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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에 입학하는 방법, 1부
머피의 모든 것을 꺼내라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방법, 2부 청색경보 기나긴 이동 윈스턴 엘리 그 후 집요한 파도 야간 비행 접촉자 추적 동이트기 전 용어해설 감사의 말 옮긴이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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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요.”
“이제 가망 없습니다.” 내가 말한다. 비행복 밑으로 땀이 흐른다. “그만 하세요.” 나는 기수 쪽으로 가서 말한다. “됐어요, 이제 그만합니다.” 니키가 CPR를 멈추자 애미엘 씨는 내내 자력으로 생명으로 유지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모니터에 완벽한 일직선이 뜬다. 마커스가 말한다. “10분 전부터 수평 비행 중이었어요. 방해가 될까봐 이야기하지 않았고요.” 내가 대답한다. “고맙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시트를 가슴까지 덮어 깔끔하게 싸맨다. 내가 시트를 얼굴 위로 끌어올리려고 하자 니키가 말린다. “부인한테 얼굴 덮어도 되느냐고 물어봐야죠.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다시 뒤쪽으로 걸어간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두 분이서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드릴까요?” “작별 인사는 이미 며칠 전에 했어요.” 애미엘 부인이 말한다. 그녀는 허탈한 표정이지만, 기다리던 사태가 벌어졌으니 마음이 놓인 듯 좀 더 느긋해진 표정이기도 하다. “시신의 얼굴을 덮을까요, 말까요?” “알아서 해주세요. 가장 괜찮은 쪽으로.” --- 「야간비행」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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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사의 소설, 스코샤뱅크 질러 상 수상!
현직 의사이자 작가인 빈센트 람의 소설집 『기적 The Bloodletting & Miraculous Cures』이 비채에서 출간됐다. 『기적』은 출간 직후 캐나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2006년 영어로 출간된 캐나다 작품에 수여하는, 권위 있는 스코샤뱅크 질러상을 수상했다. 이후 TV시리즈로도 제작되는 등, 전문적인 분야를 다룬 의학소설로서는 보기 드물게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인정받았다. 『The Flu Pandemic and You』라는 다소 전문적인 예방지침서에 공저자로 참여한 바 있는 빈센트 람은 첫 번째 소설집 『기적』을 발표한 이후 ‘의사 문인’이라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빈센트 람은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 출신으로, 그의 가족은 베트남 전쟁 당시 사이공의 중국인 공동체에서 쫓겨나 캐나다에 정착했다. 평범치 않은 가족사를 정리해보고 싶었던 빈센트 람은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꿈꿨으나, 성공을 바라는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다. 이후 그는 토론토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마치고 이스트 종합병원에서 응급의로 일하게 된다. 전문의라는 쉴 틈 없는 나날 속에서도 빈센트 람은 글쓰기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집필에만 2년의 기간이 걸린 『기적』에는 문학에 대한 그의 모든 간절함이 담겨 있다. 쫓기듯 낯선 땅에 정착해야만 했던 핏줄 속에 새겨진 아픔, 의학도 시절의 경험과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환자들. “전문적인 의학적 내용을 통해 세계를 의미심장하게 들여다본 작품, 독자를 그저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세계로 뛰어들게 만드는 작품.”(2006년 스코샤뱅크 질러 상 심사평 중에서)은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줄거리 : 의사의 세계로 들어선 네 명의 젊은이들 『기적』은 의과대학이라는 험난한 난관을 지나 드디어 ‘의사’라는 직업에 몸을 담게 된, 밍과 피츠, 천과 스리란 이름의 네 젊은 의사가 겪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스스로의 삶 또는 가족을 위해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열정적으로 공부하고 사랑하며(「의과대학에 입학하는 방법 1부, 2부」, 「기나긴 이동」), 의과대학에 입학 후 처음으로 사람을 해부하는 낯선 경험을 겪기도 한다(「머피의 모든 것을 꺼내라」). 죽음에 직면한 환자의 삶을 되돌리려 애쓰고(「청색경보」), 약물 중독으로 망상에 빠진 한 환자의 삶 속으로 파고든다(「윈스턴」). 불법 미용실에서 유사성행위를 즐기다가 심장마비로 죽은 어떤 환자의 뒷얘기를 듣고(「그 후」), 뇌졸중 환자를 비행기로 수송하기도 하며(「야간 비행」), 남편과 멀리 떨어진 채 병원에 도착한 한 여인의 출산을 돕는다(「집요한 파도」). 또 경찰서에 끌려온 망나니를 치료하다가 상처 입고(「엘리」), 사스SARS 환자를 치료하다가 역시 사스에 걸리기도 한다(「접촉자 추적」). 가장 특수한 공간에서 느끼는 가장 보편적인 감동 ‘의학소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기적』은 단순한 ‘휴머니즘’에 사로잡히거나 낯선 세계를 엿보는 관음증적인 시선에 머무르지는 않는다. 현직 의사인 빈센트 람이 그려낸 세계는 지나칠 정도로 생생하다. 작품 속에는 의료계 종사자들이 겪는 다양한 애환이 담겨 있다. 막중한 책임감, 수면 부족, 인간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윤리적 딜레마 등……. 의무와 양심 그리고 삶과 죽음. 보편적이고 현실적이지만 어쩌면 철학적이기도 한 그 경계에서, 빈센트 람은 임상적인 경험과 문학적인 감상 사이의 긴장감을 미묘하게 유지해낸다. 독자는 낯선 세계를 세밀하게 살피는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결함이 있는 등장인물과 그들의 힘든 선택에 애정 어린 격려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가장 특수한 공간에서 뽑아낸 가장 보편적인 감동. 『기적』이 단순한 의학소설을 넘어 문학성을 인정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