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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패셔넬라
2. 꼬마 병사 먼로 이야기 3. 해롤드 스워그 4. 조지의 달 5. 외로운 기계 6. 관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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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페셔넬라는 행복해졌을까요?
돈과 명성과 재미를 다 누리게 되었으니 이제는 만족할까요?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 나왔습니다. “난 진정한 만족을 느끼지 못해요!” 그녀는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뭔가 허전하고 불행한 느낌말입니다. --- p.30 선임하사는 책상에 고개를 파묻은 채 먼로를 바라보지조차 않았습니다. 그럴 만도 했지요. 선임하사는 늘 바쁜 사람이니까요. “저기요… 저는 이제 겨우 네 살이라구요.” 선임하사는 고개조차 들지 않았습니다. 마치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오직 자기뿐이라는 듯이, 먼로를 바라보지도 않고 빠르게 말했습니다. “군대는 네 살짜리 어린이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병사는 자신이 네 살이라고 믿고 있을 뿐이다. 당장 의무대로 가서 군의관의 검진을 받도록 하라!” --- p.62 모든 경기가 끝나자, 해롤드 스워그는 법원에서 보낸 소환명령을 받고 재판관들 앞에 섰습니다. “해롤드 스워그. 당신은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소!” “나는 분명히 최선을 다했습니다.” 해롤드 스워그는 분명히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 거요?” 판사들은 해롤드를 추궁했습니다. “이기려고 했다면 나는 최선을 다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나는 비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해롤드가 대답했습니다. --- p.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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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 공개되는 거장 줄스 파이퍼의 만화
-어른을 위한 만화 누구나 어린 시절 공책 한 귀퉁이에 시답잖은 만화 같은 그림을 그려본 추억이 있을 것이다. 만화방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순정만화 명랑만화에 빠져들었던 기억도 새삼스러울 것이다. 그래서인가, 만화는 애들의 유치한 장난이나 하릴없는 어른들의 심심풀이 정도로 여겨져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만화는 하나의 ‘예술장르’로 인정받게 되었다. 1993년 ‘만화평론‘이 신춘문예의 한 부문으로 도입되었고, 1995년에는 한국만화평론가협회가 발족하여 이 장르에 대한 진지한 담론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2004년에는 창작만화가 신춘문예 공모 대상이 되었다. 게다가 폭발적인 인터넷 수요를 만나면서 만화는 그 외연을 엄청나게 넓혔고, 게임이나 영화 등 다른 장르와 접속하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다. 이제 만화는 '애들 장난'이 아니라 제9의 예술장르이자 어른들의 진지한 관심사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전 세대 아이들의 전유물이었던 만화를 예술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성인 독서의 대상으로 승격한 공로자는 과연 누구일까? -'만화 예술'의 아버지 줄스 파이퍼 “당신의 작품은 겉으로 보기엔 아동서 같은데,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으니 어떻게 팔아야 할지 모르겠군요.” 이 책의 저자 줄스 파이퍼가 초년 시절에 자신이 그린 만화를 가지고 여러 출판사를 찾아갔을 때 편집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들려준 말이다. 그는 어른을 위한 만화를 그리고 싶었지만, 그가 작업하고 있거나 작업하고 싶은 작품은 출판시장에서 어떠한 상업적 틈새도 찾을 수 없었다. 그 시절을 파이퍼는 이렇게 회고했다. “나는 많은 출판사를 전전했습니다. 편집자들은 내 작업이 대단히 훌륭하고 신선하다고 극찬하면서도 판매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어요. 그림은 아동서 같은데 내용은 완전히 성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게다가 이름 없는 사람의 작품을 누가 사겠어요?” 1950년대 미국에서도 소위 ‘어른을 위한’ 만화는 이처럼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고. 후일 퓰리처상과 오스카상을 받은 불멸의 작가도 출판계의 냉대를 받아야 했던 것이다. 줄스 파이퍼는 대표적인 미국 1세대 만화작가로서 그가 사사했던 윌 아이스너(Will Eisner)와 함께 세계 최고의 만화가로 손꼽힌다.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촌철살인의 사회풍자, 가슴을 울리는 서정성, 휴머니즘 넘치는 작품성은 여타 작가가 넘볼 수 없는 그만의 매력이지만, 무엇보다도 만화를 어른의 독서 대상으로 만들어 놓은 공은 세계 만화계에 남긴 빛나는 업적이라 할 수 있다. - 장르의 크로스오버를 실현한 진정한 예술가 줄스 파이퍼가 만화 역사에 중요한 획을 그은 작가임은 분명이지만, 그의 활동 영역이 만화에만 머문 것이 아니다. 그는 TV 드라마 작가, 영화 시나리오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 활동을 펼쳤다. 특히 영화 분야에서 눈에 띄는 두각을 나타냈는데 1961년 이 책에 실린 단편 <먼로 이야기>로 아카데미상을, 1986년에는 알렝 레네 감독의 작품 <집에 가고 싶어 I want to go home>로 베니스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그런가 하면 그의 다양한 예술 작품들은 꾸준히 전시되고 있는데 현재는 시카고 장 알비노 갤러리에서 그의 오리지날 드로잉, 페인팅, 북 아트, 만화 작품 등이 상설 전시 중에 있으며 2009년 여름에는 워싱턴 카트젠 아트 뮤지엄(Katzen Art Musuem)에서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천성적인 휴머니스트, 유머리스트 줄스 파이퍼 이 책은 《줄스 파이퍼 만화전집》 제4권으로서, 원래 여러 잡지에 게재되었던 여섯 편의 원고를 모든 것이다. 번역은 몇 년 전 작고한 구상 시인의 딸이자 미국에서 유학한 중견 소설가 구자명 씨가 맡았다. 표제작인 <패셔넬라>에는 굴뚝청소부 넬라가 등장한다. 뚱뚱하고 못생긴 넬라의 유일한 친구는 텔레비전이다. 고된 하루 일을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는 미녀 스타들을 보면서 넬라는 자신도 그렇게 되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 하지만, 굴뚝청소 자동기계를 도입한 사장이 그녀를 해고하자 일거리를 찾아 거리를 전전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그러던 어느 날 텔레비전 요정이 나타나 그녀를 글래머 미녀로 변신시켜주고, 패셔넬라로 새롭게 탄생한 그녀는 일약 대 스타가 되어 명성을 얻는다. 그러나 그녀는 진정 꿈을 이룬 것일까? 신데렐라의 패러디라고 볼 수 있는 이 작품에서 파이퍼의 사회비판과 인간에 대한 믿음은 이 일화 대단원의 기상천외한 반전만큼이나 놀라운 빛을 발한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욕망,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대변했던 성형과 변신의 욕구, 연예인들쟀 잇따른 자살이 보여주는 욕망의 이면, 효율과 이익을 위해서는 가차없이 직원을 해고하는 세태 등 <패셔넬라>는 마치 오늘날 한국의 자화상을 패러디했다는 느낌마저 든다. 파이퍼에게 아카데미상을 안겨준 <먼로 이야기>는 행정착오로 군대에 끌려간 네 살짜리 어린이 먼로의 모험담이다. 어른 틈에 섞여 총검술도 배우고, 철조망 통과도 하고, 손이 닿지도 않는 식탁 앞에 앉아 급식을 받지만, 나이가 어려 군대에 있을 수 없다는 먼로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이는 아무도 없다. 대장은 “군대는 네 살짜리 어린이를 받지 않으므로 너는 네 살짜리 어린이일 수 없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군의관은 “네 살이라는 핑계로 제대하려는 속셈”을 꾸짖으며, 군목은 “나이가 네 살이라고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기도하고 감사하라.”라고 충고한다. 이 일화 역시 독자가 예상치 못한 결말로 끝나지만, 전체주의적 사고와 틀에 박힌 편견을 꼬집는 파이퍼의 유머는 터지는 웃음과 함께 감탄을 자아낸다. 그 외에도 스포츠에 뛰어난 능력을 지녔으면서도 문서 관리자로서의 조용한 삶을 원했던 스워그가 올림픽경기에 끌려 나왔지만, 챔피언이 되기를 거부하고 ‘무승부’를 도전의 목표로 삼는다는 일화를 담은 <해롤드 스워그>, 사람들의 냉대와 외로움에 반발하여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기계를 만든 월터의 이야기를 그린 <외로운 기계>, 지구를 떠나 달에 혼자 사는 조지가 지구인을 향해 엉뚱한 적대감을 표출하는 <조지의 달>, 남녀 간의 사랑과 미움, 열정과 권태를 대사 없이 그림으로만 묘사한 <관계> 등 이 책에 수록된 여섯 편의 일화를 관통하는 파이퍼의 영원한 주제어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휴머니즘과 풍자와 유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