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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_향과 맛을 안다는 것(박찬일)
들어가는 말_음식과 사랑, 맛 그리고 기쁨에 대하여 위기에 처한 것 ① 생물다양성 ② 맛 와인WINE ① 잔에서 ② 포도나무에서 ③ 와인 맛보기 초콜릿CHOCOLATE ① 바바 ② 초콜릿 바 ③ 초콜릿 맛보기 커피COFFEE ① 컵 ② 야생 ③ 커피 맛보기 맥주BEER ① 향신료 ② 영혼 ③ 맥주 맛보기 빵BREAD ① 사원 ② 축복 ③ 빵 맛보기 먹는 사람들이 이끄는 기적 ① 여덟 개의 촉수 ② 세 개의 심장 부록 ① 농업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방법 ② 농업 생물다양성의 변화를 이끄는 것들 주 별책부록_와인 아로마 휠/초콜릿 플레이버 휠/커피 플레이버 휠/맥주 플레이버 휠/빵 맛보기 가이드 |
Simran S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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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생물다양성의 상실이라고 하면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 있다. 특히 통로를 따라 바닥부터 천장까지 먹을 게 잔뜩 쌓여 있는 초대형 슈퍼마켓을 생각하면 더욱 그럴 것이다. 내가 노스캐롤라이나 주 윈스턴세일럼에 있는 월마트에서 세어보니 아이스크림 맛이 153가지나 있고 요구르트 상표가 여덟 가지 있었다. 그런데 더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 선택의 다양성은 피상적인 것이었다. 무엇보다 맛이 그랬고, 두 번째로 상표가 그랬다. 대부분이 같은 회사에서 나온 것이었다. 게다가 요구르트와 우유, 아이스크림 용기 안에 있는 모든 내용물의 90퍼센트 이상이 한 품종의 소에서 나온 우유로 만들어진다. 세상에서 가장 젖을 많이 생산하는 동물로 알려진 홀스타인이다. --- p.32쪽
“사람들은 자기가 아는 러시안 리버 벨리 맛이나 나파 맛이 나는 것을 원해요.” 이것이 산업화가 하는 일이다. 산업화는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품질과 이용가능성에서 일관성을 추구하고, 가능하면 낮은 가격을 제공한다. 그러나 포도는 살아 있는 생물체다. 우리가 모든 병에서 같은 맛을 얻으려면 무언가를 조작하거나 타협하거나 첨가해야 한다. --- p.87 나는 고급이거나 돈을 낭비하려고 값비싼 초콜릿을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맛있는 초콜릿을 유지하는 데 헌신하는 초콜릿 제조자와 농부를 지지하고 싶어서 먹는다. 그러는 데 달리 더 좋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내 기쁨이 다른 사람의 고통 덕분이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에콰도르에서는 드문 일이지만 서아프리카에서는 카카오 농사에 노예 같은 강제 노역이나 아동 노동이 따른다. 리츄얼 초콜릿의 공동 설립자인 로비 스타우트가 설명하듯이, “값싼 초콜릿은 누군가가 착취당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다.” --- p.153 분명한 것은 세계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금 보관하고 있는 아라비카 커피에만 의지해서는 문제가 생길 거라는 사실이다. 전 세계 농장의 유전자 다양성이 에티오피아 커피 숲에서 발견되는 유전적 다양성의 1퍼센트도 안 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특히 그렇다. 그래서 야생에서 발견되는 다양성이 그렇게 소중한 것이다. 다양성이 없으면 이 작물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 p.232 나는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그런 입맛도 기르고 싶었다. 내가 야생에서 기른 것을 사랑할 줄 알게 되면 숲 커피의 가격 프리미엄도 올릴 수 있고, 그러면 질도 높아질 터였다. 나는 우리가 그것을 마심으로써 구할 수 있다는 것을 그 어느 때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 p.247 맥주는 맛보기 직전에 잔 중앙에 따라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인내심이다. 천천히 거품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부어라. 거품이 일었다 가라앉게 하면 크림처럼 밀도가 높아져 오래 간다. 인내심을 가지고 따르면 탄산가스가 많이 빠져 나가 공기가 아니라 맥주를 가득 채울 수 있다. 거품은 휘발성 있는 아로마가 날아가지 않도록 붙잡아둔다. 딱 알맞은 양의 솜털 같은 거품은 훨씬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p.3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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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먹고 보존하라!
먹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먹는 것은 곧 농업 행위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저자처럼 절대 해고될 일 없는 직장을 그만두고 집을 팔고 차를 선물하고, 맛을 구하기 위한 장기간의 여행을 떠나야 하는 걸까? 아니면 광장으로, 거리로 나가 종자를 지키느라 삶의 위기를 맞은 농부들의 삶을 알리기라도 해야 하는 걸까? 답은 의외로 간단한다. 먹는 것, 그리고 여러 가지 새로운 음식을 두려워하지 않고 경험하는 것! 저자는 이를 가리켜 ‘인 비보우(in vivo)’라는 말을 썼다. ‘체내 보존’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한 기득권을 가지고 있다. 내 식탁의 음식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먹는 행위의 파장이 생각보다 크다. 먹으면 식탁이 바뀌고, 식탁이 바뀌면 마트의 진열대가 바뀌고, 진열대가 바뀌면 유통·생산되는 작물이 바뀌기 때문이다. “먹는 것, 그리고 맛보는 것이 우리가 먹거리를 변혁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길이다. 우리는 전에 먹어본 적 없는 음식을 맛봄으로써, 맛있는 것을 요구함으로써 재배하고 파는 것을 바꿀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되찾는 첫걸음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빵, 와인, 초콜릿을 잃지 않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원료가 되는 작물들을 먹고 마시고, 나아가 다각화하는 것이다. 한 가지 작물은 땅의 변화와 병충해에 의해 언제든지 변형되고 소멸할 수 있지만, 작물이 다각화되어 여러 산지에서 다양한 작물이 나게 되면 변형과 소멸의 위험은 사라진다. 그 많은 종자들이 동시에 파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산은 소비가 있을 때만 유지될 것이고, 따라서 종자의 다각화, 생물다양성의 유지, 우리가 사랑하는 음식의 보존은 음식을 먹고 마시는 대중의 지지와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먹고 마시자. 새로운 음식을 마음껏 맛보자. 그래야 우리가 사랑하는 맛과 풍미를 지켜낼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의 삶이 덜 흥미롭고 덜 맛있어질 것이다. 빵, 와인, 초콜릿을 곁에 두고 읽는 책 미각을 자극하고 식욕을 부르는 맛있는 음식 인문학 맛과 풍미를 따라 전개되는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저자의 맛 묘사에 빠져 함께 입맛을 다시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저자를 매혹한 연한 금색 빛 와인 ‘트루소 그리’는 어떤 맛일까? “어떤 것은 얼굴이 찡그려질 정도로 시큼하고, 어떤 것은 설탕처럼 달고, 어떤 것은 시큼하면서 달다”는 산지에서 직접 맛본 카카오 열매 속 종자의 맛은 어떨까? 색과 거품, 밀도가 완벽하다는 크래프트 맥주의 맛은? 발효된 밀의 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경이로운 빵 맛은? 결국 읽다 말고 저자가 묘사하는 음식을 찾아 한 손에는 음식, 한 손에는 책을 쥐고 뒷이야기를 읽어 내려가게 될 것이라는 것이 국내의 독자들보다 먼저 이 책을 만난 영미권 독자들의 이야기다. 이 책의 미덕은 작물의 멸종, 생물다양성의 소멸, 음식의 위기라는 심각한 이야기를 맛있고 재밌게 풀어냈다는 데 있다. 산지에서 맛본 진귀한 와인, 초콜릿, 커피, 맥주, 빵 맛을 묘사한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언젠가 내가 먹어보기 위해서라도 저 음식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곳곳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조언을 모아 음식을 가장 맛있게 맛볼 수 있는 방법을 세세하게 적어 놓은 각장의 마지막 꼭지 ‘맛보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별책부록으로 제공되는 맛 가이드를 오른쪽에 펼쳐놓고 저자가 표현하는 음식들의 맛을 상상해보자. 신선한 유칼립투스 향이 나는 와인, 꽃향기가 나는 초콜릿, 생강 맛이 느껴지는 커피. 그리고 각자 먹고 마시는 음식에서도 그런 맛과 풍미가 느껴지는지 유심히 관찰해보자. 음식에서 열량과 영양분 이외의 것을 찾고 바라는 것, 그렇게 찾은 맛과 풍미, 특징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것, 이것이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심어주고자 한 마음이다. 그렇게 먹는 습관이야말로 시스템을 바꿔 위기에 처한 음식들을 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