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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 언젠가, 이상적인 방 문득, 이사할까 절대 버릴 수 없는 가구들 이상적인 수납법을 찾아서 잡동사니들의 위로 청소의 마법 그릇에 대한 법칙 편안한 기분이 드는 방 보여 줄 수 있는 실내복 간단한 접대 준비 방에 초대하다 칼럼1-내 세계와 가치관을 넓히는 작은 모험 제2장 사적인, 혼자의 방 혼자를 견디지 못할 때 심플 라이프를 동경하며 나에게 성실한 생활 선물 받은 물건, 어떻게 할까 고독감이 닥쳤을 때 방이 그 사람을 나타낸다 무의미한 시간도 필요하다 ‘사지 못해’가 ‘사고 싶어’로 바뀔 때 마음에 드는 동네를 발견하다 변한 건 없어 보이지만 칼럼2-아무것도 안 한 휴일의 죄책감 제3장 매일, 가까이, 오래 쓰는 것들의 방 수건 앤티크 가구 빨간 꽃병 침대 옷장 가구점 에필로그 |
Mami Amamiya,あまみや まみ,雨宮 ま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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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좁은 방이라 해도 나는 내 방에서 지내는 생활이 나름대로 좋았다. 끔찍하다고 여겼던 방은 없었다. 내 방인 이상, 내 가 좋아하는 물건들이 가까이에 있었으니까 당연했다. 물론 방을 마음에 들게끔 꾸밀 만한 돈이 차고 넘치거나 공간이 널찍하다면 최고일 것이다. 하지만 없으면 없는 대로 지금보다 조금만 더 내 방을 좋아하게 되는 방법이나 더 괜찮은 느낌으로 만들 방법은 없을지 생각했다.
---「프롤로그」중에서 언젠가 살고 싶은 ‘이상적인 방’이란 아주 먼 존재로 느껴졌는데, 그렇게 멀어지게 만든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이상에 다가가려고 했다면 사실은 당장이라도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아주 조금밖에 남지 않은 ‘정말 좋아하는 물건’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인생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도 많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이사 는 ‘그렇다면 선택할 수 있는 것쯤은 조금이라도 제대로 선택하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전환하게 해 준 중대한 계기였다. ---「문득, 이사할까」중에서 물건이 없으면 없을수록 청소하기도 쉽고, 물건이 많아지지 않도록 의식하고 생활하면 사용하지 않을지 모르는 것을 주섬주섬 사는 일도 줄어든다. 그런데 정작 나는 물건을 버리자마자 살 마음으로 불타올랐다. 물건을 잔뜩 처분하면서 제일 먼저 한 생각은 ‘다음에는 왜 이런 걸 산 거야?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물건을 사야겠다.’였다. 버릴 물건과 버리지 않을 물건을 선별하면서 알게 된 ‘나한테 이 런 건 필요하지 않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이런 거야.’라는 기준에 따라 새로운 방을 만들어 가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동안에는 물건을 버린다 해도 다시 늘어날 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30퍼센트를 비우면 20퍼센트만 더하는 느낌으로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만 엄선하다 보면, 언젠가 수납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전부 다 보여 줘도 괜찮을 만큼 좋은 물건으로 둘러싸인 방이 될 거라 꿈꾼다. ---「이상적인 수납법을 찾아서」중에서 ‘아무래도 좋지만 왠지 버리지 못하겠는 것’에는 냉정한 나의 조금은 따뜻한 부분이 담긴 것 같다. 이런 상자나 캔처럼 자질구레한 물건을 보고 있으면, 제일 마지막에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은 세계적으로 가치 있는 물건이나 비싼 물건이 아니라 어쩌면 잡동사니에 가까운 것들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잡동사니의 위로」중에서 사고 줄이고 사고 줄이기를 반복한 결과, ‘내가 파악 할 수 있는 분량’을 깨달았다. ‘이 이상으로 줄이면 내 생활이 무미건조하고 무의미해지고 만다.’라는 최저한의 선과 ‘이것 이상으로 늘리면 내가 뭘 가졌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라는 상한선이 정리 축제를 수차례 반복하면서 보였다. ---「심플 라이프를 동경하며」중에서 대체 어떤 하루를 보내야 ‘성실한 생활’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잔으로 차를 마시거나 뭉친 어깨를 그냥 두지 않고 더운물을 받아 목욕한 뒤에 스트레칭을 하거나 좋아하는 장미 비누의 향을 가슴속까지 느껴지게 맡는다거나 벗겨진 매니큐어를 칠하거나…… 그런 걸까? ---「나에게 성실한 생활」중에서 고독해서 견디지 못하겠는 시간, 그럴 때마다 타이밍 좋게 나타나서 구해 주는 신 같은 사람은 없다. 혼자 극복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지만 그래도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존재는 분명 친구이며, 가까운 사람이며, 소중한 사람이다. 방에 혼자 있다고 고독한 것이 아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마 치 별자리처럼,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선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고독을 함께 위로하고 지켜 주며, 각자 고독과 싸우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박수를 쳐 주고 있다. ---「고독감이 닥쳤을 때」중에서 ‘아아, 또 순식간에 저녁이잖아!’가 되어 버린 휴일, 기분이 착 가라앉을 때도 있다. 그럴 때, 나는 기력을 짜내 오후 타임 영화를 보러 가고, 늦게까지 여는 가게에 잠깐 들러 귀여운 잡화를 보기도 한다. 시간이 맞으면 친구와 근처에서 밥을 먹고 이런저런 수다를 떤다. 그렇게 충실한 날은 아니어도 외출하고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크게 달라진다. 점심을 넘겨 일어나더라도 좋은 휴일을 보내기에 늦지 않았다. ‘아무것도 안 한 휴일’이라는 죄책감에서 해방되어 ‘그럭저럭 좋은 휴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것도 안 한 휴일의 죄책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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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만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내가 좋아할 수 있는 방과 삶의 태도에 대하여 내 방에 누군가를 자신 있게 초대할 수 있을까? 방 안에 내 취향이라고 할 만한 물건은 얼마나 될까? 어느 날 작가는 방을 둘러보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수납용으로 필요해서 산 가구,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선물 받아서 놓아둔 장식품. 내가 아닌 것들로 가득한 나답지 않은 방에서는 온전히 쉴 수 없다고 생각하며 이제는 좋아하는 것들만 남겨서 나답고 나에게 편안한 방을 만들고자 다짐한다. 하지만 현실은 바쁘고 피곤하기 때문에, 넉넉한 돈이 없기 때문에, 인테리어 감각에 자신 없다는 이유로 ‘언젠가’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가끔은 방 사이즈와 맞지 않는 커다란 가구를 사기도 하고, 이사를 하려고 해도 좀처럼 마음에 드는 방을 찾기 어렵고, 성실하게 공간을 가꾸고 싶어도 미루기 일쑤고, 심플 라이프를 동경하지만 사고 싶은 물건이 너무 많고, 집을 사고 싶어도 현실적인 장벽이 가로막는다.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은 많지 않아서 결과물은 서툰 것뿐이다. 그래도 작가는 ‘내가 묻어나는 나다운 방’을 좋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언젠가 살고 싶은 ‘이상적인 방’이란 아주 먼 존재로 느껴졌는데, 그렇게 멀어지게 만든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이상에 다가가려고 했다면 사실은 당장이라도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갈 수 있었다. ……인생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도 많지만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얼마든지 있다. -p.20~21 ‘문득, 이사할까’ 중에서 『방에서 느긋한 생활』은 영화나 소설 속에 나오는 이상적인 공간을 꿈꾸지 않는다. 천천히 스트레칭을 하고 하품을 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좋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심플 라이프를 위해 모든 걸 극단적으로 버리려고 애쓰지도, 자신의 취향이 아닌데도 꾸역꾸역 사용하지도 않는다. 자신에게 딱 맞는 수건을 찾기 위해 수십 개의 브랜드를 뒤져 보고, 마음에 쏙 든 서랍장을 사기 위해 해 본 적도 없는 해외 직구를 하고, 한 달 동안 소식 없는 운송업체의 연락을 기다리기도 한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에게 적당한 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런 느슨한 마음으로 『방에서 느긋한 생활』을 읽어가다 보면 매일, 가까이, 오래 머무는 나만의 공간을 더 편안하고 더 기분 좋은 방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이 즐거워지게 될 것이다. “느끼고자 하면 행복은 손에 닿는 곳에 있으니까” 좋은 향이나, 좋은 감촉이나, 좋은 음악. 그런 것과 접촉하면 행복하다고 느낀다. 창문을 열면 그 계절의 바람이 불고 커튼을 젖히면 햇볕이 따듯하다. 매번 깜박하고 안 뿌리지만 좋아하는 향수도 있고 향이 마음에 드는 화장품도 갖고 있다. -p.116 ‘나에게 성실한 생활’ 중에서 방에서 행복해지고 싶어서 시작했던 방 여행기는 더 사소한 것에서 답을 찾아낸다. 예쁜 리본이나 홍차 잎을 담았던 캔 등을 모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여행지에서는 마음에 드는 컵을 사거나 시간을 들여 향이 좋은 로션을 바르며 행복해진다. 좋아하는 것들이 둘러싸인 방에서 자신에게 성실한 삶을 사는 것. 이 책은 ‘자신에게 성실한 삶’을 살고 싶어 한 개인의 에세이인 동시에 수많은 혼자들의 ‘공간을 가꾼다는 것’, 나아가 ‘행복’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을 지긋이 던진다. 마침내 찾아낸 것은 파랑새와 같은 이야기이지만 결말에 이르기까지 작가가 많이 고민하고 버리고 새로 사며 가꾸어가는 과정을 조용히 지켜보다 보면, 어쩌면 행복은 행복이라는 결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방에서 느긋한 생활』의 책장을 덮는 순간,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이지만’ 분명 우리 안에서, 혼자의 안에서는 무언가가 변했다. 그것이 행복으로 향하는 한 걸음일 거라 믿는다. 방에 관해 생각하고 글을 쓰다가 더 나은 방에 대한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악전고투하게 되었고, 그 경험이 조금은 열매를 맺은 것 같다. 아주 멋지다고 할 순 없어도 나는 지금 내 방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누구나 이룰 수 있는 목표다. -p.219 ‘에필로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