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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시작하며
우리는 왜 악행을 저지르는가?-소크라테스 실재하는 것은 무엇인가?-엘레아의 파르메니데스 우주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에페서스의 헤라클레이토스 진리는 어디에서 오는가?-플라톤 행복이란 무엇인가?-아리스토텔레스 자연에 합일하는 삶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가?-히에라폴리스의 에픽테토스 우리가 무언가를 알 수 있을까?-섹스투스 엠피리쿠스 악은 무엇인가?-성 아우구스티누스 신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성 안셀무스 인간과 신은 하나가 될 수 있을까?-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세계는 선한가?-성 토마스 아퀴나스 관념들은 존재하는가?-윌리엄 오컴 신은 피조물을 필요로 하는가?-니콜라스 쿠자누스 우리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르네 데카르트 우리는 자유 의지를 갖고 있는가?-베네딕트 스피노자 어째서 아무것도 없지 않고 무언가가 있는가?-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우리는 왜 믿어야만 하는가?-블레즈 파스칼 신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는가?-존 로크 최선의 국가 형태는 무엇인가?-토마스 홉스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데이비드 흄 지식은 어떻게 가능한가?-임마누엘 칸트 선과 악이 없는 진보는 가능한가?-게오르크 헤겔 우리는 자살해야만 하는가?-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우리는 교회를 필요로 하는가?-쇠렌 키르케고르 선과 악은 존재하는가?-프리드리히 니체 인간의 정신은 무엇인가?-앙리 베르그송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고,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에드문트 후설 인간의 실존이란 무엇인가?-마르틴 하이데거 고통은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가?-카를 야스퍼스 물질은 악한가?-플로티노스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철학의 거장들과 함께하는 사색의 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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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역사는 질문의 역사다
소크라테스에서 카를 야스퍼스에 이르기까지 철학사상 가장 위대했던 철학자 30인의 핵심 철학을 한 권으로 담아낸 『위대한 질문: 의문문으로 읽는 서양 철학사』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우리는 왜 악행을 저지르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물질은 악한가?」라는 질문으로 끝나는 이 독특한 구성의 책은 30인의 철학자 각자가 줄기차게 고민해 온 철학적 질문을 화두로 삼고 있다. 수 세기 동안 많은 철학자들이 이처럼 스스로에게 그리고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졌고, 그것은 그대로 철학의 역사가 되었다. 이런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니체를 만나고, 데카르트와 마주치고, 소크라테스와 대화하기에 이른다. 이 책에 제시되어 있는 질문들은 사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 봤음 직한, 그러나 명쾌한 답은 얻어내지 못한 성격의 것들이다. 그래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질문을 읽자마자 사색의 향연 속으로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폴란드의 소크라테스, 「레셰크 코와코프스키」 이 책의 저자는 이른바 폴란드의 소크라테스로 불린 레셰크 코와코프스키. 2009년 7월 옥스퍼드 대학교 병원에서 전해진 그의 부고 소식은 국내에서는 짤막하게 기사화되었지만, 전 세계 언론사와 학계에서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일생에 걸쳐 그가 인문학에 기여한 지적 유산을 되짚었다. 필생의 역작으로 꼽히는 『마르크스주의의 주요 흐름』이 코와코프스키 철학의 정수라 한다면 이 책 『위대한 질문』은 철학의 거장이 바라본 거장들의 철학 세계를 핵심적으로 스케치했다고 할 수 있다. 고대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서부터 중세의 토마스 아퀴나스와 윌리엄 오컴을 거쳐 현대의 후설과 하이데거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사에서 가장 뛰어난 철학자들이 구축해 놓은 철학 세계를 유유히 산책할 수 있는 내공을 갖추기는 쉽지 않은바, 평생을 철학과 사상사에 몰두했고 죽을 때까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려 했던 코와코프스키의 열정과 경이로운 통찰력이 이를 가능케 했다고 볼 수 있다. 30가지 질문, 그 속에 담긴 궁극의 철학적 문제 한 가지 이데아라는 개념을 통해 존재의 근원을 밝히고자 했던 플라톤. 코와코프스키는 유럽 철학 전체는 이런 플라톤에 대한 일련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 알프레드 화이트헤드를 인용하면서 플라톤의 철학을 「진리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질문으로 요약한다.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무슨 행위를 하든 중용의 길을 지켜야 한다고 설파한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이 유럽 철학의 건설을 위해 총괄 계획을 수립한 건축가라면, 그다지 충성스럽지 않았던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유럽 철학의 기반을 닦은 사람이다.」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코와코프스키의 총평이다. 그리고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그에 관한 화두로 던진다. 세계의 내적 본질은 의지이며, 이는 맹목적인 생에 대한 의지라고 주장한 쇼펜하우어. 코와코프스크에게 「암울하고 지독한 비관론자」의 이미지로 각인된 쇼펜하우어는 「우리는 자살해야만 하는가?」라는 다소 섬뜩한 질문을 통해 소개된다. 이처럼 코와코프스키는 마치 서양 철학사를 높은 곳에서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통쾌한 시각으로 진중하면서도 위트 있는 철학 강의를 펼쳐 보인다. 각각의 질문은 30인의 철학 세계로 들어가는 독특한 모양의 열쇠 역할을 하는 한편, 이 모든 질문의 뒤에는 결국 모든 철학자들이 맞닥뜨려야 했던 철학의 궁극적 질문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존재」의 문제이다. 결국 이 책은 「존재」의 문제라는 철학의 가장 유서 깊고도 가장 심오한 주제를 가지고 일관된 논점과 문제의식으로 제각기 다른 향취를 풍기는 30편의 변주곡을 연주해 냈다고 보는 편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끝나지 않을 질문 이 책에는 30가지 질문이 나와 있지만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그 어느 곳에도 제시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읽는 이로 하여금 의심을 품고 끊임없는 질문을 다시 던지게 만든다. 코와코프스키도 한 편의 글이 끝날 때마다 2~3가지의 반문을 반드시 던지고야 만다. 플라톤에게는 「정의란 충분한 권력을 가진 어떤 자가 자의적으로 제정할 수 있는 명령인가?」라고 되묻고, 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 「사태를 극단으로 끌고 가는 사람들을 정말로 늘 비난만 해야 하는 것인가? 그런 사람들은 정말로 늘 불행하기만 한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쇼펜하우어에게 돌아가는 반문은 이것이다. 「세계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유의미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또 다른 반문이 계속 맴돈다면 철학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코와코프스키도 이 책에서 이 점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그리고 아마 가장 본질적인 반문은 이것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 무익한 사변은 도대체 어디에 쓸모가 있는 것인가? 사람들은 아마도 이렇게 물을지 모른다. 이런 논의들이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거나 식탁에 음식을 올려 주기라도 하는가?」(26쪽) 코와코프스키는 이것이 매우 어리석은 반론이라고 지적하지만 하이데거가 말한 것처럼 「불안, 혹은 걱정은 인간 삶의 또 다른 본질적인 특징이다」.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인간》이나 《인류》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다.」 (268쪽) 결국 인간인 당신만이 죽음이라는 피할 길 없는 자신의 한계를 진지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마주할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삶의 의미를 반추해 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저녁 식사와 방 안의 온기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 잠시 한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될 때마다 한결같이 마주치게 되는 만물에 대한 의문, 우리가 지금 논하고 있는 바로 그 의문을 말로 담아내고 싶었던 것」이라는 말로 「철학의 존재 이유」를 설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