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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이우일의 영화 이야기
김영하이우일 그림
마음산책 2003.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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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Kim Young-Ha,金英夏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한 번도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대 초에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짤막한 콩트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요리, 그림 그리기와 정원 일을 좋아한다. 1995년 계간 [리뷰]에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1968년 강원도 화천에서 태어나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성장했다. 잠실의 신천중학교와 잠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한 번도 자신이 작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1990년대 초에 PC통신 하이텔에 올린 짤막한 콩트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작가적 재능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살며 여행, 요리, 그림 그리기와 정원 일을 좋아한다.

1995년 계간 [리뷰]에 「거울에 대한 명상」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퀴즈쇼』, 『빛의 제국』, 『검은 꽃』, 『아랑은 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소설집 『오직 두 사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오빠가 돌아왔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호출』, 여행에 관한 산문 『여행의 이유』와 『오래 준비해온 대답』을 냈고, 산문집 삼부작 『보다』, 『말하다』, 『읽다』 삼부작과 『랄랄라 하우스』 등이 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했다. 문학동네작가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만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들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해외 각국에서 활발하게 번역 출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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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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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한 만화가입니다. 세대를 이어가며 꾸준히 사랑받는 어린이의 필독서 ‘노빈손’ 시리즈, ‘용선생’ 시리즈 외 수많은 어린이책과 어른을 위한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우일우화』, 『옥수수빵파랑』, 『좋은 여행』, 『고양이 카프카의 고백』, 『이우일 선현경의 신혼여행기』, 『퐅랜, 무엇을 하든 어디로 가든 우린』, 『하와이하다』, 『파도 수집 노트』 등이 있습니다. 그림책 작가인 아내 선현경, 딸 은서, 고양이 떫보와 함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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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14쪽 | 47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351351

책 속으로

남들은 들으면 심각하게들 생각하지만 내겐 별스럽지 않은 과거가 하나 있다. 다름아니라 열 살 때 연탄가스를 마시는 바람에 그 이전의 기억을 다 날려먹은 사건이다. 그 무렵 우리 가족은 양평읍에 살았었는데 아버지는 군인이라 집에 잘 들어올 수 없었고 때마침 동생은 친척집에 간 터라 문제의 그날은 나와 어머니만 집에서 자고 있었다(고 한다. 내 기억엔 없으니까). 그 다음 기억은 양평 읍내의 병원 침대에 누워 있던 것이었다. 옆엔 나보다 상태가 좀 심각했던 어머니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채 누워 계셨다. 그렇지만 어린 마음에 사람들이 바나나 사들고 오는 것만 좋아서 헤벌레하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사실 이것도 나중에 재구성된 것인지도 모른다. 너무 익숙한 장면 아닌가?).

(중략)

그런데 그때 몰랐던 것이 또 하나 있었다. 나중에 대학에 들어와 불현듯 내 유년에 관해 누군가에게 질문을 받거나 하면 마치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는 것처럼 멍해져버리는 것이었다. 도대체 그 시기가 있기는 있었던 걸까? 도대체 초등학교 1학년, 2학년때 나는 뭘했던 걸까?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중략)

부모님들의 증언에 의하면 초등학교 1,2학년 때의 나는 매우 산만하고 정신없는 아이였고 소방차를 좋아해 불만 나면 거기로 '출동'하는 골치 아픈 아이였다는데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난 부모님께서 혹시 딴 집 아이 얘기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사로잡힌다. 혹시 우리 부모는 어렸을 적 김영하라는 이름의 아이를 어디선가 잃어버리시고는 고아원에서 날 주워와 가짜 기억을 입력해놓은 게 아닐까? 연탄가스를 마셨다는 것도 사실은 거짓말이고 뭔가 이상한 물질을 주입하여 내 고아원 기억을 없애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어쨌거나 나는 연탄가스를 마시기 전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대학생이 되어서야 알게된 걸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나는 중요한 것(어쩌면 단순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렸을 적에는 기억 혹은 추억이라는게 전혀 중요하지가 않다. 어린아이들에겐 현실과 미래가 더 중요하다. 과거의 추억이래봐야 얼마 되지도 않고 그거 회상하고 앉아 있을 한가한 시간도 별로 없다. 군인인 아버지 탓에 여섯 번이나 초등학교를 옮겨다녔던 나같은 애한테는 더욱 그랬다.

(중략)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때의 기억이 별로 아쉽지 않다. 조용한 방 안에 고요히 앉아 내면을 응시하다 보면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응답을 듣는데, 그 응답은 이런 거이다. 기억은 중요하지 않다. 기억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기억은 비로소 중요해진다. 기억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고 믿는 사람들은 사진을 찍고 기록을 남기고 스크랩을 하고 자료를 모은다. 그렇게 기억에 집착하는 이들 덕분에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을 수 있지만 도대체 왜 과거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빠져 있다면 그 기억이라는 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러니 내게는 '메멘토'가 기억의 불완전함을 다룬 영화라기 보다는 기록에 대한 집착을 이야기하는 영화로 보였다. 그럴 수밖에. 기억이 불완전하다는건 당연한 일이고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의 기억이야 더 말할 것도 없는 것. 잘 생각해보면 우리를 속이는 건 기억이 아니고 오히려 기록이다. 레너드도 그렇지만 내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 pp.41~47

출판사 리뷰

영화는 넘쳐나고, 누구든 취향대로 영화를 선택하고,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영화를 볼 수 있는 시대다. 개봉 시기를 놓친 영화는 비디오나 DVD로 다시 볼 수 있고, 고전?인디?다큐멘터리?마니아적 장르영화도 간간이 마련되는 특별상영을 통해 마음만 먹으면 볼 수 있다. 몇 년 사이 잇달아 국내에서 열리는 다양한 영화제들을 통해 영화는 이제 산업과 예술, 사회와 문화를 아우르는 대중적인 코드로 자리잡았다.

시대, 대중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장르의 특성상 현장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대중의 기호를 발빠르게 읽고 담아내는 작업이 영화제작과 맞물려야 한다는 점에서 영화가 그 시대의 표본 중 하나로 기능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역으로 영화 속에 투영된 사회와 문화, 일상을 읽어내는 작업도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영화가 다양한 해석의 여백이 내장된, 열려 있는 텍스트라면, 영화읽기 또한 누가,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새롭게 쓰여질 수 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영화에 관한 글 또한 넘쳐나지만,『김영하?이우일의 영화이야기』는 영화를 통해 익숙한 것들을 뒤집어보고, 의심해보기를 감행하는 김영하식 영화읽기의 즐거움과 더불어 만화가 이우일식 영화읽기의 새로움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자리가 되어줄 것이다.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는 자'의 영화이야기

'이우일과 나 모두에게 이 책은 치기만만했던 젊은날에 대한 어떤 기록으로 남을 것 같다. 아마 앞으로 한동안은 이런 책을 내지 못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니 뭔가 중요한 것이 내 안에서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 「작가의 말」중에서

같은 저자의 영화산문집『굴비낚시』와 마찬가지로 『김영하?이우일의 영화이야기』속에는 영화의 줄거리나 배우에 관한 친절한 정보가 없다. 영화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대목도 없다. 대신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는 자'의 영화이야기가 있다. 달리 말하면, '영화를 영화로 보지 않는 자'이기에 어떤 방식으로도 자유롭게 영화에 접근할 수 있으며, 영화에 얽매이지 않은 다양하고 엉뚱한 이야기들이 무시로 넘나들 고 있다. 또한 영화라는 장르 자체에 깊이 경도된 '할리우드 키드'가 아니라는 점은 각각의 영화가 가진 가장 알맞은 감상 거리를 자유자재로 조율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는 예측불허의 상상력, 소설가적인 날카로운 투시와 통찰로 영화 속에 담긴 사회와 역사, 개인과 대중, 문화와 일상의 코드에 접속한다. 그의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문장으로 담아낸 통찰은 방심하고 있던 감성에 유쾌한 '한 칼을 날린다.'

『김영하?이우일의 영화이야기』는 만화가 이우일 씨의 새로운 일러스트와 함께 소설가 김영하 씨가 일간지와 영화 잡지에 연재했던 글 26편을 3부로 구성했다.

1부는 소설가 김영하의 개인사가 담겨 있는 글들로 저자의 소설이나 여타의 산문에서 느낄 수 없었던 저자의 체취가 배어나온다.
2부에는 빠른 손놀림으로 그 특징을 잡아낸 글들이 담겨 있다.
3부에 담긴 글들에는 소설가의 안목과 통찰이 새겨져 있다.
본문 시작과 끝에는 각각 「작가의 말」과 '2002 부산국제영화제 탐방기'가 자리하고 있다.'작가의 말'에는 저자에게 영화의 의미, 영화에 관한 생각, 취향, 영화에 관한 글을 쓰게 된 경위과 과정, 그리고 이 책을 출간하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부산국제영화 탐방기'에는 만화가 이우일과의 따뜻한 우정, 동행하면서 경험한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뒷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프레임 밖으로 시선을 돌려 영화 속으로 귀환하기

영화 <봄날은 간다>의 남자주인공이 들릴 듯 말 듯한 그 작은 소리 채집에 골몰하듯, 김영하는 영화의 프레임 밖으로 시선을 돌려 그 영화를 통해 들리는 작은 소리들을 채집해 와서는 이런 방식으로도 영화를 볼 수도 있다고 제안한다. 영화와는 관계가 없을 것 같은 엉뚱한 이야기들도 그의 상상력과 입담 안에서라면 사이좋게 손을 잡는다.

그는 연탄가스로 열 살 이전의 기억을 모두 날린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메멘토>가 기억의 불완전함을 다룬 영화라기보다는 기록에 대한 집착을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말하고 있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을 얘기하면서 '몸'의 시대인 90년대를 진단하고 있으며, <블랙 호크다운>을 통해 대학시절 시위현장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며 군중, 적의, 임무, 역사 따위의 개념들과 마주한다. <어둠 속의 댄서>에서는 일상 속에 내재해 있는 뮤지컬적인 요소를 재발견하고, 호머의 『오딧세이』를 뒤집어놓은 <지옥의 묵시록>을 통해서는 삼류들에 내포된 그 존재의 본질을 통찰한다. <더빙 천일야화>에서는 스스로 씌워놓은 가짜와 진짜를 가르는 편견을 허물고, <엑소시스트>의 공포를 얘기하며 급격한 가족해체가 진행중이던 70년대 미국사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멜로영화의 공식을 통해 사랑의 방식을 얘기하고,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대목에서 <친구>의 내러티브가 허술한 이유를 추측하기도 한다. <파인딩 포레스터>에서는 천재를 팔아 장사하는 자본주의의 천박함을 짚어내며, <포르노그래픽 어페어>에서는 영화에 씌워진 오해에 대해 얘기한다.

<화양연화>에는 배우 장만옥의 연기를 통해 본 십대와 이십대, 삼십대의 사랑이 담겨 있고, <브라더>에서 떠올려지는 '형'이라는 호칭을 통해 한국사회를 돌아본다. <귀신이 온다>에서는 모든 학교에 떠돌던 귀신 이야기와 맞물리는 한국의 비극적인 근현대사를, <눈물>에서는 운전과 예술의 상관관계, 그리고 오리엔탈리즘과 비슷한 방식으로 윤색된 십대 이데올로기를 간파하며, <파이란>의 주인공 이강재의 입을 통해 어설픈 감상 걷어내기를 시도한다.

영화의 몽타주 기법처럼 그는 일상과 사회, 문화와 역사 속에서 떼어온, 영화와는 상관없는 엉뚱한 장면들을 영화와 병치,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고 증폭시켜 '결국엔 아무것도 엉뚱하지 않은' 상황으로 바꿔놓는다.


'뻔뻔한 소설가'와 '소심한 만화가'의 이상한 만남

『김영하?이우일의 영화이야기』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김영하와 이우일의 공동작업의 결실이다. 서로에 대해 '조금은 이상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그들이 그동안 함께 어울리며 친분을 쌓아온 시간들이 이 책 속에 '따로 또 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덕분에 독자들은 한 편의 영화를 최소한 두 개의 방식, '김영하 버전'과 '이우일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19인의 작가전'에 초대된 젊은 만화가 이우일의 엉뚱하고 도발적이면서도 유쾌한 만화는 이 책 속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텍스트로 당당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영하의 글과 이우일의 그림은 머뭇거림이 없고, 예측불허의 통쾌함과 상쾌함을 준다는 점, 그리고 관점의 각도가 남다르고 굴절의 폭 또한 크다는 점이 닮아 있다. 한 사람은 문자로 사고하고 다른 한 사람은 이미지로 사고한다는 점, 그리고 서로 다른 장르의 특성을 통해 김영하의 글과 이우일의 그림은 색다른 긴장으로 탄력을 높이는 시너지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리뷰/한줄평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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