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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논개
2. 갈산만의 새 3. 귀공자 4. 서랍 속의 반란 작품 해설 |
白始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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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스승이자 주원화학 그룹 회장인 박주평은 욕지섬에 핵폐기물 저장소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옛 애제자이며 현 욕지 초등학교 교감인 주두갑은 앞장서서 이에 반대한다. 그러던 주두갑이 돌연 박주평에게 충성을 맹세한 뒤, 박주평을 끌어안고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죽은 주두갑의 유서에는 일본 왜장을 껴안고 절벽 밑으로 떨어진 논개처럼, 어린 시절 자신이 좋아하던 숙자를 욕보인 스승 박주평에게 품고 있던 복수심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갈산만의 새」 현실이 바로 요지경 속의 세계임을 전형적으로 보여 주는 소설이다. 교활하고 파렴치한 인간인 영림그룹 김상도 회장이 활개를 치고, 묵묵히 일에만 열중해 왔던 주병문의 뜻밖의 죽음, 한 마리 새가 되어 고향산천을 날고 싶어 하는 착한 청년 김희출이 상처 받는 세상을 여과 없이 묘사하고 있다. 부조리한 위기의 세상을 고발하는 이 소설은 현실에 대한 깨달음과 비판정신이 요체를 이루고 있다. 「귀공자」 이 소설에는 실로 많은 악당들이 등장한다. 머리만 있고 근육은 없는 조봉삼, 근육은 없고 머리만 있는 고수길, 이들 악당 위에 군림하는 박준호, 대기업의 부품 김 대리, 폭력배를 동원해서라도 자신의 탐욕을 기어코 채우는 영림그룹의 큰손……. 악은 반드시 심판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이 소설에서는 그것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악당이 그처럼 손쉽게 잡히고 법의 심판을 받는다면 어찌 그가 악당다운 악당이겠는가. 깨달음과 비판 정신이 새로운 세계의 도래를 가능케 하고 또 인간의 마음에 위로와 치유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논리가 전혀 공소한 말장난인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소설이다. 「서랍 속의 반란」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노동자를 억압하려는 대기업의 행태를 고발하며, 동시에 노동자의 고통과 아픔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는 이 소설에서 강준호 차장은 선량하지만 거대한 기계의 부속품처럼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노동자이면서 회사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그는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 줄 수 없는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그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샐러리맨들의 애환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대기업의 소유주들의 탐욕을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은 픽션인 동시에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거듭하던 한국 경제 사회에서 작가가 체험한 바를 기록한 일종의 자기 고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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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랄한 해학과 직설적인 육담으로 묘사한 풍자소설!
올해로 문단 등단 36년째를 맞는 중견 작가 백시종의 일곱 번째 창작집 『서랍 속의 반란』이 (주)문학수첩에서 나왔다. 2002년 『이과수』로 오영수문학상과 『그 여름의 풍향계』로 한국문학상을 수상한 백시종의 보다 완숙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집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행병은 우리 문단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거시적인 사회 문제를 멀리하고 미시적인 개인 내부의 문제에 집착하는 현상, 인물의 힘보다는 정교한 서술을 중시하는 현상, 거기에 서사구조에 대한 천시와 외면은 문학을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순수 문학이 점차 사회적인 영향력을 잃고 있는 이 시점에서 중견 작가 백시종의 변함없이 왕성한 작품 활동은 무엇을 쓸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듯하다. 문학평론가 임헌영 씨는 백시종 소설의 매력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백시종 소설의 특징으로는 산문 문학이 지닌 마력인 남성적이고 근육질 넘치는 문체와 박진감 있는 묘사를 들 수 있다. 현대 산업사회가 지닌 특색이기도 한 이 터프가이다운 문장에 백시종 특유의 위트와 치밀성이 더해져 서사구조의 속도감을 더하고 있다.” 백시종은 간지럽고 곰살스런 불륜의 사랑보다는 근육질의 건강한 사랑이 넘실댈 수 있는 주제를 선호한다. 근로 현장에서의 노사 갈등구조, 재벌 기업의 이면에서 일어나는 일들, 재벌과 폭력 집단의 결탁 등의 무거운 주제들을 백시종은 무리 없이 소화함으로써 사회를 예리한 눈으로 바라보고 그 속을 살아나가는 인간의 갈등을 다룬다는 문학 본연의 목적을 충실히 이루어내고 있다. 이번 창작집 『서랍 속의 반란』에는 세 편의 중편(갈산만의 새, 서랍 속의 반란, 귀공자)과 한 편의 단편(논개)이 실려 있다. 이번 창작집에서도 백시종은 비도덕적인 성향을 지닌 재벌 기업에 대해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댐으로써 사회 비리를 고발하는 작가적 역량을 조금도 잃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작품집의 해설을 쓴 장경렬 서울대 영문과 교수의 다음과 같은 평가는 이번 소설집이 지닌 의의를 잘 보여주고 있다. “백시종 특유의 아이러니와 풍자는 주제와 작가 사이에 적절한 거리 유지를 가능케 할 뿐만 아니라 작가의 기록과 독자 사이의 거리 유지 또한 가능케 한다. 우울하고 답답한 현실이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시종의 이번 소설집 『서랍속의 반란』에 수록된 모든 작품들이 더할 수 없이 커다란 ‘읽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면 이는 바로 이와 같은 특유의 아이러니와 풍자 때문일 것이다. 소설집 전편을 꿰뚫고 있는 해학적이면서도 재치에 넘치는 인물묘사 및 각 인물 특유의 생생한 어투 또한 읽는 재미를 선사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