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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사랑하기
양장
문학세계사 200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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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Michel Quint

1949년 프랑스의 빠드갈레에서 태어났다. 그는 1970년대 말에 릴르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였고 지금까지 약 20여 권의 책을 출판하였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984년에 출판한 『밝힐 수 없는 유언』, 1989년에 출판한 『층계에서의 당구』 등이 있다. 특히 『층계에서의 당구』는 탐정소설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강사, 번역가.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및 동 대학원, 파리 7대학을 거쳤다(문학박사, 셀린 전공). 현대 프랑스문학과 이론을 기반으로 연구, 번역, 다양한 글쓰기를 한다. 옮긴 책으로 『이방인』, 『코르푸스: 몸. 가장 멀리서 오는 지금 여기』, 『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 『제멜바이스 / Y 교수와의 인터뷰』, 『세계와 바지』, 『지극히 높은 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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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8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4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0752884

출판사 리뷰

1. 전세계를 울렸던 『처절한 정원』의 후속작

『겨우 사랑하기』는 작년 봄에 출간되어 국내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소설 읽기의 재미를 전해주었던 프랑스의 베스트셀러『처절한 정원』의 후속편이면서, 전작과 한 쌍을 이루는 작품이다. 나치 부역 혐의로 뒤늦게 재판에 회부된 모리스 파퐁의 1999년도 재판 장면으로 시작되는 『처절한 정원』은 프랑스가 나치의 지배 아래 있던 시절, 레지스탕스의 일원이던 '나'의 아버지와 삼촌은 통해 양심과 진실의 문제를 제기한 작품이다. 프랑스의 판매대리인들은 미셸 깽의 소설(전작)을 읽은 뒤 매료되어 곧장 그의 책을 전국 서점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의 위력은 대단했다. 결국 많은 파리의 서점들은 이 책을 권장도서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작권은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일본, 대만 등지에 팔려나가며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지금은 영화화까지 되어 프랑스 현지에서 상영중이다.

『처절한 정원』의 스토리는 소박하게 전개된다. 노르 지방의 소도시에 사는 두 형제의 전쟁 경험담이 그 골자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사투리가 지닌 특유의 쾌활함을 통해 숙부에게서 조카로 전달되는 어리숙한 두 청년(아버지와 삼촌)의 모험담. 레지스탕스였던 아버지와 삼촌이 기차역의 변압기를 폭발시킨 뒤 독일군에 체포된다. 갇힌 두 사람은 어릿광대 출신 독일 보초병의 익살에 위안 받으면서 죽음과도 같은 공포의 시간을 견뎌낸다. 그런데 실제 범인인 아버지와 삼촌 대신 범인을 자처한 한 남자 덕분에 두 사람은 풀려난다. 조약돌을 던지면 수면에 파문이 번져 가듯, 이 극적인 체험의 결과물은 작중 인물들의 삶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그 끝에 『겨우 사랑하기』의 에피소드가 이어진다.

속편에선 다시 몇 해의 세월이 지나 있다. 1972년, 화자 (전편에서 삼촌의 고백을 가슴깊이 받아들인 조카)는 독일 체류 중 로렐라이처럼 아름다운 운명의 여인 잉에를 만나 한순간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젊은 그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것은 아버지 대의 과오이다. 전편에선 한 사람의 희생이 또 다른 사랑을 싹트게 하였지만, 결국 그 세대의 과오는 후대의 비극을 잉태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그리고 죽음…… 그 뒤에 숨겨진 역사의 비극적 아이러니는 이 소설의 놀라운 반전을 이루기도 하지만, 역사의 진실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슬픈 자화상으로 비춰진다. 『겨우 사랑하기』는 되풀이되는 역사의 비극 속에서 그래도, 겨우, 조금만이라도 사랑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상처받기 쉬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경의와 감사이다.

2. 상처받기 쉽지만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감동적인 소설

미셸 깽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초지일관 경쾌하게 고삐를 쥐고 소설의 망 속으로 독자를 인도한다. 그러나 그 과정은 시종 독자의 놀라움을 자아낸다. 작가의 핵심 메시지는 행간에 숨어 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 소박하고 신실한 사람들, 관대한 사람들, 조심스럽고 상처받기 쉬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경의와 감사가 그것이다. 이 조그마한 작품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오래오래 독자들의 마음속에 자리할 것이다.

작가는 소설의 제목을 아폴리네르의 시구에서 따왔는데, 소설작품 속의 여인 잉에와 주인공 청년이 느끼는 고통은 「마리」라는 시 속에 잘 그려져 있다.
작가가 『겨우 사랑하기』첫머리에 올려놓은 아폴리네르의 시구인 “oui je veux vous aimer mais vous aimer a peine"를 우리말로 옮기면 ‘그래, 너를 사랑하고 싶어. 사랑하기는 하는데 거의 사랑하지 않는 것처럼 조금만 사랑하고 싶어’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고어적 의미를 알고 있는 프랑스인이라면 고통스럽게 사랑한다라는 속뜻까지 떠올리게 된다. “아주 힘들게 사랑하고 싶다.”, “아주 많은 고통을 필요로 하는 사랑을 하고 싶다”, “힘껏 애써서 조금만이라도 사랑해보고 싶다” 등으로. 작가는 이런 양가적 뉘앙스를 작품 곳곳에서 요령 있게 조금씩 차이를 두어 사용한다. 사랑의 모순적 감정 상태(감미로운 동시에 고통스러운 이 감정은 아폴리네르의 시속에 이어져 표현되고 있다)뿐 아니라,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역사적/도덕적 의무감(관용, 화해, 용서, 기억. 그리고 이런 것들은 고통과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등등)까지도 모두 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두 작품을 연이어 읽게 되면 작가가 마치 “고통스러운 삶의 현실 속에서라도 우리는 조금씩이라도 겨우 겨우 사랑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3. 인간의 실수와 나약함이 빚어내는 역사의 비극적 아이러니

『겨우 사랑하기』는 『처절한 정원』의 연장선상에 덧놓인 작품이 아니라 주제와 구성의 측면에서 전편과 긴밀하게 맞물린, 말하자면 두 폭 병풍 중 한 짝에 해당하는 소설이다. 전편에서는 아버지 세대가 아들 세대에게 일생일대의 비밀을 털어놓고 있으며, 후편에서는 훌쩍 자라난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을 걸고 있다. 전편에서 아버지 세대가 죽음의 위기를 극복한 후 사랑을 만나 결혼하게 된다면, 후편에서 자식들은 아버지 대의 과오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겪는다. 전편이 독일 점령기에 ‘적군’의 도움을 받은 풋내기 레지스탕스들의 모험담을 다뤘다면, 후편은 약 한 세대 후, 겉으로는 인류애를 표방했지만 실은 시작부터 테러와 인종 문제로 얼룩졌던 1972년 뮌헨 올림픽 당시의 독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깽은 인간의 선의를 믿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실수와 나약함이 빚어내는 역사의 비극적 아이러니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아버지 세대가 뿌린 씨앗은 그 아들들의 삶의 터전에까지 뿌리를 뻗친다. 그리고 그것은 역사의 끊임없는 진행과 반전의 고리를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 두 번의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처절한 정원』의 젊은 청년들은 무사태평하게 모험에 가담했다 죽음을 직면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소중한 희생이 그들의 목숨을 살려준 후부터 그들은 진중한 침묵의 무게와 함께 광대가 되는 법을 배운다. 『겨우 사랑하기』의 화자 역시 실수투성이 인간이다. 이 청년은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난 후에야 그녀의 진실을 깨달으며, 아버지의 죽음을 초래하고 나서야 비로소 입을 열 수 있는데, 그 회오의 순간이야말로 아들이 아버지의 아마추어 광대 노릇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그것을 물려받기로 결심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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