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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회社會 ─ society를 갖지 않은 사람들의 번역법
2. 개인個人 ─ 후쿠자와 유키치의 고투 3. 근대近代 ─ 지옥의 '근대', 희망의 '근대 4. 미美 ─ 미시마 유키오의 트릭 5. 연애戀愛 ─ 키타무라 토코쿠와 '연애'의 숙명 6. 존재存在 ─ 존재한다, ある, いる 7. 자연自然 ─ 번역어가 낳은 오해 8. 권리權利 ─ 권리의 '권', 권력의 '권' 9. 자유自由 ─ 야나기타 쿠니오의 반발 10. 그, 그녀彼, 彼女 ─ 물(物)에서 사람으로, 연인으로 |
Akira Yanabu,やなぶ あきら,柳父 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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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통 '한국어'로 생각하고 사용하는 말 중에서 많은 것들이 근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번역어'다. 즉, 개화기부터 식민지 시기에 걸쳐 서양의 문물, 사상을 당시의 한국에 소개할 때, 그것들을 나타내는 많은 말들이 한국어 속에는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번역어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점차 일본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로써 서양의 문물이나 사상의 수입 개념을 번역했다. 이것이 한국의 번역어의 실상이다.
따라서 한국의 번역어는 언뜻보면 한국어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어딘가에 종래의 한국어에서 벗어난 이질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거칠게 말해서 그것은 서양, 중국, 일본과의 상호 작용에 의해 형성된 '3중의 번역'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의 번역어 문제는 이른바 '번역 기술'의 문제와는 전혀 질이 다른 문제이다. 이것이 바로 한국에서 '근대'의 문제이자 '사상'의 문제이다. 이러한 한국의 '번역어'가 안고 있는 문제는 일본 근대의 '번역어'가 안고 있는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음이 틀림없다. 그 때문에 일본의 '번역어'가 안고 있는 문제는 단순히 '타자'의 문제로서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것은 근대 이후의 동아시아 각국 간에 전개된 '사상의 연쇄'를 이해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이에 일본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번역어'가 안고 있는 문제에 주목하여 크게 평가받은 바 있는 야나부 아키라의 『번역어 성립 사정』을 번역하는 의의는 실로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책의 주요 내용 일찍이 일본 사회에는 '연애'라는 말은 없었다. '색(色)'이나 '연(戀)'이라는 말과 구별되는 '고상한 감정'을 가리켜 love의 번역어로서 '연애'가 만들어진 것은 1세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사회', '개인', '근대', '미', '존재', '자연', '권리', '자유', '그·그녀' 등의 말들도 에도 시대(江戶時代 : 1603~1867)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明治時代 : 1868~1912)에 걸쳐 번역을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이거나 그것에 가까운 말들이다. 이 책은 이같은 학문과 사상의 기본 용어들이 당시 사람들의 어떠한 지적 투쟁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그 후 일본인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어떻게 이끌어왔는가를 추적한 것이다. 저자의 관심은 일본의 학문?사상의 기본 용어들이 일상적인 말들과 괴리되어 있는 숙명적 사실에서 출발한다. 역사적으로 한자 수용 이래 번역어가 일상어와 괴리되어 있기 때문에, 근대 이후 서구 문명의 학문·사상 등을 급속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그러나 동시에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은폐된 왜곡이 수반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같은 숙명적 사실을 가치 평가하기보다는 사실 그 자체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번역어 중에서 '사회', '개인', '근대', '미', '연애', '존재'는 에도 시대 말기부터 메이지 시대에 걸쳐 번역을 위해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혹은 실질적으로 신조어에 가까운 말들이다. 그 나머지인 '자연', '권리', '자유', '그·그녀(신조어)'는 일본어로서의 역사가 있고 일상어 속에서도 살아 있는 말이면서 동시에 번역어로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은 말들이다. 그 때문에 전자와 후자가 번역어로서 안고 있는 문제는 다소 다르다. 특히 후자, 즉 전래의 일본어를 번역어로 사용한 경우에는 다른 의미가 혼재하고 모순점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경우에나 번역어의 특유한 효과로 인해 말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거나 그 모순이 은폐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그 문제들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책의 번역어 분석 방법은 크게 보아 두 가지이다. 첫째, 말의 외견상 형태(어떻게 이야기되고 씌어지고 있는가?)와 말의 의미(어떤 의미인가?)를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세트로서 취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문장에서 '근대'라는 단어가 씌어지고 있지 않은데도 그 문장에서 '근대'적 의식이나 '근대'성에 대해 논하는 방법은 취하고 있지 않다. 반대로 '근대'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는데도 이것은 진정한 '근대'가 아니다라는 식으로 배척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는 일반 상식과 상반된 것처럼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근대'라는 말의 한 용례에 대해서 그 의미는 modern과 같다는 식으로 저자는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무조건적으로 그런 전제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근대'와 modern은 말의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번역어와 그 원어와 사이에서 이런 태도를 저자는 중요시하고 있다. 둘째, 말의 의미를 생각할 때, 저자는 어원과 같은 문제를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다. 그것보다도 한 시대에 있어서나 하나의 어원 체계에 있어서 넓은 의미에서 문맥상의 기능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요컨대 저자의 분석 방법은 구조주의적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이 책의 특징 1. 학문과 사상의 기본 용어들이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어떠한 지적 고민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가, 그리고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통해 번역어가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형성된 후 사람들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어떻게 이끌어왔는가를 다루고 있다. 2. 사회·개인·근대·미·존재·자연·권리·자유·그 , 그녀 - 10개의 주제어를 통해 각 단어가 어떠한 고민과 생각, 논의와 대립을 통해 이뤄졌는가 그 성립 과정을 다루고 있다. 3. 한국의 번역어 성립 과정에 대한 고민과 이해를 유도하고 있다. 4. 한국의 번역어가 안고 있는 문제가 일본 근대의 번역어가 안고 있는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고려할 때, 일본 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번역어'가 안고 있는 문제에 주목하여 출간된 이 책을 통해 근대 이후의 동아시아 각국 간에 전개된 '사상의 연쇄'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5. 본문 이외에 일본의 근대 시기를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주제의 도표를 수록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