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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소녀
김영사 200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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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유년의 기억이 갇힌 상자
2. 부서지기 쉬운 것들
3. 한 뼘 더 세상 속으로
4. 이건 네 인생이 아니야
5. 전부 다 지워지기를
6. 포기하지 마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델핀 드 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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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phine de Vigan

1966년 파리 근교 불로뉴 비앙쿠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몇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다. 델핀 드 비강은 모파상, 도스토예프스키를 특히 좋아하며 프랑스와 러시아 문학에 심취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파리에 있는 그랑제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여론조사 기관에서 마케팅 담당으로 일하며 2001년 루 델빅이라는 필명으로 『배고픔 없는 나날들』을 발표하며 프랑스 문단에 데뷔했다. 이 작품은 거식증으로 고통받던 경험을 살린 자전적 소설로서, 실제로 작가 자신의 몸무게가 35킬로그램까지 내려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첫 소
1966년 파리 근교 불로뉴 비앙쿠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몇 편의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다. 델핀 드 비강은 모파상, 도스토예프스키를 특히 좋아하며 프랑스와 러시아 문학에 심취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파리에 있는 그랑제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여론조사 기관에서 마케팅 담당으로 일하며 2001년 루 델빅이라는 필명으로 『배고픔 없는 나날들』을 발표하며 프랑스 문단에 데뷔했다. 이 작품은 거식증으로 고통받던 경험을 살린 자전적 소설로서, 실제로 작가 자신의 몸무게가 35킬로그램까지 내려간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첫 소설에 대한 호평에 힘입은 델핀 드 비강은 낮에는 사회연구소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글을 쓰는 생활을 계속 이어갔다.

이후 2005년 『귀여운 남자들 Les jolis garcons』을 실명으로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다가, 2007년 발표한 『길 위의 소녀 No et moi』가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성공을 거두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이 두 작품은 사랑에 대한 망상, 사랑의 방식에 대한 탐색을 보여준다. 2006년 『12월 어느 저녁』으로 생 발랑탱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성장소설 『길 위의 소녀』는 세상에 소외당한 두 소녀의 아름다운 우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단과 독자의 찬사를 받으며 ‘로터리상’, ‘프랑스 서점 대상’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프랑스 서점 직원 2,000명이 직접 뽑는 ‘프랑스 서점 대상’과 ‘로터리상’을 동시에 수상한 경우는 1999년의 마르크 뒤갱, 2007년의 뮈리엘 바르베리에 뒤이어 2008년의 델핀 드 비강이 세 번째다. 『길 위의 소녀』는 소녀가 그리는 꿈과 현실의 차이는 어떠한지, 소통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인지, 다른 세상을 포용하고 자신의 삶과 동화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벅찬 감동인지를 소녀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2009년에는 파리에서 살아가는 두 남녀의 하루를 그리고, 그들의 독백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묘사해낸 『지하의 시간들』을 펴냈다.

2011년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하고 써 내려간 자전적 소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Rien ne s'oppose a la nuit』으로 문학성과 대중성을 획득하며 동시대 프랑스 최고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2015년의 『실화를 바탕으로』는 한 소설가가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자전인 듯, 완벽한 픽션인 듯한 스토리로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한편, 웰메이드 심리 스릴러의 매력까지 구현해냈다. 출간되자마자 평단과 독자에게서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고,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르노도상’에 ‘고교생이 뽑은 공쿠르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델핀 드 비강은 현재 파리에 거주하며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8년부터 인간관계에 대한 짧은 소설 시리즈를 매년 한 편씩 출간하고 있다. 총 열권의 소설로 프랑스 내에서만 3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전 세계 4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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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살에 번역을 시작했고 서른이 넘어 전업으로 번역을 하게 되었으며 어느덧 번역 일을 하지 않았던 세월보다 이 일을 하면서 살아온 세월이 더 긴 출판번역가. 서강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철학과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영화를 보기 위해 당시 종로구 사간동에 있던 프랑스 문화원을 드나든 것이 계기가 되어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프랑스 문학에 매력을 느껴 대학원에서 계속 공부할 마음을 먹게 되었다. 공부를 하기 위해 프랑스에도 잠시 다녀왔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박사 과정을 포기하고 대학원 재학 시절 처음 발을 들였던 번역 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직업으
스물다섯 살에 번역을 시작했고 서른이 넘어 전업으로 번역을 하게 되었으며 어느덧 번역 일을 하지 않았던 세월보다 이 일을 하면서 살아온 세월이 더 긴 출판번역가.

서강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철학과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영화를 보기 위해 당시 종로구 사간동에 있던 프랑스 문화원을 드나든 것이 계기가 되어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프랑스 문학에 매력을 느껴 대학원에서 계속 공부할 마음을 먹게 되었다. 공부를 하기 위해 프랑스에도 잠시 다녀왔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박사 과정을 포기하고 대학원 재학 시절 처음 발을 들였던 번역 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았지만, 유학도 잠시 다녀오고 회사도 잠시 다녀보고 하면서 출판번역이야말로 나의 적성과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27년 차 출판번역가로서, 단어 몇 개로 이루어진 유아용 서적에서부터 세계적인 학자의 저서들까지 누구보다 다양한 책을 다루어왔다. 번역가는 정적인 직업이지만 생각지 못했던 난관에 부딪히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기대 이상의 보람을 느끼는 과정은 꽤 역동적이기도 하다. 업계의 사정은 27년 전보다 결코 좋다고 할 수 없지만 다른 직업을 택했더라면 지금 누리는 이 평온한 만족감이나 지적 자극을 느끼기는 어려웠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옮긴 책으로는 『돌아온 꼬마 니콜라』, 『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모두가 세상을똑같이 살지 않아』, 『아노말리』 외 여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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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64g | 140*198*20mm
ISBN13
9788934935032

책 속으로

월요일에 나는 생일파티에 못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러 갔다. 집안 일 때문이라는 핑계를 꾸며냈다. 악셀은 내가 올해 최고의 파티를 놓친 거라고 했고, 나는 눈을 내리깔았다. 그날부터 레아 제르맹과 악셀 베르누는 한 번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하루는 코르탕즈 선생님이―내가 몇 달 전부터 만나고 있는 심리학자 여선생님이다―나에게 ‘지적 조숙아’로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를 설명해주었다.
“네가 최첨단 자동차라고 생각해보렴. 옵션도 어마어마하게 장착되어 있고 대부분의 다른 차들보다 뛰어난 기능도 많이 있는 자동차. 그래서 넌 다른 차보다 훨씬 속도도 잘 내고 성능도 뛰어나단 말이야. 그건 대단한 행운이지. 하지만 그런 차로 사는 게 쉽지만은 않단다. 너에게 있는 옵션들이 몇 가지인지, 그 옵션들로 네가 뭘 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거든. 오직 너만이 그걸 알 수 있어. 그리고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위험하지. 여덟 살 나이로는 도로표지판을 아는 것도 아니고, 운전할 줄 아는 것도 아니잖아. 네가 배워야 할 것들은 아주 많아. 비가 올 때 굴러가는 법, 눈이 올 때 굴러가는 법, 다른 자동차들을 보는 법, 그 차들을 존중하는 법, 너무 오래 달렸을 때 휴식을 취하는 법. 그게 바로 어른이 된다는 거야.”
나는 열세 살이고, 좋은 방향으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잘 안다. 나는 표지판을 읽을 줄도 모르고, 내 차량을 제어할 줄도 몰라서 자꾸만 엉뚱한 방향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경주 코스를 달리기보다는 사고차량이 있는 길에 갇혀서 오도 가도 못할 때가 더 많다. --- 본문 중에서

노는 자신에 대해 말하기를 싫어한다. 그 애는 다른 사람들의 삶, 그 애가 마주치거나 그 애가 따르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해준다. 그들의 일탈, 때로는 그들의 폭력성에 대해서. 여자들에 대해서도 말한다. 그 애는 분명히 못박는다. 그 여자들은 거지가 아니야, 머리가 돈 것도 아니고. 노는 말한다. 루, 발표할 때 그 점을 확실히 해줘. 평범한 보통 여자들이었지만 직장을 잃거나 집에서 도망쳐 나온 거야. 집에서 쫓겨났거나 맞고 사는 여자들 있잖아. 그런 여자들은 쉼터에서 지내거나 자기 차를 집 삼아 살지. 사람들이 보지도 않고 지나치고 그런 사정을 알 리도 없지만, 정말 형편없는 데서 자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사랑의 식당’이 문을 열기만 목이 빠지게 기다리며 가족에게 밥 한 술이라도 먹이겠다고 매일같이 줄을 서는 여자들. --- 본문 중에서

“난 잘 지낸다고, 알아먹었어? 너무너무 잘 지내. 난 네가 필요 없어.”
노의 언성이 높아졌다. 늘어선 줄을 따라 대기자들의 웅성거림이 전해지기 시작한다. 난 그냥 토막토막 알아들을 뿐이다. 무슨 일이야, 저 여자애 때문이야, 무슨 볼일이래. 난 꼼짝할 수가 없다. 노가 거칠게 밀치는 바람에 나는 보도 아래로 밀려난다. 그러면서도 난 그 애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 애는 손으로 내 접근을 막는다.
난 노에게 말하고 싶었다. 비록 입장이 거꾸로 됐을지라도 내가 너를 필요로 하는 거라고, 난 책을 읽지도 못하고 잠을 이루지도 못한다고, 네가 나를 그렇게 떠나게 둘 수는 없다고. 어쨌거나 세상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고, 그건 주위를 돌아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나는 말하고 싶었다. 이게 비록 말도 안 되는 소리일지 모르지만 난 네가 그립다고, 비록 너에겐 모든 게 결핍되어 있지만, 살아가기 위해 꼭 있어야 할 것도 없는 처지이지만, 나도 혼자이기는 마찬가지라고, 그래서 내가 너를 찾아서 온 거라고.
일착으로 줄을 선 사람들이 건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금방금방 앞으로 나아가는 줄을 나도 따라간다.
“꺼져버려, 루! 내 말 안 들려? 짜증난단 말이야. 넌 여기 아무 볼일도 없어. 네가 이렇게 사는 것도 아니잖아. 알잖아, 이건 네 인생이 아니야!” --- 본문 중에서

책에는 주요한 순간들을 구분하는 장(章)들이 있어서 시간이 흐르거나 상황이 변화하는 것을 보여준다. 심지어 때로는 부(部)로 나뉘어 그림에 붙은 제목들처럼 ‘만남’, ‘희망’, ‘몰락’ 식으로 어떤 전망이 실린 제목이 붙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에는 그런 게 없다. 제목도 없고, 플래카드도 없고, 표지판도 없다. ‘위험하니 조심하시오’, ‘붕괴사고 자주 일어나는 곳’, ‘실망 임박’을 가르쳐주는 표시는 전혀 없다.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옷 한 벌 걸쳤을 뿐이지 완전히 혼자요, 행여 그 옷이 완전히 누더기일지라도 별수 없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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