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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러시아
1. 참고 기다리는 여행, 러시아 시베리아를 향하여 시베리아에서의 첫째 날 | 톨스토이 시베리아에서의 둘째 날, 다시 바이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 릴케 예니세이 강과 노보시비르스크 | 예세닌 2. 예술가들의 무덤, 페테르부르크 네바 강이 흐르는 도시 미술가들의 집, 에르미타슈 박물관 | 마티스, 렘브란트 오로지 도스토옙스키만을 위하여 | 도스토옙스키 도스토옙스키의 도시, 페테르부르크 | 도스토옙스키 1시 20분을 가리키고 있는 시계 | 도스토옙스키, 푸슈킨 러일전쟁에 참전한 오로라호 예카테리나 2세의 여름궁전 | 푸슈킨 3. 붉은 역사의 도시, 모스크바 금지선이 쳐진 붉은광장 안드레이 류블료프라는 수사 | 류블로프 블라디미르의 우스펜스키 사원 수즈달의 12세기 풍경 | 류블로프 세르기예프 파사드의 대수도원 | 류블료프 쿠투조프 거리와 승전탑 승전탑의 그림자 | 숄로호프 일행과 헤어지다 4. 톨스토이에게 가는 길, 야스나야폴랴나행 톨스토이에게로 | 톨스토이 나는 오래전부터 톨스토이 사도였다 | 톨스토이 톨스토이의 빛과 그림자 | 톨스토이 작은 무덤 5. 아름다운 사람 안톤 체호프, 멜리호보 마을 왕진 가방과 검은 침대 | 체호프 마당의 벚꽃나무들 | 체호프 기분극 혹은 황혼의 엘레지 | 체호프 두 번째 러시아 6. 다시 찾은 러시아, 모스크바 다시 모스크바로 소나무 숲 속의 파스테르나크 집 | 파스테르나크 파스테르나크의 죽음 | 파스테르나크 죽음, 그 후 | 파스테르나크 타르콥스키네 정원과 기도 소리 | 타르콥스키 「노스탤지어」와「안드레이 류블료프」 | 타르콥스키 러시아가 낳은 영상 시인, 타르콥스키 | 타르콥스키 막심 고리키와 스타니슬랍스키 | 고리키, 스타니슬랍스키 7. 숄로호프에게 가는 밤열차, 뵤센스카야 마을 밤열차 | 숄로호프 예카테리나의 작은 손 | 숄로호프 돈 강 | 숄로호프 밀레노바 역에서 만난 두 경찰 다시 밤열차에서 8. 아흐마토바와 쇼스타코비치의 만남, 파운틴 하우스 파운틴 하우스를 찾아서 | 아흐마토바 똥물과 층계 | 아흐마토바, 쇼스타코비치 음치인 나는 쇼스타코비치에 대해 말하고 싶다 | 쇼스타코비치, 체호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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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덜커덩덜커덩 계속 달리고 유리창 밖의 밤은 칠흑으로 변하면서 정지하지 않고 움직였다. 밤은 살아 움직이면서 스스로를 만든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떠올랐다. 밤이 밤 스스로를 만들고 운동한다면, 밤은 창조의 신이 되는 것이고 밤은 신이 거처하는 곳이 되는 것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멀고 어두운 시베리아는 신령스런 존재가 되는 것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살로메를 따라 톨스토이를 뵈러 가다가 러시아의 끝없는 대지를 보고 땅에 엎디어 입을 맞추었다고 했는데, 저 검은 시베리아는 그러고도 남았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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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하림이 선택한 러시아
_ 러시아 땅에 매혹된 발걸음을 따라서 올해로 등단 46주년을 맞은 시인 최하림이 2004년과 2006년 두 차례 러시아를 여행한 기록을 『최하림의 러시아 예술기행』으로 묶었다. 첫 번째 여행은 소설가 정길연·김이정을 비롯하여 그의 아들, 딸, 그리고 시인의 아내 등이 함께했고, 두 번째 여행은 시인 이달희·김윤배·장석남, 소설가 정길연·임동헌, 화가 남궁도 등이 함께했다. 그리고 두 번의 러시아 여행을 모두 김창진 교수(성공회대 정치학과)가 인솔했다. 이 책은 러시아 땅에 매혹된 많은 사람들의 여행기이자 시인 최하림의 러시아 예술 찬사집이다. 『최하림의 러시아 예술기행』은 2004년 첫 번째 러시아 방문기와 2006년 두 번째 러시아 방문기로 나누어 구성하고, 시인 최하림이 찾아다닌 도시와 마을을 그림자 밟듯 따라가도록 만들었다. 삶 자체가 시가 되고 여행 자체가 또 시가 되는 시인 최하림이 러시아 예술가들을 주인공으로 쓴 새로운 시집이라고 보아도 좋을 만하다. 독자들이 러시아 예술을 생생히 느끼고 새롭게 이해하는 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러시아가 만든 예술, 예술가들 왜 그들은 모두 ’러시아‘였을까 시베리아는 검은 몽상과 검은 침묵의 땅이다. 러시아의 모든 작가와 시인들은 시베리아의 검은 몽상을 경험하고서 러시아의 대작가가 된다. 도스토옙스키도 체호프도 스카초프도 시베리아에서 유형 생활을 하거나 시베리아에서 살거나 시베리아를 경험했다. 그들은 수백 리 자작나무 숲을 헤맸다.(--p.26) 왜 그들은 모두 ‘러시아’였을까? 『최하림의 러시아 예술기행』은 바로 이에 대한 대답이자 해답이다. 그리고 시인 최하림이 러시아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둡고 칙칙하고 을씨년스러운 러시아에서 ‘검은 몽상’과 ‘검은 침묵’을 경험한 자만이 러시아의 대작가가 된다는 시인의 말은 매우 논리적이다. 고전이 되고 역사가 되는 예술의 근본을 찾아 떠난 곳이 시인에게는 러시아였고, 이 책에는 그 해답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바람 한점 불지 않는, 방향도 지형지세도 가늠할 수 없는 러시아의 스산함 속에서 시인 최하림은 도스토옙스키를, 톨스토이를, 릴케를, 푸시킨을, 체호프를 찾아다녔다. 예술가들의 집 앞에서 그들의 언어를 떠올렸고 무덤 앞에서 생애를 더듬었다. 멈춰 있는 시계와 펼쳐진 책장을 보며 그들이 마지막까지 불태웠던 예술혼을 느꼈다. 예술가들의 무덤을 방문한 시인 최하림은 러시아를 “어둡고 칙칙하고 을씨년스럽다” “검되 푸르렀다”고 표현했다.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를 보며 시인은 생각한다. 렘브란트는 어째서 신발이 벗겨진 왼쪽 발바닥, 해지고 부르튼 발바닥을 그리려고 했을까. 또한 시인은 도스토옙스키 기념관에서 「죄와 벌」과 「죽음의 집의 기록」의 문장을 떠올리며 도스토옙스키가 보낸 지옥보다도 고통스런 나날을 생각한다. 톨스토이 생가에서는 농민 속으로 깊이 들어가 농민과 함께 일하고 함께 술 마신 톨스토이를 생각한다. 시인 최하림이 예술가들의 집에서 떠올린 생각은 모두가 어둠이었고 고통이었으며 먼 구석이었다. 러시아 대지의 뻣뻣한 풀을 보고 “추운 지방이어선지 풀들이 억셌다”(p.93)고 한 시인의 말은 러시아에서의 차가운 삶을 이겨낸 예술가들의 뜨거운 혼을 빗댄 것이 아니었을까. 한 편의 시처럼 흘러가는 러시아 예술 평론집 한 권에 담긴 숱한 겨울들 『최하림의 러시아 예술기행』은 한 편의 기나긴 시 같다. 시를 읊조리듯 천천히 시인 최하림의 발을 따라가다 보면 렘브란트를, 도스토옙스키를, 톨스토이를, 체호프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작가들의 탄생과 어린 시절과 죽음을 듣는다. 시인 최하림은 우리 눈을 대신해 작가들의 생가와 박물관을 생생히 보여주고 그들의 작품을 그려준다. 작품 속 문장들과 작가들의 생애와 그들이 남긴 흔적들을 대입해보고 다시 작품으로 돌아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한 편의 시처럼 부드럽게 흘러가는 러시아 예술 평론집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러시아의 맛집이나 좋은 숙소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지만, 작가들을 찾아가는 길 위의 풍경이나 작가들의 생애는 마치 사진 들여다보듯 환히 보이는 것만 같다. 이것이 『최하림의 러시아 예술기행』이 가진 특별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