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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羽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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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야망〉 ‘무삭제 완전판’으로 복간
심의로 잘린 300여 장면을 고성언 씨가 직접 복원 돌아가신 고우영 화백의 〈대야망〉이 무삭제판으로 다시 나왔다. 1970년 초에 〈새소년〉에 연재를 시작한 이후 단행본은 클로버문고판과 학산문화사에서 차례로 나온 적이 있지만, 초고 원고를 복원한 것은 한 세대를 훌쩍 넘겨 나오게 됐다. 〈고우영 삼국지〉가 무삭제판으로 나와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적이 있어, 이번 〈대야망〉 복원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심의가 시퍼렇던 시절 한창 작품을 하던 작가치고 심의로부터 자유로운 작가가 없을 테지만, 초고 원고를 끄집어내 완전하게 복원한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우영은 대장암 투병을 하던 말년에 예전에 심의로 잘려나간 작품을 다시 복원하는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고인 생전에 곁에서 작업을 도왔던 고인의 차남 성언 씨가 복원 작업을 직접 맡아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고가 삭제되는 유형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대야망〉의 경우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부분적으로 수정액으로 수정된 경우이다. 나머지 하나는 심의에 걸린 장면(컷) 전체를 새로 그린 경우이다. 역설적이게도 복원 작업에서는 후자가 더 쉬운 경우가 많다. 이는 마치 원본을 다시 세상에 내놓을 일이 있으리란 기대를 한 듯, 원본 위에 수정된 그림을 덧대 놓았기 때문에 수정된 그림을 조심스럽게 걷어내면 그 아래 원본 그림이 숨죽이며 세상에 나올 날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도 풀로 붙이 부분이나, 원고가 상한 부분은 조심스럽게 복원해야 하는 일이 따른다. 수정액이 지나간 자리는 원고를 뒤집어 조명등에 비춰보면, 옛 그림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를 조심스럽게 다시 그려내는 일이다. 이 작업의 공정에서 원고를 수정하는 일은 하나 뿐인 원본 원고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로 불러들인 데이터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검열의 상처를 안은 원고도 그대로 있고, 40년이나 묵은 작가의 초고는 디지털 원고로 다시 살아나게 됐다. 〈대야망〉에서 이런 손을 거친 장면은 300여 장면에 이른다. 거의 모든 장면이 작가가 의도한 초고 그대로 새로 태어났다. 감히 ‘무삭제 완전판’이라 말해도 전혀 과장이 아닌 것이다. 〈대야망〉은 무술대결 등 극한 표현이 많은데다, 어린이 잡지 〈새소년〉에 연재를 하다 보니, 심의로 잘려나간 그림이 숱하게 많다. 연재기간이 1970년대 초부터 말까지 오래 이어진 것도 심의와 무관하지 않다. 70년대 후반, 유신 말기로 오면 심의가 더 심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이 책을 보면 1권에는 수정된 곳이 한 군데 없다. 그러던 것이 3권 이후부터는 심의의 상처가 곳곳에 배어 있다. 예를 들면 작중 화자로 나오는 고화백의 장발을 양쪽 한 움큼씩 수정액으로 지워 단발로 만들 지경이니, 격투 장면은 말할 것도 없다. 작품에서 의성어, 의태어 등 작가가 손으로 직접 써 넣은 것도 맞춤법 표기와 상관 없이 그대로 보여 준다. 일본어나 중국어 소리말을 우리말로 적은 것이나 중국어 욕설도 있지만, 작가의 기지와 자유로운 상상력이 그림만큼이나 잘 나타나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말풍선 안의 글자는 맞춤법 표기를 따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