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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
열린책들 2011.01.25.
원제
Invi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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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폴 오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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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Auster

소외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그 의식 세계를 심오한 지성으로 그려 내는 폴 오스터는 그 마법과도 같은 문학적 기교로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칭호를 부여 받은 바 있는 유대계 미국 작가로 미국에서 보기 드문 순문학 작가이다. 독특한 소재의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이 느껴지는 현장감과 은은한 감동을 가미시키는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는 그는 현대 작가로서는 보기 드문 재능과 문학적 깊이, 문학의 기인이라 불릴 만큼 개성 있는 독창성과 담대함을 소유한 작가이기도 하다. 1947년 뉴저지의 중산층 가족에게서 태어났다. 콜럼비아 대
소외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그 의식 세계를 심오한 지성으로 그려 내는 폴 오스터는 그 마법과도 같은 문학적 기교로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칭호를 부여 받은 바 있는 유대계 미국 작가로 미국에서 보기 드문 순문학 작가이다. 독특한 소재의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이 느껴지는 현장감과 은은한 감동을 가미시키는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는 그는 현대 작가로서는 보기 드문 재능과 문학적 깊이, 문학의 기인이라 불릴 만큼 개성 있는 독창성과 담대함을 소유한 작가이기도 하다.

1947년 뉴저지의 중산층 가족에게서 태어났다. 콜럼비아 대학에 입학한 후 4년 동안 프랑스에서 살았으며, 1974년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1970년대에는 주로 시와 번역을 통해 활동하다가 1980년대에 『스퀴즈 플레이』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 문학에서의 사실주의적인 경향과 신비주의적인 전통이 혼합되고, 동시에 멜로드라마적 요소와 명상적 요소가 한데 뒤섞여 있어, 문학 장르의 모든 특징적 요소들이 혼성된 "아름답게 디자인된 예술품"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작품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문단, 특히 프랑스에서 주목 받고 있으며, 현재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작품 내부를 살펴보면 기적과 상실, 고독과 열광의 이야기를 전광석화 같은 언어로 종횡 무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또한 운명적인 만남과 그리고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탄탄한 문장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결합시켜 독자들을 있을 법하지 않게 뒤얽힌 우연의 연속으로 이끌어 간다.

특히 폴 오스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뉴욕 3부작』은 탐정 소설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는 3편의 단편을 묶은 책으로, '묻는다'는 것이 직업상의 주 활동인 탐정이라는 배치를 통해 폴 오스터의 변치 않는 주제 - 실제와 환상, 정체성 탐구, 몰두와 강박관념, 여기에 특별히 작가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여러 함의-를 들여다 보게 하는 작품이다. 각 작품에 등장하는 탐정들은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계속 사건을 추적하지만 사건은 점점 더 미궁에 빠지고, 탐정들은 정체성의 위기를 겪거나 짓궂은 우연의 장난에 휘말리던 끝에 결국 '자아'라는 거대한 괴물과 맞닥들이게 된다.

『뉴욕 3부작』의 또 다른 재미 중의 하나는 원문을 구성하는 난외주기 형식의 일화들에 있다. '자연언어'의 발견을 둘러싼 여러 제왕들의 실험과 늑대소년의 등장이 다니엘 디포우와 조나선 스위프트의 작품에 끼친 영향, 다리 설계자인 아버지가 미처 완성 못하고 사고로 죽자 그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완성한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에 관한 일화, 어려서 잃은 아버지의 모습을 알프스의 얼음에 갇힌 채로 목격한 아들의 이야기, 창세기 신화와 바벨탑 신화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돈키호테』의 진짜 저자에 대해 저자인 폴 오스터가 작중 인물과 벌이는 논란... 이외에도 고금의 무수한 일화들이 글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자아 탐색의 여행에 즐거운 동반자가 되어 준다. 카프카나 베케트의 주제 의식인 부조리의 현대적 변주이기도 하며 세르반테스의 『동키호테』처럼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로도 해석될 수 있는 작품이다.

뉴욕의 한 담배가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흔한 뉴요커들의 일상을 너무도 현실적으로 체감케 한 <스모크>의 시나리오를 담당하기도 했고, <블루 인 더 페이스>에서는 직접 연출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 밖의 다른 작품으로는 『달의 궁전』, 『공중 곡예사』, 『거대한 괴물』, 『우연의 음악』,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동행』, 『굶기의 예술』, 『빵굽는 타자기』, 『고독의 발명』, 『기록실로의 여행』, 『브루클린 풍자극』¸『빨간 공책』, 『마틴 프로스트의 내면의 삶』, 『어둠 속의 남자』, 『보이지 않는』 등이 있으며, 2024년 4월 30일 77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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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최근에는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등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은 글쓰기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과 『지하철 헌화가』, 『살면서 마주 한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최근에는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등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은 글쓰기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과 『지하철 헌화가』, 『살면서 마주 한 고전』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1984』, 『그리스인 조르바』, 『보물섬』, 『촘스키, 사상의 향연』, 『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 『문화의 패턴』, 『호모 루덴스』, 『중세의 가을』, 『지상에서 영원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헨리 제임스 단편선』, 『조지 오웰 수필선』, 『유한계급론』(소스타인 베블런), 『리비우스 로마사 I, II』, 『로마제국 쇠망사』, 『고대 로마사』, 『숨결이 바람 될 때』, 『변신 이야기』, 『작가는 왜 쓰는가』,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마인드 헌터』, 『군주론·만드라골라·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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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1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92g | 128*188*30mm
ISBN13
9788932910789

예스24 리뷰

기억의 틈새,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는 진실 혹은 거짓, 그리고 이야기
정현경 (pencil@yes24.com)
2011.03.24.
좋아하는 노래 가사에 이런 부분이 있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이 지극히 짧은 세 문장의 가사에는 사랑을 할 때도, 또 이별을 하는 순간에도 끝내 각자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쓸쓸함이 묻어 있다. '그대는 내가 아니'기에, 함께 했던 시간들과 사랑했던 추억들마저 서로의 기억 속에 다르게 기록된다.

모든 것은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돌이킬 수 없다. 다만 그 시간 안에 함께 존재했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만 숨쉴 뿐이다. 거의 대부분의 기억은 왜곡된다. 하지만 그것이 왜곡된 기억이라 믿는 이는 없다. 누구나 자신이 기억하는 것이 진실이라 믿고 산다. 진실이 무엇이든, 그렇게 기억하는 한 그 사람에게는 그 기억이 진실이 된다.

폴 오스터의 『보이지 않는』은 바로 그 기억의 파편들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1인칭 시점으로 시작하는 1부는 주인공인 애덤 워커가 자신의 기억을 기록한 것이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 다니는 스무 살 청년 애덤은 시인을 꿈꾸는 문학청년이다. 우연히 참석한 파티에서 그는 프랑스에서 교환 교수로 온 보른과 그의 동거녀 마고를 만나게 된다. 보른은 교수라는 직위에 걸맞는 지적이고 신사적인 모습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전쟁을 인간의 영혼의 가장 순수한 표현이라 주장하며 분노를 즐기는 묘한 폭력성을 보이는 인물이다. 두 사람이 대화하는 동안 옆에서 있는 듯 없는 듯 행동하는 마고 역시 애덤에게 생소한 존재이기는 마찬가지다.

단 한번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인 애덤에게 보른은 잡지 창간을 제안하며 거액을 투자하겠다고 한다. 뜻밖의 제안으로 시작된 그와의 인연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어느 날 애덤은 보른과 함께 산책을 하던 중 소년 강도를 만나게 되고, 보른이 그 소년을 칼로 찌르는 장면을 목격한다. 다음날 소년이 여러 번 칼에 찔린 채 시체로 발견되자 애덤은 그가 소년을 죽인 거라 믿는다. 하지만 자신이 망설이는 사이에 보른이 아무 처벌도 받지 않고 프랑스로 돌아가버린 것을 알게 된 후 오랫동안 죄책감에 시달린다.

2부가 시작되면서 독자들의 이 책의 진짜 화자가 애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1부의 내용은 애덤이 쓴 원고의 일부이며, 실제로 이 책을 쓰고 있는 이는 그의 동창생이자 유명 작가인 제임스 프리먼(이하 짐)이다. 애덤이 보른을 처음 만난 1967년 봄으로부터 40년이 흐른 뒤, 짐은 애덤의 원고를 받게 된다. 불치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애덤은 짐의 독려에 힘을 얻고 '여름'이라는 제목으로 1부에 이은 2부 원고를 완성한다. 2부에는 그 해 여름 애덤과 그의 누나 그윈 사이에 일어난 부도덕한 근친상간의 이야기와 애덤이 보른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가 있는 파리로 떠나기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부 원고까지 읽은 짐은 애덤을 만나기 위해 그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로 찾아간다. 하지만 애덤은 이미 죽은 후다. 대신 그는 짐에게 3부 '가을'의 원고를 남겼다. 3부는 원고라기보다는 메모에 가깝다. 죽음을 앞두고 급하게 써 내려간 탓이다. 완전한 문장이 되지 못한 메모들을 짐이 대신해서 글로 완성시킨다.

하지만 짐이 애덤의 누나 그윈에게 원고의 존재에 대해 고백하고 또 보여주게 되면서 이야기는 독자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원고를 읽은 그녀가 2부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애덤의 환상이 지어낸 이야기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윈의 말대로 정말 애덤은 거짓으로 꾸며낸 이야기를 글로 쓴 것일까. 아니면 짐을 비롯한 타인에게 자신과 애덤 사이에 일어난 일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그윈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만약 그녀의 주장대로 애덤이 쓴 2부의 내용이 거짓이라면, 1부와 3부의 내용들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40년이나 지난 일을 고백하고 있는 애덤의 기억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걸까.

『보이지 않는』에는 글을 읽는 이들에게 표면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짐이 보른의 원고로부터 이 책을 완성시킨 것은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인 애덤과 보른, 그리고 마고가 모두 죽은 40년 후다. 따라서 그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진실이 아닌 누군가의 말과 글을 통해 그려진 '기억'이다. 이 기억은 각자의 욕망에 따라 공통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또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애덤의 기억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1인칭, 2인칭, 3인칭 시점으로 변해가면서 점점 진실과 허구, 현실과 환상의 사이를 오가며 독자들을 혼란에 빠트린다. 1부에서 자기 자신을 1인칭으로 서술함으로써 줄곧 '보이지 않는' 존재였던 애덤은 2부에서 '너'라는 2인칭 룁재로 이야기에 등장하는데, 이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2인칭으로 서술하는 방식은 이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혹은 그의 머릿속으로 지어낸 이야기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짐에 의해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된 3부에 이르면서 허구와 진실의 경계선은 더욱 모호해진다. 심지어 짐은 책의 후반부에서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이름과 배경을 수정했음을 고백한다. 즉 이 책에 등장하는 애덤은 애덤이 아니고 그가 다닌 대학은 컬럼비아 대학이 아니며, 글을 쓰고 있는 작자 역시 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책의 첫 부분에서 애덤은 오래된 과거가 되어버린 보른, 마고와의 첫만남에 대해 이렇게 기억한다. "그들과 대화할수록 점점 더 그들이 실존 인물이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은 내 머릿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 속의 가상 인물같이 보였다." 그냥 스쳐 지나가게 마련인, 그다지 놀라울 것 없는 이 짧은 두 문장에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야기는 누군가의 '기억'에 의존하여 전개되고 있으며, 따라서 그 기억 속 인물과 사건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보른이 실제로 소년을 죽인 범인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애덤이 그렇게 믿었을 뿐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애덤의 기억은 보른이 범인이라 믿었던 그의 생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쪽으로 왜곡되었을지도 모른다. 40년이나 지난 보른과의 첫만남에 대해 애덤은 그때 그들이 술을 마셨는지, 또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전부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는 보른이 "전쟁은 인간의 영혼의 가장 순수한 표현"이라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 말이 보른의 폭력성을 잘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즉 보른이 살인범이라고 믿고 있는 애덤에게는 그의 폭력적인 면이나 비정상적인 행동들만이 더욱 과장되고 왜곡된 형태로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애덤의 기억 혹은 환상, 짐의 기록 혹은 창작을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이야기들 외에 그 사이에 숨어 있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책의 후반부에서 애덤이 아닌 다른 이들의 기억을 통해 서술되는 이야기는 보른과 얽힌 또 다른 충격적인 사건을 암시한다. 하지만 동시에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이 모든 이야기가 허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 모든 것은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어떻게 이해했는지에 달려 있다.

보른이 소년 강도를 칼로 찌른 것은 소년이 총으로 위협을 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서야 소년의 총에 총알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는 애덤을 더 큰 죄책감 속으로 몰아넣는다. 반면에 보른은 끝까지 자신은 소년을 죽이지 않았으며 그를 칼로 찌른 자신의 행동 역시 정당방위였음을 주장한다. 만약 총에 총알이 장전되어 있었다면 보른이 애덤의 목숨을 구해준 거라고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총알이 있었던 없었든 결과는 똑같았을 거라고 보른은 말한다. 소년이 총으로 위협했을 때 그들은 총알이 있을 거라고 믿었고, 그렇게 생각한 이상 총알은 장전되어 있는 것이다.

1967년 애덤에게 일어난 그 모든 일들은 사실일까. 해답은 인간의 욕망과 기억 사이에 있는 '보이지 않는' 이야기 속에 숨어 있다. 정답은 없다. 진실이 무엇이든,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그 수많은 생각들이 바로 폴 오스터가 하고자 한 진짜 이야기다.

책 속으로

나는 1967년 봄에 그와 처음으로 악수를 했다. 당시 나는 컬럼비아 대학 2년생이었고 책만 좋아할 뿐 아무것도 모르는 숙맥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훌륭한 시인으로 이름을 날려 보겠다는 믿음(혹은 망상) 하나만은 굳건했다. 나는 시를 많이 읽고 있었으므로 그와 똑같은 이름을 단테의 『신곡』 「지옥」 편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 p.7

나는 핑계를 대며 다른 약속에 가봐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 그건 내가 보른이라는 사람을 만나면서 부닥친 복잡한 방정식의 두 번째 문제였다. 나는 내심 그를 경계하고 있었지만 이 독특하면서도 파악하기 어려운 인물에 어떤 매혹을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그런 우연한 만남에 그가 정말 반가워한다는 것을 알고서 은근한 허영심의 불꽃이 내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 그런 보이지 않는 허영심과 자존심의 용광로가 우리 인간의 내부에서는 식식 소리를 내며 끓고 있다. 보른이라는 인물에 대한 나의 유보적 마음이 무엇이든, 그의 수상한 인품에 대하여 내가 품고 있는 의심이 무엇이든, 나는 그가 나를 좋아해 주었으면 하는 심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내가 공부만 하는 평범한 미국 대학생은 아니라고 생각해 주기를 바랐고, 나 자신조차 하루에도 열두 번씩 회의하는 나의 장래 싹수를 그가 좋은 쪽으로 평가해 주기를 바랐다. --- pp.19-20

어머니는 정말 아름다웠는데.
지금도 아름다워.
너무 슬퍼서 아름답지 못해. 그처럼 슬퍼하는 사람은 결코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없어. --- p.129

때때로 상상을 자극하는 생각은 상상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게 하는 것이 제일 좋다. 그윈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생각과 행동의 거리는 엄청나서, 때때로 그 간격은 세상 그 자체만큼이나 넓다. --- p.153

나는 자네 목숨을 구했다고, 애덤. 잘 기억해 둬. 만약 총이 장전되어 있었다면, 자넨 내 행동에 감사했을 거야. 권총에 총알이 없었다는 사실은 실제 상황의 그 어떤 것도 변화시킬 수 없어. 안 그래? 우리가 장전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한 총은 장전된 거라고.

--- p.195

줄거리

베트남전 반대 운동이 한창인 1967년 봄,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 다니는 문학도인 애덤 워커는 한 파티에서 기묘한 프랑스인 커플을 만난다. 지적이며 쾌활하지만 어딘지 위험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루돌프 보른과 말이 없지만 매혹적인 마고. 보른은 문학잡지 창간에 참여하지 않겠냐고 워커에게 제안하고, 워커는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그러나 산책 도중 만난 강도를 보른이 칼로 찌르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 계획은 모두 없던 일로 돌아가 버린다. 워커는 이 사건의 진행 과정에서 비겁한 자신의 모습에 크게 실망하고 자책하게 된다.
이후 누나와의 미묘한 관계 속에 폭풍과 같은 여름을 보낸 워커는 파리로의 유학을 결심한다. 그곳에서 그는 보른과 다시 조우하고, 워커는 어떤 식으로든 그를 응징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그는 한 가지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약 당신이 소설과 사랑에 빠지는 크나큰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독서를 한다면, 『보이지 않는』을 읽어라. 이 소설은 폴 오스터가 쓴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뛰어나다. _ 뉴욕 타임스

도회적이고 감성적인 언어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독자의 상상력을 기분 좋게 자극하는, 〈우연의 미학〉이라는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한 탁월한 이야기꾼 폴 오스터. 가장 미국적인 작가로 꼽히면서도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독자와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폴 오스터의 새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보이지 않는』은 오스터가 그간의 작품들에서 천착해 온 주제 의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 구성이나 내용 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말 그대로 〈스토리텔러〉로서의 오스터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1967년 봄, 스무 살 청년 워커가 한 프랑스인 커플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하나의 우발적 사건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 사이에 불화를 일으키는 것을 즐기는 기이한 욕망을 지닌 루돌프 보른이라는 인물을 만난 약관의 순수한 청년이 겪는 사건과 심리의 변화는 우리를 순식간에 사로잡아 1967년의 뉴욕, 그리고 파리로 데려간다.

세 사람의 목소리와 세 가지 화자가 조합해 내는 하나의 이야기
소설 속의 소설,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구조는 소설의 형식을 끊임없이 탐구해 온 오스터가 즐겨 써온 기법으로, 이번 소설 역시 그러한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면서도 『보이지 않는』은 세 인물이 서술을 하는 큰 틀 속에서, 주인공 애덤 워커의 회고록이 세 가지 시점으로 진행된다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소설은 1967년과 2007년, 40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진행된다. 베트남전의 악령이 미국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던 1967년, 당시 청년들은 전쟁의 당위성 문제는 둘째 치고 당장 대학을 졸업하면 군대로 끌려가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에 당면해 있었다. 2007년 예순 살이 된 워커는 당시 시인이 되고자 하는 꿈과 징병이라는 상충되는 문제 속에 고뇌하던 자신에게 벌어졌던 기묘한 사건들, 자신의 삶의 행로를 바꾼 1967년의 일을 기록한 다. 각각 〈봄〉, 〈여름〉, 〈가을〉이란 제목을 붙인 이 회고록을 쓰는 과정에서 그는 글쓰기의 난관에 부닥치고, 그 어려움을 40년 전 컬럼비아 시절 친구였던 작가 짐에게 상담한다. 〈봄〉의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쓴 워커에게, 짐은 1인칭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서 한 발짝 떨어진 시점으로 서술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조언한다. 그리하여 〈여름〉은 2인칭, 〈가을〉은 3인칭의 세 가지 시점으로 쓰이게 되고, 독자는 각각의 장(章)에서 한 주인공을 놓고 다른 거리감을 느끼며 워커의 〈회고록〉을 읽게 된다.

정의를 갈구하는 순수한 젊은 날의 초상
〈봄〉은 스무 살의 문학청년 워커가 보른과 마고라는 이름의 프랑스인 커플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워커가 다니는 컬럼비아 대학의 정경학부에 방문 교수로 와 있는 보른은 〈전쟁은 인간의 영혼을 가장 순수하고 생생하게 표현〉한 것이라 말하는 사람으로, 무슨 영문에서인지 워커에게 함께 문학잡지를 창간할 것을 제안한다. 워커는 보른의 내면에 자리 잡은 어둠과 냉소를 경계하면서도 그 유혹적 제안을 물리치지 못한다. 그러나 두 사람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은 순간, 한 가지 사건이 발생해 워커의 삶을 뿌리째 뒤흔든다. 보른과 함께 산책하던 워커는 한 소년 강도를 만나는데, 보른은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 소년을 칼로 찌른다. 그 소년을 살리려 하는 워커와 달리 보른은 냉혹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워커가 엉거주춤 망설이는 사이 보른은 프랑스로 귀국해 버리고, 그 과정에서 워커는 자기 자신에게 심하게 실망한다.

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기억이 지닌 힘
그해 여름 우울함 속에 방학을 맞은 워커는 누나 그윈과 함께 아파트를 나누어 쓰게 된다. 그리고 찌는 듯한 더위가 기승을 벌이는 뉴욕의 아파트에서 두 사람은 질풍노도와 같은 여름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은밀한, 가장 금기시되는 터부를 범한 두 사람의 일은 그윈에 의해 부정된다. 그럼에도 짐은 워커의 원고를 심약한 병자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꿈꾼 환상으로 치부하는 그윈의 주장을 쉽게 믿지 못한다. 〈봄〉과 〈가을〉이 모두 진실이라면 워커가 굳이 〈여름〉만 꾸며내서 쓸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에 반해 평온한 가정을 꾸려 가는 그윈이 그 이야기를 거짓으로 몰아붙일 이유는 많다. 여기에서 독자는 진실과 환상, 실제와 허구의 경계에서 길을 읽게 된다. 이후 나오는 보른의 이야기, 또 마지막에 나오는 원고에 대한 짐의 뎼명은 이 소설 전체의 진실성에 의심을 갖게 한다.

아름다운 문체와 섬세한 심리 묘사
「선데이 타임스」는 이번 작품에 관한 서평 기사에서 〈만약 폴 오스터가 또 한 권의 실험적 창작 교재가 아닌 제대로 된 그냥 소설을 마음먹고 쓴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란 질문을 던졌다. 포스트모던적 글쓰기를 계속해 온 오스터에게 이제 독특한 구조, 애매한 현실과 허구의 경계 등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더욱이 『보이지 않는』은 최근 그가 보인 실험적 시도들에 비하면 자못 온건해 보인다. 즉, 이야기 속의 이야기의 형식을 띠고 있음에도, 이는 전통적 액자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라 할 수 있다. 독자는 40년 전의 과거를 회고하는 워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가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어떤 행동을 할지 다음의 진행을 궁금해한다. 젊은 날의 꿈과 욕망, 상처에 관한 워커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으며, 그 이야기를 그려 나가는 문장은 담담하면서도 섬세하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속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이야기 자체에 집중한 오스터는 그야말로 이야기꾼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인다. 기사는 다음과 같이 마무리된다. 〈그래서, 이러한 형식의 소설에서 오스터는 얼마나 재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는가?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항상 말해 온 것만큼 해낸 것 같다. 섬세한 문체, 심리적 깊이, 작품성, 우화적 함의 등이 어우러진 이야기는 과연 거장답다.〉

이 소설은 최고 수준의 현대 미국 작품이다. 날카롭고 우아하며 활기차다. 이 작품은 오직 지독한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한, 힘들이지 않은 작품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우리가 거장의 손아귀에 들어 있을 때 흔히 그러하듯, 우리는 한 문장을 미처 다 읽기도 전에 다음 문장을 읽고 있다. 소설을 읽어 나가는 것이 너무나도 즐겁기 때문에 이 소설은 쉽게 읽을 수 있다. _ 뉴욕 타임스

재미 면에서 봤을 때 『보이지 않는』은 더없이 성공적인 소설이다. 그러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겨 오스터의 아름다운 이야기의 막이 내리면, 우리는 지금까지 굉장히 멋진 막다른 계곡을 탐험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_ 텔레그래프

『보이지 않는』은 매혹적이고도 매우 완성도 높은 소설이다._ 가디언

오스터는 정말로 마법사의 지팡이를 지니고 있다. _ 뉴욕 리뷰 오브 북스

오스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지적이며 품격 있는 작가이다 _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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