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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이데올로기, 책을 학살하다
양장
알마 2010.03.19.
베스트
서양사/서양문화 top100 9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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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책, 도서관 그리고 문화말살 현상
2 도서관의 기능과 발달
3 책의 학살을 이해하기 위한 이론 틀
4 나치 독일, 인종주의와 민족주의가 빚어낸 비극
5 위대한 세르비아, 발칸의 도살자
6 이라크, 피로 물든 범아랍주의
7 중국 문화혁명, 무엇을 위한 혁명인가?
8 티베트, 절멸의 위기에 놓인 문화
9 사상의 충돌

저자 소개 2

레베카 크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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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ecca Knuth

레베카 크누스는 하와이 대학 문헌정보학과에서 학과장직과 함께 부교수직을 맡고 있다. 그녀는 민족주의, 국가주의, 공산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에 관심이 많다. 인류의 행복과 이상을 지향하기 위해 인간의 지성이 만들어낸 이념들이 도리어 어떻게 우리를 잔인한 결말로 이끄는가를 중점적으로 연구 중이다. 저서로 『20세기 이데올로기, 책을 학살하다LIBRICIDE』(2003)와 연속작이라 할 수 있는 『Burning Books and Leveling Libraries: Extremist Violence and Cultural Destruction』(2006)이 있다.
20년 넘는 출판 편집기획자 생활을 거쳐 지금은 다방면의 글을 쓰며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영화 제작 중인 요리 에세이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한국출판평론상 대상을 수상한 《책의 정신》, 인문 분야 스테디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등을 썼다. 그의 책은 어려운 주제라 해도 쉽고 재미있게 잘 읽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출판 편집자 시절에는 고스트 라이터, 윤문 전문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국대학교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에서 강의했고, 느티나무도서관재단에서 글쓰기를 가르쳤다. 글쓰기에 대한 이상한 소문과 오해의 희생자들, 유효 기간이 지난 글쓰기
20년 넘는 출판 편집기획자 생활을 거쳐 지금은 다방면의 글을 쓰며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영화 제작 중인 요리 에세이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한국출판평론상 대상을 수상한 《책의 정신》, 인문 분야 스테디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등을 썼다. 그의 책은 어려운 주제라 해도 쉽고 재미있게 잘 읽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출판 편집자 시절에는 고스트 라이터, 윤문 전문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국대학교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에서 강의했고, 느티나무도서관재단에서 글쓰기를 가르쳤다. 글쓰기에 대한 이상한 소문과 오해의 희생자들, 유효 기간이 지난 글쓰기 원칙에 구속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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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3월 19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510쪽 | 748g | 153*224*35mm
ISBN13
9788992525756

책 속으로

골드하겐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공동체의 사회 시설들을 파괴하는 심리적인 효과는 그 민족을 파괴하는 것과 아주 비슷하기 때문에, 문화에 대한 폭력은 공격자에게 만족감을 준다. 확실히 나치 당원들과 젊은 집단들은 유대인들의 시너고그(유대인들의 회당)와 문화재를 불태우면서 엄청난 만족감을 얻었다. 1938년에는 크리스탈나흐트(Kristallnacht, 수정의 밤)라고 이름 붙여진 사건이 일어나 7,500개의 유대인 사업장에서 유리창이 부서지고 독일 거리가 반짝이는 유리 파편으로 뒤덮였던 적이 있다. 유대인의 공예품과 책 그리고 수백 개의 시너고그와 학교가 파괴되었는데, 그때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 있던 유대인 주민 센터의 책 1만 6,000권도 함께 파괴되었다. 또 유대인 3만 명은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 그 엄청난 경제적인 피해와 있음직하지 않은 광포한 폭력에 대해 독일인들은 비판적인 의견을 보이긴 했지만, 그것이 부당한 사건이었다고 똑바로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 악명 높은 밤을 기념하기 위해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집회에 모인 10만 명의 독일인 중에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 군중들의 열정은 1941년 폴란드 루블린에 있는 유대인 신학교의 ‘위대한 탈무드 도서관Great Talmudic Library’을 불태우면서 나치가 느낀 희열의 전조였다. --- pp. 76-177

극단적인 공포를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여겨졌다. 최악의 혼란 상황을 만들 계획 아래에서 무슬림 문화를 모든 수준―생물학적?심리적?상징적인 수준―에서 제거하려 했다. 집단문화를 말살하는 문화말살인지, 집단 그 자체를 없애버리려는 인종말살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 무슬림 지도자들과 교육받은 전문가들을 맨 먼저 처형했다. 부자인 사람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 정치적?종교적 지도자들을 검거했다. 프리예도르에서는 50명이 넘는 판사, 사업가, 선생, 의사, 공무원 들이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 케르테름에서는 밤마다 지식인들 5-6명쯤이 처형되었다. […] 세르비아 군대는 또한 무슬림 문화를 상징적으로 떠받치고 있는 물질적인 것들도 모두 없애버리기로 결정했다. 보스니아 시에 있는 오스만 거리와 모스크들이 첫 번째 목표물이 되었다. 모스크와 무슬림들의 공동 묘지, 무덤 기념물, 모솔레움 같은 것들은 파괴한 후에 불도저로 밀어버리고는 공원이나 주차장을 만들었다. 책과 도서관 파괴 정도는 스톨라츠와 같은 도시 하나에서 잃어버린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17세기에 만들어진 오래되고 희귀한 필사본과 역사적인 문서들, 휘황찬란한 캘리그래피로 꾸며진 문서들을 무슬림 공동체 의회와 황제의 모스크, 포드그라스카 모스크가 불탈 때 함께 잃어버렸다. 한 평론가가 말했듯이,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살아 있는 것들과 함께 죽은 것들도 살해한 것이지요.” 책과 도서관을 고의로 파괴하는 것은 죽은 사람을 살해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 pp. 243-244

이 시기(문화혁명기) 동안 개인적인 약탈과 혼란스러운 내전 때문에 사라진 책들도 많았는데, 대부분은 정부의 묵인 아래 저질러졌던 홍위병들의 행동 때문이었다. 도서관들에게는 이때가 무자비할 만큼 매우 위험했던 시기였다. 장서가 가장 위험했던 때는 1966~1968년 사이였는데, 그때 홍위병들이 “네 가지 구악(舊惡, ‘착취 계급’들의 구식 사상, 구식 문화, 구식 관습, 구식 습관)”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기 때문이다. 가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다룬 책과 마오의 저작물들 때문에 홍위병들이 건물 전체를 통째로 불태워버리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는 했지만 대개는 거칠 것이 없었다. 캔턴에 있었던 즈홍샨 대학의 경우, 홍위병들은 먼저 서구 고전들을 몽땅 불태웠고, 그다음에는 공산주의나 마오주의가 확실히 아닌 책들을 불태웠으며 마지막으로 건물을 불태웠다.

--- pp. 345-346

출판사 리뷰

책의 학살, 20세기 이념으로 중무장한 신 종교전쟁

책과 도서관 파괴의 역사는 20세기만의 특징이 아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파괴나 중국 진시황의 분서갱유에서 보는 것처럼 책의 학살은 인간의 역사 초기부터 있어 왔다. 하지만 이 책이 특히 20세기 책의 학살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책의 학살’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은 외형상으로는 과거나 지금이나 유사하다. 이전에는 주로 ‘종교’라는 이름으로 행위의 정당성이 부여되었지만 20세기 이후 벌어진 책의 학살은 국가가 종교를 대신하여 합법성과 정당성을 부여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독재자나 지배 세력이 권력을 향한 욕망과 힘의 표현으로 책의 학살을 주도했다면, 20세기 이후에는 치밀하고 정교하게 조작된 합법성과 사회적인 승인하에 학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거대하고 복잡하며 전 세계가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그것은 현대 사회와 사회를 구성하는 각 국가와 단체, 하위 집단 들이 서로 거미줄처럼 촘촘하고 긴밀하게 얽혀 있어서, 나비 효과처럼 한 부분에서 발생한 사건 의 파장은 다른 영역으로도 확산되고 자극이 되어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거처럼 사건의 경과와 결과만 파악하는 평면적이고 단선적인 분석만으로는 20세기 책의 학살의 진위를 파악할 수 없다.
이에 저자는 권위주의적인 정부나 제도, 체제에 의해 일어나는 ‘책의 학살’사건이 제노사이드(genocide, 인종말살)와 에스노사이드(ethnocide, 문화말살)를 일으키는 동일한 힘과 메커니즘에 의해 벌어진다는 점을, 20세기 대표적인 다섯 가지 대규모 책과 도서관 파괴 사건을 통해 분석한다.
그리고 그 실체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각 사건마다 그것을 둘러싼 역사학·정치학·심리학·윤리학·통신학·문헌정보학·국제관계학 등 다양한 분야들을 서로 교차 비교하며 자료를 해석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민족주의, 국가주의, 공산주의 등의 이념에 초점을 맞추어, 인류의 행복과 이상을 지향하기 위해 인간의 지성이 만들어낸 이념들이 도리어 어떻게 우리에게 가장 잔인한 결말을 맺게 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왜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문화를 파괴하는가?’

E.B. 타일러는 『원시문화』에서 문화는 “지식, 신앙, 예술, 도덕, 법률, 관습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고 했다. 저자는 나아가서 문화 자체가 결국 인간의 집단정신이며, 바로 인간이라고 주장한다. 그런 까닭에 문화를 파괴하는 행위는 사람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책과 도서관의 파괴는 끔찍한 인종말살 사건의 전초전으로 일어나거나 또는 동시에 일어났다. 예를 들자면 나치는 유대인 말살정책을 펼칠 때, 그들의 언어 사용을 금지시키고 책과 문화유산을 불태움으로써 유대 문화를 함께 없애려 했다. 세르비아 역시 보스니아에서 이슬람 문화를 깨끗하게 쓸어버리려고 했다. 중국은 문화혁명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적으로 규정하고 쓸어냈으며, 티베트를 공산화하기 위해 티베트 문화를 파괴했다.

왜 ‘책과 도서관’인가?

책은 ‘인간의 지성이 집적된 기록물’로 간단히 정의되지 않는다. 바버라 터크먼은 “책들은 문명의 전달자다. 책이 없다면 역사가 침묵할 것이고, 문학은 벙어리, 과학은 불구가 될 것이며, 사상과 사색은 정지할 것이다. 책들이 없었다면 문명의 발달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책들은 변화의 엔진이고 세상에 달린 창문이며 ‘시간의 바다에 세워진 등대’다. 책들은 동료이자 스승이며 마술사고, 정신의 보물을 보관하고 있는 은행가다. 책들은 인쇄된 인간성이”라고 했다.
즉 책은 인간의 의지와 의도를 표현한 글을 담는 그릇으로 목적 지향적이고 유기적인 생명체다. 이런 책과 도서관을 파괴하는 것은 시간(역사)과 인간관계의 연속성을 깨뜨리는 행위이며, 그 집단의 문화적인 생존력을 거세시켜 그들의 정체성을 없애버리는 행위다. 정체성의 와해는 자연스럽게 집단의 소멸로 연결되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20세기 식민 지배국들은 피식민국의 언어나 전통, 문화를 철저하게 말살시키려고 했다. 일본이 우리에게 가했던 폭압적인 식민 정치도 이런 맥락이었다. 책이란 단지 한 권의 책이 아니라, 정치적인 무기인 것이다.

왜 ‘이념’에 의한 ‘책의 학살’에 초점을 맞추는가?

20세기는 인간의 집단지성이 발달한 시기로 인간 중심적인 근대 국가가 형성되어 세계가 재편된 시기였다. 이때 세계 재편의 동기가 되고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 바로 이념이었다. 20세기는 이념에 의해 세계를 구성하고, 이념을 위해 세계가 전쟁에 휩싸이기도 한 비극의 세기였다. 책의 학살은 그 전쟁에서 이념에 봉사하기 위해 벌어진 주요한 전략?전술 가운데 하나였다.

20세기에 일어난 책의 학살은 전 세계의 다면적인 상황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문화 파괴 또는 인종학살이란 개별 사건으로 인식되어 휴머니즘적 해결만으로 풀릴 문제가 아닌 것이다. 20세기 책의 학살이 제도와 합법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문화와 인류에게 가하는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도 그것을 막을 제도와 합법성을 보완하고 구축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미로슬라브 크를레자가 말한 것처럼, 비록 유네스코협약, 제네바협정 등과 같은 활자로 엮을 국제협약이라는 한 장의 종이를 마련하는 일일 뿐이라 해도 말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은 납으로 만든 활자 한 상자가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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