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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외딴집
멍쇠네 부엌솥 돌다리 우리들의 고향 |
權正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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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하지만 결코 꺾이지 않는 사람들
표제작인 『복사꽃 외딴집』은 『기독교교육』 1973년 5월호에 발표되었다. 권정생이 1965년에 3개월 동안 거지 생활을 했을 때 만났던 정답고 친절했던 사람들, 그 가운데서도 상주 지방의 늙은 소나무가 있는 외딴집에 살던 노부부를 잊을 수 없어 쓴 작품이다. 심하다 싶게 장난을 치는 동네 아이들도, 어렵고 난처한 지경에 처해 있는 길손도 따뜻하게 품어 주는 노부부의 마음 씀씀이가 따뜻하게 와닿는다. 시간이 흘러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도 어디론가 떠나 빈집이 되었어도 ‘복사꽃 외딴집’은 여전히 포근하게 느껴진다. 사람을 향한 노부부의 따뜻한 온기가 어린이들에게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작품이다. 『멍쇠네 부엌솥』은 『기독교교육』 1975년 9월호에 발표되었다. 큰 솥은 아기 솥이 어리다고 함부로 놀리고, 부지깽이도 꼬마라고 업신여긴다. 그러다가 멍쇠 엄마가 진실을 밝혀 줌으로써 망신을 당하자, 화를 이기지 못한 큰 솥은 아기 솥을 산산조각으로 부숴 놓고 만다. 권정생은 어른이라고, 힘이 세다고, 어리고 약한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한 인간사를 부엌솥 간의 싸움에 빗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작품이다. 『돌다리』는 1989년 12월『어린이문학』 창간호에 발표되었다. 주인공 창규네 가족은 살던 마을이 수몰지구로 정해져 떠날 수밖에 없었다. 과수원 일꾼으로 일하게 된 창규 아버지도, 낯선 아이들 속에서 잘 어울리지 못하는 창규도 키가 작고 가진 것이 없다는 이유로 업신여김을 당한다. 하지만 창규 아버지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마을 아이들을 위해 묵묵히 돌다리를 놓는다. 창규는 그런 아버지를 도우면서 조금씩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워 간다. 『우리들의 고향』은 『문학』이라는 잡지 1991년 11월호에 실렸다. 경북 안동의 임하댐이 건설되면서 오래도록 살던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고향을 저버릴 수 없어서 괴로워하는 할아버지와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며 ‘고향’의 의미를 이해하려 애쓰는 기만이를 통해, 타의에 의해 삶의 터를 빼앗긴 사람들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작품이다. ‘기본’을 생각하게 하는 소박한 이야기 2017년, 화려한 책과 영상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에 30~40년 전 권정생의 작품을 다시 읽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복사꽃 외딴집』에 실린 작품들은 여전히 우리가 눈길을 거두지 말아야 할 사람들과 빛바래지 않는 가치들에 대한 이야기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아도 마음과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노부부, 삶의 터전을 잃고 힘겹게 살아가지만 희망과 믿음을 놓지 않는 사람들, 어떻게든 잘나 보이고 주목받고 싶어 자기보다 약한 존재를 무시하는 부엌솥 등은 여전히 우리 동화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주인공들이다. “혼자만 잘사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더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기를” 바랐던 권정생의 작품들은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소박한 진리와 진심을 전하고 있다. 투박하지만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동화의 본질과 인간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권정생 동화집 『복사꽃 외딴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