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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1장. 악랄한 교사 구스노키 유키의 독백 2장. 은인의 방문 구스노키 유키의 독백 3장. 두 사람을 동시에 구스노키 유키의 독백 4장. 성장 구스노키 유키의 독백 5장. 진상 구스노키 유키의 독백 6장. 알라우네 구스노키 유키의 독백 종장 역자후기_ 귀를 막고 밤을 달린 그 끝은? |
Asami ishimochi,いしもち あさみ,石持 淺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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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을 하려고 한다.
한 명도 아닌 자그마치 세 명이나. 즉, 연속 살인을 계획하고 있다. 물론 나는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며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모범적인 사회인이다. 고향에는 부모님이 계시고, 올봄에 대학교를 졸업하는 여동생은 취직이 내정된 상태다. 따라서 내가 체포되면 다니는 직장에 피해가 갈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한테도 큰 상처를 주게 된다. 무엇보다 내 인생이 끝나버린다. 그러므로 당연히 살인을 해서는 안 된다. 지켜야 할 것이 있는 사람이 체포될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할 짓은 아니다. 인생을 끝장낼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살인을 해야 할 가치가 있을까? 손익계산으로 판단할 종류의 살인이라면 99퍼센트는 불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온다. 여기서 손익계산이란 살인을 수단으로 선택할지 여부를 말한다. 가령 1억 엔을 노린다면 살인보다는 훔치는 편이 위험 부담이 적다. 살인 자체가 복수와 쾌락을 위해서가 아닌 한 살인을 선택해야 할 상황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득이 실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 내가 바로 그런 상황에 놓였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살인을 하되 잡히지 않으면 된다. 말은 쉽지만, 잡히지 않으려면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표적이 한 명이라면 강도를 가장해서 해치우면 그만이다. 현장에 물적 증거만 남기지 않으면 나를 잡기란 쉽지 않을 테니까. 문제는 표적이 셋이라는 데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 세 사람과는 아는 사이이다. 경찰이 세 사람의 인간관계를 조사하면 내 존재는 간단히 드러난다. 그건 어쩔 수 없다. 거기에서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않아야 한다. 관계자에서 용의자로 승격해서는 안 된다. 이를 실현하려면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내 살인 계획은 기한이 촉박하지 않다. 물론 머지않은 장래에 실행해야 하지만, 지금 당장 상대의 숨통을 끊어놓아야 할 상황은 아니다. 따라서 차분히 준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확실하게 죽이자. 절대로 잡히지 말자. 이 두 가지를 목표로 완벽하게 준비한 다음 실행에 옮긴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살인은 시험공부를 하는 것과 같다. 확실하게 공부를 해두면 시험은 결코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둘 다 실전에서 침착함은 필수이다. 이는 사전 노력에 달렸고 나는 다행히도 노력형 인간이다. 악랄한 교사가 갑자기 시험 일정을 앞당기지 않는 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그럴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악랄한 교사는 여기에도 존재했다. 그자가 우리 집에 오기 전까지 난 그자의 정체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악랄한 교사는 그날 밤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었다. --- pp.7~9 만약 누군가 나미키의 고민을 듣는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신고하고 세 사람을 죽이지 않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그게 가능하면 이렇게 고민하지도 않는다. 나미키는 이미 세 사람을 죽이기로 결심했고, 그건 나미키의 의무이기도 하다. 세 사람을 죽이지 않고 살려둔다면, 나미키는 왜 그때 죽이지 않았을까 평생 후회할 것이다. 그걸 알기 때문에 나미키는 순순히 신고할 수 없다. 나미키는 다시 머리를 흔들었다. 바닥에 부딪혔던 옆머리가 울린다. --- p.45 “각성…….” 소리 내어 말했다. 그것이 음성이 되어 귀에 도달한 순간 소름이 돋았다. 각성이 어떤 건지 나미키는 실제로 그 전모를 파악하지 못했다. 아카네와 혼마 유코도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다. 모토오카와 시미즈도 마찬가지일 테고. 아는 건 각성한 인간은 원자로 같다는 것뿐이다. 원자로는 잘만 이용하면 엄청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만, 제어하지 못하면 다루는 사람에게 파멸을 가져온다. 아니, 다루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커다란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난 그런 존재를 죽이려는 것이다. 그런데 만반의 준비를 하지 못했다니, 안타깝다. --- p.74 새삼 자기가 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고 추악한지 절감했다. 히토미가 무슨 짓을 했다고 이러는가? 아버지가 함정에 빠지자 딸인 히토미까지 끌려 들어갔다. 아버지는 절망의 늪에 빠져 목숨을 잃었고, 어머니는 그 뒤를 따르듯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히토미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다. 히토미가 위험한 요소를 가지게 된 것도 본인 탓이 아니다. 나미키와 같은 지원자들 책임이다. 그건 알고 있다. 그래도 히토미는 위험하다. 지금 당장은 위험하지 않아도 머지않아 반드시 그렇게 되는 날이 온다. --- p.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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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모치 아사미의 충격적인 연쇄살인 소설
1996년 아이치 현에서 태어난 이시모치 아사미는 규슈대학 이학부를 졸업하고 식품회사에 근무하면서 소설 투고를 시작했다. 「본격추리」에 첫 단편이 게재되어 2002년 장편소설 『아일랜드의 장미』로 데뷔한 정통 미스터리 작가다. 『달의 문』『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등으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본격 미스터리 대상’ 등 일본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여러 랭킹에 선정되어 일약 인기 작가로 발돋움했다.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는 정통 미스터리 작가로 불리는 이시모치 아사미의 작품 중에서 가장 이질적이기에 더 돋보인다. 이 책은 이례적으로 살인범의 시점에서 쓰여진 연쇄살인 소설이다. 나미키 나오토시는 세 사람을 죽이기로 결심했다. 자신은 절대 혐의를 받지 않도록 철두철미하게 준비된 살인 계획. 표적은 야타베 히토미, 기사다 마리에, 구스노키 유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세 명의 미소녀들은 나미키가 몇 년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던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나미키는 이들을 ‘언젠가는’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계획을 눈치챈 오쿠무라 아카네가 이를 막으려고 움직이면서 사태는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세 명의 미소녀들을 죽이는 것은 바로, 오늘이다. “작품은 대부분 살인범의 시점에서 썼는데, 독자는 범인의 시야와 생각이 얼마나 편협한지 알 것입니다. 중간 중간 몇 가지 가설이 나오지만, 이 역시 범인 혼자만의 생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살인자란 원래 비겁하고 비참하고 추악하고 약해서 결국에는 패배하기 때문에 일부터 그런 식으로 쓰고 싶었습니다.” - 저자 인터뷰 중 그녀들은 알라우네… 일까? 알라우네(Alraune): 무고하게 죄를 뒤집어쓰고 교수형에 처해진 남자가 흘린 정액에서 피어난 전설의 식물. 알라우네란 독일의 전설에 나오는 식물로 판타지와 게임에 등장하는 맨드레이크(mandrake), 맨드라고라(mandragora)의 아종이다. 알라우네를 뽑아 정성스럽게 돌봐주면 주인에게 많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하지만, 알라우네를 뽑을 때 나는 무시무시한 비명을 들은 사람은 그 자리에서 죽고 만다. 그래서 알라우네를 뽑을 때는 개와 끈으로 연결해 끌게 해야 무사히 알라우네를 가질 수 있다. 야타베 히토미, 기시다 마리에, 구스노키 유키, 세 명의 미소녀들은 모두 아버지가 억울한 죄를 뒤집어쓴 채 옥중에서 목숨을 잃은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원죄 피해자 지원단체에서 일하던 나미키와 아카네는 이들의 아버지가 죽은 이후에도 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미키는 세 소녀들과 떠난 여행에서 자신이 키운 무시무시한 괴물의 실체와 맞닥뜨린다. “이 작품에서 빠트릴 수 없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알라우네’이다. 무고한 죄로 교수형에 처한 남자가 흘린 정액에서 피어났다는 독일의 전설 속 식물로, 알라우네를 얻는 자는 영원한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알라우네를 뽑을 때 나는 처절한 비명소리를 들으면 죽기 때문에, 끈으로 묶어 끌게 끌도록 하고 본인은 귀를 막아야 알라우네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알라우네가 갖는 허망하고 서글픈 이미지를, 원죄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 고통 받는 세 소녀에게 접목시키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 역자 후기 중 살인현장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미세하게 관찰한 미스터리 『귀를 막고 밤을 달리다』는 본격 미스터리 소설인 저자의 기존 작품과는 달리, 관능적인 묘사와 살해 장면을 리얼하게 묘사되어 있다. 나미키는 세 사람을 죽이고도 잡히지 않을 방법을 실현하기 위해 치밀한 준비를 계획한다. 확실하게 죽이자, 절대로 잡히지 말자, 이 두 가지를 목표로 완벽하게 준비한 다음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작가는 마치 독자가 살인현장에 함께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한다. 살인이 벌어질 집 안의 풍경과 각각의 소품, 대상자들의 심리상태 등을 미세하게 관찰함으로써 독자는 나미키의 살인현장을 눈앞에서 보듯이 생생하게 포착할 수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범으로 변하는 과정과, 겉으로는 침착해 보이지만 살인이라는 목표를 향해 폭주하는 범인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독자들은 살인이라는 그 행위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