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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가면 / 거울 / 글-변대수 선생 이야기1 / 기적-변대수 선생 이야기2 / 길 / 까치 / 꽃 / 덫 / 도낏자루 / 도둑 / 돌팔매 / 동전 한 닢의 우주 / 마지막 잎새 / 미래경 / 바위 / 배 / 산노인 / 삶 / 선생 / 시간 / 아버지의 그림 / 안경 / 어부 / 억만장자 / 연극 / 운명 / 원숭이 / 의자 / 자 / 쥐의 나라 / 천적 / 친구 / 풀 / 하늘 / 허기

저자 소개 1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한국일보문학상·현진건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자, 헤밍웨이·포크너·피츠제럴드·웰스·키플링 등 영미문학사 주요작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이다. 그 외 옮긴 책으로 『킴』, 『소원의 집』, 『친구 중의 친구』, 『마술가게』, 『바람 속으로』, 『어떤 행복』, 『과학의 망상』, 『답을 찾고 싶을 때 꺼내 보는 1000개의 지혜』, 『부자독학』, 『말 잘하는 즐거움』, 『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아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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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46g | 132*210*20mm
ISBN13
9788990522627

출판사 리뷰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길을 떠나는 사람, 길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사람


유난히 비가 많았던 여름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저만큼 높다래진 하늘이 말간 얼굴을 내민다. 그 얼굴을 마주하다 보면 입에선 절로 한숨이 새어나올 게다. 정말 떠나고 싶다. 어디로든 이 가을엔 사색의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지도 모를 그 어떤 한순간을 만나고 싶다...고.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은 법. 현대인에게 자신을 위한 사색의 ‘여행’이란 ‘꿈’이나 ‘희망’이란 단어처럼 항상 함께 있으면서도 저만큼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그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하창수의 짧은 소설 「여행」은 그래서 시작되었다. 그가 제시하는 ‘여행’은 볼거리나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하창수는 그의 ‘여행’에서 우리의 뇌를 자극하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작가의 조곤조곤한 문장에서 그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람을 사랑하는 따듯함을 느끼게 한다.

잘 나가던 가면장수 ‘억(憶)’이 감옥에 들어와 감방 동료들에게 ‘자신에게 가면을 사지 않는 자는 모두 감옥에 들어와 있다’는 고백을 하는 장면(「가면」), 까치의 울음소리에 손님을 기다리는 아내를 구박하면서도 유해 조류가 되어버린 까치를 사살하는 것에 반대하는 농부(「까치」), 속이는 줄 뻔히 알면서도 자기 대신 속아야 할 누군가와 그 누군가를 속이기 위해 또 다시 연극을 벌일 사기꾼을 위하여 자신이 속아주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박만도 씨(「덫」), 세상의 위선과 죄악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정작 자신의 의미 없는 돌팔매에 죽어가는 오리를 보지 못하는 사내(「돌팔매」), 돌아올 수 없는 미지의 시간으로 우주여행을 떠났던 소녀의 지구 귀경길(「시간」),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하루에 두 번씩 산에 오르며 쓰레기를 줍는 어느 할아버지(「산노인」), 가장 뛰어난 어부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서 고기를 낚기보다는 돈을 낚으려는 어부(「어부」), 무리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던 원숭이가 서커스에서 인기를 끌자 모두 왕따 원숭이를 따라하고 있더라는 이야기(「원숭이」)들을 통하여 작가는 독자를 생각지도 못한 색다른 ‘여행지’로 안내하고 있다.

이렇듯 「여행」 35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일 수도 있고, 자주 부딪치는 옆집 아저씨나 집 앞 등굣길의 소년, 슈퍼마켓 평상에 앉아 있는 할머니일 수도 있다. 그들의 일상이, 그들의 생각이 어떻게 독자들의 마음에 새로운 ‘여행지’를 소개할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여행을 떠나듯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은 소설집이다. 그러나 여행지의 감흥이 어떤 기억보다도 더 오래 남듯이, 이 짧은 소설들을 읽고 나면 산사의 범종소리처럼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고 은은하게 들리는 듯한 여운이 느껴진다. 여행은 그래서 좋다. 글 속으로 떠나는 여행도 마찬가지이고, 하창수의 「여행」도 물론 그렇다. 좋은 글이란 이런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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