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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나쁜 교육 나는야 앵벌이 소녀 엄마와 함께 춤을 눈물 파도타기 사랑의 카운슬러로 산다는 건 스티브를 만나다 수사슴 씨를 향한 엄마의 자서전 왕따 친구 흰둥이 목련나무 소년 찔레 가시 분쟁지역의 평화 마녀와 개구리 왕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징글징글한 사랑 열네 번째 여름 꽃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유혈낭자 모녀 3학년이 되었다 에필로그 작가의 말 |
필명:차주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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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천중학교 2학년, 김목련. 첩첩산중, 언덕 위의 하얀 집에서 엄마랑 둘이 산다. 비주류 작가이면서 따로 돈도 벌지 않는 엄마를 둔 덕에 나는 새 학년이 시작되면 언제나 급식 지원을 받기 위해 앵벌이 신세가 된다. 엄마는 비올리스트인 남자에게 마음을 고백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다음 날, 또 다른 남자의 이름을 내게 묻는다. 엄마의 새로운 남자는 바로 젊고 잘생긴 우리 학교 원어민 영어 교사, 스티브. 엄마는 미국 대학의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응모해보려고 하는데 영어 이력서가 필요하다며 스티브의 이메일 주소를 알길 원한다. 내키지는 않지만 엄마의 간청에 스티브와의 연락을 담당하면서 난 엄마로부터 이제 '사랑의 카운슬러'에서 '사랑의 메신저'로 불리우게 된다.
엄마가 영문 이력서를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엄마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여고 시절 고향 광주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은 후, 청운의 꿈을 안고 들어간 대학에서 학업은 포기한 채 학생운동을 하다 시위를 주도하고 노동현장에 들어가 3년여를 보낸 것이며 그 과정에서 할아버지에게 붙잡혀 정신병원에까지 끌려간 이야기를. 그리고 소설보다 더 극적인 이 정신병원 이야기를 단편으로 써 소설가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엄마는 두어 달에 한 번씩 고향인 광주에 가 할머니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 할머니는 엄마가 나이 오십이 되도록 글 써서 먹고 살지도 못하면서 홀로 딸을 키우는 것이 안타까워, 엄마는 엄마대로 할머니가 자신의 뜻도 몰라주고 돈으로 길들이려 한다는 서운함에 격렬하게 말싸움이 붙곤 하지만 늘 화해의 눈물로 끝이 난다. 여름방학을 맞아 엄마와 함께 찾아간 산부인과에서 엄마는 난소에 혹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고 난소암 검사를 받는다. 엄마가 암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난 공포로 몸을 떤다. 수술을 앞두고 엄마는 내가 엄마 인생의 가장 큰 자부심이었듯이 딸인 나도 엄마가 내 인생의 가장 큰 긍지가 되길 소망하는 유서를 쓰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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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짠한 엄마를 어떡하면 좋겠니?”
‘얼른엄마’와 ‘알았어딸’의 고군분투기
이 작품은 여타의 성장소설처럼 세밀하게 성장을 가공해내지 않는다. 눈이 오면 버스마저 끊겨버리는 외진 산골에서 살아가는 철없는 싱글맘 엄마와 엄마의 연애를 카운슬링해주는 속 깊은 중학생 딸의 이야기를 기둥 줄거리로 하여 엎치락뒤치락 시트콤처럼 경쾌하게 펼쳐놓는다. 통통 튀는 발랄한 문체와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서사가 역동적으로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시종 입체감이 느껴진다. 여기에 1980년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그리고 이혼이라는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온 엄마가 딸에게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딸은 힘든 학교생활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음으로써 모녀가 서로에게 공감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한편 엄마의 연애대상이 딸이 다니는 중학교의 원어민 영어선생이라는 독특한 설정은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를 자연스럽게 그려내는데 그 영어선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은 이 작품이 갖는 장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화자의 개인적 상처를 사회화하고 결국 그 상처를 뛰어넘는 것을 통과의례로 삼게 마련인 이른바, ‘성장소설’로 분류되는 청소년 소설의 도식적 설정을 이 작품은 경쾌하게 넘어선다. “엄마, 고마워……” 이 땅의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성장소설 첩첩산중 시골에서 글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는 비주류소설가 엄마, 부모의 이혼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채 어린 시절을 보낸 딸, 이 가난한 모녀의 밥이자 하늘이 되어주는 외할머니 그리고 주인을 닮아 뜨거운 모성애를 보여주는 암캐, 흰둥이. 이들은 서로에 대한 상처와 응원, 대립과 화해 속에 자식을 낳고 기르는 엄마란 존재가 무슨 의미인지, 나아가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일깨운다. 여성 영화의 고전인 「안토니아스 라인」처럼 여성의 자립과 여성성의 세계를 일구어가는 이야기이며 후일 엄마가 될 소녀들에게 바치는 이 작품은 이 땅의 모든 엄마와 딸들을 위한 성장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