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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1부_ 모든 꽃과 그늘은 젊다 애술가愛酒家 연보랏빛 등꽃 같은 당신에게 사랑에 관한 몇 가지 단상 나의 누이, 나의 어머니였던 당신에게 두꺼운 책으로 남은 사랑 아름답기에 슬픈 것 나의 젊은 날 시의 자궁을 찢고 나온 시의 무녀리 뼈에 새긴 노래 아름다운 간격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나무와 나무 사이 물은 본래 소리가 없다 가을은, 시골 간이역의 기차처럼 아름다운 이별 모든 꽃과 그늘은 젊다 잃어버린 집을 찾아서 풍경에 대하여 벌초를 다녀와서 하지감자를 먹으며 내 생의 지도를 바꾼 서점 조용필, 그는 노래로 ‘세상 그늘’ 지워 나갔다 2부_ 최소한 개돼지만큼 만이라도 살자 밥과 숟가락에 대한 명상 최소한 개돼지만큼 만이라도 살자 자비심이 사라진 시대에 대한 유감 아버지 너머 아버지는 없다 아마도 봄신명이 지폈나 보다 강물 소리를 담아 집으로 간다 빗새의 노래 가을은 시발의 계절이다 아름다운 손 침묵의 세계 더위가 쩔쩔 매는 통쾌하고 시원한 시 소주병과 두루마리 화장지 시의 사회성 회복을 위하여 시의 적, 시인의 적 상생과 사이의 미학 줄탁 치질과 대속 땡감이 되자 저 거리와 광장은 여러분의 것이다 나를 움직인 책 몽고 초원과 앙코르와트에서의 책읽기 의뭉스러운 이야기 3부_ 봄밤에 울다 내 사랑, 그리운 강진이여 봄밤에 울다 풍경과 발견 푸른 고집의 시인 ― 오세영 선생님께 神氣를 받아 시 쓰는 여자 바다를 우려낸 시인 ― 김선태에 부쳐 시의 고향을 찾아서 ― 신경림의 목계장터 그가 툭하고 어깨를 칠 것만 같다 짧은 만남 긴 이별 ― 기형도 시인에 대하여 윤동주는 나에게 무엇인가 방기곡경旁岐曲逕 몸에 피는 추억, 그 보폭을 따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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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정치 경제 사회면이나 텔레비전 뉴스 화면을 가득 채우는 각종 부정게이트와 사건 사고 등도 따지고 보면 밥의 잉여를 차지하기 위한 갈등과 싸움에 지나지 않는다. 현상의 이면은 언제나 밥이 문제였던 것. 이러한 인간의 제 갈등과 싸움은 밥에 대한 경시에서 비롯된 것이다. 밥의 신성한 의미와 가치를 안다면 잉여를 위한 각축과 욕망의 노예가 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밥이 소중하면 너의 밥도 소중하다는 이 단순한 이치를 망각한 데서 갈등의 골이 패이기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중에서
사람의 차이를 떠나서 우리는 매일 삼시 세 끼 마주하는 숟가락에 대해 그때마다 매순간 다른 감정을 경험하곤 하는데 이를테면 어떤 때는 숟가락이 애인처럼 반갑다가도 또 어떤 때는 사자를 대하듯 꺼려지기도 한다. 이렇듯 매번 숟가락을 대하는 느낌과 태도가 달라지는 것은 그날그날 살아온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요컨대 밥값을 한 날과 그렇지 못한 날에 따라 숟가락이 무겁기도 하고 가볍기도 하는 것이다. --- 「밥과 숟가락에 대한 명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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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고투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한 끼 양식이 되어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내 몸이 바로 神의 거처란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神은 과거나 미래에 살지 않는다. 神은 현재에 살고 있다. 오늘의 현실에 주목하며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감히, 욕심을 부려본다면, 이 글들이 이 땅의 주변인으로서 눈에 띄지 않지만 나날의 일상을 고투하며 근면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그마한 위안이 되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예민한 감성으로 시대의 이면을 읽어온 시인 이재무가 첫 산문집『생의 변방에서』이후 7년 만에 펴내는 신작 산문집! 나날의 일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한 끼 양식이 되어줄 시인 이재무의 산문집『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은 2002년에 발간한 첫 산문집『생의변방』이후, 여러 신문과 잡지 등에 발표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어떤 일관된 주제의식보다는 저자가 시의 적절하게, 특유의 날카로운 직관과 예민한 감성으로 파헤친 현실 너머의 이면적 진실을 서늘한 감동과 함께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의「모든 꽃과 그늘은 젊다」는 시인의 고백들로 채워진 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 나이에 생의 끈을 놓아버린 어머니, 연년생 동생의 죽음, 상경파 인생기 등등 그가 걸어온 자전적 생애의 사연 많은 곡절들과 때늦게 찾아온 사랑을 가감 없이 기술한 ‘두꺼운 책으로 남은 사랑’ 이야기 등은 읽는 이에게 뜨거운 울림으로 다가온다. 2부의「최소한 개돼지만큼 만이라도 살자」에서는 “이 땅의 주변인으로서 눈에 띄지 않지만 나날의 일상을 고투하며 근면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조그마한 위안이 되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는 시인의 말처럼 읽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글들이 주를 이룬다. 가령, “가난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는 약자들에 대한 사회의 배려와 관심”(자비심이 사라진 시대의 유감 중에서)을 지닐 것을 강조하는 그는 다음과 같이 경제 만능주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나라 안팎으로 경제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경제라면 모든 게 만사형통이다. 경제라는 괴물이 사람들의 인심을 더욱 사납게 만들고 있다. 종교적 구원조차도 환금주의의 지배를 받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실로 안타까움을 넘어 두려움이 앞선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우리는 우리 자신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선한 이웃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간의 삶은 서로 간 그물망의 인연으로 짜여 있게 마련이다. 상보와 상생. 이것의 본질은 자기 구원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자비심이 사라진 시대에 대한 유감 중에서) 3부에서는 궁핍한 시대와 함께 치열하게 살다 떠난 시인들에 대한 추모의 글들이 들어 있어 각별히 주목을 끈다. 故 박영근 시인에 대한 우정 어린 추억담을 비롯하여 故 박찬 시인, 故 기형도 시인과의 추억담 등이 어제 일인 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