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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혹은 시장만능주의 넘어서기
'창비담론총서'를 펴내며 서장 신자유주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제1부 신자유주의 바로 알기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의 향방 | 임원혁 신자유주의, 세계화, 한국경제 | 유종일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시장만능주의인가 | 김기원 제2부 신자유주의의 현장 신자유주의와 사회적 양극화 | 전병유 신자유주의와 비정규직 노동 | 이병훈 이명박정부와 신자유주의 | 이근 제3부 신자유주의의 대안 찾기 신자유주의와 대안체제 | 정승일 신자유주의 대안 구현의 정치제도적 조건 | 최태욱 신자유주의의 미래와 한반도의 시간표 | 백낙청 대안체제 모색과 '한반도경제' | 서동만 '한반도경제'의 경제제도 구상 | 이일영 동아시아의 지역간 협력체제 추진을 제창한다 | 최태욱 후주 필자 소개 |
白樂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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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담론총서'를 펴내며
한국사회에서 변혁의 방향과 이를 위한 새로운 주체 형성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지금, 창간 43주년을 맞은 계간 『창작과비평』과 출판사 창비는 ‘창비담론총서’를 새로이 출간해 독자의 요구에 부응하려고 한다. '창조와 저항의 자세'를 가다듬는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다짐하며 출범한 『창작과비평』은 1970, 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민족문학론, 리얼리즘론, 분단체제론, 동아시아론 등 우리 현실에 기반을 둔 실천적 담론들을 개발하고 사회적으로 확산해오면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이중과제론, 87년체제론 등 기존의 문제의식을 이어받으면서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새로운 담론을 통해 이론적 모색과 실천활동의 밑거름이 되고자 했다. 계간지 특집 형식 등으로 최근 제기해온 이런 담론의 일부를 이번에 단행본 체재로 엮어내는 것은 우리의 지적 궤적에 대한 하나의 중간결산이기도 하다. 총서의 간행에 즈음해, 우리가 계간지 창간 40주년을 맞아 약속한 것을 돌아본다. 창비가 우리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과제 수행에 더 많은 이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앞장서되, 단순히 공론의 장을 제공하는 일을 넘어 ‘창비식 담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창비식 담론'은 '창비식 글쓰기'에 의해 뒷받침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창비식 글쓰기'란 현실문제에 직핍해 날카롭게 비평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논쟁적 글쓰기를 뜻하는데, 이것이야말로 문학적 상상력과 현장의 실천경험 및 인문사회과학적 인식의 결합을 꾀하는 창비가 남달리 잘해야 마땅한 일이다. 우리는 그 일에 나름으로 정성을 다해 기대에 보답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왔다. 우리는 한국이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한 현실대응력이 한반도의 중장기적 발전전망과 연결되어야 온전히 작동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우리 사회의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넘나들고 거대담론과 구체적인 실천과제 논의를 아우르면서 비판적이고도 균형잡힌 담론을 개척하는 데 일조해왔다고 자부한다. 이러한 노력이 한층 많은 공감을 얻기를 바라며 이 총서를 간행한다. 올해는 출판사 창비가 설립된 지 35주년이기도 해 그 출발의 의의가 더 새롭다. '창비담론총서'라는 이름을 공유하는 책들이 모두 같은 성격은 아니다. 그야말로 창비가 개발하고 앞장서서 이끌어온 담론이 있는가 하면, 우리 사회의 여러 곳에서 벌어지는 논의에 창비가 한몫을 떠맡은 경우도 있다. 또한 총서에 해당 주제에 대해 반드시 일치된 견해만 수록하거나 모든 글들이 동일한 방향성을 갖도록 모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창비담론총서'의 이름에 값할 만큼의 특색과 유기적으로 연관된 지향점을 갖추고자 노력했다. 이번 1차분의 간행에 이어 앞으로도 창비의 담론에 반향이 있는 한 그 성과를 묶어내는 작업은 계속될 것이다. 총서 간행을 계기로 우리 사회 안은 물론이고 동아시아와 세계에 이르기까지 소통의 범위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2009년 4월 '창비담론총서' 간행위원진을 대표해서 백영서 씀 --- '발간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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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혹은 시장만능주의 넘어서기
창비담론총서 3권 『신자유주의 대안론』에서는 신자유주의의 역사적 맥락과 한국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이 진행되어온 현황을 짚고 그 문제점과 대안을 다각도로 조망한다. 대안론과 관련해서는 사민주의 모델에 입각한 복지국가제도, 한반도경제론에 의한 독자적인 발전모델 등이 집중 검토되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정치제도적 조건과 동아시아 지역협력체제 등이 논의된다. 서장 '신자유주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서 엮은이는 신자유주의화가 급속히 진행되던 1980년대와 90년대에도 유럽 등 각국은 자국의 생산레짐에 따라서 '자본주의의 다양성'을 지켜왔음에 주목한다. 유럽 선진국들은 조정시장경제체제를 발전시켜왔고, 이제는 오바마 정부하의 미국도 신자유주의에 미련을 둘 이유가 별로 없으리라 전망한다. 그런데 한국은 '역주행'이라는 비판까지 받으며 여전히 신자유주의 정책에 매달리고 있다. 서장에서는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내놓을 모델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 이 책의 핵심질문임을 밝힌다. 제1부는 신자유주의의 역사적 배경과 지적 기반 등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신자유주의는 복지국가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해소하는 데는 기여했지만, 폭넓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몰아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를 경과하면서 그 위험성과 역사적 한계를 드러낸 경제사상이라는 것이다. 임원혁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의 향방'에서 아직은 신자유주의의 몰락을 선언하기는 어렵다고 보는데, 이해관계에 충실하지 못한 유권자의 투표행태,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정부 영향력이 감소하고 국가간 규제완화 경쟁이 벌어지는 현황 등을 그 이유로 든다. 이에 비해 유종일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한국경제'는 좀더 과감한 진단을 내린다. 세계화가 대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세계화가 반드시 신자유주의화를 요구하는 것은 아닐뿐더러, 그나마 신자유주의는 이미 퇴조국면에 들어선 한시적 조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글이 작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전에 씌어진 점을 감안하면 특유의 혜안이 빛난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유종일은 세계화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국가, 지역, 세계의 여러 수준에서 민주주의를 확장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추진해가자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사회의 지난 10년은 진보진영의 논자들이 흔히 비판하듯이 신자유주의 정권이었을까?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한쪽에서는 좌파정권이라 비판받고 다른 쪽에서는 신자유주의정권이라 비판받았다. 이런 양극단의 시각은 개발독재체제로부터 벗어나 과도기에 처해 있는 복잡다단함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김기원은 양 정권의 정책기조에 신자유주의적 요소가 있긴 했지만 거기에는 구자유주의, 사민주의, 개발독재가 혼재돼 있었다는 점을 세밀하게 짚어야 한다고 본다. 제2부는 신자유주의 또는 시장만능주의의 폐해를 밝히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우리 사회에서 경제ㆍ산업의 양극화가 고용구조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사회적 양극화로 확산되는 현상을 고발하는 전병유의 '신자유주의와 사회적 양극화', 특히 노동시장에 관련한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혁의 폐해를 짚는 이병훈의 '신자유주의와 비정규직 노동'이 실려 있다. 이 생생한 현장보고들은 노동의 불안정 고용과 양극화로 빚어지는 사회적 배제를 더이상 지속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또한 이명박정부 들어 정치권력-언론권력-경제권력이 자신들의 권력을 순환출자함으로써 힘의 독점을 유지하는 '권력의 삼위일체구조'를 만들어냈음을 논증하는 이근의 글 '이명박정부와 신자유주의'도 있다. 그는 현정부의 '우파 신자유주의' 이념하에서는 이런 권력구조가 필연적이고, 앞으로도 권력이 신자유주의의 혜택을 입는 소수에 독점된다면 한국은 끝내 소수 특권층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제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모색한다. 우리에게는 남한과 한반도와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현재 및 미래상황까지를 감안한 관점에서, 차원과 수준을 달리하며 적절하게 작성된 대안이 필요하다. 정승일의 '신자유주의와 대안체제'는 이미 제출된 여러가지 대안모델의 한계를 짚은 뒤 자신의 대안으로 사민주의 모델에 기초한 '복지국가론'을 내놓는다. 복지국가 건설을 위해서는 '선(先)복지혜택 후(後)조세부담'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핵심전략도 공개한다. 이에 최태욱은 정승일의 복지국가론과 그가 소개한 기존 대안들이 모두 정치제도 개혁이 뒷받침되어야 구현 가능한 것들이라고 논술한다. 이념과 정책 중심의 정당정치 활성화가 선결되어야만 대안 구현을 위한 개혁정책 수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가 주장하는 정치적 구조개혁의 대안은 비례성이 보장되는 새로운 선거제도 도입이며 이를 위해서는 선거제도의 개혁이 시급하다. 백낙청은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미래와 한반도의 시간표를 대조하는 가운데, 향후 통일 한반도가 경제모델 차원에서 당장 세계시장의 논리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우리의 노력에 따라서는 적어도 신자유주의가 강요하는 비자주적ㆍ반민중적 제도의 수용을 극소화하는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럴 경우 총서 제1권에서 말하는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의 이중과제'의 수행과도 연결된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대안론은 이렇듯 '분단경제체제론' 혹은 '분단체제자본주의론'이 포함된 한반도 차원의 대안모델(서동만 '대안체제 모색과 '한반도경제'')과 동아시아의 '지역간 협력체제' 논의(최태욱 '미국발 금융위기와 동아시아의 대응') 등으로 모아진다. 이때 앞으로 남북의 경제적 연계, 즉 북한의 시장형성 과제와 남한의 시장제어 과제를 결합하는 일이 중요해지며, 이러한 경제체제를 '한반도경제'로 정의하는데(이일영 ''한반도경제'의 경제제도 구상'), 이는 자원배분 면에서 거시경제의 안정과 소비자의 안전성을 중시하는 것이면서 제도환경의 면에서는 지역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고 거버넌스 면에서는 조직혁신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최태욱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뒤흔들리는 지금,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패권체제의 대안으로 '지역간 협력체제'를 제시한다. 이는 그 협력체의 구성원이 되는 개별국가들이 (획일화된 미국식 자본주의체제가 아닌) 각각 나름의 자본주의 유형을 갖춘 채 협력하는 체제로, 자본주의의 다양성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는 가장 진보적이고 유리한 대안이다. 그는 현재의 동아시아에서 그 가능성을 전망해볼 수 있으리라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이 격동의 시기가 동아시아 지역발전의 계기로 될 수 있기를 희구한다. 2000년대 초반 10년간의 창비 담론사의 궤적 '창비담론총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집단으로 평가받아온 창비가 그간 계간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 제기하고 발전시켜온 담론들을 단행본으로 묶어낸 씨리즈입니다. 창비는 이미 지난 1970-90년대에 '민족문학론' '분단체제론' '동아시아론' 같은 우리 담론지형에 큰 영향을 미친 이론들을 개척해왔고, 2000년대 들어서도 '(근대극복과 근대적응의) 이중과제론' '87년체제론' 등의 논의를 새롭게 제기하고 이끌어왔습니다. 이번 씨리즈에는 여기에 최근 우리 사회의 핵심적 화두의 하나였던 '신자유주의 대안론'을 더해 나름의 틀을 갖추려고 시도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한편으로, 외국의 이론을 무비판적으로 들여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재단하는 태도를 벗어나 해외의 이론적 참조점 가운데 적실한 부분은 수용하되 어디까지나 실사구시의 자세로 우리의 실정에 즉한 우리의 이론을 정립하고 주체적인 시야를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합니다. 1차분으로 우선 3권이 간행되는 이 씨리즈에는 멀게는 1990년대말에서 가깝게는 2009년의 현시점에서 씌어진 33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일반독자의 눈높이에 맞도록 최대한 간명하고 담백하게 쟁점 위주의 글쓰기가 되게끔 노력했습니다. 특히 각권의 서장은 엮은이가 수록 글의 핵심내용을 정리하고 쟁점을 드러냄으로써 해당 주제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친절한 안내의 역할을 하도록 씌어졌습니다. 물론 이 씨리즈에 수록된 모든 글들이 일치된 견해를 갖는 것은 아니며 총서가 창비 내부 필자들만의 마당으로 기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창비담론총서'라는 이름에 값할 만큼의 특색과 유기적 구성을 갖추려고 노력했습니다. 내년에는 '변혁적 중도주의론' '국가연합론' '분단체제 극복론' 등 이 씨리즈의 후속 단행본을 계속 간행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