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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죽은 이들이 깨어나다 유아실 가족 공연을 기다리다 행복한 나날 사프론 하이 스트리트 서부전선에서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2부 7월 12일 낙엽이 지다 사진 속의 추억 은행가들 소박한 만찬 천생배필 무도회와 그 후 3부 나비를 쫓아서 토끼굴에 빠지다 깊은 절망에 빠지다 부활 선택 4부 해너의 이야기 파국의 시작 다시 리버튼으로 시간에서 빠져나가다 마지막 순간 테이프 해너의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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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생각이 난다.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기질을 버리지 못하고 온 세상을 허우적거리며 돌아다니는 아이. 시들어버린 여름 꽃처럼 해너와 에멀린과 리버튼의 환영에 짓눌린 내 피붙이. 시간과 공간에서 달아난 아이. 보송보송한 아기였다가 어느덧 장성해서 사랑하는 이를 잃고 마음이 텅 비어버린 아이. 그 아이 얼굴을 다시 보고 싶다. 만지고 싶다. 시간의 능숙한 손놀림으로 조각된 모든 얼굴처럼 사랑스럽고 낯익은 얼굴. 그 아이가 모르는 조상들과 젊은 시절의 내 얼굴이 고스란히 담긴 얼굴. 언젠가 돌아올 것이다. 분명 돌아올 것이다. 고향이란 자석과 같아서 멀리 떠난 자식이라도 그 품으로 끌어당기는 법이다. 하지만 내일이 될지 십년 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내게는 시간이 없다. 나는 시간의 차가운 대기실에 앉아 으슬으슬 떨면서 과거의 망령과 메아리처럼 울리는 목소리가 잦아들기만을 기다리는 처지다. 그래서 아이에게 녹음테이프 하나를 남기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하나로는 부족할지 모른다. 그 아이에게는 비밀을, 오래된 비밀을, 긴 세월 숨겨온 비밀을 털어놓을 생각이다. --- p.104
그때 기차역 끝에서 누군가 홀연히 나타났다. 해너였다. 해너는 승강장을 둘러보다가 데이비드를 찾아 망설이듯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헤치고 나가 데이비드 앞에서 멈춰 섰다. 말없이 서 있다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서 건네주었다. 나는 그 물건이 뭔지 알았다. 그날 아침 화장대에 『루비콘 강을 건너서』가 놓여 있었다. 그들이 놀이를 하면서 만든 작은 책이었다. 그들이 좋아하는 모험을 하고 상세하게 기록하고 묘사해서 실로 엮은 책이었다. ……데이비드가 뒤돌아보며 로비에게 뭐라고 말했다. 해너는 다시 가방을 뒤적였다. 로비에게 줄 것을 찾는 듯했다. 데이비드가 로비에게도 행운의 부적이 필요하다고 말한 모양이었다. ……기차가 다시 한 번 경적을 울리고 증기를 내뿜어 승강장이 뿌연 연기에 휩싸였다. 긴 차축이 아래위로 움직이며 힘을 모으더니 기차가 천천히 앞으로 나갔다. 해너는 아직도 기차 옆에 서서 가방을 뒤지고 있었다. 마땅한 물건을 찾지 못한 모양이었다. 마침내 기차가 속도를 내려할 때 해너가 고개를 들어 머리에서 나비모양의 흰색 공단 머리핀을 빼서 창밖으로 고개를 내민 로비의 손에 쥐어주었다. --- pp.185-186 이튿날 아침 나는 해너의 화장대를 치우다가 내 이름이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 해너가 내게 남긴 쪽지였다. 아까 내가 옷 입는 걸 도와준 뒤 해너가 쪽지를 올려놓은 모양이었다. 쪽지를 펴보았다. 손이 떨렸다. 왜 이렇게 떨릴까? 두려움이나 걱정과 같은, 흔히 몸이 떨리는 그런 감정이 아니었다. 기대감과 뜻밖의 놀람과 흥분이었다. 그런데 쪽지를 펴보니 영어가 아니었다. 곡선과 직선과 점들이 종이 가득 빼곡히 적혀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속기로 쓴 것 같았다. 몇 년 전에 리버튼에서 해너의 방을 치우다가 본 책에 있던 구절이었다. 해너는 우리의 비밀 언어, 다만 내가 읽을 수 없는 비밀 언어로 쪽지를 남긴 것이다. …… “쪽지 봤니?” 나는 봤다고 말했다. 해너가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라고 말하며 웃는데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이렇게 환하게 웃는 얼굴은 얼마 만에 보는가. 중대한 비밀일 것이다. --- pp.428-429 해너는 로비가 마음껏 계획을 세우도록 내버려주었다. 함께 도망칠 계획 말이다. 로비는 시 쓰는 건 그만두고 노트 한 가득을 도망칠 계획으로 메웠다. 해너가 옆에서 거들 때도 있었다. 해너는 그저 놀이일 뿐이라고, 늘 함께하던 놀이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로비는 행복해 보였다. 해너가 적극적으로 도망칠 계획을 세울 때도 많았다. 멀리 달아나 어디 가서 살지, 무엇을 볼지, 어떤 모험을 즐길지 계획을 세웠다. 놀이였으니까. 둘만의 비밀스런 세계에서 둘만이 함께하는 놀이. 그때는 몰랐다. 알 수도 없었다. 그 놀이가 어떻게 끝나는지를. 나중에 해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만약 그때 알았더라면 로비에게 마지막 작별의 키스를 해주고 그대로 돌아서서 멀리 아주 멀리 달아났을 거라고. --- p.576 “네가 올 줄 알았어. 남편이 숨기라도 해도 넌 말해 줄 거라 믿었어. 오래 같이 지내서 널 잘 알아, 그레이스.” 목소리만으로는 해너가 어떤 기분인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마음이 아파요. 에멀린 아가씨께서 그리 되셔서.” 해너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멀리 저 아래 교회 마당의 한 지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나는 잠시 그래도 있었다. 해너가 말상대를 원하지 않는 것 같아서 혹시 필요한 게 없냐고 물었다. 차를 가져다줄지, 책을 가져다줄지 물었다. 해너는 처음에는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 아무 말로 들리지 않았다.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다 불쑥 쳀렇게 말했다. “넌 속기를 읽지 못해.” 질문이 아니라 단언이었다. 그래서 난 대답하지 않았다. 나중에야 그때 왜 속기 얘기를 꺼냈는지 알았다.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야 알았다. 그날 아침에는 아직 내가 속인 게 사건의 발단이 된 줄 모르고 있었다. --- pp.619-620 그때 문득 커다란 폭발음이 들렸지. 불꽃놀이 폭죽이 터진 거야. 모두 흠칫 놀랐어. 붉은빛이 모두의 얼굴에 쏟아졌지. 수백만 개의 붉은 점이 호수면 위에 쏟아지더구나. 로비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어. ……탕! 이번엔 초록색 불꽃이 터졌지. “형부가 언닐 내버려 둘 것 같아? 아무 데도 못 가고 로비 오빠도 다시는 못 만나게…….” 탕! 은색 불꽃이었지. 해너는 기다시피 해서 호숫가 높은 곳으로 올라갔어. 에멀린은 울면서 뒤를 따랐고, 다시 폭죽이 터졌지. 파티장 음악이 숲으로, 호수로, 여름 별장 벽을 타고 울려 퍼졌지. 로비는 손으로 귀를 틀어막은 채 몸을 웅크렸어. 눈을 크게 떴고 얼굴은 창백했지. 로비의 말이 들리진 않았지만 입모양은 보였어. 로비가 에멀린을 노려보며 해너에게 뭐라고 소리를 지르더구나. 탕! 빨간색 불꽃이었어. 로비가 소스라치게 놀라더구나.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졌지. 로비는 계속 소리를 질렀어. 해너는 힘없이 로비를 돌아보았어. 해너는 로비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들은 거야. 해너 안에서 뭔가가 주저앉은 거야. 불꽃놀이는 끝났지. 남은 불꽃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졌어. --- pp.665-6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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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겨울, 98세의 그레이스 브래들리에게 젊은 감독이 찾아온다. 1924년 리버튼 저택에서 벌어진 시인의 자살에 대해 영화를 만들 예정이라며, 당시 리버튼 저택에서 하녀로 일했던 그레이스의 조언을 구한다. 감독의 방문으로 그레이스의 기억에 깊이 묻혀 있던 충격적인 비밀이 되살아난다. 그레이스는 손자 마커스와 그녀만의 비밀을 공유하기로 하고 테이프에 녹음을 시작한다.
그레이스는 리버튼 저택에 처음 들어왔던 14살 때를 추억한다. 하트포드 일가를 모시는 하녀가 되어 해너와 에멀린을 만나 어깨너머로 상류층의 화려한 삶을 들여다본다. 하트포드 일가에는 리버튼 저택의 주인인 애시버리와 그의 아내 바이올렛, 그리고 두 아들 조나단과 프레더릭이 있다. 프레더릭에게는 데이비드, 해너, 에멀린 이렇게 세 남매가 있다. 런던에 살고 있는 데이비드, 해너, 에멀린은 휴가차 리버튼 저택에 놀러오고, 그들만의 비밀스런 놀이에 빠진다. 그러던 중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데이비드가 로비 헌터라는 친구를 데려온다. 셋만의 비밀 놀이를 못하게 되어 해너는 로비가 달갑지 않다. 평화로운 나날이 계속되던 어느 날,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영국의 젊은이들은 전쟁터로 향한다. 전쟁으로 애시버리와 조나단, 그리고 데이비드까지 연이어 목숨을 잃고 하트포드 일가는 슬픔에 잠긴다. 그와 동시에 프레더릭이 리버튼 저택의 새 주인이 되면서 해너와 에멀린도 리버튼 저택에서 지내게 된다. 평소 자유로운 사상을 가지고 있던 해너는 직업을 가지고 여행하기를 원하지만 가부장적인 집안의 반대에 부딪힌다. 해너는 은행을 운영하는 럭스턴 씨의 아들 테디와의 결혼으로 구속된 삶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런던으로 떠나면서 그레이스는 해너만의 시종이 되어 둘 사이는 돈독해진다. 하지만 결혼은 더 큰 구속을 낳아 해너를 실망시킨다. 에멀린 또한 해너를 따라 런던으로 올라와 사교생활에 빠져 밤마다 파티를 전전한다. 어느 날, 해너와 에멀린 앞에 데이비드와 함께 참전했던 로비가 세 남매의 비밀 놀이가 기록된 책을 들고 나타난다. 로비는 전쟁터로 떠날 때 해너에게 받은 나비 머리핀을 여전히 지니고 있었다. 해너는 결혼한 몸이지만 점점 로비에게 끌리기 시작하고, 로비 또한 같은 마음임을 확인하고 둘은 위험한 관계에 빠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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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미스터리, 역사를 아우르는 극적인 연출, 『리버튼』이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다!
한 세기 동안 리버튼 저택에 숨겨진 비밀이 드러난다! 1924년 여름, 리버튼 저택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화려한 사교 파티가 열리던 밤에 해너 하트포드와 에멀린 하트포드 자매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 젊고 유망한 시인이 자살한다. 모든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던 그 사건은 저물어가는 리버튼 저택과 함께 묻힌다. 단, 사건의 또 다른 목격자인 그레이스만이 비밀을 알고 있다. 『리버튼』은 리버튼 저택에 얽힌 과거의 비밀을 중심으로 서사된다. 그레이스는 현재 98세가 된 노인이다. 소설의 시간은 그레이스의 고백을 따라 현재에서 에드워드 시대로 스위치처럼 전환된다. 당시 리버튼 저택에서 하녀로 일했던 그레이스를 통해 하트포드 일가가 묘사된다. 14살의 어린 나이로 리버튼 저택에 첫발을 내딛고, 해너와 에멀린을 만나 어깨너머로 그들의 사생활을 공유하게 된다. 『리버튼』에는 수많은 비밀이 공존한다. 소설의 큰 줄기를 차지하고 있는 시인 로비의 죽음은 미스터리하다. 리버튼 저택에서 하녀로 일했던 그레이스의 엄마는 과거의 비밀을 간직한 채 딸 또한 리버튼 저택으로 보낸다. 하트포드의 아이들 데이비드, 해너, 에멀린은 아무도 모르는 그들만의 놀이에 빠진다. 그 비밀스런 놀이는 해너와 로비의 운명적인 사랑을 이끌어낸다. 속기로 된 해너의 비밀 편지는 비극을 부른다. 실타래처럼 얽힌 비밀들을 파헤치고 나면 허를 찌르는 진실이 드러난다. 『리버튼』에 등장하는 비밀은 필연성을 가지고 진실을 향해 전진한다. 잘 짜인 구성을 보여주면서도 대중의 흥미를 자극할 만한 로맨스, 미스터리, 역사를 복합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리버튼』은 시대의 흥망성쇠, 운명적인 로맨스, 의문의 죽음과 비밀을 극적으로 연출한 수작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던 에드워드 시대의 완벽한 재현! 『리버튼』의 역사적 배경이 되는 에드워드 시대는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던 지점이다. 64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영국을 통치했던 빅토리아 여왕이 물러나고 에드워드 시대에 들어서면서 영국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귀족 사회가 와해되기 시작하고, 여성들은 사회적 제약에 불만을 제기한다. 작가는 이 시대에 매료되어 『리버튼』을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던져 넣었다. 작가는 직접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되살려 내기 위해 영국문학이라는 전공을 적극 살리고, 자료 조사에 충실했다. 다양한 사료를 통해 20세기 초 전원생활을 다채롭게 그렸으며, 에드워드 시대의 예법을 그대로 살렸다. 그뿐 아니라 대프니 듀 모리에,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통해 1920년대 문학을 깊이 있게 고찰하여 소설 속 배경을 더욱 구체화했다. 리버튼 저택의 하트포드 일가는 호화스러웠던 상류층 사람들을 대변한다. 별장과 호수가 딸려 있고, 장미정원과 분수로 화려하게 장식된 리버튼 저택은 그들의 삶과 맞물려 있다. 하지만 화려한 시절은 한여름의 장미처럼 영원하지 않다. 시대는 변하고,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세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전쟁 후 무너진 하트포드 일가의 초점은 해너와 에멀린에 맞춰진다. 해너는 자유로운 사상을 가진 지적인 여성이지만, 당시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에 부딪힌다. 그에 맞서기 위해 해너는 결혼을 선택하지만, 오히려 결혼으로 인해 구속은 더욱 심해진다. 에멀리은 당시 보수적인 사상에 반항하던 젊은이의 표상이다. 사교생활에 빠져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밤마다 파티를 전전한다.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방황했던 젊은이들의 두 단면을 해너와 에멀린을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전쟁의 참상 또한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전쟁터에 나갔던 젊은이들이 잔인한 전쟁의 현장을 목격하고 고향에 돌아왔지만, 평범한 삶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위 ‘전쟁신경증’을 앓는다. 알프레드와 로비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알프레드와 로비는 종종 경련을 일으키고 전쟁의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 시인인 로비는 마음의 상처를 배로 입었다. 전쟁으로 생긴 거대한 상처의 딱지를 떼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리버튼』은 화려한 에드워드 시대와 그 이면에 가려진 어둠을 끄집어내어 그 당시의 모습을 훌륭하게 재현해 냈다.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리버튼』의 저력! 『리버튼』은 출간되자마자 30여 개국에 판권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영국의 〈오프라 북클럽〉이라 불릴 정도로 영국 출판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리처드 앤 주디 북클럽〉에 선정되어 주목을 받았으며, 〈아마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도 이름을 올렸다. 리?튼 저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랑과 상실, 배신과 비밀을 그린 소설 『리버튼』은 이미 전 세계 수백만 독자를 사로잡았으며, 한국 독자의 흥미와 감성 또한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