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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자궁 속에서
2부 에이미 3부 다중우주, 그리고 그 속의 모든 것 옮긴이의 말 살아 있는 자들, 그리고 살아갈 자들을 위한 진혼곡 |
Ron Currie 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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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지금부터 36년 168일 14시간 23초 뒤인 2010년 6월 15일 동부표준시 3시 44분에 해왕성 근처 카이퍼 벨트에서 떨어져 나온 혜성이 히로시마 원자 폭탄 283,824,000개의 폭발 에너지로 지구와 충돌할 것이다.
그뿐이다. 다른 것은 우리도 모른다. 네가 그 현상을 목격할 만큼 오래 살지도 혹은 그전에 죽을지도 우리는 모른다. 물론 몇 가지는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네가 혜성이 충돌할 때까지 살아 있다면, 그 후에는 너를 비롯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걸 너의 임무, 짐, 특혜, 뭐라고 불러도 좋다. 남자건 여자건, 위인이건 범부이건, 어떤 색깔과 신념,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이건 상관없이 인간에게 처음으로 언어가 생겼을 때부터, 어쩌면 그전부터 품어왔을 의문. ‘내가 하는 일이 운명에 영향을 끼칠까?’ --- p.21 어젯밤에 나는 울 뻔했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여느 때처럼 레드삭스 달력에 X 표시를 한 다음, 어차피 29년 274일 뒤에는 모든 것이 사라질 텐데 형이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이 뭐 그리 대수인가 하고 생각했다. --- p.77 난 평생 어떤 것에도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길모퉁이만 돌면 모든 게 부질없어 보이는데 보통 사람들처럼 대학 농구팀을 만들고, 노령 연금을 붓고, 자식을 키우는 일 따위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무의미했어요. 모든 것이.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삶 자체가 심각하게 평가 절하된 화폐와 같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랬습니다. --- p.254 정부가 알려 준 일정이 거짓임을 에이미에게 폭로하는 건 의미가 없다. 이미 죽음의 춤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나흘간 상파울루와 위치토에 불덩이가 비처럼 쏟아졌고, 정부 발표 이후로 혜성이 낮에도 보인다. 동녘 하늘에서 점점 커지는 그 혜성은 거대한 죽음의 면봉 같다. 따라서 너희 두 사람이 함께 앉은 마지막 밤의 화제는, 지구가 불덩어리로 변하기 전에 루비를 죽이느냐 마느냐이다. “안 돼.” 에이미가 너의 팔을 움켜쥐고 단호히 말한다. “안 돼. 안 돼. 절대 안 돼.” “그것도 고려해야 해. 정말로 끔찍한 지옥이 될 테니까.” --- p.457 멀리서 총성이 들려온다. 비명이 들린다. 집단적인 비명. 너는 그 소리를 들으며 그들을 안쓰러워한다. 그들이 너처럼 이해하기를 바란다. 달아날 곳은 없었으며, 두 세포가 하나가 되는 순간 죽음의 운명이 시작된다는 것을. 그들이 인생 전체에서 경험한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이 이 마지막 한순간에 있다는 것을. --- p.4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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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
멸망은 영원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 여기 멸망의 모든 것을 알고 태어났지만 마지막을 맞는 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삶을 향한 열정에 몸부림치고 죽음의 허무에 휘둘리는 주인공 주니어. 그의 짧고도 뜨거운 일대기를 통해 삶과 죽음이 가지는 의미와 그 사이를 관통하는 순간의 농밀함을 실감나게 그린, 한 편의 묵시록과도 같은 소설《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이 도서출판 비채에서 출간되었다. 특히 이 작품은 소설상의 종말을 정확히 1년 앞둔 지난 6월에 미국 현지에서 출시되어 더욱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플롯과, 그 스케일을 뛰어넘은 우주적 깊이에 평단과 독자들은 호평을 아끼지 않았고, ‘올해 만난 가장 특별한 소설’이라는 극찬과 함께 아마존닷컴이 뽑은 베스트 도서로 선정되었다. 종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고조된 요즈음, 마지막을 맞이하는 인류의 자화상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 혹은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만드는 사랑의 힘’에 대해 이제는 우리가 이야기할 때다. 한 남자의 절망으로 시작해 우주적 예언으로 끝맺는 열정의 묵시록! 이 책의 진짜 감동은 책을 내려놓고 나서 아주 아주 오랜 뒤에 문득 찾아온다. 갑자기 세상이 온통 다르게 보이는 순간,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바로 그 순간. _아마존닷컴 독자 리뷰 이야기는 주인공인 존 티보도 주니어가 태어나기 전, 그가 알아야 할 일들을 일러주는 자궁 속의 목소리에서 시작된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한 전지적인 목소리는 그가 태아로서 알아야 할 일을 알려주며 자궁 밖 세상으로 인도한다. 탯줄결절 등 몇 가지 사고 끝에 무사히 태어나 자신의 폐로 첫 숨을 쉬는 주니어에게 목소리는 축하의 말과 함께 무서운 진실을 알린다. 그가 서른여섯 살이 되는 2010년 6월 15일, 혜성이 지구에 충돌해 지구가 멸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하나의 숙제가 주어진다. 이 모든 것이 끝나기 전에 인생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너의 임무? 짐? 특혜? 아무래도 좋다. 남자건 여자건, 위인이건 범부이건, 어떤 색깔과 신념,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이건 관계없이, 인간에게 처음으로 언어가 생겼을 때부터, 어쩌면 그보다 훨씬 전부터 품어온 질문일 테니. (본문 21페이지) 지구의 남은 날이 곧 자신의 수명이 되어버린 주니어. 자신에게 코딩된 멸망의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그는 인생의 의미를 끊임없이 질문하며 성장한다. 수없이 책을 탐독하고 고뇌하다 보니 신동으로 기대를 모으는 영재가 되었지만, 예언을 발설했다가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돌이킬 수 없이 멀어진 후, 그의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진다. 어젯밤에 나는 울 뻔했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에 여느 때처럼 레드삭스 달력에 X 표시를 한 다음, 어차피 29년 274일 뒤에는 모든 것이 사라질 텐데 형이 마약 중독자라는 사실이 뭐 그리 대수인가 하고 생각했다. (본문 77페이지) 길모퉁이만 돌면 모든 게 부질없어 보이는데 보통 사람들처럼 농구팀을 만들고, 노령 연금을 붓고, 자식을 키우는 일 따위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무의미했어요. 모든 것이. (본문 254페이지) 알코올 중독에 약물 중독까지, 인생의 가장 밑바닥까지 내려간 주니어에게 삶은 허무하고 생명은 보잘것없으며 운명은 절망적이다. 슬럼가의 친구들과 어울리고, 끔찍한 테러를 저지르고, 방송과 사람들에게 멸망의 메시지를 전하던 주니어는 정체모를 국가 기관으로부터 납치를 당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또 하나의 지구를 만드는 인공생태계 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개인적으로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소생시키려 전력을 다한다. 허무에 휘둘리던 그가 허무에 맞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가까스로 암에서 회복된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다른 행성으로 함께 떠나려던 여자친구 에이미마저 테러에 희생되자 주니어는 운명을 바꾸려는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에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 멸망의 모든 조건은 같고 오직 인생을 바라보는 그의 태도만을 바꿀 수 있다. 주니어의 작은 선택은 그를 둘러싼 작은 세상을, 그리고 우주를 바꿔놓을 수 있을까. 삶의 환희, 죽음의 허무… 그 한가운데에서 시작되는 또 하나의 우주! 요한 계시록 이후 이토록 열정적인 묵시록을 본 적이 있던가. 성 요한이 쓰지 못한 인류애와 연민까지 담은 이 소설을 읽으며 나는 운명에 대해 쓰는 일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 알았다. _데이비드 베니오프(작가)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은 2010년 지구 멸망이라는 충격적 소재뿐만 아니라, 소설 기법의 혁신을 이루어냈다는 점?서도 화제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특이한 것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한 제3의 전지자가 소설을 이끌어간다는 점이다. 신의 음성 같기도 하고 지구인의 능력을 시험하는 외계생명체 같기도 하며 그리스 비극의 코러스를 연상케 하는 전지적 화자는 주니어가 자궁 속에 있을 때부터 그를 주시하며 여러 가지 정보를 주지시킨다. 이 목소리가 언어권을 막론하고 소설에서 잘 쓰이지 않는 2인칭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 또한 특별하다. 너는 곧 젖을 먹고 똥오줌을 싸야 하며, 밤과 낮의 차이를 알고 잠자는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그리고 머지않아, 너는 달리기와 나눠 갖기, 야구 배트 휘두르기와 연필 쥐기, 사랑하기, 울기, 읽기, 신발 끈 매기, 목욕하기, 그리고 죽기를 배워야 할 것이다. (본문 13페이지) 자궁 속의 태아기에서 시작된 소설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인물의 감정과 관계의 밀도, 분위기의 색채까지 세밀하게 묘사하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시간을 거칠게 뛰어넘으며 마지막을 향해 달린다. 이처럼 과감한 전개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를 이끄는 전지적 화자의 서술 사이사이에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이야기가 삽입되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주니어는 물론, 여자친구 에이미, 아버지 존, 형 로드니 등의 눈을 빌려 철저히 그들의 입장에서 사건을 서술하는 독특한 구성은 지금 나를 둘러싼 이 시간들이 내 아버지의 것이자 내 형제의 것이며 나아가 전 인류의 소중한 한 순간임을 일깨운다. 메시지는‘97’에서 시작되어 지구의 마지막 날을 향해 가혹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죽음의 면봉처럼 하늘에 드리운 혜성, 곳곳에서 들리는 총성과 아비규환의 움직임……. 그 출구 없는 혼돈의 순간이 닥쳐오고, 소설의 마지막을 장식한 단 하나의 숫자는 차라리 새로운 시작으로 읽힌다. 주니어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인생의 해답을 얻었을까. 너와 네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끝날 지라도 모든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끝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네가 가진 모든 것 -네 아내의 입술, 네 딸의 눈, 네 형의 심장, 네 아버지의 뼈, 그리고 너 자신의 슬픔- 이 모든 것이며, 모든 것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 (본문 446페이지) 작가로 살기 위해 일용직 노동자의 삶을 선택한 론 커리가 전 인류에 바치는 자기 성찰의 메시지! 열정적 주제 의식과 차가운 위트로 가득한, 가장 도발적인 묵시록! _커커스리뷰 종말을 논하기에는 아직 너무 젊은 서른네 살의 신예 작가 론 커리는 여러 가지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한 학기만에 학업을 접고, 미국 곳곳을 떠돌며 싸구려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서 조리사로 일했다. 그리고 주방에 있지 않은 모든 시간 동안 글을 썼다. 굳이 일용직 노동자의 삶을 선택한 것에 대해 론 커리는 “작가로서 글을 쓸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남들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근사한 직업을 가지는 대신, 생계를 간신히 꾸릴 만큼만 돈을 벌고 남은 시간과 에너지를 모두 집필에 쏟아붓고자 했다는 것이다.‘ 신’이 정말로 죽었을 때의 세상에 대해 쓴 첫 단편《신은 죽었다God is dead》와 인류의 영원한 숙제인‘종말’을 집요하게 탐구한 장편소설 《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은 그만의 고독한 작가 수업 끝에 쓰인 역작이었다. 특히, 전 인류를 향한 자기 성찰의 메시지를 담은《모든 것이 중요해지는 순간》은 매너리즘에 빠진 미국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기에 충분했다. 이에 미국 하버드 대학교 정기 서평은 ‘신을 죽인 론 커리, 세상을 날려버리다! 젊은 작가의 패기, 그 이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호평하며 추천 도서로 선정하기도 했다. 영 라이온상, 메트칼프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11개국에 해외 판권을 수출하는 등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지만 힘들었던 시절의 진정성을 놓지 않고 있다는 이 시대의 작가 론 커리. 그의 열정이 가벼움만을 추구하는 세상에 묵직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멀리서 총성이 들려온다. 비명이 들린다. 집단적인 비명. 너는 그 소리를 들으며 그들을 안쓰러워한다. 그들이 너처럼 이해하기를 바란다. 달아날 곳은 없었으며, 두 세포가 하나가 되는 순간 죽음의 운명이 시작된다는 것을. 그들이 인생 전체에서 경험한 기쁨보다 더 큰 기쁨이 이 마지막 한 순간에 있다는 것을. (본문 461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