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김병곤 평전 추천글
프롤로그_ 기억의 시작 1장 김병곤, 시대적 상징을 넘어 시대를 여는 말 영원히 현재를 살다 2장 김해의 들판과 청조의 바다 김해, 생의 기원 가족이라는 세계 넉넉했던 유년의 뜰 청조의 시간들 살매선생 첫사랑 사회적 긴장과 낭만 3장 억압과 저항, 그 동시성의 시대적 운명 1970년대 서울상대와 한국사회연구회 분노와 사랑 어두운 시대의 서막 겨울공화국의 시작 유신독재에 저항하는 최초의 시위 4장 민청학련과 이후의 시간들 민청학련의 준비와 과정 영광입니다! 계엄령의 조국 이별의 시간들 삶의 이행기 5장 두 개의 공동체, 그리고 겨울공화국의 종언 첫 발자국, 교회와의 만남 동일방직 사건과 또 한 번의 구속 지옥에서 만들어 낸 공동체, 광주교도소 특별사동 가족들, 쓸쓸하고도 따듯한 독재정권의 불안한 몰락 6장 민주화의 봄과 좌절 서울의 봄과 민주화의 좌절 80년 5월 광주, 그리고 학원탄압 탐색과 조정의 시간들 7장 연애, 그리고 결혼 김병곤이 여성을 보는 시선 박문숙과의 만남, 그리고 결혼 8장 야만의 시대를 건너다 민주화운동의 팽창과 민청련활동 민청련 탄압과 다섯 번째 구속 짐승의 시간, 춘천교도소 폭행 사건 9장 희망의 폭발과 패배의 시간, 1987년 여름에서 겨울 민주화의 격랑, 6월 민주항쟁 1987년 대통령 선거, 그리고 패배 패배를 껴안은 상처, 구로구청 사건 긴 이별, 짧은 만남 10장 생명을 향한 윤리의 시간들 서른여섯, 그 차가운 여름 치유를 향한 시간들 생명에 대한 윤리 미완의 산맥 에필로그_ 기억의 함정을 넘어서 주 부록 주요연보 참고문헌 편집위원 후기 |
김현서의 다른 상품
|
사형선고를 앞에 두고 했던 김병곤의 이 말은 1970년대의 암울한 상황을 자신의 삶과 투쟁으로 기꺼이 받아들인 한 청년의 담담한 외침이었다. 나아가 그 시대 상황을 만들어 낸 자들에게 결코 굴하지 않을뿐더러 그 상황을 훌쩍 뛰어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 극복이 비감이나 비장함에 기대는 대신 기꺼운 희열과 우리 자신에 대한 굳건한 믿음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그 말은 패자의 비탄이 아니라 승자의 결기였다. 아니 패배와 승리의 분별을 훌쩍 넘어선, 역사 앞에서 그것의 무의미함을 선언하는 말이었다. 그의 이 말은 이후로도 고통받는 이 땅의 민중과 함께 했던 김병곤의 삶을 설명하는 정언이었고, 수많은 김병곤들의 삶을 지표해 주는 정신적 근거로 작동했다.--- p.47
가난한 민중과 이들을 억압하는 국가권력 사이에서 누구도 중립적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 단순한 방관자가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처절하게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 비참한 상황을 둘러보면서 김병곤은 자신 안에서 적의와 사랑이 공존하는 것을 느꼈다. 관념으로 존재하던 민중이 아니라 가난하고 억압당하는 현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솟구쳤고, 동시에 가난한 사람들을 생존의 경계선 밖으로 무자비하게 내모는 국가권력에 대한 분노가 생겼다. --- p.146 목사님 수고하십니다, 열심히 싸우십시오, 이 말만 듣던 조목사에게 김병곤의 따뜻하면서도 편안한 표정과 말은 좀 놀라웠다. 조목사는 자신이 사람을 사랑해서,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어서 노동운동을 시작했음에도 언제부턴가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얼마나 의식화되어 있는가, 조직부장을 할 만한 인물인가를 생각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사람을 운동의 대상으로 보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만난 김병곤에게서 그는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고 아픔을 헤아릴 줄 아는 넉넉하고 흔연한 모습을 보았다.--- p.260 그렇게, 먼저 시작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도덕적으로 완전해서도, 특별히 용기가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건 어쩌면 생에 대한 정면돌파였다. 정치적인 한 인간으로, 민주적인 한 시민으로, 윤리적인 한 존재로 살아가고자 하는 정면 돌파. 그리고 그 정면 돌파는 김병곤에게 ‘생의 습성’이었다. 의미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따지기보다는 일의 의미와 필요성을 좇아 그대로 나아가는 것. 그게 김병곤이었고, 그런 김병곤을 오랜 친구인 이목희는 ‘째째한 사람이 아니고 툭 트인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 p.385 정서와 태도가 투쟁의 본질과 꼭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그 안에 머물러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가장 첨예한 투쟁을 하고 있던 그들에게는 공유된 정서와 태도야말로 서로를 지탱해 주는 힘이었다. 박성준에게 김병곤은 전략적 판단을 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했지만, 사람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p.444 사람이 할 일이 많은데 그 일을 못하고 중도에 그치도록 건강이 망쳐지는 일은 없소. 어떤 경우에도 생명에의 의욕을 더욱 되살려 앞으로의 생을 살아갈 자신이 나에게는 있다오.(1988.6.15. 편지) --- p.474 |
|
작가의 말
시대의 겨울을 사랑으로 건너다. - 듬직하고 환한 여름날의 산맥, 김병곤의 삶 한 인간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신념을 강화하고, 진리를 향한 노력을 자신 속에서 키워가며, 세상의 모든 속물성과 싸우며 인간에게서 선한 것을 찾게 하고 그 영혼 속에 부끄러움과 분노, 용기를 일깨우며, 사람들을 강하게 만들고 삶을 고무할 수 있도록 했던 존재…. 막심 고리키의 이 말만큼 김병곤의 삶을 잘 설명할 글이 있을까. 민청학련을 다룬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구형받은 대학 4학년의 그가 담담하게 영광이라고 말했다는 겨울공화국의 전설도, 요동치는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여섯 번의 구속을 겪은 남다른 이력도 다만 그의 삶의 한 부분이었을 뿐, 김병곤이라는 한 인간을 다 담아내는 표식은 되지 못한다. 역사의 중요한 고비 고비마다 한 치의 비켜섬도 없이 접전의 현장 한가운데를 걸어갔으나 그는 그것의 시대적 확장이 가져다준 열매를 자기 삶으로 챙기는 대신 민중 속으로 들고 들어가 탈속한 삶을 살았다. 날카롭고 우뚝한 산이기보다는 듬직하고 환한 산맥이었던 사람. 삶의 기쁨과 운동의 유의미함을 기꺼이 일치시켰던, 민중에 대한 사랑과 억압에 대한 저항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담대하게 생을 밀고 나갔던 사람. 옳고 바름을 위해서는 일체의 잡스러운 것을 무 자르듯이 명쾌하게 걷어치우는 단호함의 한편으로 느긋하고 푸근한 미소를 늘 잃지 않았다. 김병곤은 확고하고 명쾌하며 자신의 전 삶을 시대적 운명의 거대한 저울에 기꺼이 던지던 사람, 그러나 동시에 주변의 모든 존재를 기쁘게 받아들이고 지극함과 넉넉함으로 대했던 매혹적인 한 인간이었다. 짧은 생으로 인해 여름날의 그 산맥은 완결되지 않았으나 그에게 한 번쯤 사로잡힌 기억을 가진, 내면의 떨림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의 기억의 저장소이다. 이 책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