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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기이
타고난 이야기꾼, 추재 조수삼이 들려주는 조선 후기 마이너리티들의 인생 이야기
한겨레출판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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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자서 自序
옮긴이의 말|18~19세기 마이너리티의 초상

1화 은덩이를 양보한 홍씨와 이씨
2화 신선을 놓친 유생
3화 젓대 부는 산사람
4화 유랑하며 시를 짓는 송 생원
5화 맹자를 외우는 거지 복홍
6화 대구의 수박 파는 노인
7화 차돌 깨는 차력사
8화 부처가 된 소금장수
9화 구걸하여 주인을 먹여 살린 종
10화 따비밭을 개간한 중
11화 산꼭대기의 홍 봉상
12화 벽란도의 거지 노인
13화 물지게꾼
14화 내 나무
15화 놋그릇 닦는 바보 공공
16화 골목길 청소하는 노인 임 옹
17화 지두화의 명인 장송죽
18화 닭을 닮은 노인
19화 헌 누비옷 입은 행자 스님
20화 귀신 잡는 엄 도인
21화 거울 가는 절름발이
22화 나무꾼 시인 정 초부
23화 소나무를 너무나 사랑한 노인
24화 형수를 모신 약 캐는 늙은이
25화 거문고 악사 김성기
26화 효자 등짐장수
27화 영조의 상여를 든 장사
28화 인기 있는 서당 훈장 정학수
29화 골동품에 미친 늙은이
30화 의리의 광대 이달문
31화 이야기책 읽어주는 사람 전기수
32화 중랑천 낚시꾼
33화 원수를 갚은 희천의 며느리
34화 거지와 원숭이
35화 해금 켜는 노인
36화 여승과 사랑에 빠진 양반
37화 수유리 주막의 술파는 노인
38화 달구질하는 노인
39화 시 잘하는 도적의 아내
40화 의리를 지킨 기생 한섬
41화 떠돌이 망건장이 조석중
42화 쌈지에 없는 것이 없는 박생원
43화 평안도 정주의 최 원장
44화 천재 시인 안성문
45화 떠돌이 장님 가수
46화 일지매
47화 홍씨 집에 찾아든 대범한 강도
48화 범을 잡은 사내
49화 거리의 협객 김오흥
50화 매점매석으로 망한 팽쟁라
51화 이야기 주머니 김 옹
52화 기인 화가 임수월
53화 범이 보호한 박 효자
54화 범이 된 무사 배 선달
55화 입으로 온갖 소리를 내는 박 뱁새
56화 기생들이 총애하는 이총각
57화 벙어리 조방꾼
58화 압록강을 지킨 박동초
59화 오입쟁이에게 사기친 조방꾼 이중배
60화 노처녀 삼월이
61화 시 도깨비가 붙은 촌 아낙
62화 음담패설의 제왕 의영
63화 시줏돈을 낚아챈 깡패 강석기
64화 탈춤의 명인 탁 반두
65화 거꾸로 걷는 여성 장애인
66화 제주도 빈민을 구제한 만덕
67화 동생 찾아 전국 팔도를, 통영동이
68화 거짓말 못 하는 김씨 아들
69화 봉산의 장님 점쟁이 유운태
70화 물고기로 변한 노파
71화 정인을 따라 자살한 금성월

저자 소개 2

趙秀三

1762년(영조 38)∼1849년(헌종 15). 조선 후기의 여항시인(閭巷詩人). 본관은 한양(漢陽). 초명은 경유이다. 자는 지원(芝園)·자익(子翼), 호는 추재(秋齋)·경원이다. 가선대부 한성부좌윤 겸 오위도총부부총관(漢城府左尹兼五衛都摠府副摠管)에 추증된 원문(元文)의 아들이며, 여항시인 경렴(景濂)의 동생이고, 조선 말기의 화원(畵員)인 중묵(重默)은 그의 손자이다. 어려서부터 시로 이름이 났고 만년까지 1500여 수의 시를 창작한, 정조와 순조 연간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에서 중추적으로 활동했으며, 여항 시단을 비롯하여 당시의 쟁쟁한 사대부들과도
1762년(영조 38)∼1849년(헌종 15). 조선 후기의 여항시인(閭巷詩人). 본관은 한양(漢陽). 초명은 경유이다. 자는 지원(芝園)·자익(子翼), 호는 추재(秋齋)·경원이다. 가선대부 한성부좌윤 겸 오위도총부부총관(漢城府左尹兼五衛都摠府副摠管)에 추증된 원문(元文)의 아들이며, 여항시인 경렴(景濂)의 동생이고, 조선 말기의 화원(畵員)인 중묵(重默)은 그의 손자이다.

어려서부터 시로 이름이 났고 만년까지 1500여 수의 시를 창작한, 정조와 순조 연간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에서 중추적으로 활동했으며, 여항 시단을 비롯하여 당시의 쟁쟁한 사대부들과도 시를 통해 교유한 인물이다. 추사 김정희는 그의 시에 대해 두보의 시풍에 근접한다고까지 평한 바 있다. 그러나 중인 출신으로, 신분상의 제약 때문에 벼슬을 하지 못하다가 여든셋이 되어서야 노인에 대한 예우로 진사시에 급제, 오위장(五衛將) 벼슬을 받았다. 젊은 시절에 사신의 보좌역으로 여섯 차례 청나라를 오가면서 중국 문인들과 교분을 쌓기도 했다. 만년에 손자에게 필사케 하여 집필한 『추재기이』는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 조수삼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저작이다. 지은 책으로는 『연상소해(聯床小諧)』, 『추재시초(秋齋詩抄)』, 『추재집(秋齋集)』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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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현재 문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전통시대의 문화와 문헌을 학술적으로 엄밀히 분석하면서도 특유의 담백하고 정갈한 문체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고전의 가치와 의미를 전해왔다. 대동문화연구원장과 한국18세기학회 회장, 한국한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한국명승학회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제34회 두계학술상과 제16회 지훈국학상, 2023년도 SKKU-Fellowship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한양의 도시인들』, 『조선의 명문장가들』, 『벽광나치오』, 『정조의 비밀편지』, 『궁극의 시학』, 『선비답게 산다는 것』, 『담바고 문화사』 등이 있고,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현재 문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전통시대의 문화와 문헌을 학술적으로 엄밀히 분석하면서도 특유의 담백하고 정갈한 문체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고전의 가치와 의미를 전해왔다. 대동문화연구원장과 한국18세기학회 회장, 한국한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한국명승학회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제34회 두계학술상과 제16회 지훈국학상, 2023년도 SKKU-Fellowship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한양의 도시인들』, 『조선의 명문장가들』, 『벽광나치오』, 『정조의 비밀편지』, 『궁극의 시학』, 『선비답게 산다는 것』, 『담바고 문화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채근담』, 『택리지』(공역), 『해동화식전』, 『한국산문선』(공역), 『소화시평』, 『북학의』, 『녹파잡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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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58쪽 | 398g | 140*214*20mm
ISBN13
9788984314290

책 속으로

아낙은 희천의 농가 사람으로, 시집온 지 5년 만에 남편이 죽고 두 살 난 유복자를 키웠다. 시아버지가 이웃 사람의 칼에 찔려 죽임을 당했으나, 아낙은 관가에 알리지 않고 시체를 거두어 장사지냈다.
해가 두 번 돌아오도록 한마디 말이 없자 시아버지를 죽인 자는 속으로 과부와 고아가 자기를 두려워하여 원수를 갚지 못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낙은 밤마다 아무도 몰래 서릿발같이 칼을 갈고 휘둘러 찌르는 연습을 그만둔 적이 없었다.

시아버지의 대상 날에 이르러, 마침 읍내에 큰 장이 섰다. 아낙은 몸을 떨쳐 몰래 나아가, 저자에게 그 이웃을 찔러 원수를 갚았다. 원수의 배에 칼을 꽂고 간을 꺼내서 집에 돌아와 시아버지 제상에 올렸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불러 관에 가서 고발하라고 하였다. 관에서는 “부인은 효부요, 의부요, 열부이니 살려두라”고 판결하였다. --- 「3화 원수를 갚은 희천의 며느리」중에서

거지는 시장에서 원숭이 재주를 보여주고 구걸하였다. 그는 원숭이를 몹시도 사랑해서 한 번도 채찍을 든 적이 없었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갈 때면 어깨에 원숭이를 올려놓고 갔다. 아무리 지켰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했다.

거지가 병들어 죽게 되자 원숭이는 울면서 잠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 거지는 결국 굶어 죽었고 사람들은 화장을 하였다. 원숭이는 사람들을 보고 울면서 절하여 돈을 구걸했다. 불쌍하게 여긴 사람들이 많았다. 나무가 한창 맹렬하게 타올라 거지의 시체가 거의 탔을 때 원숭이는 구슬픈 외마디 소리를 내지르고서 불에 뛰어들어 숨을 거두었다. --- 「34화 거지와 원숭이」중에서

강석기는 한양의 깡패이다. 날마다 술에 취해서 사람을 구타하고 다녔지만 감히 그에게 맞서는 자가 없었다. 언젠가 시주를 받는 중이 권선문(勸善文)을 팔아서 몇 치쯤 엽전이 쌓인 것을 목격하고는 중에게 물었다.
“스님에게 돈을 시주하는 사람은 천당에 올라가나요?”
“그렇소!”
“그렇다면 스님의 돈을 낚아채가는 놈은 지옥에 들어가겠네요?”
“그렇소!”
그러자 강석기가 웃으며 말했다.
“스님이 모든 돈이 이렇게나 많은 것을 보며, 천당 가는 길을 필시 사람들의 어깨가 서로 부딪히고 발을 밟혀서 걷지도 달리지도 못할 지경일 테니 누가 그런 고생을 견디겠소. 나라면 차라리 지옥으로 가는 길을 찾아서 팔을 휘젓고 내 멋대로 걸어가야겠소. 그러니 이제 스님의 돈을 낚아채서 술이나 마실 수밖에 없겠구려!”
그러고는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돈을 쓸어가 버렸다. --- 「63화 시줏돈을 낚아챈 깡패 김석기」중에서

김씨의 아들은 심장병을 앓고 중풍기가 있어서 마음속에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잠시도 감추어두지를 못했다. 만약 할 말을 촌각이라도 참을 경우 팔을 뻗고 다리를 차며 큰 재채기가 나온다. 그 때문에 큰소리로 이렇고 저렇다고 외쳐댄다. 언젠가 계집종과 간통한 일이 있고, 술 한 잔을 훔쳐 마신 적이 있었다. 그때에도 숨기지를 못하고 간통했다고 말하고 훔쳤다고 소리쳤다. 그가 외치는 소리를 사방의 이웃들이 다 들어서 안다. --- 「68화 거짓말 못 하는 김씨 아들」중에서

“한마디로 비주류 인생에 주목했다. 사회의 그늘진 구석에서 힘겹지만 당차게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 신분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신분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한 평민과 그 이하의 사람들이다.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 사회에서는 당연히 신분이 높은 양반과 중인이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였다. 평민과 그 이하 신분의 사람들은 수효는 많지만 비주류였다. 모든 권력과 혜택은 주류에 집중되었고, 비주류는 소외되었다. 지식과 문학의 입장에서도 분석과 묘사의 대상은 주류에 한정되었고, 비주류는 관심권에 들지 못했다. 조선시대 전 시기에 걸쳐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문학을 보라! 한문으로 쓴 것이든 한글로 쓴 것이든 거의 대부분 양반 귀족을 다루고 있다. 평민 이하의 사람들은 귀족들의 활극에 소품으로 배치되는 정도이다. 비주류 인생, 다시 말해 서민의 인간 군상에 초점을 맞춘 저술이 과연 얼마나 될까?

『추재기이』는 온전하게 비주류 인생에 초점을 맞춘 문학서이다. 저자는 의도적으로 주류를 배제하였다. 자서(自序)에서 그는 “인물의 옳고 그름이나 나라의 정사에 관련된 일은 한 가지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사대부 저술의 핵심 소재를 일부러 피해서 수백 년 이상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하층의 인간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다. 그 점만 가지고도 이 책은 지성사와 저술사에서 획기적인 의의를 지닌다.” --- 「옮긴이의 말」중에서

--- 「옮긴이의 말」중에서

출판사 리뷰

조선의 지성사와 저술사에 한 획을 그은 마이너리티 인물 열전!
당대 일반 민중들의 다채로운 삶,
그리고 조선 후기의 풍속을 엿볼 수 있는 71인의 기인 이야기


조선시대에 쓰인 수많은 책들 중에서 사회의 주류를 형성했던 양반 이외의 사람들을 다룬 저작은 얼마나 될까? 글을 쓰고 향유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던 상류층들은 당연히 그들 주변의 세계에 익숙했을 터이고, 그러하기에 그들이 다루는 대상 또한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기 힘든 측면이 있었다. 신분제가 철폐되는 근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하류층은 식자층에게 새로이 조명 받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추재기이』는 조선 후기에 창작되었으면서도 그야말로 시대를 앞서간 독특한 저작이다. 수백 년 동안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하층의 인간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의 삶을 기록한 몇 안 되는 저작이기 때문이다.

추재 조수삼은 사회의 응달에 살아가는 마이너리티들을 조명하면서 그들을 비하하거나 냉소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연민과 동정, 찬탄과 긍정의 시선으로 묘사했다. 신분이 천한지라 남들의 선망을 받진 못하더라도 당당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조수삼은 인간미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책에 등장하는, 밥을 먹여준 동네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물을 져다주는 사람, 자기가 사는 동네 골목길을 청소하는 노인 등은 함께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밝고 꿋꿋하게 선행을 베푸는 이들로, 현재에도 미담으로 회자될 법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다. 또한 절름발이, 장님, 벙어리 등 장애인들의 힘겨운 삶을 묘사한 대목 역시 이채롭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묘사는 조선시대의 문헌에서 찾아보기 힘든데, 이들의 겪는 삶의 고달픔과 애환은 조수삼의 시선을 거치면서 인간적인 연민을 느낄 수 있게 다가온다. 대중들 사이에서 명성을 획득한 명물들 이야기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도회지 거리에서 기예를 파는 대중예술가, 장안에 화제를 뿌렸던 여성, 신출귀몰하던 도적, 오입쟁이들을 기생에게 중개했던 조방꾼, 족집게 점쟁이 등을 통해 우리는 당대에 입소문으로 회자되었던 스타들의 모습과 조선 후기 대중문화의 역동성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이처럼 이채로운 저작을 쓴 조수삼 역시 양반은 아니었다. 그는 중인으로 노년에야 비로소 노인에 대한 예우로 내려준 벼슬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러나 신분과는 별개로 조수삼은 어려서부터 시를 잘 지어 만년까지 1500여 수의 작품을 남겼으며 당대의 대표적인 시단에서 핵심적으로 활동했던, 정조와 순조 연간을 대표하는 시인의 한 사람이었다. 동시에 그는 타고난 이야기꾼이기도 했다. 젊은 시절부터 이야기 듣기를 좋아하고 남에게 이야기 구연을 잘하는 인물이었다. 이러한 그의 기질들은 그가 서른셋에 지었던 『연상소해(聯床小諧)』라는 작은 필기에 이어 만년에 지은 저작 『추재기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도둑, 강도, 조방꾼, 거지, 부랑아, 방랑 시인, 차력사, 골동품 수집가, 술장수, 임노동자, 떡장수, 비구니 등 71인의 하층 인물들을 그린 이 책은 주인공을 제목으로 제시하고 본문은 칠언절구의 시로, 시 창작의 배경은 2행의 산문으로 서술했다. 즉 시인이자 이야기꾼으로서의 조수삼이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형식으로 써내려간 것인데, 이 저술은 한문학자 안대회의 손을 거치면서 섬세하고 정밀한 번역을 통해 18~19세기의 독특한 인간 형상을 재구할 수 있는 텍스트로 재탄생했다. 이 책을 통해 200~300년 전의 하류층 인물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복원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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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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