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젊은이들의 초상을 경쾌하게 묘파한 이 소설은 청년세대가 고유하게 포착할 수 있는 일상세태의 현실과 문화적 감수성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듯한 인물들의 말투에서 묻어나는 유머와 발랄한 감수성은 이 소설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제3회 창비장편소설상 심사평
가장 최신의 소란과 속도를 상징하는 ‘강남대로 한복판’의 편의점과 까페에서 뜻밖에도 이 젊은 작가의 걸음은 조용하고 느리기만 하다. 언어는 간결하면서 단언적인데 뜻은 단순하지가 않고 박명처럼 희붐하다. 하여 작품은 분명 젊지만 그냥 젊지만은 않다. 부사가 동사처럼 다가오는 문장이며, 정물화와 같은 인물 형상화 등도 남다른 색깔이다. 그래서일까 흑백으로 쉬 분간되지 않는, 그러나 어둠과 햇빛을 함께 껴안고 자기 삶의 무늬를 만들 줄 아는 어떤 깊이가 이 신예작가에겐 있다. 담배연기처럼 흩어지는 속에서 그만의 연기(緣起)를 포착해내는 젊은 소설의 한 출발을 눈여겨보라. 임규찬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