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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 죽음, 어떻게 말해야 할까? 2.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3. 할머니, 할아버지가 죽었을 때 4. 아이들은 누군가 죽었을 때 슬픔을 느끼는 방식이 다르다 5. 엄마나 아빠가 죽었을 때 6. 형제자매가 죽었을 때 7. 예고 없이 죽음이 찾아왔을 때 8. 누군가 자살을 했을 때 9. 공동묘지로 가는 길 이 책을 끝내며 옮긴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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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내 꽃들이 죽었어.” 아빠는 아이를 달랬다. “꽃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들에 나가 또 꺾어 오자. 거긴 꽃이 많잖아.” 하지만 아이의 눈물이 그칠 줄 모르자, 아빠는 불안해졌다. ‘죽는다’는 단어를 아이가 처음 사용했기 때문이다. 아빠는 아이 옆에 앉았다. 둘은 시들어 버린 꽃을 함께 바라보았다. 그리고 대화가 시작되었다. 아이는 꽃이 왜 계속 피어 있지 못하는지 알고 싶어했다. 아빠는 자연계의 모든 식물은 언젠가는 시들어 버린다고 말해 주었다. 그러자 아이가 물었다. “아빠, 그럼 사람도 시드는 거야?” 그 말을 들은 아빠는 빙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지만 질문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 맞아.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사람도 시들어. 나이가 들고 죽는단다.” 아이는 질문을 또 던졌다. 이번엔 정곡을 찔렀다. “아빠도 언젠가 시드는 거야?” --- pp.19-20 부모나 조부모가 돌아가시고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아이들이 문득문득 한 마디씩 하면, 갑갑할 정도로 주위를 짓누르는 듯한 분위기, 슬프고 막막하기만 한 분위기가 한껏 부드러워진다. 아이들만이 갖고 있는 아이다운 논리는 뜻밖의 문을 열어 준다. 이 문을 통해 심적인 부담감과 무거운 분위기가 말끔히 사라진다. 잠시나마 홀가분해지고 가뿐함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되는 것이다.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많은 어른들은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불안해하며 그 뜻밖의 문을 다시 닫아 버린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웃음은 죽음에 직면한 삶에 매우 중요한 생기와 활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함께 애도하고 고통을 나누는 것, 그리고 슬픔 속에 있으면서도 함께 웃을 수 있는 것은 가능한 일이고, 또한 바람직한 일이다. --- pp.6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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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아이들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꺼릴까?
우리는 모두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이라는 예정된 종말을 갖는다. 하지만 보통은 죽음을 외면하거나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여기며 살아간다. 그러다 불현듯 삶 곳곳에 잠복해 있던 죽음이 그 모습을 드러내면, 안온했던 일상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삶이 죽음을 향해 있다는 사실에 몸서리치게 된다. 사랑하는 애완동물, 가족, 친지, 친구, 이웃들과의 영원한 이별 앞에서 망연자실해하며 절망에 빠지거나 현실을 부정하는 등 가슴 깊이 상처를 입는 것이다. 삶을 지탱해주던 사랑스럽고 믿음직한 관계를 잃은 데서 오는 박탈감, 세상은 그대로인데 자신만 그 집단에서 내동댕이쳐진 듯한 소외감, 삶의 도처에 어른거리는 죽음의 그림자를 의식하면서 느끼는 불안감 등 죽음 앞에 선 인간은 한없이 작고 나약하다. 그런데 이렇게 어른들이 죽음 앞에서 위축되거나 그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때, 함께 죽음을 경험한 아이들은 무엇을 느끼고 있을까? 어른들의 생각처럼 아이들은 크게 슬퍼하지도 않고 상처를 입지도 않는 걸까? 왜 우리는 그동안 죽음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걸 기피해 왔을까? 『우리 함께 죽음을 이야기하자』는 이러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오랫동안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본 저자 게어트루트 엔눌라트는 어릴 적 남동생의 죽음으로 큰 상실감과 소외감을 경험한 뒤부터 ‘아이들이 누군가 죽었을 때 슬픔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오랜 연구와 풍부한 경험을 갈무리해 펴낸 이 책에서 아이들 역시 죽음을 경험하면 깊은 상처를 받으며, 그것을 치유하는 방법은 ‘솔직하고 소박한 대화’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긍정케 하는 죽음 이야기법! 『우리 함께 죽음을 이야기하자』에서는 죽음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그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대화들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이가 처음 ‘죽음’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자 혼란스러워하는 부모, 깊은 애착 관계에 있던 애완동물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아 돌연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 죽은 조부모가 하늘에서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애틋한 상상력으로 죽음을 마주하는 아이, 배우자의 죽음 앞에서 삶의 목표를 잃은 사람, 부모의 죽음에 죄책감을 안고 사는 아이 등……. 이러한 모습을 통해 우리는 죽음 앞에서 슬픔에 잠기고 상처 입는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아이들은 어른과는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표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이 세상과 저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창조력이 어른들의 마음을 토닥여 주기도 하고, 다시금 삶의 의지를 북돋워 주기도 한다는 놀라운 사실 또한 깨닫게 된다. 저자는 죽음과 상처라는 묵직한 주제를 일상 속 대화로 끌어들여 우리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긍정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동시에 아이와 어른이 애도 과정을 함께하면서 죽음을 이해한 뒤, 다시금 본래의 삶으로 돌아가는 길을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가 말한 문장에서 시작하고’, ‘꾸미지 말고 사실대로’,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여러 번 되풀이해서’ 하다 보면, 어느새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물러가고, 우리가 살고 있는 매순간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질 것이다. 주요 내용 죽음은 우리들의 삶에 불쑥 나타나 상실을 경험하게 한다. 죽음 앞에서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크나큰 절망에 빠지고 무력감을 느낀다. 하지만 어른들은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에 맞서느라 미처 아이들까지 챙겨줄 여력이 없다. 이렇게 애도 과정에서 소외된 아이들은 애완동물의 죽음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상실을 경험하거나, 깊은 유대감을 느끼던 조부모를 잃음으로써 죽음이 가져오는 단절을 실감하게 된다. 또 부모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형제자매를 잃은 후다. 실감던신하기 위해 안간힘실감쓰다가 자신쉘감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죽음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두려움과 상처로 남는 것을 막으려면, 어른들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솔직하게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어야 한다. 그동안 금기시해 왔던 죽음을 겉으로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는 순간 아이들은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고, 어른들은 아이들이 가진 상상력과 창조력에 위로를 받으며 상처가 치유되는 따뜻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