작은집과 관련하여 아버지의 유산을 처리하는 문제나 동생의 진학 문제에 대해 제 주장을 내세우지 못한 채 소극적으로 대처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존재성을 일상생활의 필수품을 공급해 주는 곳 이상으로 인정하지 않”을 만큼 사회와 단절되어 산다. 그것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산사로 들어가 참선도 해보았으나 나약하고 소심한 소스케는 끝내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한다. 단지 “오래도록 문밖에서 서성이는 운명으로 태어난” 자신을 깨달을 뿐이다.
이처럼 소스케는 특별한 인물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망과 도피하려는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고, 끝내 아무 해답도 얻지 못한 채 일상을 이어가고, 그래서 절벽 아래 셋집으로 돌아가 이전처럼 아내와 조용히 살아가는, 어쩌면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그러한 인간 본연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소설이기에 《문》은 더욱 가슴에 와닿게 한다.
《문》은 시간의 거리를 뛰어넘어 한 세기 전 일본 소설가에게서 새로운 문학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더욱이 오늘날에도 인간의 중요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사랑, 윤리, 죄의식 등을 다룸으로써 나쓰메 소세키의 더 깊은 문학 세계를 선보이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출간의 의미가 있다.

3. 탄탄하고 치밀한 번역의 배려
“작가 소세키는 《문》 이후에 《행인》이란 작품에서 또 다른 부부의 모습을 그리면서 ‘도덕에 가세하는 자는 일시적인 승리자임에는 틀림없지만, 영원한 패배자다. 자연에 따르는 자는 일시적인 패배자지만 영원한 승리자다’라든가, ‘인간이 만든 부부라는 관계보다도 자연히 우러나게 한 연애 쪽이 실제로 신성하’다는 사랑관 또는 부부관을 피력했는데, 그렇다면 소스케와 오요네의 사랑은 ‘신성’한 것이며, 그들은 ‘일시적인 패배자지만 영원한 승리자’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을 추천하고 직접 번역을 맡았던 유은경 교수는 《문》의 사랑에 대해, 또는 나쓰메 소세키의 사랑에 관한 생각을 명확히 하는 면에서 “이 책을 옮기면서”에 이와 같은 글을 썼다.
일본의 근대문학을 연구해 온 입장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3부작을 완성하는 이 소설이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던 점을 아쉬워했던 유은경 교수는 이번 기회에 《문》의 가치를 선보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독자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읽으면서도 행간의 의미까지 놓치지 않도록 번역작업에 큰 배려를 했기 때문이다. 특히 나쓰메 소세키 연구의 권위자인 일본 츠루미대학의 우치다 교수에게 일부러 자문을 구하여 작가의 독특한 문체를 살리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하였다. 또한 독자들의 정확한 이해 전달을 위한 꼼꼼한 주석 처리가 그러한 노력을 증명한다. 일본의 전통문화나 은유적 표현 등에 덧붙인 각주들이 적재적소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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