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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김경주(시인)
1장 눈을 만나다 2장 사랑 3장 상실 4장 너 혼자 올 수 있니 5장 자장가 에필로그 |
姜聖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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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에 홀린 어느 사진가의 처절한 외로움과 쓸쓸함의 기록
사진작가 故 이석주의 유고집 말기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2010년 4월, 서른도 안 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사진작가 故 이석주의 유고 사진에세이집. 이석주가 사진을 찍고, 떠오르는 신예 시인 강성은이 글을 붙였다. 여행자들의 로망, 홋카이도와 아키타의 아름답고도 적막한 설국 풍경을 다섯 가지 테마로 담아냈다. 이 책은 홋카이도의 눈과 바람에 홀린 한 사진작가의 처절한 외로움과 쓸쓸함의 기록이다. 그가 홋카이도로 여행을 떠난 건 홋카이도의 눈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다는 2월 초였다. 그는 혼자서 사진기와 배낭 하나만을 메고 폭설이 내리는 ‘러브레터’의 마을로 떠났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투병 중이었지만, 그래서 가족을 비롯해 그를 아는 많은 이들이 만류했지만, 그는 마치 홀린 듯이 그곳으로 떠났다. 14일 후 방대한 분량의 사진을 안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진통제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미친 듯이 사진 작업에 몰두했다. 눈을 주제로 한 책 출간과 사진전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2년 가까이 끊임없이 그를 괴롭혀온 사신(死神)은 더 이상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2개월 후인 4월 24일 새벽 1시, 그토록 소망하던 첫 책을 보지 못한 채 그는 하늘로 돌아갔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그 추운 겨울, 홋카이도에 가지 않았더라면, 그는 그렇듯 쓸쓸하게 세상과 이별하지 않아도 됐을지 모른다. 결과적으로 사진과 목숨을 맞바꾼 셈이 된 것이다. 살아남은 자들은, 가지 말라고 그를 강하게 붙잡지 못한 것에 극심한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죽음을 앞두고 담담하게 말했다. “죽기 전에 다녀와서 다행”이라고. 그는 왜 그토록 홋카이도의 눈에 집착했던 것일까? 그가 남긴 사진과 단편적인 메모들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 홋카이도에 다녀온 후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런 말을 남겼다. “버리지 못한 지난 시간에, 아파해야 했던 마음들에 자리를 내주어 아무것도 들어설 수 없었던 마음을 비웠던 여행이었습니다.” 즉 누군가에겐 낭만적 환상과 동경의 공간인 홋카이도가 그에게는 지난 시간에 대한 집착과 자신을 비워내는 정화의 성소였던 것이다. 그가 그토록 일찍 세상을 뜨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그의 생생한 육성을 책 속에 더 많이 담을 수 있었으리라. 그런 아쉬움을 채워주는 것은 ‘세헤라자데적 상상력의 시인’으로 불리는 강성은 시인의 섬세한 글이다. 시인은 그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지만, 그의 치열했던 인생 여정을 알고서 이 작업에 기꺼이 동참해주었다. 그리고 그가 남긴 홋카이도 사진 1,800여 컷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그가 그곳에서 홀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부유하는 마음의 자취를 상상 속에서 아름답게 재구축해냈다. 이 책은 죽은 자와 산 자의 대화이자, 사진과 글의 대화다. 고 이석주의 동료 예술가이자 후원자였던 김경주 시인은 서문에서 이 책을 가리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눈들의 화술”이라 명명했다. 홋카이도의 적막한 설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눈(眼)과 눈(雪)의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대화를, 따듯한 위로의 성찬을 만끽하시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