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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여름의 시작
제2장 만남 제3장 요양원에서 제4장 바다에서 제5장 사제의 길 제6장 귀향 제7장 기다림 제8장 이별의 시간 제9장 여름의 끝 |
李海仁
이해인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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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닥쳐왔을 때 느껴지는 감정은, 비애, 분노, 상심, 애도, 그리고 고통 같은 것들입니다. 그 중 어떤 것도 그리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감정들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 길을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삶에서 경험하는 슬픔은, 크건 작건 간에,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인간으로써 우리의 역할을 이해하게 됩니다.
--- p.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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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인가 여덟 살 정도로 기억됩니다. 밤마다 다리가 몹시 아팠습니다. 어떤 날은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파서 한밤중에 잠이 깨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 밤중에 일어나서 아프다고 칭얼거렸더니 아버지가 다리에 약을 발라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짐, 어른이 되고 싶니?" 나는 물론 어른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내가 아픈 것은 어른이 되기 위한 것이며, 그것이 삶의 한 부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그 말씀을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힘겨운 시련을 겪을 때마다, 나는 고통이야말로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것임을 늘 기억했습니다. 성장하는 것과 그저 몸이 자라는 것은 분명 다른 것이니까요. --- p.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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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Alcoholic Anonymous,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사람들의 친목 모임)의 공개모임에 참석해서 나는 정말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첫째,내가 너무나도 '나는 알콜중독자가 아닙니다'라는 명찰을 달고 싶어한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알콜 중독자들을 몹시 비판적인 눈으로 보고 있었고, 그들이 내가 알콜 중독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꼭 알아주기를 바랬다. 알콜 중독으로 인한 고통을 목격하거나 체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하듯이, 나는 절대로 알콜 중독자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한테 그렇게 보여지는 것은 죽기보다도 싫었다. 수많은 이론과 견해들을 섭렵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알콜 중독은 순전히 개인 의지의 문제라고 믿고 있었다. 또한 내가 알콜 중독이 아니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나는 나만큼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다른 사람들과 혼동되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AA모임에 처음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 나 역시 방안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고치기 힘든 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그런 웃음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내게 그 웃음소리는 차라리 모욕이었다. 나는 내 자신의 감정을 의식하며 신경이 조금 날카로워진 채로 계단을 올라가서 모임이 열리는 곳으로 향했다.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당시의 내 관점에 의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는 사람들인 그들은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이 보였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나는 자부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주일 동안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면서, 나는 비로소 그들의 기쁨이 자신들의 병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 병으로부터 조금씩 회복되어간다는 확신에서 오는 것임을 알수 있었다. AA 모임을 통해 나는 알콜 중독에 관해 레니한 신부님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책에서 본 갖가지 증후와 통계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 속에서 끊임없이 재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알콜 중독이라는 것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을 경우에 정신이상과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는 무서운 병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러한 병을 앓는 것은 의지박약과는 전혀 다른 문제임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겠다는 다짐은 하루 일과에서 수없이 반복되었다. AA 참석자들의 인간관계와 그들의 이야기는 내게 큰 의미가 있었다. 그들은 알콜에 대한 자신의 무력함을 용서함으로써 타인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 사람들이었다. --- pp 46~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