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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1 새벽 2 수석사제, 그리고 참사회 3 수녀의 집 4 삽시 씨 5 더들스 씨와 그의 친구 6 소참사회원 사택의 박애정신 7 비밀 이야기들 8 단검을 뽑다 9 덤불 속의 새들 10 앞길을 다지다 11 그림과 반지 12 더들스와의 밤 13 최고조의 두 사람 14 언제 이 세 사람이 다시 만날까? 15 기소 16 헌신 17 박애주의, 프로 그리고 프로의식의 결여 18 클로이스터햄의 이주자 19 해시계 위의 그림자 20 도주 21 인지 22 거친 시기가 닥쳐오다 23 다시 새벽 부록1 ‘삽시’ 미완 유고 부록2 창작노트 작가연보 주해 |
Charles John Huffam Dick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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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지하 납골당에서 흘러나오는 흙냄새가 곳곳에 배어 있는 이 단조롭고 조용한 도시에는 수도원 묘지의 자취가 사방에 널려 있어서 아이들이 수도원장과 수녀원장의 분골에 채소를 키우고 수녀들과 수사들의 진토로 진흙파이를 만들어 가지고 놀 정도다. 한편 성당 근처 밭에서도 가끔 농부들이 한때 권세를 누렸던 재무담당, 대주교들, 주교들의 뼈를 발견하곤 한다. 그럴 때면 하나같이 동화책에 나오는 도깨비가 우연히 찾아온 방문객의 뼈를 갈아 빵을 만들어 먹으려 할 때와 같은 기세가 된다. --- p.34
술에 만취하거나 최면에 걸린 경우 종종 서로 다른 의식 상태가 각각의 진로에 따라 평행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있는데(예를 들어 술에 취해 시계를 어딘가에 따로 챙겨 두었다면, 다시 술에 취해야만 시계를 둔 장소를 기억해 낼 수 있다), 미스 트윙클튼도 이처럼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의식 상태로 존재한다. 매일 밤 여학생들의 취침시간이 되면 미스 트윙클튼은 머리를 단장하고 눈 화장을 매만지며 여학생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생기발랄한 숙녀로 거듭난다. --- p.37 “난 한 번도 젊은이처럼 살아본 적이 없단다. 나이든 부모님의 외아들로 태어난 그날부터 나이가 들어 있지 않았나 싶어. 곧 죽어 없어질 사람에게는 개성을 불어 넣을 필요가 없는 거지. 내가 이 말을 하는 건 사람들이 태어날 때 보통 꽃봉오리 같은 것에 반해 난 곧 흙으로 돌아가 썩어 없어질 나무 조각으로 태어난 것 같았거든.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처음으로 자각하기 시작했을 때, 난 내가 나무 조각―아주 무미건조한 나무 조각―이라는 걸 깨달았어…….” --- p.129 “헬레나 양에게는 사랑에서 오는 지혜가 있어요.” 소참사회원이 대답했다. “그 이상의 지혜는 세상에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는 걸 기억하세요. 저의 지혜로 말하자면, 그런 평범한 건 더는 말하지 않는 게 좋아요. 그럼, 좋은 밤 되길!” --- p.156 하지만 거기에 아무것도, 심지어 창가에 불빛조차 보이지 않자 그의 시선은 창문을 떠나 별들에게로 옮겨갔다. 마치 자신에게 숨겨진 뭔가를 별들 속에서 읽으려는 듯했다. 만약 별들을 읽는 것이 가능하다면 많은 사람들이 별들을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별의 알파벳도 모르면서―적어도 현재로서는―별들의 언어를 읽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 p.293 “내가 무의식적으로,” 그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해시계 위로 포개고 턱을 그 위에 올린다. 그래서 누군가가 창문으로 내다보면 (가끔 창문에 얼굴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는데) 우아하면서도 장난스럽게 로사에게 말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며 그가 말한다. --- p.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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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화와 창작노트에 숨은 결말의 단서들!
이 다양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 것이 바로 책의 표지화와 작가의 창작노트다. 총 12부를 예정으로 잡지에 연재 중이던 작품은 작가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에 6부로 막을 내린다. 결말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긴 부분이긴 하지만, 책의 표지화와 작가 사후 발견된 창작노트는 미완의 결말을 해결하는 데 새로운 전환점으로 작용한다. 표지화와 창작노트에 담긴 단서들은 독자들과 평론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그들의 호기심은 소설의 결말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로 이어지며 수많은 논란거리를 재생산한다. 당신은 누구를 범인으로 하고 어떤 결말을 낼 것인가!? 소설의 결말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는 1985년 최고조에 달한다. 그해 여름, 뉴욕시 센트럴파크 야외극장에서 『로스트 :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가 뮤지컬로 공연되어 엄청난 호평을 얻는다. 이 공연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또 하나의 새로운 결말을 고안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몇 명의 범인과 몇 가지의 해결을 준비해 놓고 그날 그날 관객의 투표에 따라 다른 결말을 만들어갔다는 점이다. 열린 결말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취한 이 공연은 최근까지도 그 인기를 유지하며 재공연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신성한 장소에서 펼쳐지는 탐욕의 극치! 실제 영국의 로체스터에서 발생한 삼촌이 조카를 살해한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고 전해지는 이 작품은 뒤엉킨 의식의 흐름을 보여주듯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첫 장을 시작한다. 디킨스는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술탄, 인도, 최면술, 아편 등과 같은 다소 생소한 소재들을 선보이며 악인의 극치로 평가 받는 인물 존 재스퍼를 탄생시킨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 존 재스퍼는 에드윈 드루드의 삼촌이다. 그는 성가대 지휘자로 엄격한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편에 탐닉하고 조카의 약혼녀 로사를 은밀히 사랑한다. 마침내 에드윈 드루드가 사라지고 탐욕과 광기로 무장한 악의 실체가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악과 비밀이 지닌 매력을 파헤치다! 마지막 작품에서 다양한 실험을 감행한 작가는 논리와 추리로 악을 추적하고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자의 심리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또한 그는 건전하다고 자부하는 박애주의자들과 성직자들의 위선과 허위를 통렬히 비판한다. 선과 악의 경계는 어디쯤인가. 우리는 그 경계를 지을 수 있을까. 오히려 선과 악은 그 모습을 달리하며 우리 주변을 맴돌지도 모른다. 424 페이지 이후 당신의 결말이 기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