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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가득한 봄날 솔이는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샀어요.
눈이 새까맣고 털 색깔이 가장 노란 병아리 말이에요. 병아리와 만나고 병아리와 헤어진 솔이의 봄이 따뜻하고 아련하게 펼쳐집니다. 병아리야, 안녕? 병아리야, 안녕……. 솔이는 까만 눈동자와 단발머리가 귀여운 여자아이입니다. 고무줄놀이를 좋아하고 집에 갈 때 단짝 친구 정아와 달고나, 뻥튀기, 옥수수 과자를 사 먹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입니다. 어느 날 수업을 끝내고 평상시처럼 정아와 옥수수 과자를 사 먹으며 집에 가는데, 아이들이 와글와글 모여 있었어요. 아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보았더니 노란 병아리가 한가득 있었습니다. 솔이는 병아리를 꼭 갖고 싶었습니다. 병아리와 함께 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같은 방에서 함께 밥도 먹고 잠도 자면 말이에요. 하지만 병아리를 살 수는 없었어요. 솔이 용돈은 이미 간식 사 먹는 데 다 써 버렸거든요. 그래서 솔이는 그날 밤 엄마 몰래 저금통을 털었습니다. 돼지 저금통의 바닥을 몰래 열어 동전을 꺼냈지요. 그리고 다음 날, 눈이 새까맣고 털 색깔이 가장 노란 병아리를 샀습니다. 병아리를 데리고 한달음에 집으로 가 빈 라면 상자로 병아리 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삐악이네 집’이라고 이름도 써 주었지요. 그때 엄마가 들어오셔서 솔이는 저금통을 찢어 돈을 꺼내 병아리를 산 것을 들키고 말았습니다. 아빠한테도 혼이 났고요. 하지만 야단을 맞으면서도 솔이는 병아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이나 솔이는 병아리를 좋아했어요. 학교에서도 병아리 생각만 할 만큼이요. 다음 날, 수업이 끝나고 고무줄놀이도 안 하고 집으로 달려왔는데, 병아리는 자기 집에서 도망 나와 텃밭을 망쳐 놓고 있었습니다.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았어요. 때마침 오빠와 동네 친구들이 도와주어 병아리를 무사히 잡았습니다. 솔이와 오빠는 동네 한 바퀴를 뛰어다니느라 지저분해진 병아리를 목욕시켜 주었습니다. 깨끗하게 씻기고 기분 좋게 잠이 들었죠. 일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병아리와 놀 생각에 신이 나 달려간 솔이는 움직이지 않는 병아리를 봅니다. 아무리 불러도 움직이지 않는 병아리를 본 솔이는 처음으로 죽음을 알게 됩니다. 아이들이 처음 만난 소중한 존재, 그리고 그 존재를 잃었을 때의 느낌이 애절하고 따뜻하게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때의 추억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안녕, 병아리』 속 솔이의 옷과 집, 학교 앞 모습 등은 현재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건 책을 읽는 아이들의 부모님이 어렸을 때인 70~80년대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책 곳곳에서 그때 당시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요. 특히 학교 앞에서 파는 맛있는 간식거리들과 동네 모습은 부모님의 향수를 자극하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차근차근 읽어 주시고 하나하나 설명해 주면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살던 70~80년대의 시대 상황을 더 잘 알게 될 것입니다. 또한 부모님의 어린 시절을 살짝 엿보는 기분도 들어,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안녕, 병아리』를 통해 아이와 함께 부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해 보세요. 아이와의 대화에 색다른 주제가 생기게 될 거예요. 소중한 존재의‘죽음’을 알려주는 그림책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는 부모님에게는 그 시대를 기억하게 하는 하나의 추억입니다. 하지만 지금을 사는 아이들에게는 신기하고 새로운 애완동물이지요. 병아리와 보낸 시간을 통해 솔이가 느끼는 감정은 깊고 다채롭습니다. 병아리와 만나 느끼는 행복, 죽음을 알게 된 후 느끼는 슬픔과 상실감 등 소중한 존재의 죽음을 접하면서 느껴지는 여러 감정이 아이들에게 깊게 전달될 것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추억을 이야기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소중함과 죽음의 무게에 대한 보편적인 정서를 전달할 것입니다. 또한 2009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로 선정되었던 장호 그림작가의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은 추억을 보듬는 따뜻한 글과 잘 어우러집니다. 개나리가 만발한 봄, 기쁘고 슬픈 솔이의 봄 이야기를 보며 소중한 존재와의 만남과 이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귀한 시간을 가져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