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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9
병리학 31 들판의 여자 55 가넷 서식지 85 빛 105 발살렌 109 달 139 세인트 킬다를 찾은 세 번의 방문 149 라 쿠에바 185 줄노랑얼룩가지나방 195 로나에 대하여 201 쇠바다제비 237 바다의 여행자 247 바람 269 감사의 말 275 사진 출처 2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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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여전히 지쳐서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였지만, 질의문답으로 하루가 끝났을 때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다. 주로 우리가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고 연사들이 촉구했던 ‘자연’에 대한 생각이었다. 자연은 정확히 무엇이고 어디에 있을까? 나는 어머니의 침대 옆에서 뭔가를 느꼈었다. 동물의 영혼 같은 것이었다. 죽음은 슬프지만 자연에 있어서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백신 접종은 어떨까? 그것은 경이로운 다른 생물과의 연결을 공식적으로 끊기 위함이 아닌가? 그리고 채식주의자들을 제외하고 우리가 먹는 음식들, 가령 오늘 우리가 맛있게 먹은 사슴고기는?--- p.34~35
대왕고래가 단연 큰 몸집으로 눈길을 끌었다. 나는 그 아래를 걸으며 몇 걸음이 나오는지 세어보기로 했다. 먼저 양옆으로 부드러운 아치를 그리는 턱과 입천장 아래를 걸었다. 한때 수염이 붙어 있던 곳이다. 이어 단단하고 복잡한 생김새의 두개골과, 아래로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지금은 공기만 에워싸고 있는 불룩한 가슴뼈가 나왔다. 나는 계속해서 걸으며 수를 셌다. 돌묵상어 옆을 지나면서 차가운 피부를 몰래 만져보았다. 사포처럼 거칠거칠했다. 작고 유연한 돌고래를 지나 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직도 대왕고래가 위에 있었다. 돌묵상어 위에 거대한 개복치가 철사에 매달려 있었는데, 묘한 생김새가 꼭 눈 달린 검은 달 같았다.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등뼈가 끝날 때까지 셌다. 총 57보였다. 동물이라기보다 차라리 내러티브라고 해야겠다. 늙은 선원의 이야기.--- p.113 ‘야생’을 열렬히 옹호하고 인간에 의해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믿는 순수주의자라면, 이렇게 새를 잡아서 고리나 꼬리표를 부착하는 행위를 침범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지운 짐 때문에 자연이 어떻게든 교란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나도 새의 시체가 말라 비틀어가는 것을 보면서 금속 고리에 불편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내가 해도를 꺼내 경로를 추적하고 거리를 재고 북해에서 대서양으로 남서쪽 방향으로 해협을 따라 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는 상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고리가 달린 새 한 마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고리는 새가 바다와 딱 얽혀 있음을, 그 여정의 규모가 생각보다 훨씬 험난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p.244 고래의 고막은 값진 것이었다. 엄청난 수압을 견딜 정도로 튼튼해서 고래 시체를 소각하는 용광로에서 타지 않고 나오는 것은 고막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은 고래잡이에 관해 이 책 저 책 읽다가 어디서 본 것이다. 선원들이 이 고막을 손에 넣으려고 고래 핏속을 헤집고 다녔다고 한다. 그들은 기념품으로 집에 가져가서는 거기에 귀를 대면 바다 소리나 고래 노래를 들을 수 있다고 상상했다. 오싹한 이야기다. …… 고래의 고막은 아름답고 슬프고 완전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바다의 파도, 음파, 노래와 음성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이 형태 안에 둘둘 말려 있다. --- p.2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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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평론가 존 버거가 “에세이 형식을 마술처럼 주무르는 여자 마법사”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은 스코틀랜드의 작가 캐슬린 제이미의 자연 에세이이다.
ㆍ평단은 물론 〈가디언〉 등 유력 언론으로부터 폭넓은 찬사를 받은 이 책은 자연세계를 바라보는 시인만의 독특한 시각과 아름다운 문장, 그리고 빼어난 통찰력으로 자연 에세이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ㆍ북극의 빙하와 오로라, 병리학 해부실에서 현미경으로 관찰한 생체조직, 세계 최대의 고래박물관인 베르겐박물관의 고래홀 발살렌, 선사시대 유적 발굴지, 피에타 동굴벽화,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킬다 군도와 북극해의 무인도 등을 배경으로 자연을 관찰하고 사유한 이 책은 한 편의 시처럼 간결하면서도 깊은 울림과 함께 자연과 인간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ㆍ2014년 오리온 북 어워드 논픽션 부문과 2014년 존 버로스 메달 자연사 부문에서 상을 수상했다. “어느 순간 책을 내려놓고 나도 이런 식으로 글을 쓰거나 이렇게 사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솜씨가 몸서리치게 부러웠다.”_〈가디언〉 2014년 Orion Book Award 논픽션 부문 수상작 2014년 John Burroughs Medal 자연사 부문 수상작 2013년 Edward Stanford Travel Writing Awards 수상작 자연을 바라보는 열네 편의 독특한 시선들 그리고 자연과 나눈 대화 ‘에세이 형식을 마술처럼 주무르는 여자 마법사’ 평론가 존 버거가 지은이에게 보낸 찬사다. 북극의 오로라처럼 우리의 넋을 빼놓는 아름다운 문장, 그 안에 담긴 시인만의 독특한 시각과 통찰이 빛을 발하는 이 책은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시인 중 하나인 캐슬린 제이미의 자연 에세이이다. 이미 시인으로서 화려한 경력을 지닌 지은이는 파키스탄 국경지역을 배경으로 쓴 에세이 『무슬림 사이에』로 ‘어둠 속의 환한 빛’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이후 자연, 여성문제, 고고학, 예술 등을 주제로 새로운 형식의 자연 에세이를 내놓아 두루 좋은 평을 얻었다. 『발견들』에 이어 두 번째 자연에세이로 내놓은 이 책은 2014년 오리온 북 어워드 논픽션 부문과 2014년 존 버로스 메달 자연사 부문에서 상을 수상했다. 잔잔하면서도 단단한 글은 한 개인의 삶과 내면의 감정선이 생생하게 살아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자연세계에 대한 남다른 통찰까지 어우러져 빛을 발한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책을 내려놓고 나도 이런 식으로 글을 쓰거나 이렇게 사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솜씨가 몸서리치게 부러웠다”라는 〈가디언〉평이 과장된 것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자연은 무엇이고, 우리가 말하는 자연은 어디에 있는가? 오로라, 병리학자의 해부실, 선사시대 유적 발굴지, 외딴 섬, 가넷 서식지, 고래박물관, 빛과 달, 동굴벽화, 줄노랑얼룩가지나방, 바다, 쇠바다제비, 바람. 바로 이 책을 쓴 시인이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것들이다. 세상일과 육아에 지친 시인이 갈망하고 꿈꾸는 곳이기도 하고, 세상 사람들 모두가 허투루 지나쳐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은 세상의 끝에 서 있다. 빙하가 온 천지를 뒤덮고 있고, 황홀한 초록빛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북극이나 사람의 발길은 찾아볼 수 없고 새와 바람만이 있는 무인도 같은 물리적 공간상의 세상의 끝은 아니다. 모든 인간적인 것과 우리가 ‘자연’이라 부르는 것 사이의 경계선, 바로 그곳이 세상의 끝이고 바로 그곳에 시인은 서 있다. 그곳은 죽어가는 어머니의 침대 옆이고, 고래박물관에 매달린 고래 뼈 아래이며, 선사시대 유적 발굴지이기도 하며, 비와 바람에 길이 막힌 외딴 무인도이며, 거대한 빙하가 떠다니는 북극의 땅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시인의 사유는 시작되고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상상력이 펼쳐진다. 그리고 그 사유와 상상력의 끝에서 시인은 우리에게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과연 자연은 무엇이고, 우리가 자연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냉철한 과학자의 시선이 아닌 시인이 던지는 근본적 질문 시인의 시선은 투명하다. 세상의 끝, 인간과 자연의 경계에 선 시인은 북극의 푸른 방하처럼 한없이 투명한 눈길로 세상과 자연을 바라본다. 이 시선은 문명사회에 사는 우리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너무 멀어졌다고 주장하는 운동가의 시선도 아니고, 자연을 냉철하게 관찰하고 해부하는 과학자들의 시선도 아니다. 여기서 모든 판단을 멈추고, 오직 지금 이 순간 인간과 자연의 기이한 얽히고설킨 관계를 명징하게 바라본다. 자연은 인간세계와는 외따로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은 그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도시 공원에 설치된 고래 턱뼈에, 병리학 해부실에서 만난 죽은 사람의 생체 세포에, 무인도에 있는 가넷 둥지의 박스포장용 노끈에, 새들의 이동경로를 밝히기 위해 과학자들이 새의 다리에 걸어놓은 고리에, 용광로에서도 녹아 없어지지 않는 고래의 고막에 존재한다. 이런 단서들에서 시인은 (죽어가는 어머니의 침대 옆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동물의 영혼을 느끼고, (자신의 거대한 몸을 지탱하기 위해 한없이 넓은 바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고래에게서) 늙은 선원의 내러티브를 읽으며, (선사시대의 동굴벽화에서) 동물과 자연과 함께 해왔던 인류 진화의 장대한 교향곡을 듣는다. 지은이는 세상의 비밀을 풀려고 노력하는 과학자처럼 답을 내놓지 않으며 운동가처럼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지도 않는다. 시인은 그저 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이 세계에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보여주고 질문할 뿐이다. 추천의 글 “에세이 형식을 마술처럼 주무르는 여자 마법사. 결코 이국적이지 않고 현실적인 필치로 설명하기 힘든 것을 독자들 귀에 전한다. 손에 잡힐 듯 생생한 언어로 여러분을 사로잡는다.”_존 버거 “어느 순간 책을 내려놓고 나도 이런 식으로 글을 쓰거나 이렇게 사고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솜씨가 몸서리치게 부러웠다.”_[가디언] “캐슬린 제이미의 『시선들』은 정확함과 유머와 사랑으로 자연의 세계를 해부한다. 여기 실린 에세이들은 우리로 하여금 보다 면밀하게 관찰하도록 자극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으로 세상을 대하도록 만든다.”_2014년 오리온 북 어워드 논픽션 부문 심사평 “깊은 통찰력을 담은 아름다운 작품.”_《커커스 리뷰》 “제이미의 산문은 섬세하고 아름다우면서 결코 탐닉에 빠지지 않는다. 작가의 숨결이 담긴 풍경과 소리가 영원토록 여러분과 함께할 책이다. 순수하면서도 천재성이 빛나는 글로, 이런 글을 읽는 것은 행운이다.”_[선데이 텔레그래프] “우리 시대 최고의 자연 저술가가 쓴 매혹적인 글들 …… 말할 수 없이 매력적이다. 우리를 그 자리에서 멈추게 하는 절묘한 묘사가 곳곳에 가득하다. …… 하지만 글의 진정한 힘은 갈수록 세밀해지는 그녀의 시선과 자연에 대한 그녀의 정직한 반응에서 나온다.”_[선데이 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