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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로사리오 올롱가포 탄생 성장 거리 만남 악령 그리고 후기 옮긴이의 말 |
Majgull Axels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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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부유한 세상이 가난한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어른들이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이다.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함께 움직이는 섹스관광과 아동매춘은 이 세상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나누고 분배하는 방식을 가장 적나라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 사실 이 책 자체가 서구적 오만의 표현이다. 스웨덴 사람인 내가 감히 어떻게 우리와 너무도 다른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이 질문은 이 원고를 작업하는 내내 머릿속에서 맴돌며 나를 괴롭혔다. 나는 단 하나의 변명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 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만 했노라고.
--- p.225~2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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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태어난 세상은 무엇이었나요?
제게 일어난 일이 되풀이되는 세상이라면, 삶이란 대체 무엇인가요?” 아동 성매매 관광에 희생된 필리핀 거리아동의 삶을 생생히 되살려낸 현대 기록문학의 화인(火印) 로사리오는 죽었다. 1987년 5월 20일, 세상에 태어난 지 11년 5개월 만이었다.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성장한 휴양도시 필리핀 올롱가포의 거리에서 살아가던 로사리오 발루요트는 전 세계에 만연한 아동 성 착취의 희생자로, 오스트리아 의사의 손에 죽음을 맞았다. 저자는 가장 비루한 세상의 뒷골목에서 누구의 주목도 받지 못한 로사리오의 짧은 삶을 치밀한 구성과 강렬한 서사로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재구성해냈다. 이 책은 세상에 던져진 로사리오에게 닥쳐오는 사건, 그가 겪는 모멸과 고통의 전부를 읽는 이가 함께하도록 강요한다. 책장을 넘기는 사이 아동매춘, 성매매 관광, 수천수만의 피해자 등 문구나 숫자를 통해 관념으로 존재하던 어떤 세상은 어느새 한 아이의 삶을 거쳐 우리의 현실이 된다. 지금껏 아동 성 착취의 현실을 조사해 보고서 형태로 정리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문학을 통해 피해 당사자인 아이의 삶 속으로 이토록 깊숙이 파고든 작품은 없었다. 1989년 처음 출간된 이 책에 담긴 것은 지금 우리 곁에서 변함없이 벌어지는 이야기다. 최초 발간 시 스웨덴어로 발표된『로사리오는 죽었다』는 아동 성 착취에 대항하는 세계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낸 단체 ECPAT이 영문으로 번역하여 “모든 어른에게 강제로 읽혀야만 하는 고통스럽지만 절대적으로 중요한 책”이라는 말과 함께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제1차 세계대회의 모든 대표단에 증정한 관련 분야의 현대적 고전이다. 이 대회는 122개국의 정부 공무원 및 유엔 관련 기관 대표, 비정부기관 대표 등 1천3백여 명이 참석해 아동 성 착취에 반대한 최초의 행사였다. 당시 채택한 선언과 의제는 이후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선택의정서에 주요하게 언급되기도 했다. ECPAT 대표가 서문에 밝힌 대로 이 작품은 일반인의 인식을 일깨우고 분노를 야기하여 아동의 권리를 위한 싸움을 계속할 에너지를 생산해냈고, 이후 독일어, 네덜란드어 등으로 번역되었다. 1992년 11월, 올롱가포가 자리한 수비크만에서 마지막 미군 함정이 떠났다. 일부 단체가 성산업 근절을 시도했지만 올롱가포는 여전히 이 세상에서 가장 천하게 취급되는 이들의 비참한 삶을 자양분으로 삼아 유지되고 있다. 한편 이 책이 출간된 1989년에 필리핀 지방법원은 로사리오를 죽음으로 몰고 간 용의자로 지목된 오스트리아 의사 하인리히 리터에게 종신형을 선고했으나, 2년 후 대법원은 지난 판결을 뒤집고 무죄 판결을 내린 뒤 그를 오스트리아로 추방했다. 2016년 ECPAT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의 모든 국가, 모든 지역에서 예외 없이 관광객의 아동 성 착취가 증가하고 있다. 로사리오의 이야기에는 아직도 마침표가 찍히지 않았다. 악령밖에 다른 무엇도 될 수 없었던 로사리오가 헝클어진 잿빛 머리, 진물이 나는 눈, 갈라져 터진 입술로 묻는 듯하다. “제가 태어난 세상은 무엇이었나요? 제게 일어난 일이 되풀이되는 세상이라면, 삶이란 대체 무엇인가요?” |