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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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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처럼
어른들을 위한 동화
안도현
이룸 2003.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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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安度眩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비롯해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비롯해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등의 동시집과 『물고기 똥을 눈 아이』, 『고양이의 복수』, 『눈썰매 타는 임금님』 등 여러 권의 동화를 썼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국내에서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었다. 『백석평전』, 『그런 일』 등의 산문을 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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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5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26쪽 | 355g | 170*220*20mm
ISBN13
9788957070413

책 속으로

"쳇, 민들레가 어떻게 꽃줄기를 흔드나?"
"꽃이 스스로 자신을 흔든다는 건 말도 안돼"
"때마침 바람이 불어 꽃씨를 날렸겠지"

여러분이 제발 이렇게 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나는 슬퍼져서 내가 여러분에게 민들레 꽃씨의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게 된 것을 한없이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봄이 와서 들녘으로 나들이를 가게 되면 잊지 말고 민들레를 한번 들여다보세요. 모든 꽃은 자신을 들여다봐주는 사람의 눈속에서만 피거든요. 그리고 민들레 꽃줄기 끝에 달린 동그란 꽃씨도 한번 보시고요. 만약에 꽃줄기 끝에 꽃씨를 달고 있으면서도 바람만 기다리고 있는 민들레를 만난다면 이렇게 꼭 말해주기 바랍니다.

"사랑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흔들 줄도 알아야 해."
하고 말입니다.

--- p. 126

"물론 바람이 불어준다면 아주 먼 곳, 그러니까 우리가 모르는 곳으로도 꽃씨를 데려가겠지. 하지만 바람이 그렇게 해줄 거라고 가만히 앉아 기다리는 건 어리석어." 그리고 민들레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민들레의 나라는 바람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거든. 민들레의 나라는 민들레가 주인이야. 마치 내 운명의 주인이 나인 것처럼...."

민들레가 또박또박 말했습니다.
"바람은 몸 바깥에서만 부는 게 아닐 거야. 우리 몸속에서도 바람이 불지 몰라." 그리고 민들레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힘을 모아서 우리, 몸속의 바람을 일으켜보자. 우리가 우리를 흔드는 거야. 그렇지, 우리가 우리 자신을 흔들어보는 거야. 간절히 원하기만 하면 스스로를 흔들 수 있어."

--- pp. 104∼105

민들레는 날이 갈수록 더 몸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일이었습니다. 몸이 텅 비어간다는 느낌이 들면 들수록 한편으로는 자신의 마음속 창고에 무엇인가 가득가득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텅 빈 충만감,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 텅 빈 충만감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민들레는 조금씩 알 것 같았습니다. "씨앗은 바로 너 자신이야." 꽃줄기가 한 그 말을 들은 뒤부터였습니다. 곧 씨앗을 갖게 된다는 생각으로 민들레는 설레고 있었습니다. 꽃줄기가 허공으로 키를 키워가는 일이 무엇을 하기 위한 일인지 알았으니까요. 가능하면 간섭을 하지 않으려고 민들레는 말을 아꼈습니다.

사랑은 수많은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속에 들어가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때로 침묵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민들레는 깨우쳐가고 있었습니다.

--- pp. 76∼77

민들레 속의 또 다른 '나'는 또 다른 삶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무서워하고 몸을 자꾸 움츠릴수록 우리의 키는 점점 더 작아질거야. 그렇게 되면 나중에는 아마 우리는 토끼풀보다 키가 작아질거야. 민들레꽃은 보나마나 쥐똥보다 작아질걸."

또 다른 '나'는 침착했고 그럴수록 민들레는 불안했습니다.
"그렇게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만 운명이 바뀌는 거란 말이니? 우리는 내년에도 이 자리에서 또 꽃을 피울 수 있잖아. 그러면 벌도 나비도 우리를 다시 찾아올 테고. 이봐, 꽃줄기야, 내년 봄을, 그때를 기다리면 안 되겠니?"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아."
또 다른 '나'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 pp. 54∼55

하지만 나는 민들레 꽃씨에게 어디서 날아왔는지 물어보려다가 금방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생텍쥐페리가 쓴 『어린 왕자』의 한 구절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시는지요? 어린 왕자가 까다롭고 허영심이 많은 장미하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 말입니다.
거기에서 어린 왕자는 장미가 자신의 별에 처음 왔을 때 씨앗의 형태로 날아왔기 때문에 다른 세상에 대해 아는 게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요. 그렇다면 민들레 꽃씨도 씨앗의 형태로 날아왔으므로 아는 게 없을 테고, 물어보나마나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고개를 저을 게 분명했습니다.
"쳇,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나는 민들레 꽃씨를 내려다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습니다. 그때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귀에 와 닿았습니다.
"아저씨는 겨우 책으로 읽은 것밖에는 몰라!"
바로 민들레 꽃씨였습니다. 그는 아주 당돌하게 말했습니다.
"그 어린 왕자는 꽃의 마음은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씨앗의 마음은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어. 씨앗의 입장에서는 참 서운한 일이야. 그는 씨앗 속에 꽃이 들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모른척 했어. 어린 왕자 속에도 어린 왕자 자신이 미워하던 어른이 들어 있었던 거야."

--- pp. 19∼21

출판사 리뷰

마룻바닥에 펼쳐 놓은 일기장 위로 웬 솜털 같은 게 가만히 내려앉는 게 아니겠어요. 로 조용히 화두를 꺼내는 시인 안도현의 여섯 번째 어른을 위한 동화 <민들레처럼>은 민들레 씨앗 한 개를 통해 눈에 띄지 않는 작고 보잘것없는 생명체의 아름다움, 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말의 미학적 운용에 관한 전문가답게 절차탁마한 단어 하나하나가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과 감동을 주는 어른을 위한 짧은 동화이다.
민들레 꽃씨는 멀게는 40㎞를 넘는 거리를 여행한다고 한다. 이렇게 길고 험난한 여행을 떠나기 전 꽃씨들의 마음은 어떨까. 작가는 여기에 착안해 두려움을 이기고 세상에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어린 꽃씨들의 비장한 각오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느 날부터 하루 종일 꽃가루 목욕을 하던 꿀벌들이 꽃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나쳐버린다. 너무나 슬픈 민들레 꽃씨들은 죽을 때가 되었나 보다고 낙심한다. 이 어린 꽃씨들이 드디어 스스로 몸을 일으키고 바람을 만들어 생명을 건 머나먼 여행길에 성공한다. 씨앗을 퍼뜨려야 한다는 또 다른 ‘나’의 속삭임에 힘을 얻은 것이다. 땅에 잎사귀를 붙이고 최대한 몸을 낮추어 꽃을 피워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또 다른 내가 가르쳐준 것이다.

“내가 나를 흔들어 볼게. 사랑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흔들 줄도 알아야 해.”
민들레 꽃씨가 바람에 날려 왔다고 생각하세요? 꽃씨가 바람이 불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만약 바람을 타지 못하면 꽃씨는 날아가지도 못할까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바람도 없는 아주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꽃씨들에게는 참으로 억울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바람을 하릴없이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어 꽃씨는 스스로 바람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바람은 몸 바깥에서만 부는 게 아니라 몸속에서도 불어온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죠.힘을 모아 내면의 바람을 일으켜보는 거지요, 그리고 꽃씨들은 말합니다.
“사랑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흔들 줄도 알아야 해.”라구요. 그만큼 힘든 일이지만요.민들레 꽃씨는 스스로 몸을 흔들어 산을 넘고 굽이굽이 흐르는 강을 건너게 됩니다. 그러니까 “때마침 바람이 불어 꽃씨를 날렸겠지.”, “꽃이 스스로 자신을 흔든다는 것은 말도 안 돼.”라고 말한다면 꽃씨들에게는 참 서운한 일입니다.외부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꽃씨를 날려 보낸다는 고정관념을 뒤엎는 민들레 꽃씨들의 여행담을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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