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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나는 왜 1년 동안 돈을 포기했나? 소비자와 제품 사이, 그 분리의 심각성/ 돈은 곧 빚이다/ 빚을 강요하는 경쟁/ 공동체 대신 안전을 보장하는 도구, 돈/ 지구 주식회사/ 파는 것과 주는 것의 차이/ 돈을 놓아버리는 방법/ 변화가 되어라 2장 돈을 쓰지 않고 살면서 지켜야 할 원칙들 ‘노 머니’에 관한 원칙/ ‘정상’에 관한 원칙/ 다음 사람에게 베푸는 행위에 관한 원칙/ 타인에 대한 존경에 관한 원칙/‘화석연료 반대’에 대한 원칙/ 경비 선지급 불가에 관한 원칙 3장 돈을 안 쓰는 생활을 위한 바탕을 준비하며 소비습관을 해체하다/ 인프라를 구축하다 4장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전날 밤 일주일 전/ 2008년 11월 28일,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전날 밤 5장 돈을 포기한 첫날 6장 돈을 안 쓰는 삶의 일상 공식적 빈곤의 첫 주/ 돈을 안 쓰는 삶의 전형적인 하루 7장 위험한 전략 오락/ 자전거 펑크 문제/ 슬로우 라이프? 8장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지낸 크리스마스 돈 없이 맞은 크리스마스/ 2008년 마지막 날 밤/ 아이스박스로 다시 돌아가다 9장 야생에서 신선한 것을 구하기 어려운 계절 에너지 부족 10장 성큼 다가온 봄 도끼를 휘두르다/ 관계의 문제들/ 두 종류의 차/ 돈이 없으면 건강을 지키기 어렵다고? 11장 반갑지 않은 손님과 먼 곳의 동무들 반갑지 않은 손님/ 돈을 포기하고 사는 먼 곳의 동무들 12장 여름 자전거 타기/ 돈을 포기한 사람의 여름 식단/ 공짜 점심 같은 것은 없다고?/ 축제의 계절/ 현지의 프리코노미 커뮤니티 이용하기 13장 폭풍 전의 고요 야생 식량 채취를 위한 모험/ 절대묵언의 한 주/ 미디어의 급습 14장 종지부를 찍을까? 2009 프리코노미 페스티벌/ 계속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 프리코노미 커뮤니티의 장기적 비전/ 꿈과 현실 사이에서 15장 돈을 포기한 1년 동안 배운 교훈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함부로 짐작하지 마라/ 중용의 길/ 공동체 자급자족/ 중요한 미래의 기술들/ 주고받는 행위의 유기적 흐름/ 돈은 인생을 사는 한 가지 방법일 뿐/ 필요는 창조의 어머니다/ 물건들의 진정한 가치/ 마지막 생각들 『에필로그』 |
정명진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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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현대인들이 자신이 소비하는 물건과 심하게 분리되도록 만든 요인을 찾아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에 대한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돈’이라 불리는 도구가 존재를 시작한 순간,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 발명되었을 때는 돈은 아주 위대한 아이디어처럼 보였다. 세계 인구의 99.9%는 아직도 그렇게 믿고 있다. 문제는 돈이 지금처럼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렸다는 사실이다.”---본문 중에서
“2008년 신용경색과 같은 고난의 시기가 닥칠 경우 정부는 다시 은행들을 구제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조지 몬비오트(George Monbiot)가 ‘자연경색’(Nature Crunch)이라고 부른 그 위기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몬비오트가 적절히 지적한 것처럼, 자연은 구제금융 같은 것을 모른다.”---본문 중에서 “내가 돈을 쓰지 않는 삶을 시도한 또 하나의 동기는 훨씬 더 단순하고 감정적이다. 나 자신이 지칠 대로 지쳤다는 사실이다. 나는 매일 같이 일어나는 환경파괴 현장을 목격하는 데도 지쳤고, 제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나 역시 그 파괴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지쳤다. 나는 나의 돈을 은행에 주는 일에도 지쳤다. 은행이라면 제아무리 도덕적이라고 주장할지라도 유한한 지구 위에서 무한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기관이 아닌가. 나는 서구인들이 값싼 에너지로 삶의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중동 국가들의 가족들과 땅을 파괴하는 것을 지켜보는 데도 지쳤다. 그리고 나는 그런 파괴를 막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 나는 충돌이 아니라 공동체를 원한다. 나는 투쟁이 아니라 우정을 원한다. 나는 사람들이 지구와, 그리고 거기서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을 포함한 모든 종(種)들과 화합하는 것을 보길 원한다.”---본문 중에서 “나의 이론은 이렇다. 만약 당신이 다양한 기술들이 확보되는 큰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면, 당신은 누군가를 도우면서도 그 사람이 그 보답으로 당신을 도울 것인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구성원이 필요로 하는 것이 있을 때면 언제나 공동체가 거기에 그렇게 버티고 서서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의 안전이란 바로 필요한 것을 언제든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닌가. 당신이 도움을 베푼 그 사람이 당신을 결코 돕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대신에 당신이 한 번도 도와준 적이 없는 다른 사람이 당신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돈을 포기하는 삶을 구상하면서 가장 먼저 깨달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매우 적은 돈으로 산다는 것과 돈을 한 푼도 지출하지 못하는 것의 차이가 실로 엄청나다는 사실이었다. 돈을 쓰지 못하는 처지라면 펜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싸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펜의 가격이 5페니로 떨어지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돈이 없으면, 펜이 아무리 싸더라도 구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영국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따지면 펜 하나의 값은 2시간의 노동에 해당된다. 하지만 돈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잉크 모자(ink-cap) 버섯으로 펜을 만들려면 하루의 4분의 3을 투자해야 한다. 검소하게 사는 것과 완전히 돈을 포기하고 사는 것의 차이는 그렇듯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이다. 이런 사실이 나를 오싹하게 만들었다.”---본문 중에서 “돈 없이 1년을 지내는 프로그램을 위하여 돈을 저축하고 지출해야 한다는 말이 다소 아이러니하거나 모순되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인류가 내일 당장 돈을 사용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인류가 다음 주에 당장 석유 사용을 중단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것과 똑같다. 언젠가는 돈과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지금 당장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대재앙을 야기할 것이다. 그 이유는 현재의 모든 인프라가 돈과 석유의 풍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돈을 석유와 똑같은 관점에서 본다. 돈의 사용을 계속 고집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비본질적이거나 파괴적인 재화와 서비스에는 돈을 쓰지 않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본문 중에서 “나에게는 ‘정상적인’ 화장실이야말로 이 세상의 파괴적이고 불건전한 모든 것을 대표한다.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끌어다가 거기에 변을 흘려보낸다. 인간의 배설물은 흙에는 훌륭하지만 상수도에는 대단히 나쁘다. 인간의 배설물이 든 그 물을 정화하기 위해 우리는 거대한 정수시설을 건설하고, 그 물에 온갖 화학물질을 쏟아 붓고, 그 물을 다시 상수도로 보낸다. 이는 에너지가 많이 드는 과정일 뿐 아니라, 한때 배설물이었다가 지금은 화학물질을 잔뜩 품은 물을 우리가 마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건 인간의 생활방식이 환경을 경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뮺문 중에서 “그린피스에 따르면, “전력의 생산과 배송의 중앙 집중적인 모델은 최초의 에너지 인풋의 3분의 2를 낭비한다. 놀라운 수치이다. 그 결과 필요한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연료를 태우고 훨씬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 생산되어 고압 전송망으로 들어간 전기의 3분의 2가 각 가정의 소켓에 닿기도 전에 상실된다니! 문제는 이 멍청이 같은 시스템을 정부들이 계속 고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설 것 같지 않으니, 개인들이 앞장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본문 중에서 “슬로우 라이프를 사는 것이 시간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삶을 원한다면, 그런 식의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게 된 현대 문명의 이기 즉 세탁기와 접시세척기와 자동차는 산업화된 사회에서 만들어진다. 당연히 오염과 환경파괴가 따른다. 그런 믿음을 갖지 않고 있었다면, 아마 나는 나 스스로를 그렇게 힘든 상황으로 내몰지 않았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종이는 구하기가 쉬운 편이었다. 나는 폐지를 모아 둔 재활용 용기에서 A4 용지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버려진 종이의 거의 전부는 한쪽면만 사용한 상태였다. 그러니까 그 종이들이 재생 과정에 들어가기 전에 한 번 더 쓰거나 불쏘시개로 이용했던 셈이다. 종이의 양면을 다 쓰기만 해도 우리는 놀라운 변화를 이룰 수 있다. 사무실의 종이 사용을 줄이는 방법에 관한 워크숍을 이끌고 있는 미국의 조직 뉴렐름(NuRelm)의 애실리 스티븐(Ashley Stven)은 미국의 사무실에서 1년 동안 나오는 폐지만으로도 캘리포니아에서 뉴욕까지 3m 높이의 벽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한다. 1톤(뉴욕의 변호사 한 사람이 1년에 검토하는 서류의 양)의 폐지를 재생하면 나무 17 그루를 살릴 수 있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면 우리 모두가 종이 소비를 조금만 줄인다 해도 그 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본문 중에서 “늘어나는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더 많은 나무가 필요한 때, 인간들은 놀라운 속도로 나무를 벌채하고 있다. 그러나 당신의 집 몇 미터 밖에서 직접 기른 연료를 이용하는 것은 노르웨이에서 송유관으로 옮기거나 전쟁으로 황폐화되었거나 힘없는 나라에서 선박으로 수송해오는 연료를 태우는 것보다 훨씬 더 환경 친화적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푸드 마일’(food mile: 식품이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옮겨지는 거리)을 줄이는 것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퓨얼 마일’(fuel mile: 연료가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옮겨지는 거리)에 대한 생각도 시작할 때이다.” ---본문 중에서 “음식 쓰레기통에서 식용 가능한 음식을 찾아내는 것이 지저분하고 불법적인 행위처럼 들린다. 나도 그런 우려를 이해한다. 그러나 식량이 버려지는 유일한 이유는 먼 곳에 위치한 공장의 조립 라인에서 그 포장에 찍은 날짜 때문이다. 식량은 아직 먹을 수 있지만, 어쨌든 회사는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해야 한다. 자그마한 채소가게라면 가게 주인이 직접 냄새와 느낌과 맛이나 외관으로 채소의 상태를 판단하면서 채소가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될 때야 퇴비용으로 버릴 것이다. 그러나 대형 슈퍼마켓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포장된 식품들이 여러 겹 쌓여 있다는 것은 슈퍼마켓의 직원들이 작은 채소가게의 주인과 같은 분별력과 판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 식량이 플라스틱 용기 안에서 어떻게 보이고 느껴지는지 관계없이, 거기에 찍힌 날짜가 어제라면 그 식량은 쓰레기통으로 던져진다.” ---본문 중에서 “그 전 몇 주일 동안은 머리가 가슴을 지배하고 있었다. 나에게 돈을 쓰는 삶으로 다시 돌아가라고 속삭이고 있었던 것이다. 부분적으로는 프리코노미 프로젝트에 대한 나의 장기적 비전이 복잡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나 자신이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돈을 버리고 사는 삶은 내가 처음에 상상했던 것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더 많은 것에 대한 욕망만 판치는 세상에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은 거대한 조류에 거스르며 헤엄을 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느낌이 들었다.” ---본문 중에서 “책을 쓴 결과 인세가 나올 것이다. 나는 그걸 두고 고민했다. 여러 가지 안을 놓고 회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95%가량이 프리코노미 커뮤니티를 현실 속에 가꾸는 데 쓴다는 쪽을 지지했다. 아마 그 사람들이 이따금 찾아와 무료로 머물다 가고 싶은 마음에서 그 안을 요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프리코노미 회원들의 다수 의견을 좇아 커뮤니티 건설에 인세를 넣을 것이며, 나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돈을 갖지 않는 삶을 살기로 작정했다. 신탁기금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모두 그 기금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 돈은 이 프로젝트가 뿌리를 내릴 땅을 구입하는 데 쓰일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비판자들은 내가 땅을 산다면 프리코노미 커뮤니티는 돈을 갖지 않은 공동체가 더 이상 아니라고 말했다. 프리코노미 커뮤니티가 사회에 더 이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 것이며, 웃음거리가 되고 말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나도 그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삶은 그런 딜레마로 가득하다고 나는 짐작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래도 최선의 길을 선택하여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며 매일 그 길이 옳은 방향인지 점검하는 것밖에 없다. 나를 비판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논평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인프라인 프리코노미 커뮤니티 웹사이트가 나의 집배를 판 돈으로 꾸민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하고 나자 나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받은 응원은 정말로 컸다. 그들은 그 삶을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 친구들과 가족들이 나의 선택을 받아들인 것은 나를 사랑해서거나 아니고 그 실험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그것이 나를 얼마나 행복하게 만들었는지를 잘 알기 때문이라는 나는 생각했다.” ---본문 중에서 “그 실험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친환경적으로, 또 돈을 쓰지 않고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기술들이 목공과 채소재배, 의학, 옷 만들기와 수선, 요리, 미개지에서 살아가는 지혜 같은 가르침일 것이라고 믿었다. 지금도 나는 그런 것들이 돈 없이 사는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특히 자급자족하는 공동체를 창조하길 원할 때, 그 기술들은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것들을 ‘부차적인 기술’이라고 부른다. 체력과 자기수양, 지구와 그 위에 사는 종(種)에 대한 순수한 보살핌과 존경, 주고 나눌 줄 아는 능력이 그런 삶에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는 생각이다. 이 기술들 중 일부를 결여할 경우 당신은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삶을, 지속 가능한 삶을 살기가 힘들어진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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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와 피크오일 등을 고민하는 아름다운 젊은이가 세상의 변화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스스로 그 변화가 되기 위해 돈을 안 쓰는 삶이 도대체 가능한지 1년 동안 실험을 했다. 그 실험은 성공으로 끝났고, 젊은이는 그 생활이 안겨준 변화에 스스로 놀라며 돈 안 쓰는 생활을 계속 추구하기로 결정했다. 마크 보일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극단적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까지 돈을 포기한 삶을 사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주장을 몸으로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어려서는 프로 축구선수를 꿈꿨고, 조금 나이 들어서는 기업인이 되어 큰돈을 벌겠다던 마크 보일이 돈을 버리는 삶을 추구하게 만든 것은 간디의 책이었다. “이 세상이 변하기를 원하거든 당신 자신이 그 변화가 되도록 하여라. 당신 혼자라도 좋고 수백 만 명이라도 좋다.” 간디의 이 말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마크 보일이 강조하는 것은 돈을 완전히 버리자는 것이 아니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자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들이 도대체 어디서 생산되는지, 또 어떤 식으로 생산되는지에 대해 좀 더 알자는 것이다. 당신이 입고 있는 고급 의류가 어린이들의 노동을 착취한 원료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안다면 선뜻 사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인식이다. 현대사회의 특징인 소비자와 소비재의 분리가 낭비를 부추기고 있으며, 그 분리에 돈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 보일의 판단이다. 그런 까닭에 그는 돈의 중요성이 덜 강조되는 ‘프리코노미’ 커뮤니티를 꿈꾸고 있다. 그는 2007년에 돈을 포기한 삶을 실천하기로 결심하고 브리스톨 하버에 정박해 있던 집배를 팔아 그 돈으로 ‘프리코노미 커뮤니티’(Freeconomy Community)라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웹사이트를 열었다. 지금 회원은 17,000명 정도이다. ‘프리코노미 커뮤니티’는 기술과 도구와 공간을 서로 나누는 웹사이트로 자리 잡았다. 사람들이 함께 모이고, 서로에게 새로운 기술들을 가르치고, 자원들을 공유하고, 그리하여 모두가 하는 일에서 돈이 그다지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는 삶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자신의 기술을 팔기보다는 나누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발족시키면서 그는 자신이 이 세상을 돈이 조금 덜 중요한 곳으로 만들기를 원한다면, 그런 세상을 처음 여는 적절한 방법은 그 자신이 돈 없이 살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실험을 시작하는 날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 과소비를 우려하는 사회운동가들을 비롯한 뜻있는 사람들이 1992년부터 소비주의에 대한 항의로 1년중 하루 동안 구매활동을 하지 않는 날로 정했다. 북미에서는 추수감사절 후 첫 금요일을, 세계적으로는 그 다음날을 'Buy Nothing Day'로 기념하고 있다. 2010년은 각각 11월 26일과 27일이다)로 잡았다. 그가 1년 동안 돈을 안 쓰고 살면서 지킨 원칙들을 보자. 1. ‘노 머니’(no money)에 관한 원칙 1년 동안 어떠한 돈도 받지 않고 지출하지도 않는다. 수표도 사용하지 않고, 신용카드도 사용하지 않는다. 어떠한 예외도 인정되지 않는다. 12개월 동안 내가 필요로 하거나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현금이나 그 대체물을 동원하지 않고 획득해야 한다. 2. ‘정상’에 관한 원칙 누군가가 무엇인가를 제시하면서 그것이 실험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스스로에게 ‘평상시였다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물을 것이다. 돈을 쓰지 않고 살 뿐이지 생활은 평소대로 한다. 1년 동안은 모든 것을 나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가야 한다.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가겠다는 것은 곧 조명과 난방, 요리, 통신, 그리고 모든 쓰레기의 처리에 필요한 에너지를 혼자 힘으로 생산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렇다고 나와 함께 있던 친구가 전기를 켜거나 음악을 틀면 내가 그 방을 나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게 할 경우 정말 우스운 꼴이 연출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건강을 염려하여 특별히 챙기려는 사람이 있으면 그런 성의에 대해서는 정중히 ‘노’라고 말할 것이다. 3.‘다음 사람에게 베푸는 행위’에 관한 원칙 ‘Pay it forward’(국내에서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음)라는 제목의 할리우드 영화가 나오기 오래 전부터 나는 그 영화의 주제와 똑같은 개념을 구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영화가 그 개념을 더욱 분명하게 다듬도록 도운 것은 사실이다. 그 영화는 한 어린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이의 선생이 학생들에게 이 세상을 더 낫게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라고 주문한다. 그러자 그 소년이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아주 중요한 무엇인가로 세 사람씩 돕는다면, 이 지구촌은 보살핌과 친절과 사랑의 물결로 넘쳐날 것쳀고, 그러다 보면 자연히 그 물결이 도움을 베푼 그 사람에게까지도 닿을 것이라는 아이디어였다. 도움을 받은 사람들도 모두 똑같이 다른 3명을 도울 것이고, 그러면 도움의 물결이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 그런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나는 전통적인 물물교환 대신에 ‘다음 사람에게 베풀기’(pay it forward) 경제를 전파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것은 무료로 주고받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4. 타인에 대한 존경에 관한 원칙 한 마디로 말해 나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곤란해 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장실을 예로 들면 나의 방식은 당연히 퇴비화장실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했을 때는 그것을 고집할 수 없다. 그 집 뒷마당에 땅을 파고 볼일을 본다면 아마 그 사람들이 기겁을 할 것이다. 그렇듯 내가 자연에 가까운 삶을 줄기차게 고집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지도 모른다. 이 원칙은 바로 곤란한 상황에 대처하는 기준을 말하고 있다. 나는 나 자신이 믿는 바를 끝까지 옹호한다. 그러나 나의 목표는 장기적 차원에서 가장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또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여 그 여정에 동참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5. 화석연료 반대에 대한 원칙 돈을 포기한 1년 동안엔 나의 이름으로는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나의 처지를 고려하여 차를 태워주겠다고 나선다면, 나는 정중히 거절할 것이다. 나는 자동차를 얻어 탈 수도 있다. 자동차의 운전자가 어차피 갈 길이라면 내가 타지 않는다고 해서 석유 소비가 줄어드는 것도 아닐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때도 조건이 있다. 걸어서나 자전거로 불가능한 여행일 때만 그렇게 할 것이다. 어쨌든 돈을 포기한 1년이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되는 세월이어서는 안 된다. 6. 경비 선(先)지급 불가에 관한 원칙 평소 예상할 수 있는 청구서에 대해 돈을 미리 지급해서도 안 된다. 돈을 포기한 생활을 시작할 당시 내가 지급해야 할 청구서는 하나도 없다. 철저히 나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기로 작정했기 때문에 청구서가 나와서도 안 된다. 마크 보일이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주거 공간과 난로, 태양열 전지 등을 구입하는 데 들인 돈은 한화로 100만원도 채 안 된다. 여러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료로 구했다. 그가 돈을 쓰지 않고 살 수 있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현대사회에 낭비적인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쓰레기통으로 던져지는 음식 중에서도 먹을 수 있는 것이 아주 많다. 그리고 자연 속에도 슈퍼마켓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외면해서 그렇지 먹을 것이 아주 풍부하다. 이렇듯 그는 불필요한 소비를 없애고 어쩔 수 없이 소비를 하는 경우에는 그 양을 최소로 줄이려고 노력한다. 영국에서 고향 아일랜드로 가족을 만나러 가는 여행길이 그런 그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마크 보일도 바다를 헤엄쳐 건널 자신은 없다. 어쩔 수 없이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야 한다. 이때 아일랜드의 TV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항공편과 숙박료를 제시했다. 보일은 그 방송사로부터 항공권 대신 선박 티켓을 받았다. 그 외의 버스나 숙박료는 받지 않았다. 그건 힘이 들지만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크가 이 책을 통해 얻는 수익은 모두 기금으로 들어간다. 언젠가 프리코노미 커뮤니티를 오프라인에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150명 정도가 살 수 있는 그 공간 안에서는 돈이 통용되지 않고 쓰레기도 나오지 않게 설계될 것이다. 누구나 들어와서 생활할 수 있으며, 거기서 프리코노미를 배워 현실에 적용할 수도 있게 꾸밀 계획이다. 왜 150명일까. ‘던바의 수’라는 이론을 만들어낸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로빈 던바(Robin Dunbar)는 어떤 한 사람이 사회적 관계를 견실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상대의 숫자가 150명 정도라고 추산했기 때문이다. 마크는 이런 결론을 내린다. “지금 우리는 역사의 대전환점에 와 있다. 맑은 공기와 울창한 우림, 신선한 식수와 안정적인 기후를 누리면서 빠른 자동차와 컴퓨터, 신용카드, 현대의 편의까지 함께 누릴 수는 없다. 이 세대는 이것 아니면 저것을 가질 수 있을 뿐이다. 둘 다를 가질 수는 없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두 가지 모두 기회비용이 따른다. 허섭스레기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자연을 택할 것인가? 여기서 우리가 선택을 잘못할 경우 다음 세대는 그 어떤 것도 누리지 못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