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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양지 | 약한 | 그릇 | 불을 향해 가는 그녀 | 톱과 출산 | 반지 | 머리카락 | 카나리아 | 항구 | 사진 | 적 | 죽은 아내의 얼굴 | 지붕 아래의 정조 | 인간의 발소리 | 오신 지장보살 | 고맙습니다 | 수유나무 도둑 | 여름 구두 | 어머니 | 참새의 중매 | 자식의 입장 | 동반자살 | 용궁의 공주 | 처녀의 기도 | 머지않은 겨울 | 한 사람의 행복 | 신은 있다 | 모자 사건 | 옥상의 금붕어 | 아침 발톱 | 여자 | 무시무시한 사랑 | 마미인 | 백합 | 신의 뼈 | 장님과 소녀 | 고향 | 엄마의 눈 | 가을 천둥 | 가정 | 가난뱅이의 애인 | 웃지 않는 남자 | 전당포에서 | 변소 성불 | 이혼 부부의 아이 | 닭과 무희 | 매여 있는 남편 | 잠버릇 | 우산 | 싸움 | 얼굴 | 화장 | 여동생의 기모노 | 죽은 자의 얼굴 | 눈썹 | 등꽃과 딸기 | 친정 나들이 | 산다화 | 버선 | 언치새 | 여름과 겨울 | 댓잎 배 | 가을비 | 이웃 | 승마복 | 불사 | 땅 | 하얀 말 | 눈

옮긴이의 말-짧다, 그러나 여운은 길다

저자 소개 2

가와바타 야스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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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sunari Kawabata ,かわばた やすなり,川端 康成

유럽의 허무주의, 미래파,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은 일본 문학 유파인 신감각파를 대표하는 작가. 난해한 문체 속에 내밀하게 숨겨진 탐미와 죽음, 그 미학적 경지의 불가해성으로 일본 평론가들 사이에서조차 그의 언어체계가 보여주는 의미망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899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부모와 조부모, 하나뿐인 누이와 사별했다. 사별한 혈육을 추모하고, 외롭고 허무한 인생을 견뎌내는 방법으로 그는 문학을 선택한다. 동경대 국문학과 졸업 후 신진작가 약 20명과 함께 「문예시대」를 창간한다. 직접 창간사를 썼던 「문예시대」는 일본문학계에 ‘신감각파’의 탄생
유럽의 허무주의, 미래파,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은 일본 문학 유파인 신감각파를 대표하는 작가. 난해한 문체 속에 내밀하게 숨겨진 탐미와 죽음, 그 미학적 경지의 불가해성으로 일본 평론가들 사이에서조차 그의 언어체계가 보여주는 의미망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899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부모와 조부모, 하나뿐인 누이와 사별했다. 사별한 혈육을 추모하고, 외롭고 허무한 인생을 견뎌내는 방법으로 그는 문학을 선택한다. 동경대 국문학과 졸업 후 신진작가 약 20명과 함께 「문예시대」를 창간한다. 직접 창간사를 썼던 「문예시대」는 일본문학계에 ‘신감각파’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가 된다. 그러나 신감각파 문학은 1927년 일원이던 아쿠다가와 류우노스케의 돌연한 자살로 사실상 흐지부지 끝을 맺는다. 다행하게도 이 무렵부터 그의 문학은 독자적인 미적 세계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설국』에 이르러 일본의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자리매김한다.

작가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으로 꼽았던 『설국』은 그다지 길지 않은 중편소설이지만 기고에서 완성까지 무려 13년의 세월이 걸린 작품. 발표 도중 「문예간담회 상」을 받았다. 시작은 1935년 「문예춘추」 1월호였고, 끝은 1947년 「소설신조」 10월호였다.

196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다. 작가로서 영예의 절정에 이른 시기, 그러나 1972년 4월 16일 그는 자살로서 돌연 생을 마감한다. 제자인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가 자결한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죽음이다. 그의 자살에의 이유에 대해 특별하게 알려진 이유는 없다. 그가 자살할 당시 책상에는 쓰다 중단한 원고와 뚜껑이 열린 만년필이 놓여 있었을 뿐. 그의 작품으로는 『이즈의 무희』, 『서정가』, 『금수(禽獸)』, 『천우학(千羽鶴』, 『산의 소리』, 『명인』, 『잠자는 미녀』, 『아름다움과 슬픔』, 『고도(古都)』등이 있다.

일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작품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은 무슨무슨상으로 소개되기 보다는 그 자체의 서정적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것이 책에 대한 예의일지도 모른다. 이미 여러번 번역되어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이지만,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백미랄 수 있는 '눈 지방의 정경을 묘사하는 서정성 뛰어난 감각적인 문체'를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번 읽어도 여전히 감동을 준다. 이 작품의 특징은 인물과 배경 묘사가 치밀한 데 반해, 그 안의 두드러진 줄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인간 행위의 유한함을 자연의 무한함에 비교하려고 했던 저자의 의도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또다른 대표작으로 꼽히는 『산소리』는 몽환 세계와 현실 세계의 귀로에 서서, 과거에 동경했던 연상의 여인에 대한 집요한 집착과 현실의 터부에 대한 과감한 도발이 차가울 정도로 차분히 전개되는 소설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후기 대표작으로 꼽힌다. 해몽 소설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닐 이 텍스트에서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유머로 그려지는데 그 유머에는 읽는 이의 마음을 슬프게 하는 그런 차가움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장편 소설 『고도(古都)』라는 작품은 아이 때 버려졌던 치에코는 양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자랐지만 가슴속에 알 수 없는 외로움을 품고 있다. 아름다운 처녀로 자란 치에코는 축제의 밤, 홀로 신사에 참배를 갔다가 자신과 똑 닮은 나에코를 만나게 된다. 어릴 적 헤어진 쌍둥이 언니를 만나게 해달라고 기원했던 나에코는 치에코를 반가워하지만 치에코의 가슴에는 격정적인 파란이 인다. 한날한시 한배에서 태어났지만 신분이 다른 치에코와 나에코. 그 운명의 엇갈림이 고도(古都) 교토를 배경으로 애잔하게 펼쳐진다.

『여자라는 것』은 그가 쓴 여성을 위한 소설로서 변호사의 부인으로 여자의 이상형에 가까운 중년의 이치코. 그런 이치코를 동성애라도 할 듯이 흠모하면서도 이치코의 옛 애인과 남편을 유혹하는 사카에. 깊은 슬픔을 간직한 채 처음 시작하는 사랑에 불타오르는 다에코. 젊은 두 여성, 이들은 이치코를 흠모하면서 각자의 연애에 자신을 불태운다. 『여자라는 것』은 이들 세 여자의 다양한 행동과 심리적 갈등을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불가사의한 여자들만의 심리상태와 여자의 슬픔을 훌륭하게 표현해낸 작품으로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서 여자가 여자를 알아가는 공포, 여자가 모르는 여자의 고독과 자부심을 그려내 여자의 생명력을 날것 그대로 드러낸다.

저자의 다른 작품으로 단편집 『이즈의 무희』는 한 고등학교 학생이 훌쩍 여행을 떠나, 우연히 만난 놀잇패거리와 어울려 며칠간 같이 지내다 헤어지는 내용이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제목인, 『이즈의 무희』는 새카맣고 숱많은 머리카락과 대조적인 작고 흰 얼굴에 마음이 설레던 놀이패의 젊은 여자가 알고보니 고작해야, 12-13살 남짓의 어린애에 지나지 않았다는 작은 에피소드에서 나왔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또 다른 단편을 모은 『어머니의 첫사랑』은 어머니가 죽은 후 어머니의 첫사랑이었던 시야마에게 맡겨진 유키코가 시야마를 남몰래 연모하면서도 와카스기에게 시집을 간다는 내용으로 유키코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간결한 필체로 묘사해낸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다른 상품

번역가. 일본문학 연구자. 문학 박사. 지은 책으로 『재일한국인 문학 연구』(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재일한인문학』(공저), 옮긴 책으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손바닥 소설 1, 2』, 『명인』,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 『만년』, 『달려라 메로스』, 『인간 실격』, 『디 에센셜 다자이 오사무』, 『마음의 왕자』, 나쓰메 소세키의 『행인』(대산문화재단 번역 지원), 『유리문 안에서』,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 오에 겐자부로의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 쓰시마 유코의 『「나」』, 김시종 시선집 『경계의 시』, 사토 하루오의 『전원의 우울』, 가와무라 미나토의
번역가. 일본문학 연구자. 문학 박사. 지은 책으로 『재일한국인 문학 연구』(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재일한인문학』(공저), 옮긴 책으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손바닥 소설 1, 2』, 『명인』,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 『만년』, 『달려라 메로스』, 『인간 실격』, 『디 에센셜 다자이 오사무』, 『마음의 왕자』, 나쓰메 소세키의 『행인』(대산문화재단 번역 지원), 『유리문 안에서』, 엔도 슈사쿠의 『깊은 강』, 오에 겐자부로의 『새싹 뽑기, 어린 짐승 쏘기』, 쓰시마 유코의 『「나」』, 김시종 시선집 『경계의 시』, 사토 하루오의 『전원의 우울』, 가와무라 미나토의 『전후문학을 묻는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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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2월 26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01쪽 | 343g | 128*188*30mm
ISBN13
9788932020358

책 속으로

“고맙습니다.”
그는 백오십 리 도로의 마차, 짐수레, 말들에게 가장 평판이 좋은 운전사다.
정류장 광장의 저녁 어스름 속에 내려서자, 처녀는 몸이 흔들리고 발이 공중에 붕 떠 있는 기분으로 휘청거리는데 어머니가 붙잡는다.
“기다려라.” 말을 내뱉고 어머니는 운전사에게 매달린다.
“이보게, 이 아이가 자넬 좋아한다는구먼. 내 소원일세. 두 손 모아 빌겠네. 어차피 내일부턴 생판 모르는 사람의 노리개가 될 거네. 참말이여. 어느 마을의 아가씨라도 자네 자동차에 백 리나 타본다면야.”
다음 날 새벽녘, 운전사는 여인숙을 나와 병사처럼 광장을 가로질러 간다. 그 뒤를 어머니와 처녀가 종종걸음을 치며 따라간다. 차고에서 나온 빨간색 대형 정기 승합자동차가 자줏빛 깃발을 세우고 첫번째 기차를 기다린다.
_「고맙습니다」에서

아내는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신앙 없는 시대에 태어나 우린 불행해요.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시대에 태어나.”
“글쎄, 지금은 죽은 자가 가장 불행한 시대지. 죽은 자도 행복해지는 시대가, 지혜로운 시대가 머잖아 분명 올 거야.”
“그러겠죠.”
아내는 남편과 멀리 여행 떠났을 적의 추억이 가득 떠올랐다. 그리고 이런저런 아름다운 착각을 끊임없이 느끼고 있다가, 잠에서 깨어난 듯 남편의 손을 잡고,
“전……” 하고 조용히 말했다.
“당신과 결혼한 거 행복이라 생각해요. 병이 옮은 걸 절대 원망하고 있지 않아요, 믿어주시는 거죠?”
“믿어.”
“그러니까, 저 애도 나중에 크면 결혼시키도록 해요.”
“그러지.”
_「어머니」에서

어차피 남편은 아내에게 매여 있는 게 틀림없다.
그런데 가느다란 끈 같은 걸로 남편이 아내에게 손이나 발을, 말 그대로 매일 수밖에 없는 경우도 세상에는 더러 있는 법이다. 이를테면 아내가 병들어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남편이 간호를 한다. 잠든 남편을 깨우기에 충분한 목소리를 내자면, 환자는 지친다. 또한 환자만 침대에서 잠을 자고 남편 침상과 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아내는 어떻게 한밤중에 남편을 깨울까. 부부의 팔을 끈으로 묶어두고, 아내가 그걸 잡아당기는 게 제일 낫다.
병든 아내란 원래 외로움을 많이 탄다. 바람이 나뭇잎을 떨어뜨렸다는 둥, 나쁜 꿈을 꾸었다는 둥, 쥐가 소란스럽다는 둥, 온갖 구실을 지어내고는 남편을 깨워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잠 못 드는 그녀 곁에서 그가 잠들어 있는 것부터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_「매여 있는 남편」에서

그가 그녀의 몇 번째 애인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아무튼, 마지막 애인이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왜냐하면 그녀에겐 이미 죽음이 가까웠으니까.
“이렇게 빨리 죽을 거면, 그때 죽임을 당하는 게 나았어” 하고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서도, 많은 남자를 떠올리는 눈길로 환하게 미소 지으려 했다.
목숨이 다하는 순간에도, 그녀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잊을 수 없다. 수많은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이제 와선 그게 오히려 그녀를 아프게 보여줄 뿐이라는 것도 모른 채.
“남자들은 모두 나를 죽이고 싶어 했어요. 이 말을 입 밖에 내진 않아도, 마음속으로.”
그녀의 마음을 붙잡아 두려면 그녀를 죽이는 외에는 방도가 없다고 고민한 애인들에 비해 그녀 스스로 그의 품 안에서 죽으려 하는 지금의 그는, 그녀를 잃게 될 불안감이 없는 만큼 어쩌면 행복한 애인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이미 그녀를 안는 데에 다소 지쳐 있었다.

_「죽은 자의 얼굴」에서

출판사 리뷰

풍부한 서정, 섬세한 감각, 비정한 인생관
손바닥만 한 길이의 소설에 담긴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의 정수

"짧다, 그러나 여운은 길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1899~1972)의 짧은 소설 68편을 모은 『손바닥소설』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손바닥소설'이란 일본에서는 흔한 소설의 형태인 '장편소설(掌篇小說)'을 번역한 말로, '손바닥에 써질 정도로 짧은 이야기'를 가리킨다. 이번에 출간된 『손바닥소설』에 실린 작품들도 책 제목에 걸맞게 대부분 200자 원고지 15매 안팎의 분량이며, 짧은 건 심지어 2매, 길어봤자 30매 정도 되는 짧은 이야기들이다.

이 짧은 이야기들에, 문학평론가들은 '가와바타 문학의 고향' 혹은 '가와바타 문학을 여는 열쇠'라는 표현으로 큰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가와바타 문학의 권위 있는 연구자인 마쓰자가 도시오(松坂俊夫)가 지적한 대로 가와바타의 '손바닥소설'이 질적인 면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작품 수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20대 때부터 40여 년의 세월 동안 대략 175편에 이르는 '손바닥소설'을 지을 만큼 남다른 애착과 열정을 기울였다.

그런 덕분에 일본에서는 '손바닥소설' 하면 자연스레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떠올린다. 풍부한 시정(詩情), 섬세한 감각, 비정한 인생관을 통해 '손바닥소설'에 세운 가와바타 고유의 작풍(作風)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종종 가와바타의 '손바닥소설'은 한 줄짜리 시에 우주를 담아낸다는 일본의 전통시 하이쿠(俳句)에 비견되곤 한다. 뛰어난 하이쿠 한 편이 장편 시에 필적하는 울림과 내용을 지닐 수 있듯이 '손바닥소설'은 일반 소설의 규모와 무게와 견주어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도시로 팔려가는 딸이 어머니의 도움으로 마음속으로 좋아했던 운전사와 하룻밤을 보내는 「고맙습니다」, 한 남자가 동네에 유료 화장실을 만들어놓고 사람들이 자신의 화장실을 쓰도록 공중 화장실을 차지하고 나오지 않아 사망하는 「변소 성불」, 수많은 남자를 애타게 만들었던 아름다운 여인이 죽자 그녀의 얼굴에 석고를 덮어씌워 데스마스크를 만드는 「죽은 자의 얼굴」 등 책에 수록된 이야기를 읽으며 웃고 울다 보면, 짧은 이야기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자신의 개인사를 담은 소설을 찾아볼 수 있는 점도 흥미롭다. 예를 들어 첫사랑 소녀의 이야기를 정리한 작품 「양지」에서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집을 잃고 남의 집 신세를 져야 했을 때 사람들의 안색을 읽는 데 열중해야 했던 탓에 곁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말끄러미 쳐다봐서 사람들을 민망하게 만드는 버릇을 가지게 된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또한 「어머니」에서는 부모의 죽음에 대해서 처연하게 말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일본의 유명 문학출판사인 신초사(新潮社)에서 1971년 출간된 『장편소설(掌の小說)』을 번역한 것이다. 신초문고에 실려 있는 122편 가운데, 옮긴이가 그중 68편을 선별하여 번역, 수록했다.

『손바닥소설』이 다루고 있는 주제와 소재, 발상, 문체 등의 특징은 바로 가와바타 문학의 원점을 형성하고 있다고 할 만하다. 남녀 간의 미묘한 심리, 부부간의 애정 표현, 복잡한 인간 심리, 풍속적인 내용, 새와 짐승을 소재로 삼은 작품, 소년 소녀의 사랑, 자전적인 작품, 윤회사상, 일상과 이탈, 야성적 미에 대한 동경, 등 다채로운 내용들이 그 어느 소설보다 실험적인 기법으로 때로는 기괴하게, 때로는 환상적, 몽환적인 분위기를 띠며 곳곳에 매복되어 있다.
이야기 하나하나마다 사랑과 이별, 꿈, 고독, 죽음, 젊음과 늙음 등 어느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삶의 한 갈피씩을 냉혹하고 적나라하게, 동시에 따스하고 유머러스하게 펼쳐 보이기도 한다, 고작 손바닥만 한 길이에.
_「옮긴이의 말」에서

이 소설의 작품 대부분은 이십대에 썼다. 많은 작가들이 젊은 시절에 시를 쓰지만, 나는 시 대신 손바닥소설을 썼다. 무리하게 설정된 작품도 있으나, 또한 절로 물 흐르듯 씌어진 좋은 작품도 적지 않다. 이제 와서 보건대, 이 책을 '나의 표본실'이라 하기에 부족함은 있지만, 젊은 날의 시정신은 꽤 살아 있다고 생각한다.
_가와바타 야스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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