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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동양학술총서 간행사 | 21세기에 다 시 쓴 간행사
책머리에 | 조선의 지도에 담긴 세계 읽기 서론 1. 연구의 목적과 방법 2. 연구동향 제1부 세계에 대한 전통적 사고와 15ㆍ16세기의 세계지도 제1장 세계에 대한 전통적인 사고와 조선에서의 수용 제2장 15세기『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의 세계인식 제3장 16세기『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의 세계인식 제2부 17ㆍ18세기 서구식 세계지도의 전래와 그 영향 제4장 서국식 세계지도의 전래 제5장 서구식 세계지도의 제작과 활용 제6장 서구식 세계지도의 영향과 인식의 변화 제3부 17ㆍ18세기 원형 천하도와 전통적인 세계지도 제7장 원형 천하도의 세계인식 제8장 직방세계 중심의 전통적인 세계지도 제4부 19세기의 세계지도와 세계인식 제9장 서구식 세계지도의 제작과 세계인식 제10장 서구식 세계지도의 조선적 변형:『여지전도』 결론 지도목록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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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옛 지도에 대한 깊이있는 연구와 꾸준한 저술활동을 펼쳐온 오상학 교수(제주대학교 지리교육학과)가 조선시대 동아시아에서 제작한 지도를 통해 우리 선조들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했는지 탐구한 저서로 서남동양학술총서 [조선시대 세계지도와 세계인식]을 발간했다.
중국, 일본과 더불어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기록문화가 발달했고 이와 맞물려 지도도 활발히 제작되었다. 국가가 주도하여 제작했던 지도뿐만 아니라, 조선 후기 민간에서 제작된 여러 유형의 지도가 현존한다. 1402년에 제작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당시 제작된 세계지도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뛰어난 세계지도의 하나로 평가받아왔다. 또한 동양과 서양의 문화교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도이기도 하다. 반면 조선 후기에 유행한 원형 천하도는 당시인들의 전통적인 세계인식을 표현하고 있으며 다른 문화권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을 띤다. 이 두 유형의 지도 외에도 중국 중심의 세계지도, 서양선교사들이 제작한 한역의 서구식 세계지도, 서구식 세계지도가 변형된 지도 등 다수의 세계지도가 현존한다. 이러한 세계지도는 그 안에 세계에 대한 인식이 투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텍스트가 된다. 인간이 바라보는 세계는 객관적 실재로서의 세계가 아니라 인식된 세계다. 인식된 세계가 표현된 세계지도야말로 당시인들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인식했는가를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세계지도와 세계인식]의 저자 오상학은 조선시대 사람들이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가를 현존하는 세계지도를 통해서 파악하고자 했다. 특히 서구식 세계지도로 대표되는 서양의 지리지식이 유입되면서 전통적인 인식이 어떻게 변해갔는가를 개항기 이전까지 시계열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이전의 연구들을 넘어서다 조선시대 세계지도에 대한 연구는 1950년대까지 몇몇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주로 이뤄졌고 197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 학자들의 연구도 시작되었다. 양적으로 많은 연구물이 축적되었고, 연구 결과가 해외의 저명한 학술지에 발표됨으로써 조선시대의 세계지도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세계지도를 발굴하고 개별 지도에 대한 이해를 높인 점은 기존 연구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연구자들의 수적 한계와 자료 접근의 어려움으로 인해 세계지도 연구는 미진한 실정이며, 기존의 연구들도 몇가지 점에서 여전히 한계를 지닌다. 첫째, 대부분의 연구가 형태적이고 정태적인 분석에 치중하고 있다. 세계지도 연구를 통해 중요하게 다뤄야 할 부분은 한 장의 지도 이면에 있는 세계인식의 의미를 밝히는 작업이다. 이는 고지도와 지리사상사 연구를 결합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다. 둘째, 조선시대 세계지도를 당시 사회적 맥락과 관련지어 파악하는 데 한계를 지닌다. 당시의 지배적인 사회이념, 종교, 정치구조, 그리고 지도의 제작자와 이용자 계층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계지도를 독해해야만 하며, 사상사, 정치사, 사회사, 과학사, 예술사 등의 제반 연구성과를 적극 수용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셋째, 시계열적인 변화에 대한 분석이 미흡하다. 대부분의 연구가 일부 대표적인 지도만을 연구대상으로 삼았고 특정 시기만을 주로 다루었기 때문에 전체 사본들의 미묘한 변형을 다루지는 못했다. 마지막으로, 지도의 인식론과 관련한 연구방법론의 개발이 미약하다. 역사적인 분야를 다루는 연구에서는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에서처럼 가설-검증과 같은 엄밀한 이론적 체계하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고지도에 대한 연구 또한 대부분 역사기술적 방법을 사용하여 귀납적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지도학 분야에서 축적된 이론적 성과들이 고지도 연구에서는 거의 수용되지 못했고, 역사 해석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고지도를 취급하는 경향도 이러한 현실과 관련된다. 이는 ‘지도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물음을 조선시대 고지도 연구에 적용할 때 해결될 수 있다. 지도란 지리적 실체를 2차원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전통적인 인식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지도를 인간세계의 사물, 관념, 상황, 과정 또는 사건들에 대한 공간적 이해를 제공하는 시각적 표현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같이 확장된 개념을 지닌 지도는 지리적 실체를 넘어서 한 사회의 사고방식, 관념, 가치, 역사적 사건, 신념과 믿음, 심미적 요소 등 다양한 내용들을 포함한다. 그리고 지도는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은유적, 상징적, 형이상학적, 우주지적 공간을 표현한다. 더 나아가 지도는 내부의 정신세계와 물리적 세계를 매개하는 것으로서 다양한 규모에서 인간정신의 보편성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하고 근본적인 수단으로까지 인식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확장된 지도의 개념을 조선시대 세계지도에 적용해 지도 내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의미를 파악했다. 조선인의 세계인식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15, 16세기에 제작된 세계지도들을 통해 당시인들의 세계인식을 파악하였다. 아프리카와 유럽까지 포괄했던 15세기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계열의 지도와,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일대로 범위가 좁혀진 16세기의 [혼일역대국도강리지도]에 담겨 있는 세계인식을 비교하면서 변화의 양상을 밝혔다. 2부에서는 17, 18세기에 중국에서 전래된 서구식 세계지도의 영향을 밝힌다. 17세기 이후 조선은 중국으로부터 서양선교사들이 제작한 서구식 세계지도를 도입하는데, 이는 당시 지식인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서구식 세계지도가 전래되어 제작되는 과정과 이후 전개되는 세계인식에서의 변화를 파악해보았다. 3부에서는 17, 18세기에 제작되었던 원형 천하도와 전통적인 세계지도에 담겨 있는 세계인식의 특성을 파악했다. 이 시기 민간의 지식인들에 널리 유포되었던 원형 천하도는 독특한 모습과 내용으로 기존의 전통적인 세계지도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원형 천하도의 발생과 기원 문제를 검토하고 형태와 내용을 분석한 후 그 속에 내재된 세계인식의 특성을 시대상과 관련하여 해명해보았다. 4부에서는 19세기 세계지도를 살펴본다. 19세기는 18세기에 일어난 서학의 붐이 천주교 탄압으로 인해 서서히 쇠퇴한 시기로 평가되는데 이 시기에도 여전히 세계지도 제작은 지속되었다. 특히 최한기의 [지구전후도]를 비롯한 서구식 세계지도와, [여지전도] 같은 변형된 형태와 더불어 전통적인 세계지도도 계속 이어졌다. 이러한 세계지도의 분석을 통해 세계인식의 중층성을 확인해보았다. 이상을 지도학사적으로 조망해보면, 조선의 전 시기에 걸쳐서 천원지방과 중화적 세계인식에 기반을 둔 직방세계 중심의 전통적 세계지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17세기 이후 전래된 서구식 세계지도가 주류적 흐름에 충격을 가하면서 원형 천하도가 출현했으며 19세기에는 [여지전도]와 같은 변용된 형태의 세계지도도 제작되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세계지도에 대한 분석을 통해 볼 때 조선시대의 세계에 대한 인식이 단선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15세기 세계지도에 표현되어 있던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이 16세기 이후 전통적인 세계지도에서는 대부분 사라지고, 서구식 세계지도가 도입된 후에도 한편으로는 전통적인 세계인식을 고수하는 원형 천하도와 같은 세계지도가 19세기까지 널리 유행했다. 따라서 세계인식의 흐름을 진화론에 입각하여 저차(좁은 세계)에서 고차(넓은 세계)로 진행했다고 보기만은 어렵다. 오히려 조선시대의 세계인식은 주어진 시대적 조건 속에서 다양하게 변화했다고 볼 수 있으며 17세기 이후로는 단일한 세계인식이 지배하기보다는 전통적 세계인식, 서구식 세계인식, 변용된 세계인식 등 여러 세계인식이 복합적이면서 중층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사회에서 세계지도를 매개로 나타나는 지리정보의 흐름을 세계사적 차원에서 고찰하는 작업은 여전히 미약하다. 이는 차후의 과제로 남겨두었다. 세계지도 안에 숨은 또다른 역사를 찾아서 객관적 실재로서 지리적 세계를 인식하고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해당 지역의 문화와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광범한 영역을 아우르는 세계지도 속에는 긴 역사적 과정 속에서 형성되어 전수된 세계에 대한 사고가 투영되어 있으며, 당시 사회의 지배적인 사상?관습?종교 등이 반영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과거의 세계지도 연구를 통해 당시인들이 인식했던 세계를 파악할 수 있으며 과거 지역간 문화교류의 일단을 알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 선조들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과 호기심을 어떻게 형성하고 표현해왔는지, 그것이 사회적 변화 속에서 어떻게 변용되어왔는지를 살피는 것은 그들의 역사뿐 아니라 현재 우리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에도 하나의 실마리를 준다. 앞으로 더 폭넓은 연구가 진행되어 세계지도 안에 숨어 있는 또다른 역사를 찾게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