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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Trevor,트레버 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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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잊게 될 거야. 올여름도 잊을 거야. 나는 희미해지다 그림자가 되고 목소리는 웅얼거리는 소리가 되어 들리지도 않게 될 거야. 지금은 ?우리가 여기 앉아 있는 이 현재는? 하나의 현실이지만 이건 지속되지 않을 거고, 지속될 수도 없는 현실이야. 소설에서 묘사되는 얼굴들이 내게 또렷하게 보이지 않듯이 너도 이 방을 또렷하게 보지 못하게 될 거야. 라하단 꿈을 꾸기는 하겠지, 레이프, 가끔 한 번씩, 어쩌면 전혀 꾸지 않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 꾼다 해도 그때는 내가 유령이나 다름없을 거야.” --- p.196~197
“너는 네 만족스러운 삶으로 돌아가야 돼. 내 삶의 손님이 되는 게 아니라. 너는 내 삶에서는 손님밖에 될 수 없기 때문이야, 레이프, 내가 너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우리는 우리에게 속하지 않은 것, 우리 몫이 아닌 걸 훔치고 있는 거야. 달링 레이프, 우리는 기억으로 만족해야 돼.” “우리는 그럴 필요도 없고 난 그럴 수 없어. 나는 기억으로 만족할 수 없어.” “오, 기억은 나쁜 게 아니야, 알잖아.” “기억은 아무것도 아니야.” 비통함 때문에 그의 목소리에 날이 서 있었다. 그들은 말없이 걸었다. --- p.203 그녀는 어렸을 때 죽었어야 했다. 그녀는 그것을 알지만 수녀들에게 말한 적이 없었고, 몇 년처럼 느껴지던 며칠 동안 무너진 돌 사이에 누워 있던 자신의 이야기에도 포함한 적이 없었다. --- p.3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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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죽었어야 했다.”
사랑, 죄책감, 상실과 고독… 운명에 삶이 송두리째 뒤흔들린 한 여인의 전설 1921년 아일랜드 독립 전쟁 상황, 코크 카운티의 라하단 저택에 살고 있는 에버라트 골트 대위 가족은 군인이자 잉글랜드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격의 대상이 된다. 어느 날 밤, 골트 대위는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려는 무리 중 한 청년의 어깨에 총상을 입힌다. 상해를 입힐 의도는 없었기에 자신이 쏜 청년의 가족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지만 그의 사과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날이 갈수록 그의 불안은 깊어진다. 결국 골트 대위와 그의 아내는 하나뿐인 딸 루시를 위해서라도 아일랜드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여덟 살 루시는 ‘자신들이 여기 있는 걸 사람들이 원치 않기’ 때문에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숲속에 숨어 있으면 부모님이 이사를 포기하리라는 생각에 몰래 집을 나간다. 하지만 일련의 우연이 겹쳐 루시는 바다에서 익사했다고 여겨지고, 골트 부부는 딸이 죽은 줄로만 알고 큰 슬픔에 잠겨 아일랜드를 떠나고 만다. 그 후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된 루시는 부모님을 괴롭게 했다는 후회 속에 평생을 살아간다. 그녀는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고 조용히 외로움을 받아들인다. 어머니의 하얀 드레스를 입고 오래된 소설을 읽으며 꿀벌을 키우며 살아가던 루시는 성장하여 레이프라는 청년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지만 ‘자신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못 된다’며 부모님에게 용서받을 때까지 자신의 인생에서 행복을 보류해야 한다고 느낀다. 그렇게 루시의 삶은 이어지는데… 그러나 그녀가 포기하고 희생하는 것들이 『루시 골트 이야기』의 끝은 아니며, 심지어 요점도 아니다. 루시에게 닥친 것은 예기치 않은 재난이었지만 그것은 70년 넘게 이어지면서 ‘하나의 삶을 만들어낸다.’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구원을 얻은 루시의 이야기는 민담으로, 전설로, 신화로 바뀌어가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다. 트레버는 냉혹하지만 부드럽게, 인간의 온기와 슬픔의 깊이를 묘사하며 이 책의 모든 페이지를 생명력 넘치게 만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